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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Via Negativa] ROE는 중요합니다. 매우.2022.09.10 PM 04:20
[출처] ROE는 중요합니다. 매우. (버핏클럽) | 작성자 (홍진채)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업종의 매수매도를 추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투자의사결정은 각자의 판단과 책임 하에 하여야 합니다.
1. 문제는 ROE야, 이 사람아
아래는 몇 개 기업의 10년치 주가 차트입니다. 세 기업 모두 꽤 대형주이고, 많은 애널리스트가 커버하는, 즉 상당한 주목을 받는 기업입니다.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주가도 오르락내리락하는데, 10년이 지나고 보면 결국 주가는 제자리입니다.
이들은 못난 기업이 아닙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고, 나름의 성장도 꾸준히 일구어내고 있습니다. 첫 번째 기업은 물류기업입니다. 온라인 상거래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하며 고성장이 예상되었고, 나름의 성장을 일구어냈습니다만 주가는 10년 전과 동일합니다. 두 번째 기업은 전자부품 회사입니다. 스마트폰, 전기차 등 다양한 전방산업의 성장과 동행하는 한국의 핵심 기업 중 하나이지만, 10년간 수익률은 누적 30% 정도네요. 세 번째 기업은 컨텐츠 기업입니다. 한류의 확산, OTT의 컨텐츠 확보 경쟁의 수혜를 입고, 때때로 대박 작품도 내놓으면서 늘상 시장의 주목을 받지만, 주가는 10년간 제자리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세 기업의 공통점은 'ROE가 낮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기업은 평균 ROE가 2% 가량입니다. 두 번째 기업은 수십 년간 ROE 10%를 못 넘기다가 작년 올해 들어서야 겨우 9%대의 '명함은 내밀 수준의' ROE를 달성했습니다. 세 번째 기업의 ROE도 5~9% 정도로 절대 좋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우리는 재무분석을 처음 공부할 때 여러 지표를 배웁니다. 유동성,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 효율성, 활동성 지표 등을 배웁니다. 유동성 지표는 유동자산/유동비율 등 단기 유동성 관련 지표, 수익성은 영업이익률, 매출총이익률 등 이익률 지표, 성장성은 매출액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 성장 관련 지표, 안정성은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관련 지표, 효율성은 ROE, ROA, ROIC 등 자산의 활용도 지표, 활동성은 매출채권회전율, 재고자산회전율 등 자산이 회전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재무를 분석하는 수많은 지표 중 하나로 ROE를 처음 접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중요시하는 지표가 달라집니다. 성장을 중시하면 성장성 지표를 많이 보고, 안정을 중시하면 안정성이나 유동성 지표를 많이 보는 등등입니다. 그 중에 ROE는 단지 회사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일 뿐입니다.
ROE는 단순한 재무분석 지표 중 하나가 아닙니다. ROE는 기업의 퀄리티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이며, 장기간의 투자 성과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기업이 장기간에 걸쳐 주주에게 어떤 성과를 돌려줄 것인가, 기업의 경영진이 '어떤 태도'로 얼마나 일을 '열심히' '잘' 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저 기업은 얼마나 괜찮은 기업이야?"라는 질문에 "앞으로 10년 동안 ROE 20%는 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라는 식으로 대답해버려도 됩니다. 다른 어떤 형태의 답변보다 훨씬 간결하면서도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대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OE의 중요성은 그다지 많이 부각되지 않는 듯 합니다. 제가 업계에 들어와서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쟤는 ROE를 중요하게 보더라."였습니다. 아니 세상에나…… 그건 마치 "쟤는 코로 숨을 쉬더라" 같은 이야기입니다.
2. ROE는 도대체 무엇인가
ROE의 공식은 간단합니다.순이익 / 자기자본입니다. 물론 여기서 어떤 순이익을 쓰느냐 - TTM(Trailing 12 Months), FTM(12MF), 올해전망 등 - 와 어떤 자기자본을 쓰느냐 - 기초, 기말, 평균 등 - 에 따라서 여러 가지 수치가 나올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입니다. 그래서 자기자본이익률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럼 ROE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순이익과 자기자본이라는 두 수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겠지요.
