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존 카니 비긴 어게인 시사회 감상2014.08.13 PM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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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파운틴 문화콘텐츠 웹진의 시사회 협조를 받아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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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의 성수기 극장가가 유독 싱거웠던 것은, 모범적으로 공식에 맞춰 웃기려는 <군도>와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앞세워 각본'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낸 <명량>이 기대했던 바 보다 못미쳤던 점도 있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좋은 영화를 만든 실뱅 쇼메의 첫 극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이나 마블의 새로운 영화인 너무나도 반가운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그다지 큰 반응을 못끌어낸 점도 있을 것이다. <해적>같은 작품도 나름대로 한국 오락 영화의 계보를 이을만한 훌륭한 코메디 블록버스터였으나, 현 시점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고 이끌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 미적지근한 여름 극장가에 달콤한 음료같은 영화 <비긴 어게인>은 너무나도 반가웠다. 전작 <원스>가 음악영화로서 돋보이는 영화로 자리매김 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었는데, 그 감독의 신작인 이 작품이 어떨지는 당연지사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다.


 처음 눈에 띄는 건 단연 캐스팅. 전작의 영화판에선 낯선 배우들이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선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가 주연을 맡고, 마룬 5의 보컬인 애덤 리바인도 출연하며, 반가운 얼굴로 마크 러팔로의 아내로 등장하는 캐서린 키너와 미국의 가수 씨-로 그린도 출연했다. 생각외로 노래를 잘 하던 키이라 나이틀리의 모습에 <오만과 편견>이나 <어톤먼트> <안나 카레니나> (공교롭게도 셋 다 조 라이트의 작품이다.) <데인저러스 메소드>같은 영화들에서 보던 것과 달라 놀랐고, 아직 이런 활기넘치는 역할도 잘 소화할 수 있어서 또 한번 놀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노래실력을 묻어버릴만한 '나는 가수다'를 보여준 애덤 리바인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포인트였고 말이다. 극중 그의 단독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극장에서 마룬5의 음악을 듣는 것 같아서 꽤나 새로웠다.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감독의 전작 <원스>와는 전혀 노선이 다르다. 음악 영화의 형식을 취한다는 것만 같을 뿐, 그 분위기와 특유의 현실적인 모습보다는, 음악적 활동이 주는 에너지와 그들 인생에 끼치는 긍정적 에너지/영향 그리고 맞물리는 개인의 인생이 다시 '비긴 어게인'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다 보니 아무래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제목이 스포일러인 영화의 대목에 합류할 수도 있겠다. 그 영화들 목록을 나열하면 그것도 나름 스포일러가 될 지 모르니 궁금하다면 찾아보길 바란다.) 혹시나 <원스>의 느낌 그대로가 너무 좋다는 사람은 이 영화가 좀 안맞을 수도 있겠으나, 전체적으로 못 만든 영화는 아니다. 사실 사운드트랙 만으로도 꽤 훌륭해서, 감흥이 있는 편인데, 너무 쌩뚱맞게 끌어오는 것은 아닌가 싶으나 극중에서 마크 러팔로가 작곡을 하는 방식이 <업스트림 컬러>의 콜렉터가 하던 작곡법이나, <어둠속의 댄서>의 사운드트랙의 느낌과 비슷하다. 일상속의 작은 소음들을 가지고 하모니를 만드는 것 말이다. 나름대로 괜찮은 음악이 뽑혀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함께 앨범이 갖고싶은 영화가 됬다. (마블은 Awesome mix vol.1과 2를 낼 생각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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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연 아쉬운게 있다면 스토리다. 갈등이나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데에 있어서 결말이야 뻔한 것이 아니겠냐면은 할말이 없겠으나, 전개방식에 있어서 너무나도 정해진 플롯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말이다. 여기서 또 플롯이 없어야만 진부한 이야기라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냐면 더더욱 할말은 없다. 헌데 이야기 창작에 정답은 없듯이, 공식도 없다. 일련의 사건 이후 합심해서 무언가를 해나가기로 결심한 이후로 모든 것이 잘 풀리며 잘 안되던 것도 덕분에 잘 되고 마지막에까지 좋은 에너지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이 과연 좋은 이야기로까지 받아들이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다. 물론 영화는 그걸 상쇄시킬 만큼의 훌륭한 음악과 분위기 형성, 감정선의 고조로 집중력을 흐리게하지는 않고 있다. 단지 너무 화사하고 밝아져서 아쉬울 뿐. 어쩌면 <원스>를 너무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듣기로는 키이라 나이틀리의 배역에 스칼렛 요한슨이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졌다고 한다. 일전에 상반기에 개봉했던 영화 <그녀>로 그녀의 목소리가 얼마나 섹시하고 음악에 꽤나 잘 들어맞는지 알게되기는 했지만,(아직도 <그녀>의 OST인 Moon Song은 듣기 좋다. 그런데 영화에서도 우쿨렐레를 쓰고,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에서도 우쿨렐레가 나오던데, 요즘 힐링 아이템으로 유행인건지 원래 자리잡고 있던건지 나름대로의 힐링 영화들은 무슨 이유에선지 다들 우쿨렐레를 들고 나온다.) 아무래도 이 작품에서의 스칼렛 요한슨은 잘 상상이 가질 않는다. 일단은 작품의 톤과도 별로 안어울리고, 키이라 나이틀리가 자기 주걱턱이 별로 안 드러날 정도로 (영화가 조금 재미없다 싶으면 유난히 돋보인다.) 열연을 펼쳐준 덕에 키이라 나이틀리가 아닌 그레타 역은 글쎄, 제작진이 알아서 잘 필터링했나 보다. 아니 애초에 키이라 나이틀리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기와 노래가 굉장히 매끄럽다. 나이틀리의 팬들 입장에서는 그녀의 색다른 연기와 캐릭터를 볼 수 있어서 분명 괜찮은 관람이 될 것이다. 참고로 그녀가 몇 번 빵 터져서 웃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름 볼거리다.


