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황/전략] [메리츠증권 주식 시황] 하반기 전망: 18개월 후의 세계2024.06.06 PM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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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츠증권 주식 시황 Analyst 이수정 -

✓ 주가 vs. 이익: 결국 공급 병목, 전력망(The Grid)

 

AI 보급기: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 시장 경로: 대선 불패 신화와 차익실현 니즈



주가 vs. 이익


세계 20대 주요국 증시 중 14개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이에 근접했다. 상반기 주가 상승의 동력은 기업이익이다. S&P 500 연간 이익 성장률은 2023년 +0.4%에서 2024년 +11%, 2025년 +14%로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은 좀더 극단적이다. 시장은 KOSPI 합산 이익이 작년 105조원(YoY -34%)에서 올해 182조원(+72%), 내년 223조원(+22%)으로 급증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주가 고점은 이익 고점을 선행


Market timing은 신의 영역이지만 알파를 추구한다면 고민은 해야한다. 문제는 주가 고점이 실적 고점을 보통 선행한다는 점이다. 후대에 슈퍼사이클이라고 회고되는 위대한 구간에서도 주가는 기업이익의 정점을 경험적으로 6개월 가량 선행했다.


18개월 후의 세계


Stanley Druckenmiller는 "절대로 현재에 투자하지 마라. 회사가 얼마를 벌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상황이 지금으로부터 18개월 뒤에 어떻게 변해있을지 시각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무엇이든 가격은 거기에 있지 현재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18개월이라면 2025년말이다. 내년말, 내후년초까지도 이익이 꺾이지 않을 종목이 올해 하반기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경기 침체에도 가격 전가력 우세


1991년, 2001년, 2008년 경기 침체 당시와 달리 이번 사이클(2020년)에서는 기업의 마크업(markups, 생산 비용보다 높은 가격 인상)이 늘어났다. 가격 전가력이 강한 기업은 주가도 강했다. 고물가(2020년~2022년 6월) 구간이 끝나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가격 전가력이 강한 기업과 약한 기업의 주가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전력망(The Grid)


지금 수요 대비 공급이 가장 비탄력적인 산업


결국 강한 가격 전가력이 지속되는 기업의 이익 고점이 지연되면서 주가 모멘텀의 수명도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어떤 산업의 가격 전가력이 강할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4월 농산물 가격 안정 정책에 대해 “사과값을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으로 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농작물 공급량은 이미 정해져 있다. 사과 가격 상승을 인지하고 바로 과수원에 사과를 심어도 수확하는데 1년이 걸린다. 이러한 공급 시차(Time lag)가 사과 공급 병목과 가격 폭등을 만든다. 즉 공급이 수요에 비해 비탄력적이라 공급 병목이 존재하는 상품의 가격이 특히 발산적 변동을 보인다.


현재 수요 대비 공급이 가장 비탄력적인 산업은 전력망(Grid)이다. 발전에서 소비자에게로 가는 구간마다 병목이 존재한다.

 



신재생 투자 대비 송배전망 투자 부재 (Interconnection Queue)


원래도 노후화로 인한 교체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AI 전기 소비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전력망 병목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거대한 병목은 탄소중립(Netzero)을 추구하며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도 송배전 설비 투자를 간과하면서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설비가 완공되었음에도 송전망 연계를 기다리며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대기용량이 누적되고 있다(2023년 미국 신규 발전원 용량 1,279GW vs. 송전망 연계 대기 용량 2,598GW).

 


 

발전소 건설과 송배전 건설 간 시차


송전망 건설 소요기간은 태양광, 풍력, EV 충전 인프라 등을 짓는데 걸리는 시간의 두 배 이상(10년 이상)이다. 선진국에서는 단일 초고압 가공선(single extrahigh-voltage overhead line) 건설에 최대 13년이 소요된다. 신재생 발전소 건설 주기보다 송배전 건설 주기가 길어(Time lag) 공급 병목이 발생하기 쉽다.

