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방] 다시 적어보는 군대이야기.. 절에서 치킨먹다 중령에게 들킨 에피소드2016.09.06 AM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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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기전에 생각해보니.. 저도 여러 잼있는 군대 에피소드들 많이 보고듣고 했었는데

 

막상 저도 생각해보니 잼있었던 추억들이 많더군요.

 

저번엔 gop에서 오줌지릴뻔한 이야기 적었었는데.. 이번엔 비슷한것도 한번..

 

 

 

때는 갓 상병 달았을때쯤... 사실 군 생활이 가장 지겹고 재미없고 무료해질때가 아닌가 합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주말.. 군바리에게 주말은 그냥 누워서 티비만 보는 날..ㅠㅠ

 

전 그날도 누워서 티비나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친한 한달아래 후임이 절 부릅니다.

 

절에 불교 종교활동 가자고 꼬십니다..-_-; 이놈이 절은 무슨 절;;

 

하지만 후임 말로는..

 

1. 일단 절이 산 중턱에 있어서 사람들이 거~~~~의 안가고

 

2. 가면 스님들이 먹을껄 엄청 챙겨주면서.. 

 

3. 스님들이 병사들에게 아무런 터치를 안한답니다...

 

즉, 가서 누워서 티비 보면서 컵라면 먹고 쌓여있는 초코파이 무한으로 먹어도 ok!라는것..!!

 

이 한마디에 절 ㄱㄱ! 했지만.. 사실 이놈에겐 더 큰 계획이 있었습니다.......

 

이놈은 날때부터 불교집안에서 태어난.. 모태 불교신자였던것-_-.. 즉, 저를 전도!!! 시킬 계획이었던거죠.. ㅠㅠ

 

하지만 애초부터 그럴게 뻔~~~했기 때문에 전 절대 넘어가지 않았지만............그 천국같은곳을 버릴수 없기에 매주 절에 가게 되었답니다.

 

이 에피소드도 그렇게 절에 불교행사를 가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컵라면, 초코파이도 매주 먹다보니 나중엔 질려서 못 먹겠어요.

 

그래서 떠오른 아이디어!

 

『어차피 사람들도 아무도 안오니 몰래 옆 마을에서 치킨을 시켜서 먹고 오자!!』

 

지금 생각해봐도 미친짓이었지만.. 그땐 가능해 보였습니다..;

 

혼자 하면 불안하니,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절 스님들과 친한 그 후임놈도 꼬득이고,

 

전에 외박 나갔을때 미리 입수해둔 치킨집 전화번호도 외워두고!!

 

날 잡아서 후임이랑 같이 절로 떠났습니다.

 

아쉽게도 옆중대에서도 그날따라 절에 가는 사람이 몇명 있더군요. 하지만 어차피 우린 나가서 치킨 뜯고 와도 되는거니 가볍게 무시.

 

이윽고, 절에 도착해서 절에 있는 전화기로 몰래 치킨을 시킵니다.. 근데 산 중턱에 있어서 거기까진 못 올라간다네요-_-;;;

 

어쩔수 없이 우린 밑에 먼저 내려가서 치킨 받는걸로 합의하고 주문 ㄱㄱ! 

 

한 30분쯤 됐을까... 슬슬 내려가고 있는데 밑에서 스쿠터 올라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의 치느님이 오시는 소리였죠 ㅎㅎ

 

후임놈이랑 저는 근처 돌 위에 앉아서 미친듯이 뜯었습니다.. 진짜 주변 그 어느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치킨만 뜯었네요.

 


 

....한 10분쯤 뜯었을까.. 바로 옆에서 누군가의 소리가 들립니다.

 

??? : 허허.. 거참 맛나네 드시는구려 ㅋㅋㅋ

 

나 : (흠칫)..!!

 

보니 지나가는 마을 주민-_-;; 우리는 사람이 근처 오는지도 모르고 뜯고 있었던거죠..

 

주민 : 이러다가 들키면 어쩔려고 여기 길가에서 먹고 있냐 ㅋㅋ

 

나 : 여기 어차피 아무도 안와요 ㅎㅎ 원래 몰래 먹는게 더 맛있잖아요 ㅋㅋㅋㅋ

 

주민 : ㅋㅋ 그려.. 여튼 맛나게들 먹고..........................

