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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KB증권)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금융시장 영향2023.08.02 PM 10:04
2011년과 다른 4가지 덕분에 큰 혼란에 빠지지 않을 전망
1. 학습효과, 경기 자신감, 통화정책 여력, 재정정책 기조의 차이 등이 2011년의 혼란을 피하게 해줄 전망
— 미국 신용등급 강등. 신용평가사 Fitch가 미국의 장기 외화 발행자 채무불이행 등급(IDR)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 2011년 8월 5일에 S&P가 미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춘 지 12년 만의 신용등급 강등. Fitch는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신용등급 전망(Outlook)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 12년 전 S&P는 신용등급을 낮추고 약 2년 뒤인 2013년 6월에야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
— Fitch가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제시한 이유는 크게 4가지. 1) 의회의 분열. Fitch는 미국 의회가 중기 재정 가이던스를 세워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의 감세와 민주당의 재정지출 확장 정책이 더해지면서 정부부채가 늘고 있다는 점을 짚었음. 5월 24일에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출 때도 Fitch는 미국 의회의 당파성이 부채한도 관련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 2) 재정적자 확대. 이번에 재정적자를 축소하기로 한 의회의 합의는 중기 재정 전망에 조금 밖에 기여하지 못할 거라고 평가. 내년 말 선거를 앞두고 추가 재정적자 축소는 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 3) 정부부채 증가. 미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AAA 등급을 받는 국가들의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는 점을 지적. 향후에 이 비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라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미국 재정이 취약하다고 지적. 4) 중기 재정 과제. 금리가 오르면서 국채 이자 부담이 늘고, 고령화로 의료비가 늘면서 고령층 재정 지출 증가할 것으로 전망
— 2011년과 다른 요소들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의한 혼란은 크지 않을 전망. 1) 학습효과. 2011년에는 '미국 국채는 무위험 자산', ‘달러는 기축통화’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던 금융시장이 예상 외 이벤트로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불안이 컸음.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진 후 하루 사이에 약 6% 급락. 그러나 이후에도 미국 국채는 무위험 자산,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지위 공고. 국채 10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24bp 급락한 이후 하락 추세가 연장됐고, 달러인덱스도 소폭 하락 후 강한 상승세가 나타났음. 이번에 신용등급을 낮춘 Fitch도 기축통화로서 자금 조달의 유연성이 높다는 점을 들면서, 미국의 신용등급이 높은 이유를 설명. 3대 신용평가사 중 2개사가 AA+ 등급을 부여하면서, 미국의 공식 신용등급은 AA+로 강등.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한 거래가 청산될 수 있지만, 미국 국채의 담보력이 낮아질 위험은 적음. 2011년 S&P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에 금융기관들이 AAA 등급 채권과 ‘미국 정부 보증’ 조건이 포함된 채권을 동일하게 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2) 거시경제 불안 요인. 2011년 초부터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MENA (중동/북아프리카) 사태, 동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등의 불안 요인들이 산적한 가운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 그래서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급락했던 자산 가격 회복에는 시간이 걸렸음. 당시 2거래일 만에 7% 이상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0월 초까지 신용등급 강등 직전 대비 14% 하락한 후에야 반등. 2011년 당시에는 G20의 OECD 경기선행지수 (CLI)도 하락. 그러나 최근에는 7개월 연속 반등. 이번에도 불안 요인이 부각될 수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일단 낮췄다는 성취감과 경착륙을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음. 3) 통화정책 여력. 2011년에는 금융위기로 유례없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대규모로 시행해 새로운 위험 요인이 떠올랐을 때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없다는 걱정이 컸음. 반면, 지금은 금리인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적지 않게 회수한 상황이라 여차하면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할 수 있음. 4) 재정정책 기조. 2011년 8월 2일에 예산관리법이 통과되면서, 미국 재정정책은 긴축 기조로 급선회. 재정이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성장 우려가 높아졌음. 반면, 최근에 통과한 재정적자 감축안은 고강도의 긴축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음. 오히려 투자를 촉진하려는 별개의 법안들이 재정확장 기조를 지지. 다만 단기 관점에서 9월 말까지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위험은 남아 있음
