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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길티기어 2 오버츄어 소감2016.09.05 AM 06:01
길티기어 2 오버츄어는 2007년도에 XBOX 360 독점으로 출시된 게임이다.
당시 전통적인 대전게임을 표방하던 길티기어 시리즈는 어째서인지 길티기어 2로 오면서 전략액션으로 장르를 선회하였고 새로운 서막이라는 알림으로 신작을 발매하였다. 하지만 기존 길티기어 팬층은 장르가 순수 대전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피하였고 일본 내수쪽에서는 당시 압도적으로 PS3의 쉐어가 높았으므로 길티기어 2의 흥행은 말할 것도 없이 떨어졌고 정식 넘버링임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정식 넘버링인지라 XXAC와 Xrd를 잇는 스토리이며 Xrd에서 새로 나온 고유명사인 '백야드'와 '발렌타인'은 길티기어 2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Xrd의 프롤로그에서 대략적이나마 그 의미를 설명해 주지만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직접 플레이하는 것하고는 느낌의 차이는 크다.
개인적으로 Xrd에서 나오는 백야드와 발렌타인은 너무 뜬금 없었다. 그래도 XX와는 어느정도 스토리가 연관 되겠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앞서 말한 두가지의 개념이 생소하였고 Xrd에서 중요한 키워드인 '자비없는 계시'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처음에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토리도 스토리이지만 정식 넘버링임에도 불구하고 외도라고 일컫는 길티기어 2의 시스템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플레이 영상을 봤을 때 왠지 전략적인 측면에서의 재미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솔직히 액션쪽에서 너무 재미가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마침 올해 4월달에 길티기어 2 오버츄어가 스팀으로 발매됐길래 마침 플레이 하게 되었다.
그래픽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엄청 구린 그래픽이였다.
요새 농담삼아 그래픽이 그닥 좋지 않은 게임들을 보고 PS2 수준이라고들 말하는데, 농담 빼고 이 게임의 그래픽은 정말 딱 PS2 수준이였다. 물론 발매시기가 2007년도임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차세대기였던 XBOX 360의 스펙을 전혀 살리지 못한 눈베리는 그래픽이다.
전체적인 텍스쳐의 해상도가 낮은지 뭉개진 그래픽들이 보였다. 캐릭터의 텍스쳐는 뭉개져 보였고 건물의 텍스쳐는 PS2 오브젝트의 텍스쳐를 약간 업스케일링한 수준으로 보였다. 세밀한 부분에서의 표현(솔의 소환수 이빨 등)에서 보면 폴리곤이 터진듯이 도트가 확 올라오는 그래픽을 보면 과장 하나 보태지 않고 딱 PS1 정도의 디테일을 보인다.
또한 음양표현을 대체 어떻게 했길래 얼굴에서 보이는 음양이 무척이나 어색했다. 이률리아 성 안에서의 카이 얼굴을 보면 음양 때문에 이곳저곳이 각져보이기까지 했고 캐릭터의 몸에서 표현되는 그림자는 중간에 툭툭 끊키거나 도트가 도드라지게 보였다. 건물의 그림자를 보면 매끈해야 하는 선이 각져보이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가장 불만이였던 점은 바로 이펙트이다. 적을 때렸을 때의 이펙트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때리는 맛이 전혀 없었으며 특수효과가 마치 PS1의 그것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솔의 건플레임은 마치 과자 차카니가 땅에 박혀 앞으로 돌격하는 것처럼 보였고 카이의 스턴엣지는 파란색 폴리곤 덩어리가 발사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당시 아크 시스템 웍스는 중소기업에다 주력이 2D였기 때문에 3D 노하우가 없을 뿐더러 기술력이 없기에 최적하 부분에서 어쩔 수 없이 그래픽 부분을 하향시켰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정도 수준은 솔직히 너무하지 않나 싶다. 뭐, 후에 Xrd에서 모두가 놀랄만한 그래픽을 보여줬기 때문에 지금의 위상이 있는 것이겠지만, 그 뒷면에는 이런 쓰디쓴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결과가 나왔지 않았나 싶다.
ㅡ 이것이 이률리아 연왕의 용안이 되시겠다 ㅡ
ㅡ 드래곤 인스톨의 날개를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ㅡ
시스템
물론 게임은 그래픽만이 아니고 게임성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디렉터 이시와타리 다이스케의 명성은 게임성에서 만큼은 반론할 수 없다. 요즘에야 AOS 장르가 대중화 되었지만 2007년도에, 콘솔에서, 그것도 길티기어에서 그러한 비슷한 장르가 나올 것이라 누가 예상을 했을까.