 

....................................................................................아참.. 아까보니 저 밑에서 중령분 한분 올라오시던데...ㅋㅋ 지금쯤 근처까지 오셨을려나 ㅋㅋ

 

 

....................이 아저씨.. 우릴 놀리고 있었던겁니다...

 

중령이란 소리를 듣고 우린 진짜 미친듯이 치느님을 정리하기 시작했죠.

 

밑에서 저벅저벅 군화 소리가 들립니다.... 아직 우린 치킨 박스도 못 치웠는데 말이죠..

 

슬슬 저 아래에서 전투모가 보일때쯤이야 가까스로 치킨 봉지에 먹다만 치킨과 박스를 그냥 구겨 넣고 

 

근처 쓰레기통에 정대만의 3점슛! 실력으로 집어넣을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냄새는....................................................그게 나중에 또다른 복선이 될 줄이야..

 

 

 

 

여튼 그 주민 아저씨가 말하던 중령님은 올라오셨습니다..

 

전 바짝 긴장해서 서 있었는데...? 옆에 후임놈이 이상합니다.....? 갑자기 그 중령에게 막 달려가더군요.

 

 

후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빠!!

 

나 : ..............-_-???? 아..아빠?

 

....이놈.. 인맥있던 놈이었더군요.. 아버지가 우리나라 불교 군종 no.1이랍디다...-_-;;

 

즉, 올만에 아들 보러 우리 부대 찾아오신 후임 아버님이 불교 종교활동 간걸 듣고 여기까지 오신거였죠.....

 

 

중령 : 어..그래. 여기있었냐?

 

후임 : 엉 ㅋ 여기 이 선임분이랑 같이 여기 왔어.ㅋ

 

중령 : 오~ 그러냐? ㅎㅎ............................근데 이거 무슨 냄새지...?

 

나 : (.....뜨끔..!)

 

후임 : 아~ 이 상병님이 치킨 먹자 해서 같이 먹었어 ㅎㅎ

 

나 : (이 망할...xx!! 그걸 고대로 말하면...!! ㅠㅠ)

 

중령 : 아 배고팠나보구나. 같이 내려가자 밥 사주마. 여~ 자네도 같이 가자고~

 

나 : .......................아..예.. 옙!!

 

그리고 같이 마을로 내려가서 피자도 먹고 왔음...-_-;;

 

내 후임이 이렇게 연줄이 좋을줄이야......

 

 

 

 

ps.

 

알고보니 이놈 아버지가 울부대 대대장보다도 더 높은 위치였음..

 

나중에 한번 대대장 있을때 이놈 아버지가 부대 오신적 있는데 

 

대대장이 이 중령님 위병소 나갈때까지 거수경례를 풀지 않더라는...;;;

 

 

ps2.

 

나중에 울 부대에도 아프간 파병 인원 모집을 받았었는데

 

부대에선 여기 위험하니 가능하면 신청하지 말라 했지만

 

이놈은 그걸 못 듣고 그냥 신청 했는데.... 아버지때문인지 바로 합격.. 나머지는 다 탈락-_-;

 

웃긴건 아들 때문인지 그 아버지 중령분도 결국은 같이 가셨다고 합디다..;

댓글 : 9 개
ㅋㅋㅋㅋ
반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병장 때 신병의 삼촌이 기무사 중령이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운이 정말 좋은 상황이었네요.

올라왔던 양반이 만약 같이 있던 후임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정말 군생활 피곤해졌을텐데.
ㅋㅋㅋㅋ 웃곀ㅋㅋㅋ
역시 군대는 줄을 잘서야...
여튼 그 후임은 부대에서 사고도 엄청 쳤는데도.. 아무도 터치를 안했답니다..

한번은 육공 사이드 올리고 차 몰다가 라이닝이 녹아 들러붙어서 수송관 뚜껑도 열렸는데..

결국 혼자 씩씩 거리며 화만 식히고 아무말 안하심... 물론 윗 선임인 내가 졸라 까였을뿐이지.. ㅠㅠ
아빠!!
그래서 군대 전입시 자기소개서 쓸 때
꼭 들어어가는 사항이
군 혹은 정부요직에 높은 사람과 친분유무를 기입하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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