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일주일 전 정도에 전역했습니다.2015.08.07 AM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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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정도에 전역했습니다.

공군이여서 딱 2년.
군대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3개월 쉬다가 거친 파도 같은 사회에 나가기 전에 2년 군대에서 쉬다 오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갔는데.
더 피폐해진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제가 자대배치를 받았을 때 나이 어린 선임들이 대부분이여서 내가 막내니깐 젊게 행동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살고
아 어쩔 수 없구나 하면서 사적인 심부름과 레스링, 맞기도 했었습니다.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동기, 맞후임, 맞선임 없었으면 아마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제가 이병일 때 병장들은 일 안 하는 시대였는데
김 일병 사건 일어나고 선진병영이라는 것 때문에 기훈단에서도 제대로 군기도 없고 군대 편히 놀려고 들어 온 후임들 덕분에 병장 되서까지도 꽤 일했습니다.
폭력 없이 후임의 잘못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후임들이랑 좀 많이 했는데, 그 것 때문에 설문지에 이름 적힌 적도 있습니다.
공군 헌병이여서 매일 밤 자다가 일어나 근무를 서고 가만히 4시간 이상 서 있었고
다른 사람이 근무를 잘못 섰는데 비번시간에 다른 전우랑 빨간 페인트로 소화전 칠하고 있던 저도 같이 연대책임으로 휴가 제한된 적도 있습니다.
매달 17만원(병장 기준) 받으면서 살기 힘들었습니다.
게임이나 책 사고 싶은 거 살려고 B.X도 안 가고
버티고 버텼습니다.
결국엔 17만원으로 사고 싶은 거 다 못 사고 놓치고
일본대학 친구들은 200만원 벌 때 17만원 받아서 쪼개서 아이스크림 사서 냉동고에 넣어놓으면 700만원 버는 간부놈이 쳐먹었습니다.
그러면서 밖에선 돈에 쪼잔하게 안 살았는데 돈에 쪼잔하게 구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왜 내가 시급 300원밖에 안 되는 존재가 되었는지 나는 쓰레기인가 암울해졌습니다.

내 자신을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간부)이 너는 어떻게 살래?라고 해서
일본어랑 프로그래밍, 그림 조금 그린다고 하니
(일본에서 고등학교 나오고 일본애들이랑 같이 일본 수능 봐서 대학 들어갔는데)
일본어랑 컴퓨터는 요즘애들 다 할 줄 아는 거고 라면서
9급 공무원 붙은 것도 아닌 자식 자랑하면서 남 깔보지를 않나
어린 94년생 하사가 너 어떻게 밖에서 돈 벌거냐? 건방진 *끼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단체 생활하면서 남 뒷치닥거리하느라 힘들었습니다.
화장실 대변기 똥 싸고 안 내리고
먹은 거 안 치우고
고등학교 3년 한국사람들이랑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지긋지긋하다고 느꼈던 저였지만
2년 더 애기들이랑 살면서 암 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솔직히 군대에서 배운 건 없습니다.
다 잃었습니다.
건강, 자신감, 꿈, 애국심 등등


하지만 다 끝입니다.
전역했습니다.
이기적인 단체생활도
다 끝입니다.
일도 제대로 안 하면서 내가 낸 세금으로 사는 간부들의 헐뜯는 소리도
다 끝입니다.
2년 자기계발 한다고 간 공군이였지만 결국엔 자기 계발보단 사역이나 하고 아무때나 일어나서 가만히 서있는 허수아비도 끝입니다.
군대를 안 갔다고 여권 연장 안 해줬지만 더 이상 그런 걱정 없어 다행입니다.

한국에서의 강제적인 삶
끝입니다.

일본으로 다시 가서 천천히 취직 준비나 하겠습니다.
댓글 : 38 개
길게 말은 못하겠습니다만 진짜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쭉 읽어봤는데 깊이 공감합니다

득이 없어요
실밖에 없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군생활할때도 병장때 일했는데 군생활은 도대체 누가 빠진건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2ch 번역글 올리셨을떄 즐겨찾기해두고 자주찾아왔었는데.. 휴가나오셨을떄 글올라온것도 보고..

