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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KB증권) 무너뜨려야 한다는 결의가 강해질수록 돋보이는 엔비디아의 독점력2024.02.20 PM 11:32
Global Insights
공급 부족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는 반도체시장. 엔비디아의 주가상승세는 무섭지만 더 아찔한 이익전망치 상승속도
— 달아오르는 반도체 전쟁. 이달 초, OpenAI 샘 올트먼 CEO가 반도체 사업 진출을 위해 5~7조 달러의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소프트뱅크 손 마사요시 회장도 1,000억 달러의 펀드를 조성해서 인공지능 (AI) 전용 반도체 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알려짐. 샘 올트먼 CEO의 구상은 다소 과장됐다는 평가가 많음. 현재 반도체 기업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는 1.79조 달러, 2위 TSMC는 6,751억 달러이고, 전세계 반도체 기업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하면 6.43조 달러. 작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은 5,270억 달러였고, 반도체 장비 매출은 1,000억 달러. 전세계에서 단일 자산 항목으로 가장 큰 미국 국채의 발행 잔액이 24.88조 달러이고, 작년 미국 회사채 발행 규모는 1.44조 달러. 5~7조 달러는 석유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의 자금을 모아온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을 것. 그런 점에서 손 마사요시 회장의 구상이 보다 현실성 높음.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300억 달러를 투자하고 700억 달러를 중동을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조달해서 1,000억 달러를 모으겠다는 게 손 마사요시 회장의 구상
— 엔비디아의 독점력을 보여주는 대규모 투자 계획. 그러나 현실성 여부를 떠나서, 샘 올트먼 CEO와 손 마사요시 회장이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건 반도체 생산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 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AI GPU 시장 독점이 문제라는 게 샘 올트먼 CEO의 생각. 반대로 생각하면, AI 시장에서 뛰어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OpenAI와 오랜 기간 기술 기업에 투자하면서 자금력을 갖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야심찬 계획을 세워 대응해야 할 정도로 엔비디아의 독점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의미
— 주가로만 보면 상승세가 부담스럽지만, 더 무섭게 올라가는 이익 전망. 주식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독점력을 유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 멀티플은 높아야 정상. 그러나 현재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P/E)은 32.4배로 최근 10년 평균 32.8배와 비슷한 수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채굴용 GPU 수요가 높았던 2017년에 비해 크게 낮은데, 당시 채굴용 GPU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놓치면 안 된다는 두려움 (FOMO)이 컸던 건 사실. 하지만 지금도 AI GPU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생기는 독점 가치를 주가 멀티플이 반영해야 함. 대형기술 기업 7개 (M7) 중에 다른 종목들과 12개월 선행 P/E을 비교해서 보면, 테슬라는 62배, 아마존은 39.31배, 마이크로소프트는 31.75배로 엔비디아에 비해 높거나 비슷. 엔비디아의 장기 EPS 성장률 전망치는 42.98%로 M7 중에서 가장 높고, 2위인 아마존의 36.05%에 비해서도 훨씬 높음. 반도체 시장에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관심과 높은 이익 성장 기대와는 달리, 엔비디아는 제 값을 받고 있다고 보기 어려움. 주가 차트로만 보면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부담스러울 수 있음. 그러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 (EPS)이 불과 1년 전에 비해 4.2배 오른 걸 감안해서 멀티플을 계산해 보면, 오히려 엔비디아 주식은 1년 전에 비해 훨씬 저렴
— 대규모 투자의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시장과 미국, 일본. 엔비디아의 독점을 깨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 그러나 반도체는 AI 시장 성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고, AI는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기존 산업과 기술을 무력화하는 파괴적인 성향을 띄고 있음. 주요국 정부들이 AI 기술과 함께 반도체를 안보와 연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AI용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는 미국은 자국에서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추진. 하지만 미국은 반도체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평가가 많음.반도체 양산 능력은 돈으로도 쉽게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샘 올트먼 CEO의 5~7조 달러 투자 계획에서도 생산은 TSMC에게 적잖게 의존. 초미세공정 기술력을 갖고 있는 TSMC는 안보와 생산성 문제로 미국이 아닌 대만과 일본에 집중. 기술 우위 전략을 내세울 수 있게 된 일본에서는 주식시장이 이와 같은 전략 우위를 멀티플에 반영하고 있음 (23/5/22)
- KB증권 크로스에셋/해외주식 Strategist 김일혁, CFA, F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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