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소한일상] (스압)(일상 주의) 대학 동기(여) 이야기.txt2017.06.25 AM 03:14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아까 어디선가 봤던 체중 감량 이야기가 생각나서 써봄.


별 내용도 없고

감동도,

유머도,

기억에 남는 부분도 없는 글임.


야심한 밤에 시간 때울 거 없나 했는데

클릭해보니 텍스트라서 짜증나면

그냥 백 스페이스 추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부터 눈에 띄던 녀석(A)이었음.

나이는 한 살 어리지만 빠른이라던 녀석인데,

왜 그리 눈에 띄었냐면 사이즈가 트리플 엑스 라지 정도 되는 녀석이었음.

나야 체중 재는 걸 본 적은 없지만 지 말로는 120kg 정도 된다고 했음.


본인 말로는 원래 운동쪽으로 가려다가 다쳐서 한약을 먹게 됐는데

그 후로 쪘다고 했음.


애초에 이뻤어서 고등학교 때 나름 인기 많았다고 했는데

개소리 말라고 했음.


암튼 그래서(?) 지도 그렇고 주변 반응도 그렇고

뭐랄까 무슨 보이지 않는 경계선 같은게 주변에 있는 상태 였음.


나도 다가가지 않을 테니 너도 접근하지 말라.

뭐 그런.


위에 개소리 말라고는 했지만 몇 번 보다 보니까

원판 자체가 되게 이쁘긴 이쁜 애임.


그런 애가 친구도 없이 혼자 다니는게 안타깝길래

그냥 막 들이대서 무작정 친해졌음.


(*참고.

사실 내가 원래 그냥 아무나 막 친해짐.

그래서 잃은게 더 많지만(이용해먹고 버림받는다던가 그런)

천성이 이래놔서 이게 바뀌지가 않음.)


암튼 그래서 A랑은 쫌 많이 친하게 지냈는데

그렇게 지내면서 얘도 슬슬 바뀌어서 친구들도 많아짐.


그 때쯤

군대 가기 전 까지 아끼던 말을 뱉고 군대 갔음.


너 이러다가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

죽을 때 죽더라도 남자 하나는 만나보고 죽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상태인데 누가 만나주겠냐.

마음 단디 먹고 쫌 빼자.

나도 좀 뺄테니까.


그러고 입대 했는데

첫 휴가 나와서 얘를 찾아보니까 없음.


동기들 말로는 느닷없이 휴학 했다고 함.

당시엔 휴대폰 쓰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던 시절이었음.

시티폰 시절은 아니지만.

그래서 동기들도 나도 연락할 방법이 딱히 없던 시절이라 잊고 지냄.


그리고 전역.


헐?

작년에 A 복학했다고 했는데 난 못 봄.


선배 선배 하던,

신입생인줄 알았던 애가 야 임마! 하기 전 까진.


(* 아 여기서 참고 하나 더.

난 사람들 얼굴, 목소리, 이름 잘 기억 못 함.

특히 헤어 스타일 많이 바뀌면 정말 못 알아봄.

졸업과 동시에 선배 추천으로 영업하러 갔었는데 위 이유로 짤림.)


한 1년 반 정도

술/담배 전부 다 끊고

미칠듯한 식단 조절, 요단강이 보일 정도의 운동,

몸이 기억할 정도의 규칙적인 생활로 만들어낸 쾌거였음.


직접 경험해본 사람이 있을런진 모르겠지만

120kg짜리 사람이 50kg이 되면 그냥 다른 사람임.

처음 보는 사람임 진짜.


기본이 힙합 바지나 트레이닝복이었던 애가

미니 스커트에 하이힐, 타이트한 블라우스가 딱 맞는 상태로 나타나면

예전 모습이랑 매치 자체가 불가능함.


근데 예전처럼 친해지진 못 하고 거리를 둘 수 밖에 없었던 건


뭐 뻔하겠지만

그 상태가 되니 위에도 적었던 이유(원판 자체가 이쁨)로

들이대는 남자가 끊이지 않음.


실제로 각 학년 별로 하나씩,

인접 학과들 몇명이 끊임없이 추근댔을 정도니까.


MSG를 좀 과도하게 치면

학교를 동서남북으로 나눠서


북쪽엔 중국어학과 치파오의 긴생머리.

동쪽엔 항공학과 고소영한테도 안 꿀림.

서쪽엔 화학과 시골에서 캐낸 보석.

남쪽엔 의상디자인학과 A.

가 있었을 정도.

아 이건 암만 MSG지만 쫌 심하긴 한데


어쨌거나


그러다가 남자 하나를 만났는데..


이색기가 잘생기긴 했는데 좀 쓰레기였음.

만나는 애 따로 있고, 노는 애 따로 있고, 놀러다니는 애 따로 있는.


알고 보니 A는 그놈한테 그냥 노는 애들 중에 하나였을 뿐임.

그 이유로 싸우고 차임.


20여년간 다가오는 사람 없이 지내다가

겨우 만난 연인인가 싶던 남자한테 차이고


얼마 후에 고향(서울)에서 또 다른 남자를 만났다고는 들었는데

이색기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들이대던 놈이 원나잇이었음.


그 이후로 A가 좀 심하게 망가졌음.

A가 졸업할 때쯤 90kg언저리.


그리고 1년 뒤에 나도 졸업.


이후에 동창들끼리 한 번 모인적이 있었는데

50kg때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웃으면서 반지 자랑함.


그 이후로 10년쯤 지난 것 같은데

지금은 서로들 연락도 끊기고 해서 궁금하긴 함.


잘 살고 있겠지 뭐.


젠장,

내 여자도 아니었는데 왜케 아쉽지.

 

 

댓글 : 4 개
그래도 사람하나 살렸네요 ㄷ ㄷ 님을 평생 고마워 하면서 살듯
저야 그냥 말로 끝냈지만 실제로 노력을 한 건 자신이니까요!
무서운 요요네요... 한명나갔다가 다시들어오다니...
찔 때는 그냥 막 찌는 체질이었네요!
저도 그렇지만.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