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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KB증권) 누구 손이 기준금리를 낮추는지 모르게2024.11.09 PM 02:03
Global Insights (24.11.08)
기준금리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명시적인 지침을 없앤 FOMC. 결국 ‘트럼프 대통령 마음’을 따라 갈 기준금리
— 트럼프 시대에 대비해서, 누가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는지를 모르게 만드는 FOMC의 전략. FOMC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 평가가 달라짐.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어 왔다'는 표현이 삭제. 지난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거론한 요소 중에 하나가 '인플레이션 개선'인데, 이 문구도 삭제.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파월 의장이 평가. 최근에 근원 인플레이션이 잘 낮아지지 않아서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거라는 게 성명서를 보고 시장이 받은 첫 인상. 그러나 파월 의장의 해석은 달랐음. 기자회견에서 이 문구 변화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자신감'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위한 조건이었고,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추기 위해 자신감을 더 얻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답변. 기준금리가 향해 가는 방향 (인하)은 알고 있지만 목적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점)와 속도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자신감'과 같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기 위한 지침을 설정하는 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문구를 삭제했다고 함.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점과 속도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특정 지침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것
— 파월 의장은 본인의 임기 중에 경기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강함. 9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내린 것도 파월 의장의 강력한 설득이 있었다는 평가. 실업률이 빠르게 올라가는 조짐이 보이자 경기 침체를 걱정한 파월 의장이 강한 통화완화를 시행. 이런 파월 의장 입장에서 보면, 특정 지침을 설정해서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게 불편하다고 판단했을 것
— 외부의 개입이 생길 거라는 전망도 지침을 삭제하는 이유였을 가능성이 높음.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연준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불가능. 하지만 연준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구두 개입을 하면서 통화정책 중립성을 흔들 확률이 매우 높음. 따라서 향후 기준금리 결정의 기준이 될 만한 상세한 지침을 설정하지 않으면, 특정 기준금리 의사 결정이 대통령의 압박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연준의 중립적인 판단에 의한 것인지를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
— 기준금리 결정 기준이 모호해질수록 트럼프 정부의 개입 여지는 강해질 것. 12월 FOMC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중립금리를 향해 가고 있는데, 고용과 물가의 균형을 잡아야 하고 그 때까지 나오는 지표를 봐야 한다'는, 매우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음. 특정한 기준을 세워놓고 '정성적'으로 판단하는 게 파월 연준 의장이 이끄는 FOMC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통화정책 의사 결정의 기준이 과도하게 모호하면 정부가 통화정책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음.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내리겠다는 게 연준의 생각이지만,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의 위치에 대해 불가지론을 견지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기준금리는 사실상 '파월 의장 마음대로'이고 트럼프 정부가 연준을 압박하면 할수록 '트럼프 대통령 마음대로'일 수 있음. 본인의 임기 중에 경기 부양을 원하는 통치자의 심기가 반영된다면, 기준금리는 적정 수준보다 낮게 위치할 가능성이 높고,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충분히 눌러주지 못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점차 올라갈 전망. 비용효율화를 추구하고 선거 전에 투자를 보류했던 기업들이 내년부터 AI 기능이 탑재된 소프트웨어 투자에 적극 나선다면,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지 않고도 실질 성장을 끌어 올릴 수 있음. 이처럼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오거나, 또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오지 않아도 실질 성장이 높아진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든 명목 성장은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 명목 성장 전망은 주식에게 좋은 환경 (11/7)
- 크로스에셋/해외주식 Strategist 김일혁, CFA, F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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