장르도 상당히 독특하게 RTS+액션+AOS를 합쳐놓은 듯한 시스템이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마스터'라고 명칭한다. 마스터를 통해 게임의 큰 틀을 관리한다. 이전 게임 시스템을 어느정도 가져 왔는데, 기본적으로 기술들은 전작의 그것들을 그대로 가져왔으며 공중대시 또한 존재한다. 아무래도 액션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락온을 하거나 그에 파생되어 회피동작이 가능하다. 물론 장르가 대전이 아니기에 스틱을 사용한 커맨드는 아니지만 방향키와 버튼을 통한 여러 액션이 가능하고 관련 위키에 들어가면 캐릭터별로 여러 콤보 레시피들이 존재한다.
게임의 진행은 기본적으로 본진이 있으며 상대방의 본진을 격파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맵에 배치된 '캡쳐'를 지배해야 하며 지배된 캡쳐에서는 지속적으로 '고스트'가 소환된다. 캡쳐는 마스터가 직접 공격을 해서 지배가 가능하지만(중립 캡쳐는 한대만 치면 지배할 수 있다) 적의 지배에 놓인 캡쳐는 마스터의 공격으로 빼앗기에는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가디언'을 이용해야 하는데, 가디언은 ORGAN에서 일정 마나를 소비하면 소환이 가능하다. 가디언이야말로 전략의 핵심 부분으로 어떤 가디언을 소환하여 어떤 위치에 배치하는가가 중요하다. 가디언에도 병과가 따로 존재하는데, 기갑병, 사격병, 법력병 등 여러 병과가 존재하며 이것들에도 상성과 레벨이 존재한다. 어떻게 가디언을 운용할 것인가가에 따라 이 게임의 승패가 좌지우지된다.
또한 ORGAN을 통해 가디언을 소환, 출격시킬 수 있으며 아이템 및 스킬을 구매할 수 있다. 바나나껍질이나 허수아비, 섬광탄 등 여러 아이템이 있지만 기본적인 스킬과 가디언 소환이 기본기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아이템을 구매하면 좋다.
전술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한데, 일단 게임 자체가 땅따먹기이다 보니 여러 전법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마스터는 '대시모드'(정확한 명칭은 모른다)을 통해 느린 기본 이동속도보다 훨씬 빨리 가속할 수 있다. 매우 빠르다보니 드리프트도 존재하며 가속 중 벽에 부딛치면 넉다운 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숙련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가디언을 아이템창에 스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대시를 통해 초반에 캡쳐를 선점하거나 불리한 캡쳐에 가디언을 배치하는 등 여러 전술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게임성으로 봤을 때 너무 마음에 드는 시스템이다. 개인적으로 AOS의 협력 플레이를 싫어하는데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1:1 또는 2:2이기 때문에 신경쓸 팀플레이를 하는 데에 신경쓸 요소가 없거나 비교적 매우 적다. 맘 편하게 이러한 전략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엔 이만한 시스템은 없다고 본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닌데, 기본적으로 그래픽, 이펙트가 매우 심히 구리며 기본 이동속도가 너무 굼떠서 답답한 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ㅡ ORGAN은 일종의 전술도라고 보면 되겠다 ㅡ
ㅡ 적의 캡쳐를 장악하는 것이 포인트 ㅡ
스토리
스토리 면에서는 부제와도 같이 딱 프롤로그 수준이다.