 전체적으로 좋은 영화다. 아쉬운 점이 있다는 것은 그저 이런 점을 싫어하는 분들은 알아서 걸러가시길 하는 마음에 끄적여본 건데, 이 영화의 경우엔 전작이 <원스>였다고 해서 너무 전작을 기대하고 보면 조금 아쉬울것이라는 것이라는 말이 제일 하고싶다. 아주 현실적인 스토리가 버무러져 각광받았던 <원스>에 비해 이 영화는 그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어, 희망/긍정적 어조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 '시련을 헤쳐나가는 인물 총 두명의 전형적인 이야기'라고 말하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매끄럽게 잘 다듬어지기도 했고, 연기가 매우 안정적이며, 스토리의 감정선이 나름대로 억지스럽기보단 꽤나 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들려)주려는 노력이 많이 돋보여서 보는데에 불편함이 있지는 않았다. 올 해 음악 영화가 꽤나 안보였었는데, 음악 영화를 좋아한다면 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할 수 있다. (진심으로 꽤나 괜찮다.) 이 작품 이후로도 9월달에 마이클 패스벤더와 돔놀 글리슨이 주연하는 밴드 소재의 코미디 영화 <프랭크>도 (음악영화일지는 모르겠다 정확히. 세계 최고의 미남배우 타이틀을 가진 패스벤더를 데려다놓고 영화 내내 탈을 쓰는 작품을 찍었다는데, 이것만으로도 코메디다. 비싼 배우 모셔다놓고 무슨 짓이야.) 개봉하고, 이제는 확실히 인기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한 댄스 영화계의 거물인 <스텝 업 올 인>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나름대로 기대되는 부분.


 무튼간에 <비긴 어게인>이 8월 20일 즈음 개봉하는 것은 딱 적절한 시기 선택이 아닌가 싶다. 여름이 끝나가고 조금씩 선선해져갈 즈음에 뉴욕에서 들려주는 음악영화는 꽤나 보고싶은 마음을 들게하는 타이틀 아닌가.



* 키이라 나이틀리가 노래를 그렇게 잘 하는지 몰랐는데, 굉장히 의외였던 영화. 목소리가 왠만한 컨츄리계열 혹은 어쿠스틱 계열 아티스트의 것만큼은 하는 것 같다. 가사 전달력도 영국 발음이라 그런지 나름대로.

* 이혼 직전의 마누라 역할로 <시네도키, 뉴욕>에서 연기했었던 캐서린 키너가 이 작품에서도 마크 러팔로의 아내 역할로 비슷하게 연기한다. 그래도 이 작품에서는 좀 웃어 주셔서 기분이 뭇내 좋더라.

* 연인과의 데이트를 위해 극장가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만큼 바로 추천해줄 수 있는 영화가 없는 것 같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비슷한 시기에 우디 앨런의 <매직 인 더 문라이트>도 개봉하고,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도 보기 정말 좋고 말이다. 좋은 작품이 많은데 다들 <명량>보러 가지 않을까 싶긴 하다.

댓글 : 3 개
일단 1시간 뒤에 보러가기 때문에 글은 읽지 않았습니다.
영화 보고 와서 다시 읽어볼게요!
즐거운 관람 되세요 ㅎㅎ 음악은 진짜 좋은데^^
보고왔습니다. 정말 멋진 작품이예요! 앨범도 바로 구매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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