순이익은 뭘까요. 매출액에서 여러 비용과 세금까지 제외한 금액입니다. 올 한 해 사업을 다 하고 세금까지 내고 남긴 이익금입니다.
자기자본은 도대체 뭘까요. 장부가치? 장부가치는 뭔가요? 순자산?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 누군가는 청산가치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대체비용이라고도 합니다. 지금 즉시 기업을 청산했을 때 (자산의 가치가 적절하게 평가되어있다면) 자산을 매각해서 채권자의 몫을 돌려주고 남는 금액이 자기자본이니까 청산가치가 될 수 있겠습니다. 혹은 누군가 이와 유사한 기업을 설립하려고 할 때 (자산의 가치가 적절하게 평가되어있다면) 유사한 수준의 설비를 갖추기 위해 투입해야 할 자본의 크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어렵게 가지 말고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회사가 10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되었습니다. 현금 100억에 자기자본 100억이 있습니다. 1년 간 순이익 10억이 났습니다. 설비는 없고요. 현금 110억에 자기자본 110억입니다. 여기서 기초의 100억, 기말의 110억은 어떤 의미인가요?
네. 투자자의 원금입니다. 100억을 투자해서 10억을 벌었습니다. 이 10억을 어떻게 할까요? 회사에 유보시켜둘 수도 있고 외부로 빼낼 수도 있겠죠. 회사에 유보시킨다면 '다음 해'의 '원금'은 110억이 됩니다. 다음 해 20억을 벌었다면 100억 원금으로 20억을 번 게 아니라 110억 원금으로 20억을 번 거죠.
위의 묘사에서 뭔가 기시감을 느끼지 않으셨나요? 우리 투자자들이 늘상 머리 속에 떠올리는 개념이 바로 이거 아닌가요? 원금 얼마 대비 얼마를 벌었다.
네. 자기자본이익률은 투자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로 그 수치, '수익률'입니다.
투자자는 어딘가에 돈을 넣어뒀다가 돈을 회수하고자 합니다. 사업가도 어딘가에 돈을 넣어뒀다가 돈을 회수합니다. 투자자가 수익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사업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혹은 중요하게 여겨야만 하는 지표가 바로 ROE입니다. 사업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사업을 평가할 때의 핵심 지표도 당연히 ROE가 첫 번째가 되어야 합니다.
3. 이 윤전기는 얼마요
아주 단순하게 바라보자면,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 주식회사는 돈을 찍어내는 기계입니다. 얼마의 돈을 넣어서 얼마의 돈을 효과적으로 잘 찍어내느냐에 따라 윤전기의 가치가 달라지겠지요. 돈을 찍어내는 능력이 바로 ROE입니다.
투자자는 돈을 찍어내는 능력에 따라서 윤전기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윤전기를 사올 수 있습니다. 성능이 좋은 윤전기에는 높은 프리미엄을, 성능이 떨어지는 윤전기에는 낮을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합니다.
얼마의 ROE에 얼마의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게 적당할까요?
평균적인 ROE를 내는 기업에는 평균적인 프리미엄을 지불해야겠지요. 장부가치라는 게 경제적 효용을 적절히 평가하고 있다면, 평균적인 ROE를 내는 회사는 장부가치 대비 프리미엄 혹은 디스카운트가 없어야 정당합니다. 즉, 평균적인 ROE를 내는 기업의 PBR은 1이 적당합니다.
그럼 논의를 좀 더 확장해서, 평균 이상의 ROE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기업이라면 어떨까요? 시간이 지나면 경쟁이 심해지면서 ROE는 평균으로 회귀하게 되겠죠. 평균 회귀를 막아주는 힘이 강할수록 높은 ROE의 지속기간은 길어질 것입니다. 이 기간이 길수록 기업의 PBR은 1보다 더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평균 미만의 ROE를 내는 회사라면 어떨까요? 이 또한 평균회귀가 언제 작동하여 평균 수준의 ROE로 복귀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구조적으로 낮은 ROE를 장기간 내는 회사가 ROE를 레벨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시적인 요인으로 잠깐 상승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만, 대체로 원래의 부진한 ROE로 회귀하곤 합니다. 저수익 사업부를 잘라내는 등 말그대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위 두 번째 사례로 든 기업이 그걸 표방해왔고, 일단 9%까지 레벨업하긴 했습니다. 하..)