우선 Xrd에서 설명이 부족한 백야드의 개념이 바로 본작의 주요 배경이다. 물론 Xrd에서도 백야드가 중요한 개념이긴 하지만 이미 전작에서 설명해 줬으니 프롤로그에서 간단하게 설명해 주겠다는 늬앙스로만 알 수 있고 무엇보다 머릿속으로만 이해하는 것보다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매우 다르다.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이즈나'가 백야드의 주민으로 그 안에는 요괴 비스무리한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다. 또한 백야드가 주된 무대이기 때문에 그 존재의의가 크며 비중있는 요소이기에 Xrd에서 언급만 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또한 발렌타인의 등장이 처음 등장하는데, 서장이 서장인지라 게임 엔딩에 가서야 떡밥이 풀리지 그 전에는 미지의 적으로밖에 묘사되지 않는다. 마지막에 가서야, 이제와서 스포일러도 아니니 말하지만, 발렌타인이 백야드에서 태어났다는 점, 어머니가 있다는 점, 감정의 유무, 아리아의 떡밥을 던져준다. 물론 발렌타인이라는 존재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당연히 알려주지 않고 마지막에는 발렌타인이 수백, 수천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에 인공적인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에 그친다. 결국 발렌타인이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지만 결국 Xrd 이후에 다 까별려지기 때문에 던진 떡밥을 먼저 무느냐, 무엇인지 알고 무느냐의 차이점이다. 물론 모르고 물었다면 Xrd가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스토리는 딱 짧막하고 간결하다. 갑작스레 이률리아 성으로 습격한 발렌타인이 백야드 안에 있는 큐브에 진입하기 위해 어쩌구 저쩌구 해서 특정 기어세포를 획득하고 이렇쿵 저렇쿵 해서 백야드의 큐브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솔 일행이 저지하는 것으로 끝난다. 정말 딱 프롤로그 수준의 스토리이며 마지막에 투 비 컨티뉴로 끝난다. 물론 이러한 서막의 스토리이지만 길티기어 특유의 스토리 진행과 간지가 철철 넘치는 대사, 맛깔나는 연출은 건재하니 하나의 작품으로 봤을 때 나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스토리의 분위기는 상당히 어둡다. 단적인 예로 Xrd의 신과 본작의 신은 코드만 같은 뿐 캐릭터성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Xrd의 신은 무식에 백치미가 돋보이지만 본작의 신은 그런 부분이 있다는 표현이 있을 뿐 상당히 진지하고 무엇보다 카이에 대한 증오가 강하기에 시리어스한 분위기가 난다. 도중에 폭주하는 건 덤. 하지만 Xrd에서의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는 아무래도 그래픽의 일신으로 표현이 가능했다고 보고, 그 이전작들은 대부분 이런 무거운 분위기였기에 위화감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무거운 것도 좋아하기도 하고.
아쉬운 점은 이것 역시 전작과의 스토리상의 공백이 크다. 카이의 경우 갑자기 이률리아 연왕이 되어서 나타나고 카이와 나무그늘의 그대(木陰の君) 사이에서의 아들인 신 키스크가 갑툭튀 하는 등 그 사이의 공백이 느껴진다. 물론 이렇쿵 저렇쿵 하는 내용이니 굳이 게임으로 내지 않는 건 이해는 되는데 적어도 팬서비스 차원에서 소설 정도는 발매해주면 좋지 않았을까. 또한 이전 시리즈의 캐릭터가 고작 솔, 카이, 그 남자, 레이븐 정도만 출현하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언급도 안 된다. 물론 위의 4명만 있어도 스토리가 진행되긴 하지만(디지는 언급만 되니...) 나름 아쉬운 부분이였다. 스토리상 납득은 가지만 아쉽긴 아쉽다.
ㅡ 백야드의 원주민 이즈나, XrdR에서 언급됐으니 다음작에서 나오....려나? ㅡ
ㅡ 봉뢰검으로 봉인된 나무그늘의 그대(디지) ㅡ
ㅡ 신은 지 아부지를 드릅게 싫어한다 ㅡ
ㅡ 본작에서 첫 등장한 1대 발렌타인 ㅡ
ㅡ 백야드에도 여러 공간이 있는 듯 하다 ㅡ
전체적인 감상으로는 게임은 엄청 재밌다. 개인적으로 RTS와 액션이 가미된 AOS 비스무리한 장르가 딱 취향에 꽂혔고
이런 장르의 게임이 계속 나온다면 주저하지 않고 사고 싶다.
멀티를 하고 싶은데 사람이 도저히 없다. 일반 일본 위키나 스팀 커뮤니티에 보면 멀티 하는 사람들이 보이긴 하는데 말이다.
솔직히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게임성이 너무 아까워서 아크에서 길티가 아니더라도 다른 신작으로 내놨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그래픽은 좀 괜찮게 해서.
"그래, 그럼 '네놈'이 하고 싶은대로 해라"
"핫, 그럼 여태 쌓인 불만을 들어줘야겠어!"
- osten
- 2016/09/05 AM 07:32
1탄은 발매일이 너무 촉박해서 결국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소스로 당장 급조 할 수 있는 장르가 대전이라 그렇게 된거고; 그게 의외로 먹히는 바람에 위에서 계속 그냥 대전으로 만들라고 해서 어쩔수 없이 만들다가 자기들이 원하는 장르로 만들게 되어서 기뻤다는 투였는데;; 결국 자기들이 제일 잘만드는건 액션이 아니라 대전이었던건지 xrd는 다시 대전겜이 되었죠-_-;
- 모멘토나
- 2016/09/05 AM 07:47
이런 완성도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구상이 이런 건 줄 생각도 못했네요
정말 맘에 드는 시스템인데...
- takejun
- 2016/09/05 AM 09:42
- 모멘토나
- 2016/09/05 PM 01:22
http://www.arcsystemworks.jp/gg2ndJp/JP/product_inf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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