 




제도·조직적으로 전력시스템 분산


미국 전력산업의 민영화는 문제를 악화시킨다. 미국 송전망 시스템은 동부, 서부, 텍사스의 3개 전력 계통(interconnections)으로 구분되고 3,000개 이상의 민영, 공영, 협동조합 전기사업자로 구성되어있다.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FERC)에서 13년만에 전력망 규칙을 개정했지만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州), 최대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은 전력망 건설을 서두를 유인이 적다.

 




그리드(Grid) 병목 과정에서 수혜 및 대안 부각


신재생 에너지는 과잉 투자, 전력망 건설은 계획보다 지연되며 수혜 업종은 다음과 같다.


1) 변압기, 전선 등 송배전망(T&D) 전력설비,

2) 과도기적 연료로서 천연가스,

3) 빅테크와 PPA(Power Purchase Agreement)를 체결하는 신재생/ESS

4) 냉각

 





C-PPA(기업 전력구매계약) 증가


특히 가장 큰 수요처인 빅테크의 액션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RE100 (Renewable Energy 100%) 목표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여러 재생에너지 조달 방식 중 발전사와 사용자가 사전에 동의한 기간·가격으로 전력 구매 고정 계약을 맺는 PPA 방식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민간 주도 실제 액션에 주목


주목할 점은 PPA 용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작년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전년대비 크게 증가한 반면 최근 AI 전력 소비 내러티브가 생긴 아메리카에서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작년 미국 PPA 가격은 상승, 유럽 PPA 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즉 대외적으로 올바름을 추구하는 빅테크들도 비싼 가격에 고정 계약을 맺지는 않는다.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테마로 모든 유형의 발전이 주목받고 있으나 결국 구매자의 취사선택에 달렸을 뿐 유독 우월한 재생에너지 유형은 없다.

 




AI 반도체 [환경]: 데이터센터 vs. 온디바이스


데이터센터 vs. 온디바이스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범용성이 뛰어난 GPU(Nvidia)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물론 최상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빅테크)들은 각자 독자적인 AI 서비스를 위해 자체 AI 칩 솔루션을 개발해서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영역은 온디바이스(On-Device)다. 개별 노드 단위로도 간단한 모델 구축이 가능한 형태로, 내재된 데이터를 이용해 개별 기기 사용자들 맞춤형으로 발전될 예정이다.

 




하반기 온디바이스 플래그십 모델 흥행 여부 관건


지금까지는 온디바이스 영역에서 게임체인저가 없었다. 세계 최초 AI폰으로 프레이밍했던 ‘갤럭시 S24’는 또다른 빅스비(Bixby)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Microsoft의 Copilot+PC와 Apple의 AI 아이폰이 예정되어있다.


On-Device AI PC


Microsoft의 Copilot+PC는 인터넷 연결 없이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온디바이스의 정의를 충족한다. 또한 PC 업계에서 지배적인 Intel·AMD의 x86 IP 구조 대신 Arm IP 구조 기반이다. Apple은 Mac의 40년 역사 동안 아키텍처를 세 번 (68k → PowerPC → x86 → Arm)이나 갈아탔지만, Microsoft가 이렇게 본격적으로 아키텍처를 갈아타는 건 사실상 처음이다. Arm IP는 전성비(소비전력 대비 성능)가 높아 스마트폰, 태블릿 등 낮은 소비전력을 요구하는 모바일 기기에 주로 탑재되어왔기에 현재의 전력망 병목과도 컨셉이 일치한다.

 




On-Device AI 폰


한편 Apple은 이제 와서 자체 LLM(대형언어모델)을 내세우기는 늦었기에 이를 클라우드(외부) 방식으로 Open AI 또는 Google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대신 아이폰에서는 소형언어모델(SLM)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작년 오픈 소스로 공개한 멀티모달 모델 '페럿(Ferret)'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AI 에이전트 출시가 기대된다.


온디바이스 AI 성장은 필연적으로 메모리 용량을 증가시킨다. 생성형 AI 스마트폰의 DRAM 용량은 현재보다 2.5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램크루지'로 알려진 Apple도 아이폰16에 AI 기능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램 용량과 저장공간을 늘려야 한다.