기업분석의 귀결점은 '회사가 얼마나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 '그 경쟁력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버핏이 이야기하는 '경제적 해자'가 바로 이 내용입니다. 경제적 해자에는 깊이와 폭이 있죠. 해자의 깊이가 바로 지속가능한 높은 ROE이고, 폭이 바로 그 ROE의 지속가능기간입니다.
다시 말해, 지속가능한 ROE와 지속가능기간 N이라는 두 변수가 있다면 기업의 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를 간략히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PBR = ( (1 + ROE) / (1 + r) ) ^ N
여기서 r은 할인율입니다.
(RIM이라는 가치평가 공식을 간략화한 버전입니다. 자기자본이 청산가치와 일치하고, 배당이 없고, 재투자된 자산을 포함하여 ROE가 계속 유지되다가 N 시점 이후에는 ROE가 r과 동일해집니다. 혹은 청산하거나.)
수식이 나오면 머리가 지끈거릴 테니,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2x2 매트릭스로 풀어보겠습니다.
지속가능한 ROE와 지속가능기간 N
할인율 10%를 가정했을 때의 지속가능 ROE와 지속가능기간 N에 따른 적정 PBR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ROE 10% 행에서는 지속가능기간이 얼마든 간에 적정 PBR이 1인 게 보이시나요? 평균 수준(할인율)의 ROE를 내는 기업이라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가치는 그대로입니다. (엄밀히 말씀드리자면, 할인율만큼 늘어납니다. 평균 대비 초과수익, 즉 경제적 부가가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ROE가 15%이고 지속가능기간이 7년이면 적정 PBR은 1.37입니다. ROE 20%에 지속가능기간 10년이면 적정 PBR은 2.39입니다. 대충 이 정도 부근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분포해있을 겁니다.
ROE가 5%면 어떤가요?일단 적정 PBR은 1 미만입니다.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더 흥미로운 건, 지속가능기간이 길어질수록 적정 PBR은 감소합니다. 가치 파괴 경영을 오래 하면 할수록 가치가 파괴된다는, 대단히 직관적인 결론입니다만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참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현실이지요. 극단적으로, ROE 5%가 50년간 유지된다 가정할 경우 적정 가치는 장부가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반대쪽 극단으로 가볼까요? ROE 40%가 50년간 유지되면요? 이 기업의 가치는 현재 장부가의 17만 2천 배입니다. 하하. 혹자는 PBR을 '장부가 따위에나 신경쓰는 고루한 방법론'이라고 폄하합니다만.. 가치평가를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리고 PBR은 애초에 '방법론'도 아니고요. '평가지표'일 뿐입니다.)
물론 저 시트의 값대로 주가가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저 범위를 훌쩍 벗어난 주식들도 많고요. 가치평가의 마법공식같은 건 없습니다. 애초에 가치평가는 마법이 아니거든요. 평가결과대로 주가가 흘러간다면 평가방법론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여기서 보여드린 공식과 시트는 ROE가 얼마나 중요한가, 그리고 ROE와 지속가능기간이라는 두 변수가 가치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를 도식화하여 보여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가치평가와 주가변동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좀 더 재밌게 활용하자면, R을 기준으로 식을 재배치하여, 현재의 PBR에 내재된 '장기 기대수익률'을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또한 이 글의 범위를 넘어가니까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유튜브 영상에서 간략히 소개한 바 있습니다.
4. 추가할 이야기
ROE에는 주주 중시 성향도 드러나고, 역량이 장부에 귀속되지 않는 경우에도 어느 정도 가치를 추정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계도 있습니다.
우선 ROE를 분해해봅시다.
'ROE = 순이익/자기자본'이니까
'= 순이익/매출액 x 매출액/총자산 x 총자산/자기자본'으로 풀어 쓸 수 있습니다.
즉, '이익률 x 회전율 x 레버리지비율'이죠.
