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담(실화100%)] 군 생활 중에...42011.10.12 PM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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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병 말의 일이었다.

우리부대의 혹한기 훈련은 끝나있었고
개언적으로는 나의 두 번째 혹한기 훈련도 끝이나서
내 군생활의 혹한기 훈련은 모두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알파포대의 혹한기 훈련에 짚차 운전병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우리 포대는 본부포대와 붙어있어
같은 본부 수송부를 썼기 때문에 운전병은
본부인원이건 찰리인원이건 상관없이 운행과 파견을 나갔다.

나는 불안했다.
알파에는 레토나가 없어서 구형짚차 뿐인데
본부 찰리 통틀어서 구형짚차 전담 운전병이 나 였으니까...

부대에 있는 레토나는 잘 쓰지도 않고
내가 레토나에 익숙치 않으니 빨리빨리를 강조하던 간부들은
화천 노브레이크라 불리우던 내가 운전하는 구형짚차를 선호하였고
나 혼자 구형짚차 세대의 운행과 정비를 전담하였기에
다른 인원들은 구형짚차로 운행을 나가는 일이 전무했다.

결국 불안한 예감은 그리도 쉽게 적중하였다.

내 인생의 세번째 혹한기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매일 아침마다 운행신고 하느라 마주치면 '긺쟁아 넌 오늘도 나가냐'라던 대대장은
어쩔 수 없으니 몸 조심하라며 걱정해줬고
횡포가 심해 횡포관이라 불리우던 행보관은 직접 방한화를 챙겨줬으며
부대의 인원들은 혹한기 때 남았던 핫팩들을 긁어모아 나에게 챙겨줬다.
수송관은 언제나의 말버릇대로 "씨빨것 내가 마음이 아파"라며 배웅해줬다.

이미 상병 말이니 짬도 먹을대로 먹었고
주임원사가 레토나를 마다하고 내 차를 타고 다니느라
영외포대들을 순회하며 전 대대를 활보 했던 나로써는
그다지 걱정할 것이 없을거라 생각했었다.

단지 짜증나는 건 포대 1호차(포대장 차)를 운전 해야 하기에 조금 성가시고
혹한기에도 호로를 벗기고 운행해야 하기에 조금 추울 것이었다는 거다.


그런데 혹한기가 시작되고 차량행군을 시작하고 있는데
이 놈의 알파 포대장이 말했다.

"야. 우리가 비록 포대는 달라도 같은 대대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같은 부대원이야 아니야?"

차량행군이라 천천히 달려야 되서 조금 짜증나기도 했고 춥기도 했으니
그냥 건성으로 대답했다.

"같은 부대원이지 말입니다."



실수했다.
.
.
.
.
.
.
"우리는 같은 부대원이잖아. 그리고 넌 여기에 훈련을 도와주러 온거야.
그러니까 근무같은 것도 같이 해야 같은 부대원이지?"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이 무슨 개씹새끼인가...

나도 그 때는 나름 기독교인이었으니 속으로 기도했다.

'주여. 이 씹새끼를 구원하소서!'

결국 주간 근무고 야간 근무고 알파포대의 인원들과 똑같이 생활했다.
그런데 정식인원도 아니다 보니 텐트에 끄트머리에 어거지로 끼어서 잘 수 밖에 없었고
근무를 마치고 오면 내 자리도 거의 없어져있었다.
그래도 잠은 자야하니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자다보니
아침이 밝았고 눈을 뜨니 내 몸은 텐트 밖에 있곤 했다.


결국 2번의 혹한기를 겪으면서도 걸리지 않았던 동상을
남의 부대 훈련 도와주다 걸렸다.



아 슬프다ㅠㅠ
댓글 : 5 개
정말이지 상상하는것만으로도 개같은 경우셨겠네요. 토닥토닥~
  • FIFO
  • 2011/10/12 PM 10:56
개씨발새끼 생각만해도 좆같네 진짜 ㅡㅡ
근무는 빼줘야할거아녀 개18것들 군대18진짜 좆같은악몽이 떠오르네
같은 운전병으로서 진짜 저러면 짜증나죠. 전 간부들이랑 바로 친해져서 파견이나 운행나가도 근무같은거 서진 않았지만.. 선탑자가 운행 나가서 간부 잘못 만나면 진짜 욕이.. 아오
자대 대대장이나 행보관이나 주임원사는 도대체 뭐한거야? 짬 먹을대로 먹었고 훈련도 눈에 띄게나가면 근무같은건 뒤에서 알아서 조정해줘야하는거 아닙니까?
저도 훈련때 정비병 모자른다고 나갔다가 저런 경혐을 겪어서 엄청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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