기존 주도주는 예측을 넘어서야


서버향 반도체로서 현재 주도주인 Nvidia는 늘 예측을 넘어서는 주식이다. 실적 발표 전에는 항상 걱정거리가 존재하지만 CEO인 젠슨 황은 이를 정확히 해소시켜주고 플러스 알파까지 제공한다

 







다음 실적 발표 때 제기될 우려는 Nvidia를 위시한 Magnificent 5와 나머지 495개 종목의 이익 성장률 격차 축소다. Nvidia 실적 급증은 작년 3분기부터라 YoY 기고효과가 작용한다. 한편 Magnificent 7 안에서도 소외됐던 Tesla, Apple은 2025년 이익 성장률의 절대값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2024년 대비 턴어라운드 하는 모양이다. 주식투자자들은 이러한 미분값을 좋아한다.


Nvidia는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매분기 서프라이즈로 현재의 추정치를 상향조정시킬 필요가 있다. 젠슨 황은 신제품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키고 차세대 제품인 Blackwell을 언급한지 3개월 만에 다음 라인업인 Rubin을 제시했다. 같은 GPU 제조사인 AMD, Intel의 추격은 불가능해보인다.Nvidia의 진정한 고점은 현재의 HBM 병목이 해소돼 빅테크들이 자체칩을 양산하기 시작할 시점이다. 업계에서는 4~6개 분기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고 평가한다. 우리의 18개월 뷰와 일치한다.

 





시장 경로: 3Q 호재 만발, 4Q 차익실현


한국 9월 WGBI 편입 기대


7월 한국 외환시장이 개방된다. 9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위해서다. 현재 외국인의 한국 원화채 시장 투자 규모는 200~250조원이다.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여기에 WGBI 추종자금 $2.5조 * 한국 비중 1.7% = $425억(58조원)이 유입된다. 채권 시장에 유입되는 것이지만 원화 강세, 한국채 금리 하락을 통해 한국 주식에도 긍정적 이벤트다.

 




미국은 옐런과 파월의 공조로 유동성 공급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옐런과 파월의 공조가 한창이다.바이든 내각의 재무부 장관은 ‘옐런의 수익률 곡선 조작’이라는 명명처럼 재정지출을 늘리면서도 단기채 발행 비중을 높이고 장기채 비중을 낮추는 등의 조정을 통해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올해는 장기채 비중이 높아지는 대신 5월부터 국채 바이백이 시작됐다. 정례 국채 바이백은 20여년만이다. 과거 연준의 Operation Twist와 유사한 기능으로 국채 조기 상환을 통해 유동성 공급과 금리 하락을 유도한다.





파월 연준 의장 역시 6월부터 QT 축소(월 $600억 → $250억)로 화답한다.

 




4분기 미국 대선 이후 차익실현 경계


미국 주식의 대선 해 불패 신화는 자기 실현적 예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선 후에는 차익실현 위험과 새로운 정권에 대한 우려, 경기침체 가능성이 대두될 수 있다.


한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


한국은 금융투자소득세가 화두다. 원금손실가능성이 있는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의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실현된 소득(양도, 환매 등)이 대상이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 하에 소득 발생 유무와 관계없이 과세되는 증권거래세를 인하하는 대신 금융투자 행위로 인해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과세하겠다는 취지로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다.


세전 매도차익이 1억원인 사람의 예시를 보면 거래횟수가 적을수록 절대 세금의 규모는 작지만 세금 부담의 증가폭은 크다. 이는 한국 주식 장기투자 유인을 약화시키고 미국 주식이나 과세방침이 없는 비트코인 등 제도권 밖 투자 유인을 강화시킬 수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 고배당 수요 증가


동시에 2025년 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정적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자본차익에 대한 과세 분위기와 평균 수명 연장은 배당형 투자 수요로 연결된다. 금융투자소득세와 초고령사회의 조합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고배당 ETF만이 대안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밸류업 모멘텀은 약화되었으나 연말 배당주 강세 트렌드는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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