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잡담] 2020년을 끝으로 퇴사했습니다. 이제 백수네요.2021.01.01 AM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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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입사해서 거의 5년 다닌 회사를 퇴사했습니다.

 

저는 첫 사회생활이었고 첫 회사였는데, 솔직히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하기 힘든 입장이었습니다.

 

초창기 2년은 강제로 지방에서 생활을 해야했고, 그 후 2년은 편도 2시간 거리는 출퇴근거리를 감내해야했고, 마지막 1년은 강남에 있는 사무실에서 일했습니다.

 

사회 초년생이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기는 했지만 진짜 사람을 개처럼 부리는 기업이었습니다. 출근은 체크해서 닥달하지만 퇴근은 언제해도 수당도 없고.. 

 

저는 제 전공이 따로 있었고, 그걸로 입사하였지만 막상 전공을 쓰는 일은 한달에 일주일 정도, 그 외에는 거의 만능잡부처럼 부려먹혔습니다.

 

사업본부장이라는 사람은 머리에 망상만 가득차서 뭐 하나 전문 지식도 없으면서 각종 기술에 대한 유튜브나 어서 주워보고는 개소리를 하던 사람으로 그런 사람이 공장을 설계했다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실제로 비싼 돈 들여서 지었다는 곳은 생산노동자들이 작업할 경우의 동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물을 써야하는 곳에 물이 안나오고 배수구가 없고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그 후 2년은 순전히 자기 편하자고 편도 2시간 거리의 사무실에서 거의 면벽수행하면서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돈이라도 잘 챙겨줬으면 모르겠는데 업계에서도 저연봉으로 심각하게 유명한 곳이고 그 와중에도 저희쪽 사업부는 실적이 없다는 핑계로 내내 동결이었습니다. 인센? 성과급? 명절비? 그런건 없더군요. 물가랑 건보료는 매년 오르는데 사실상 매년 임금삭감이나 마찬가지인 시간이었습니다.

 

나간다고해도 정신 못차리고 개소리하고, 그래도 나름 도리를 지켜주려고 인수인계자 빨리 구할 수 있도록 이른 시점에 이야기했는데도, 결국 인수인계자는 이번주 월요일에나 출근했습니다.

 

진짜 세상에 뭔가 균형의 수호자가 있긴한지 이런 환경에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나마 사람보고 버텨올 수 있었네요. 사람마저도 다 거지같았다면 금방 포기했을거 같습니다. 그래도 막판에 스트레스로 인한 병치레도 얻긴 했지만..

 

주변에서도 이직처를 확정해두고 퇴사하라는 조언도 많이 받았는데, 저는 지금 이 해소할 수 없는 분노로 인한 퇴사이기 때문에 그런걸 별로 따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저는 아직 가정도 없고, 부모님도 아직 정정하시고, 개인적인 빚도 1도 없기 때문에 어디 폐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네요.

 

뭐 나가면 기분이 섭섭하다든가 묘하다든가 그런게 있다고들 하시던데 전~~혀 없고 상쾌하고 시원하고 편안합니다.

 

1월에는 제 건강 좀 추스르고 슬슬 취업준비를 해볼까 하네요. 코로나 시국에 어렵다고는 하는데, 인생을 못 살지는 않았는지 회사 생활간 알게된 다양한 분들이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셔서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제 개인으로는 정말 파란만장한 지난 2020년이었지만 퇴사를 방점으로 마침표를 잘 찍은 것 같습니다. 

 

2021년은 정말 행복하고 싶네요. 다른 분들도 행복한 일 가득하시고 건강한 2021년 되면 좋겠습니다.

댓글 : 7 개
어?

전에 다니던 회사얘기인줄 ㅋㅋㅋ
어차피 저 빼고 다 잘 사는 루리웹이라 금방 좋은 자리 찾으실 겁니다.
그런 사람 귀한 줄 모르는 곳은 망해도 싼데 말이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기운내세요!
푹 쉬시고 이직 잘 준비하시길 바랄게요.
잘 될겁니다 내 맘이 후련하면 그만
이직처를 왜정합니까 요즘은 실업수당받으며 6개월준비가 대세인데

뭘모르시는 분들이시네
이직할 직장을 먼저 구하고 퇴직이 답이긴 한데.. 이왕 퇴사 하신거 준비 빡시게 ㄱㄱ.. 실업수당 받다보면 잘잘 끝다 좋은데 못감
5년버텼으면 다른 곳에가면 천국일겁니다. 고생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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