힘내세요.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전역한지 얼마 안됬는데 반갑네요 ㅋㅋㅋ

공군도 ㅄ간부는 존재하네요

전 제 직속간부 대부분이 정상인에 개념인이래서 정말 편한 군생활을 한거 같네요..

그 아이스크림 훔쳐먹은 놈은 직급 별로 안높은 얘죠?? 직급 높은 얘들은 또라이라도 그런 저질스러운 짓은 보통 안하는데..

하튼 군대는 부대마다 환경 다르고 그 환경속에서 선임 잘만날 확률이 너무 극악이래서 ㅋㅋㅋ

저도 간부운은 좋았는데 선임운은 별로 없었네요

그래도 책 많이 읽고 나온것만으로도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전역했습니다 ㅎㅎ
그런데 여자하사 성희롱해서 우리소대 온 준위입니다.
아 70만원으로 잘못봤네요 700만원이면 ㅋㅋㅋㅋ
준위도 똥준위가 생각보다 많아서 힘들죠.. 원사는 꼰대가 많아도 뭐 뺐어먹거나 그러지는 않는데
고생하셨어요ㅠㅜ
감사합니다. ㅠㅠ
탈조센 축하드립니다.
넵 감사합니다.
공군 621기의 정!ㅋㅋ

전 재밌었습니다~~~ 국방부여서 육군후임이 먼저 전역!ㅋㅋ
재밌었으면 다행이십니다. ㅋ
  • SFGFG
  • 2015/08/07 AM 12:59
아 전역하셨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잃어버린 건강 멘탈 주변 사람 관계, 모두 다 잘 회복하시길...

(다 잘되실 겁니다 ^^)
감사합니다. ^^
지옥불반도 탈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 전부 잘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저도 공군 갔다왔고, 2년 4개월이었죠.
님과 비슷하게 노는 고참들과 머리에 나사가 풀린 간부들을 만났지요.
그리고 자신은 병장 되서도 일만 하느라 바빴고.. 특히 병장때 검열에 걸려서 밤도 여러 날 샜던..

얻는거,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있을 수도 있죠.
그 안 좋은 상황과 머저리들 사이에서 해낸 일들이 나중에 살아가면서 힘이 되기도 해요.
그리고 내가 고참이 되었을 때.. 나는 나의 고참들처럼 하지 않았고, 그건 나 자신을 믿는 증거로서 계속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 생활 하면서-
그게 일본이라도 말이죠, 안 좋은 상황은 늘상 오게 되어 있어요.
그럴 때 힘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잘 새겨듣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722기로 전역했는데 본문이 아주 공감되네요... 진짜 인간군상들에 별의 별 인간들을 다 만나서 이 나라에 정이 다 떨어졌죠... 앞으로 천천히 쉬시고 취업 잘되길 기원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그래도 몸 성히 나온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몸 하나 다친 곳 없어서 진짜 다행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난 군생활 빡셌지만 재미도 있고 좋았는데 이런글보면 약간 느낌이 이상하네여
물론 다시 가라그러면 안감 ㅋㅋ
뭐 사람마다 다르니깐요. ㅋ
저는 05군번이고 님이 적은것보다 더 심하면심했지 덜하지 않은 좆같은 군대였습니다.
저때는 선진병영 이딴건 없었어도 어차피 병사수가 없어서 근무는 말년휴가 전날까지 서고
심지어 전역 전날에는 위병소 사열대 도색까지 하면서 전역했습니다.
간부들의 좆같음?
대대밖에 안되는 부대인데 육사출신 인사과장이 같은 육사출신의 연대장에게 잘보이겠다고
군기잡는다는 명목으로 병사들 이간질을 시켜서 영창을 매달 1~2명씩 꼬박꼬박 보내질 않나 별 그지같은경우 다봤습니다.
사람이 없는이유가 대대급이라 신병 안주기도 했지만 저 미친 인사과장놈이 매달 병사들을 영창보내니 이건뭐 부대가 안돌아가는수준이라 처음에는 일잘한다고 생각하던 대대장이 인사과장에게 지랄했더니 인사과장놈이 연대장에게 비육사출신은 이래서 안된다는식으로 꼰지르고 개지랄을 하덥니다.
(운전병 출신이라 인사과장이 저러는 얘기를 직접들었는데 더 황당한건 간부라는놈들은 병사가 사람으로 안보이나봅니다. 옆에 병사가 뻔히 듣고있는데 중위밖에 안되는 인사과장놈이 자기 지휘관을 욕하고있으니...)