이익률이 높으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많이 판다는 거고, 회전율이 높으면 무언가를 많이 판다는 뜻이죠. 이 두 항목이 높아서 ROE가 높은 건 좋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항목인 레버리지비율이 높아서 ROE가 높아지면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부채를 많이 끌어 쓰면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금리 인상에도 취약해지고요. ('재무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레버리지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니 배척할 필요는 없지만, 앞의 두 요소와는 성격이 다르니 구분할 필요는 있습니다. 부채비율을 추가로 확인하는 것도 좋은데, ROA를 함께 보는 것도 좋습니다. ROA는 재무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이익률과 회전율만 보는 지표니까요. ROA가 높으면서 ROE도 높은 회사는 레버리지의 도움 없이 좋은 성능을 내고 있는 윤전기라고 보셔도 됩니다. (대충 ROE 15% 이상이면 좋은 회사, ROA 10% 이상이면서 그 ROE를 내고 있으면 상당히 좋은 회사라고 봅니다.)
혹자는 ROE보다 ROIC가 더 중요하다고도 합니다. 회사가 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 보려면 ROIC가 더 적합한 지표입니다. 앞서 보았듯이 ROE에는 재무구조(레버리지비율)가 반영되어있거든요. 이건 사업 자체의 효율성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습니다. 따라서 영업에 투하된 자산(IC)만을 기준으로 얻은 이익(엄밀히는 세후영업이익(NOPLAT))을 평가하는 게 이론적으로는 더 적절합니다.
그런데, 이미 위 설명에서도 드러나지만, 좀 빡빡한 감이 느껴집니다. 영업에 투하된 자산이 얼마만큼인지는 어떻게 알 것이며, 세후영업이익은 또 뭡니까. 하하.
ROIC는 기업에 깊숙히 들어가서 가치를 평가하는 컨설턴트, PEF, IB 들이 사용하기에 좋은 지표입니다. 기업의 외부에서 공시된 재무제표만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주식투자자에게는 좀 무거운 지표입니다.
워런 버핏은 ROIC를 중요시하지만, 그 분은 회사를 지배하면서 IC(Invested Capital) 이외의 자산, 즉 잉여자산을 회사 외부로 빼낼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럴 수 없으니, 그냥 ROE를 보는 게 낫습니다.
또 조심해야 할 건 뭐가 있을까요. 일시적으로 이익이 증가하여 ROE가 높아진 경우에 속으면 안 되겠죠. 일회성 이슈가 있는 경우, 혹은 사이클 기업이 업사이클에 들어간 경우 등이 있을 텐데요. 앞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회사가 '미래에' '장기간' 지속가능한 ROE 레벨이 어디인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단순히 '올해 ROE 높은 회사 사면 됩니다'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사례인 애플을 빼먹을 수 없겠네요. 애플은 넘쳐나는 현금흐름으로 자사주를 사서 없애버리고 있습니다. 자기자본이 계속 줄어드는 와중에 이익은 성장하고 있으니, ROE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ROE가 세 자릿수까지 치솟아버렸습니다. 여기에 대한 해석은 분분합니다. 비판적인 쪽은 분모를 낮춰서 높인 ROE이기 때문에 회사의 '진성' 사업 역량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ROE는 투자 원금 대비 이익이라는 개념이 훼손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진성'이 도대체 무엇인가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 버핏은 '가만히만 있어도 애플이 버는 이익 중 우리의 몫이 늘어납니다'라면서 좋아합니다. ㅎㅎ
늙어가는 ROE. 사실 이게 우리가 실무적으로 가장 조심해야 할 상황입니다. 기업이 사업 역량이 대단히 훼손되지 않았더라도, 기업에 유보된 잉여자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ROE는 점차 줄어듭니다. 사이클 기업이 한동안 다운사이클을 보내다가 업사이클에 접어들었을 때, 어떤 기업은 과거만큼, 혹은 그 이상의 ROE를 뿜는 반면, 어떤 기업은 절대 이익의 크기는 과거 이상으로 늘어났음에도 ROE가 영 과거보다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회사가 과도한 잉여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과거만큼 회사를 효율적으로 경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이런 식으로 군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에 기대할 수 있는 장기 ROE는 낮춰잡아야 할 것이고, 기업에 줄 수 있는 프리미엄도 그만큼 떨어지겠지요. 만약 성장률만 바라보는 투자자라면, 이런 기업에 투자했다가 좀처럼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주가를 보며 당황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는 당황하지 맙시다! ^^
그럼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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