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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왜 바보같이 할말을 못할까2023.09.13 AM 09:50
고객사와 내년도 업무 단가 협상을 하는 시즌이 되었습니다.
사실 매년 고객사로부터 수주하는 업무의 양이 줄어드는 상황이고, 회사 경영진의 삽질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이라, 가급적 단가는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을 하면 좋겠다고 고객사에 제안을 했으나
고객사에서는 "타 업체는 너님들보다 단가가 15~20% 정도 싸던데? 만약 너네가 단가 올리면 우리도
업무량을 조정할 수밖에 없을듯" 을 시전합니다.
저기서 말하는 타 업체는 제가 일하는 회사같이 쬐깐한 회사가 아니라, 전세계에 지사가 있는,
글로벌 순위에서도 업계 1위를 달리는 그런 업체입니다. 그렇다보니, 고객사에서도 애초에 우리가
그 단가에 맞추지 못할걸 아니, 조금이라도 인하하려는 노력만 보여줬으면 한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안그래도 거지같은 단가를 또 인하해서 작성하고, 그걸 들고 임원에게 보고하러 갔습니다.
보고를 들은 경영진은 "아니, 마진율이 왜 이렇게 개판이야? 이전 팀장이 있었을땐 이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은데
대체 팀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마진율 낮은 해외 업체는 새로운 곳을 찾아서 바꿔야 할거 아냐!!" 라며 버럭버럭합니다.
이 말을 듣고서는
"아니, 근데 전팀장이 있었을때는 저런 업체 발굴 및 관리만 하는 전담인력이 따로 있었는데요?
그리고 지금 저는 팀장 업무만 하는게 아니라, 현업팀 실무도 같이 처리하고 있는데, 업체 관리까지 하라는건"좀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라는 말이 진짜 목구멍 바로 밑까지 차올랐는데... 병신같이 말을 못하고 그냥 참고만 있었습니다.
보고를 마치고 퇴근시간때까지, 아니 퇴근하고서 자려고 이불 속에 누울때까지도 억울함이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물론 그 상황에서 저렇게 돌직구성 발언을 했다고 해서 임원이 "아, 그랬군. 당장 사람을 뽑아줘야겠군!!" 할 일도 없고,
오히려 저에게 더 지랄지랄하는 상황이 되었겠지만... 억울함은 풀리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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