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tc ..] 답답깝깝한 근황 썰.txt2014.10.08 PM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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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관심 없으실 최근 근황이나 풀어볼까 해서 점심시간 후의 여가시간을 쪼개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그냥 최근 이렇게 지냈다~ 하고 푸념 겸 근황을 털어놓고 싶어서요ㅎㅎ

발단은 추석이었습니다.
집은 경기도 용인, 할아버지댁은 경기도 평택이다보니 사실 자주 찾아뵙고 있기에 추석이라고
특별히 무슨 대단한 일이 있으리라곤 생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추석은 그렇지가 않았네요..

시집간 동생이 시댁을 들려 추석 당일 저녁에 평택으로 찾아왔습니다.
저에게는 조카인 동생의 딸이 함께 왔는데, 이때부터 할아버지 심기가 안좋으십니다.
안그래도 평소에 '넌 장가 언제가냐~'하시며 한소리 하시기는 했는데 동생이 딸을 데리고 오니
평소 한소리 하시던 말씀이 몇배로 증폭이 되셔서는..;;

할아버지야 워낙에 감정표현이 많은분이 아니신지라 조금 이러다 마시겠지 했는데,
주방에 계시던 할머니가 일을 다보셨는지 거실로 오셔서는 제 앞에 앉아 잠시 얘기를 하시다가
정말 당장 무릎이라도 꿇어야 할 것 처럼 펑~펑~ 우시는겁니다;;

'아.. 진짜 불효자식이라는게 다른게 아니구나. 내가 불효자식이었구나..' 싶더라구요;;
물론 요즘 사회 전반적으로 보자면 저는 늦기는 커녕 아직 결혼 적령기라는 말도 부끄러운 나이 32살 입니다만,
저희 친가쪽이 다들 워낙 빨리하는 분위기인지라, 제 항렬의 친족 형제들은 모두 결혼해서 아이가 한둘씩 다들 있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효도를 위한 결혼'을 하려는것만은 아닙니다.
저도 평소 '이제 슬슬 결혼하고싶다'하던 차에 이러니 한가지 결심이 서게 됩니다.

결.혼.정.보.업.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바로 듀X에 상담신청 예약을 하고 찾아갔습니다.
이래저래 상담해보니 인터넷에서 유머 비슷하게 올라오던 내용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뭐 사람을 등급매겨서 조건만 보고 팔아치우듯 한다던가, 부자이거나 '사'자 직업군 아니면 등급외라거나..)

당일 바로 가입해버렸습니다.
최소한 지금까지의 소개팅 상대와 다르게 상대방도 '결혼'에 대해 인식하고 나오는 자리이니만큼
지금까지의 소개팅에서 불만이었던 문제는 없겠지요.

일단 연애와 결혼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차차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가졌으나, 이어서 다른쪽에 또 일이 생깁니다.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며 제 생일이기도 합니다.
중2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모여 노는 친구들 그룹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남자는 저를 빼고 다들 장가가서 아이도 하나씩 다들 있지요. 이 멤버중 한 친구가 평소에 좀
툭툭 말을 뱉고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17년을 봤으니 어지간하면 그냥 흘려버리는데..

마카오톡 단체톡방에서 가벼운 농으로 이어지던 분위기에서 이친구가 사소한 농에 발끈하면서
'넌 여자나 잘 만나라. 만날땐 세상 다 줄것처럼 굴다가 헤어지면 말 바꾸지 말고.' 라는 얘기를 툭 뱉더군요.
.. 그럼 만날땐 '너랑 난 어차피 언젠간 끝날 사이야. 하다가 헤어지면 정말 좋은 여자였어.' 이러라는건지;;
제가 매우 힘든 상황에서 창피한 눈물까지 보여가며 털어놓은 고민을 이런식으로 공격하는데 쓸 줄은
몰랐기에 굉장히 화가 많이 났습니다.

뭐 이친구와는 그 이후로 아직 불편하네요. 마카오톡 단톡방도 그냥 나왔습니다.
같이 고민해주고 의견을 주리라 믿어 고민을 털어놨더니 이런식으로 나오다니 흐으....

해당 그룹에서 저 말고도 한명 더 10월 초에 생일인 친구가 있어서, 생일파티 겸 10월 3일 개천절에 모이기로
했었는데, 안나갈까 하다가 다른 친구들까지 불편해질까 싶어 그냥 나갔습니다.

뭐 술에 잔뜩 취해서 (태도가 좀 대충대충이긴 하였으나) 사과를 하길래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까 했습니다만,
또다른 문제가 연이어서 나타나더군요.