암튼 별의별 좆같은경우 다봤는데 군대에서 아무것도 배울게 없다는건 동의하기 힘드네요.
전 그런 거지같은경우를 군대에서 보다보니 친하게지내야할사람 완전 적으로 돌리고 반쯤 죽여놔야하는 사람을 구분할수 있었고 그전까지는 정치적개념도 없이 그냥 친하게친하게 적당히 지내자 주의였는데
근본이 썩은놈은 뭔짓을해도 인간성 못고친다는것도 배웠고
이렇게 취업하기 좆같은 현실에서도 군대에서 별별걸 다 경험하고 나니 사실 취업준비가 군생활보다 쉬웠고
생각보다 취업도 쉽게 됐네요.

군대가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는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그렇게 생각하면 진짜 2년이 아까운겁니다.
잘생각해보면 거기서 뽑아먹을게 많이 있습니다.
뭐 외국에서 생활하더라도 사람사는곳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지라
군대에서의 경험을 무시하지말고 잘이용해보세요.
군대가 좆같았던게 저 인사과장 한놈때문이 아니라 저놈이 대표적이었고 저놈급으로 미친 간부들이 3명은 있었습니다.
각기 분야에서 미친짓은 다하고 다니고
당연하지만 병사들중에도 선임은 선임대로 ㅄ이 있었고 후임은 후임대로 ㅄ이 있고.
근데 그와중에도 진짜 존경할만한 군인다운 간부에
정말 뭐 이런 천사같은 선임이 있을까. 그 선임이 잘해주니까 기어오르는 후임놈들 몇몇 있었는데
그놈들 모아놓고 폭력빼고는 쌍욕하면서 2시간정도 갈군적도 있었는데
아마 요즘같았으면 저도 영창갔을거 같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군대에서의 경험을 무시하지말고 잘 이용해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약 3달 전에 해군 제대했습니다..
여러모로 공감이 가는 얘기가 많아서 제가 쓴 글인가 착각이 들 정도네요...
저는 요즘 알바 하는중인데 여기에도 군대에서 겪었던 못된 사람의 똑같은 특징들이 보여서
많이 힘에 부치네요,
1.자기일 포함해서 뭐든지 저한테 다 시켜먹으려는 사람 (군대에선 선임 중 하나),
2.제가 다음날 휴무면 다음날 일까지 그 날 다 하게 만드는 사람 (군대에선 같이 근무한 간부 중 하나),
3.제 퇴근 시간에 맞춰서 일 더 만들어서 추가 수당이 있는것도 아닌데 제 시간에 퇴근 못하게 만드는 사람
(군대에선 제 담당 간부),
4.자기는 업체 과장이면서 책임은 알바인 저에게 다 떠넘기는 사람
(군대에서 전 보급병이었는데 제 담당간부는 병들에게 다 물건 손망실 책임전가 했었어요..)
진짜 군대에서 봤던 엿같은 사람들이 또 보이니까 참 많이 힘드네요,
저는 내년에 복학하려고 돈 모으는 중이라 진짜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데 힘든건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저도 저를 위해서 버텨보려고 합니다. 적어도 이 나쁜놈들보다는 잘 살아보려구요
S.I.F.님도 앞으로도 힘내시고 잘되시기를 바랍니다. ^^
레알시티님 감사합니다. ^^
휴가 갔다오니 전역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언제나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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