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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영화 '더 배트맨'2022.03.13 PM 05:51

* 스포일러 주의*
1) 오프닝
- 배트맨이 어둠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공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고담이라는 대도시의 대로변은 환하지만, 나의 바로 뒤편은 어둡다. 내 뒤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 고담의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곳에는 반드시 그가 존재하며 항상 지켜보고 있다.
떠도는 인터넷 밈 중에서 ‘도둑들이 차라리 대낮에 슈퍼맨한테 잡히는게 낫지, 한밤중에 배트맨에게 잡히면 무서워서 숨도 못 쉰다.’ 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2) 코스튬
- 가면이 인상적이다. 여태까지 영화에서 봤던 배트맨의 가면들 중에서 하관 노출도가 가장 높다. 그래서 뭔가 조금 비어보이기도 하고, 방어력이 떨어져보이기도 한다. 흰 피부와 턱의 모양이 더 많이 보여서 누군지 알아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3) 리들러의 재해석
- 리들러는 원래 참 알쏭달쏭한 캐릭터이다. 시종일관 질문과 유우-머를 같이 던지는데, 캐릭터가 사용하는 언어만큼이나 의상이 알록달록하다. 얼굴에 분칠만 하지 않은 조커처럼 보일때도 있다. 자기의 지적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돈을 위해서 갱단의 하수인으로 들어가기도 하는 전형적인 악당이다. 특히 도무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와 퍼즐을 갖다던져서 ‘사람을 꼴받치게’ 하는데는 특화된 캐릭터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나름의 정당한 이유와 울분’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재해석되었다. 만약에 리들러를 원작 그대로 갖다놨다면, 리들러는 혼자서 튀는 우스꽝스러운 크리스마스 트리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리들러에게 기존과 다른 우울한 서사를 부여하면서 이 영화의 톤이 맞춰지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채가 완성되었다.
4) 감독의 욕심과 영화의 피로도
- 환한 대낮의 장면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쯤의 해가 떠 있는 시간은 거의 나오지 않고, 나온다 하더라도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는 등 시종일관 우중충하다. 거기에 경찰차의 사이렌 불빛, 콘텍트 렌즈의 흐린 영상까지 더해져서 시각의 피로도가 매우 높다.
그 와중에 감독이 욕심이 많아서, 배트맨 그래픽 노블의 시즌 하나를 통째로 영화에 때려박은 듯한 연출과 이야기를 보여준다. 고담시와 팔코네의 관계, 팔코네와 펭귄의 관계, 캣우먼과 팔코네의 관계, 캣우먼과 배트맨의 관계, 거기에 메인 빌런인 리들러가 더해졌다. 게다가 배트맨이 활동이 아직 능숙하지 않을 때라 시종일관 서툰 모습까지 보여준다. 배트맨을 처음 접하거나 많이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피로를 느낄 것 같다.
5)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근본적인 영웅으로서의 엔딩
- 배트맨은 시민 앞에 직접 모습을 나타내어 손을 뻗어 구해준 적이 거의 없다. 낮에는 재벌 플레이보이, 밤에는 악당을 때려잡는 탐정일 뿐.
그러나 이번에는 건물의 잔해에 깔려 침수 직전인 사람들에게 직접 다가간다. 한 손에는 붉은색 신호탄을 손에 들고, 한 손으로는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걷어낸다. 그리고 아버지를 잃은 한 소년의 손을 잡는다. 그러한 배트맨의 뒤를 사람들이 따라간다. 배트맨은 어릴 적의 자신을 스스로 구했으며, 어둠 속에서 손에 횃불을 들고 시민을 구하는 밤의 영웅이 되었다. 진짜 배트맨으로서의 정체성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영웅’은 난세를 평정하는 사람일수도 있겠으나, 조금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위험에서 생명을 구하는 자’이다.
- Vague Hope
- 2022/03/13 PM 06:13
근데 4번 때메 2회차는 잘 안볼것 같네요 뇌리에 깊게 남기도해서
그리고 마지막에 언급하신 내용에서 왠지 모르게 감동해서 눈물이 났던..

- 츄푸덕♬♪
- 2022/03/13 PM 06:13
- 궁딩이팡팡
- 2022/03/13 PM 07:44

- 츄푸덕♬♪
- 2022/03/13 PM 08:38
- 미트스핀스파게티
- 2022/03/14 AM 09:54
히어로 영화는 아무리 잘만들어도 액션이 기대치를 충족못하면 시무룩해하는 편이라서 관람을 망설였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느와르 무협영화라고 생각하고 감상해봐야겠어요.

- 츄푸덕♬♪
- 2022/03/14 PM 08:16
- 토토로대왕
- 2022/03/14 PM 11:03
2번 볼 생각은 안드는 신기한 영화였습니다

- 츄푸덕♬♪
- 2022/03/15 PM 0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