이 친구 말도 툭툭 뱉는데 술취하면 사람을 툭툭 건드립니다. 그게 취기가 더해질수록 강도가 장난인 수준을
넘겨서 퍽 또는 찰싹 소리가 날정도가 되더군요.

생일 축하해준다고 온 또다른 친구를 툭툭 건드리더니 3차 자리가 끝나고 자리를 옮기는 중에 장난이랍시고
목부근을 촬쏵!! 할 정도로 때리더군요;; 맞은 친구는 당연히 어이없고 화나죠;;

뭐 우리가 지를 무서워해서 맞고 가만히 있는것도 아니고, 사회생활 할만큼 한녀석이 이러는게 납득이 안되더군요;;

맞은 친구는 당연히 화를 냈는데 이 친구도 참 순딩이라 자기가 맞고 화내도 당연한 상황임에도 또 목소리 한번
크게 내고는 소리질러서 미안하다고 서로 조심하자면서 악수를 청하더랍니다.

.. 진짜 황당한건 이제부터.

자기가 잘못하고, 상대방이 오히려 악수를 청하는데 손 슬쩍 잡더니 툭 하고 털듯이 밀쳐버립니다.
자기한테 소리지른게 기분 나쁘다고 집에 가겠다네요.

저 여기서 폭발할뻔 한걸 나머지 애들이 말려서 겨우 참았습니다.
사건의 트러블메이커는 그냥 그렇게 가버리고, 전 남은 친구들한테 계속 얘기했죠.

니들이 자꾸 '쟤는 원래 저런애니까'하고 웃고 넘기려고 하니까 안고쳐지는거다.
너희는 저게 이해하고 넘길 수준인지 몰라도, 난 옳고 그름의 문제에서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
저 친구 저 버릇 고치라고 나 혼자 백날 떠들어봐야 소용이 없으니 너희돌도 같이 얘기해라.
저런 행동 안고쳐지면 내가 이 모임에서 빠지겠다.

.. 아 진짜 답없네요;; 나머지 친구들 내가 모임에서 빠진다는 얘기를 그렇게 쉽게하냐고 서운하다느니..
와.. 이 모임에는 나만 꼬장꼬장한 사람이고 다들 보살만 모여있는건지..

깝깝하고 답답해서 한동안 아예 관련 생각 자체를 안하려고 노력하며 업무에만 집중했습니다.
한가한 시간만 생기면 짜증나고 답답해져서요;;

뭐 추석 이후부터 오늘까지 이런식으로 지냈습니다.

결혼정보업체에서 프로필을 계속 보내주고 있어서 조만간 만남을 한번 가질 예정이고,
친구 문제는 아직 딱히 해결점이 보이질 않네요.

이래저래 복잡한 심경속에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아무도 관심 없으셨을 제 근황얘기는 요렇게 끄읏~ 입니다.
댓글 : 6 개
젋을적에는 친구라면 다 이해해주는 거리낌없는 사이 아니가!! 라고 생각했던게
나이가 들수록 소중한 친구이기에 더 조심스럽게 대해야하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가 뭐 잘못 하는지 모르는 넘들은 똑같이 해주면 됩니다.
똑같이 그놈한테만 툭툭 내뱉고 자꾸 툭툭 치면 똑같이 툭툭 치면됩니다.
뭐라고 하면 니는 되는데 왜 나는 안되냐고 하면 됨.
원래 자기 엉덩이에 묻은 응가는 자기가 못보거든요.
살다보니... 나이먹다보니... 어릴때처럼 무조건적인 친구도 사실 잘 없더라구요...
오히려 나이 좀 먹고 사회에서 만난 친구가 더 애틋할 때도 있고....
아무리 허물없고 가식없는 학창시절 친구라지만 세월앞에서는 내가 변해버린만큼 그 친구도 변해있더라구요.

요즘은 우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그런 친구들한테 더 마음이 갑니다.
그런데 어떤 사소한 농을 먼저 치셨는진 몰라도 그 친구는 그게 기분이 나빴을수도 있어요.
사소한 농이냐 큰 농이냐는 사람간에 기준이 다를수가 있으니까...
제가 했던 얘기를 정확하게 적어보자면, 생후 8개월정도 된 애기가 있는 친구인데, 가족사진을 찍어서 올렸길래 "XX이가 아직 사진찍는걸 몰라서 시선이 어색하다' 라고 한 말에 저렇게 돌아왔네요.
사소한거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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