2. 금융시장별 전망
— 채권: 상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 소버린도 마찬가지이나, 미국은 예외. 미국 신용등급은 2011년 S&P에 이어 이번 Fitch의 하향으로 공식적으로는 AAA에서 AA+로 떨어짐. 그러나 2011년 미국 부도 리스크가 높아지는 시기에도 역설적으로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가 더 부각. 안전자산 지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미국 국채에 신용 위험이 반영되기는 어려움. 만약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2011년과 마찬가지로 미 국채 금리는 하락할 것.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1년과 상황이 달라 금리에의 하락 영향도 크지는 않을 전망. 현재 채권시장은 단기적으로 국채 발행 이슈에 민감. 미국 재무부는 3, 4분기 각 1조 70억 달러, 8,520억 달러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금리가 낮은 장기물 발행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음. 신용등급 강등을 이유로 미 국채 수요가 감소하진 않겠지만, 장기물 공급 증가는 단기적으로 금리 상승과 커브 스티프닝 요인. 신용등급 이슈가 점차 소멸되고, 10월 전후에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 리스크가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국내 금리도 미국의 신용등급 이슈 및 수급 등으로 변동성이 나타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 금리 상승을 분할 매수의 기회로 활용 전망 유지
— 한국주식: 신용등급 강등은 수급으로나 업종 구성 측면에서 변동성이 큰 한국증시에 부정적인 이슈. 다만 앞선 분석과 같이 2011년에 비하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 특히 경기가 후퇴하던 2011년과는 달리, 2023년은 경기사이클이 반등 국면에 있기 때문에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코스피 12Mfwd EPS는 상승을 지속할 것이란 점이 결정적인 차이. KB증권은 하반기에 원자재 가격의 완만한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데, 신용등급 강등이나 중국의 부양책 측면에서 봤을 때, 원자재 가격과 관련이 있는 주식들이 강세를 보일 수 있음. 또한 쏠렸던 수급이 분산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8월 전략), 수급이 쏠린 주식 대신 반도체나 정책 관련주 (태양광/로봇) 등에 관심
— 미국주식: 과열 구간에 있는 성장주 중심의 얕은 조정을 예상하는 기존 전망 및 성장주의 비중을 유지하며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늘리고 경기방어주의 비중을 줄이는 기존 전략을 모두 유지. 8월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중립금리가 높아져서 고강도의 통화긴축을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는 논리가 강화되고,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과는 달리 기저효과가 사라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미국 주식, 특히 성장주에 부담될 전망
— 중국주식: 올해 춘절 이후 지속된 경기 부진으로 7월 중국 정치 이벤트 이후 부양책 기대감이 상승하는 구간 진입. 다만 여전히 부동산은 지엽적인 정책 위주이며, 재정정책 기반의 소비경기 부양 방안이 발표되고 있지 않음. 중국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실제 경기 지표 호전 확인이 필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큰 혼란을 야기하지 않을 경우 본토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홍콩증시는 변동성 야기할 가능성 존재. 만일 중국 정부의 정책 효과가 지표 개선으로 연결될 경우 큰 폭의 하락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전망
— 원자재: 하반기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향방은 중국의 수요 개선에 달려 있음. 하반기에 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변화 없음.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금에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2011년에도 다른 원자재는 경기 우려에 하락한 반면, 금 가격은 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로 8월 초 온스당 1,610달러에서 9월 초 1,900달러로 18% 상승한 바 있음
— 환율: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단기적으로 차별화.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요인이나, 연쇄 작용으로 인한 추가 이슈 발생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달러는 약세 전망. 전일 달러지수는 신용등급 강등 발표 전까지 102.3pt를 상회하며 단기 강세 흐름을 보였으나, 신용등급 강등 발표 후 101.92pt (-0.37%)까지 급락. 따라서 등급 하락 충격이 없었던 것은 아님. 현재 (8/2) 아시아 시장에서 등급 강등 충격을 소화하며 달러 지수는 102.2pt (+0.27%)까지 되돌림. 외환 시장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충격은 직접적인 충격보단 다른 (자산) 경로를 한 단계 거쳐 작용할 가능성이 높음. 향후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상관관계가 높은) 요인을 탐색할 필요. 달러 外 통화는 발표 직후 달러 약세에 연동해 일시적 강세를 보였으나 아시아장에서 유로, 엔화 모두 강세 폭을 대부분 되돌린 상황. 금일 원화도 전일 대비 +0.29% 상승한 1,287.5원에서 출발 후 장중 1,295원 상회하며 약세 흐름 이어감.주요 통화들이 대부분 (등급 강등) 직전 흐름을 회복
- KB증권 리서치본부 자산배분전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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