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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만화] 1. Song,《미쳐 날뛰는 생활툰》2014.08.21 PM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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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무조건! 봐! / 꽤 좋은 작품 / 좋은 작품 / 봐도 되고 안 봐도 뭐… / 안 보는 게 좋을 걸 / 내 시간을 돌려다오
위의 선택지들이 뭔지 궁금하신가요? 바로 리뷰 할 웹툰에 대한 제 평가입니다. 시간이 바쁘신 분들은 그냥 평가만 보고 가셔도 됩니다. 하지만 제가 왜? 저런 평가를 내렸는지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을 기다리는 멋진 웹툰이 왜 멋진 웹툰인지 알아보는 겁니다!
오늘 리뷰 할 웹툰은 네이버에서 매주 토요일에 연재 중인 Song 작가님의《미쳐 날뛰는 생활툰》입니다. 이 웹툰, 처음에 논란이 일었었죠. 만화의 내용이 실제 작가의 모습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웹툰 내의 주인공이 만화가인데다가 그 만화가의 현실적인 삶을 ‘생활툰’ 형식과 교차시켜 이야기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실제 작가와 혼동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웹툰이 어째서 ‘꼭! 무조건! 봐!’인지 이야기를 해드려야겠죠?
Why?
이 웹툰은 몇 가지 특별한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 작품의 형식입니다. 이 작품의 형식은 만화를 그리는 작가 김닭의 삶과, 김닭이 그린 만화속의 삶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그림체의 변화와 연출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되지요. 기법 자체는 메타픽션(기존의 소설에서 보이던 플롯 전개와 시점, 서술 방식 등의 형식과 기법들을 거부하면서 현실이 가지는 확정성을 붕괴시키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최근 소설의 한 경향-네이버 지식백과)의 한 방식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다루고 있는 소재로 인해 특별하게 변모합니다.
바로 김닭의 날 것 그대로의 삶과, 김닭 자신의 자의식에서 걸러져 만들어지는 생활툰에서의 삶, 그리고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괴리입니다. 분명 같은 사람의 같은 생활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 자신의 실제 생활과 생활툰 내의 삶은 분명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김닭이 특별한 건 아닙니다. 실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다르게 적용됩니다. 문제는 웹툰을 통해 그것이 밖으로 표출되는 점에 있지요. 작품 내의 혼란은 거기서 옵니다. ‘생활툰 안의 김닭의 모습은 우리가 아는 김닭의 모습이 아니다!’ 이게 김닭이 겪는 온갖 트러블의 원인입니다. 누군가는 김닭을 거짓말쟁이로 여기고, 누군가는 겁쟁이고 간주하기도 하죠. 하지만 과연 그게 정답인지는 의문입니다. 웹툰 안의 모든 사람들 중 가장 솔직한 건 김닭일지도 모르죠. 어쨌든 그녀만이 자신의 자의식을 모두에게 알리는 데 겁내지 않았으니까요.
▲김닭이 그리는 생활툰의 모습. 단순하고 순진해보이는 김닭이 보이네요. 반면 현실은…
재밌는 점은 이 형식 덕분에 실제 독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는 점입니다. 작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저는 의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사람들은 단순히 일반적인 웹툰을 대하는 마음이 아니라 실제 한 사람을 대하는 마음으로 이 웹툰을 접했습니다. 작품 내에서 만화와 현실의 벽을 허물고 그것을 갈등의 대상으로 삼았듯, 작품 밖에서도 그 작업이 이뤄진 것이지요. 김닭이 그린 웹툰과 Song님이 그린 웹툰의 제목이 일치한다는 점도 한 몫 했을겁니다. 몰입도 상승은 둘째 치고, 이렇게 독자참여적인 작품이 있을까요. 이 작품의 한축을 만드는 것은 독자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의 반응이 작품의 지평을 넓힌 것이죠. 정말 치밀합니다.
이 웹툰의 흥미로운 점은 서사의 구성에도 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갈등이 깔려 있습니다.《미쳐 날뛰는 생활툰》 같은 경우에는 그 갈등을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의 꿈을 인정하지 않는(어떤 방식으로든) 사람들과의 갈등(외적 갈등), 두 번째는, 비판적인 독자들과의 갈등(외적 갈등), 세 번째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할지 갈팡질팡하는 마음속의 갈등(내적 갈등)이지요. 사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물리적인 위치만 다를 뿐이지 실제로는 같은 갈등입니다. 결국 김닭은 자신의 꿈에 부정적인 사람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죠. 다만 그것을 판단하는 김닭의 기준이 너무 치우쳐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선의의 비판을 하는 사람조차 방해자로 몰아세우죠. 김닭은 아직 그런 것을 감내하고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야기는 아마도 그런 김닭이 점점 성숙해 가는 과정을 그리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네요.
이 만화에서 정말 감탄이 나오는 부분은 중요한 포인트에서의 내적 갈등의 표현입니다. 그럴 때, 이 만화는 김닭 내면의 싸움을 직접 표현하지 않습니다. 침묵과 당황스러워하는 모습, 웅크린 모습, 뒷모습 등의 이미지만으로 그녀의 내면을 충실히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세련 된 방식이죠.
▲김닭의 리얼한 현실…
《미쳐 날뛰는 생활툰》은 탄탄히 잘 짜여 진 작품입니다. 실험성과 완성도, 극적 긴장감에서 오는 재미를 모두 갖추고 있지요. 무엇보다 만화가가 되고자 하는 김닭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백미입니다. 김닭은 어쩌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두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네요.
꿈을 이루기 위해, 항상 외부의 시선과 싸우고 자신의 고집과 싸우는, 어쩔 땐 억지 부리고 어쩔 땐 절망하기도 하는 모두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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