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의 추구] 엄마의 고민에 대한 답을 적어보는데....2014.03.03 PM 10:57
어머니가 새로 장사를 시작하셨다.
이모와 함께하는 장사인데
매사를 "돈", "가치창출" 따위로 평가하는 내가 볼 때 성공요소가 굉장히 많이 들어있다. 그것도 굵직한 것들로 말이다.
짧게 요약하자면
1. 엄마 : 지역출신, 해당지역에서 10년정도 장사하심, 나한테 부동산 소유를 숨기고 거지생활을 해가면서 내가 학교가있는 동안 시청소개의 봉사활동을 10년넘게 해오심. 지금도 계속 하시는중(독거노인 반찬봉사/장애인 봉사 등)
2. 이모 : 지역출신, 해당지역 외곽에서 20년 넘게 가든장사를 하심, 월매출 5천을 넘기는 적도 빈번할 정도. TV출연 수십번 제안 있었으나, 1번 해보고 죶같은 새끼들이 돈요구 하니까 두번다시 안함
3. 아부지 : 새아버지인데, 30년 가까이 해당지역 건설사업 하심. 모임 10개 이상 유지, 지역내 공무원 90% 면식있음
이건 장사가 안되면 죽어야한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개업하기도 전에 예약이 들어오고, 개업전날 메뉴에도 없는 소고기를 팔았다. 그것도 단체로...
홀 크기가 25평 될까말까한 애매한 크기인데, 단체 한번 받으면 100만원이 넘을정도로 주요고객들의 소비력이 대단하다. 대부분 지역에서 사업을 오랫동안 영위해온 엄마의 친구들, 아버지의 사업동료, 거래처 등이고
모임 등이 있는경우 일단 우리가게로 온다.
게다가 이모의 손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온다.
이런 단체가 없어도 매일 50만원 이상 매상을 올리며, 일주일에 두번 이상은 단체가 들이닥치는데
보통 150~200을 팔아치운다. 300을 찍는경우도 가끔 있다.
25평 홀에서 말이다.....
게다가 메뉴도 그냥 밥집인데...자꾸 소고기를 달랜다.
그냥 밥 메뉴량, 삼겹살이 있을 뿐이다. 아..특이한걸로 오리주물럭이 있다.
고기는 이모의 오랜 장사눈썰미로 정말 좋은걸 구해오는데, 다른집보다 약간 싸게 판다고한다.
(이건 완전 실수다. 어자피 돈 써주려고 오는 손님들인데...)
장사 시작전에 나랑 대판 싸웠었는데, 시작하고 나서는 연일 전화를 해서 자랑을 한다. 왜 엄마 가게 안오냐고.
이제 본론이다.
그런데 엄마가 최근에 만나기만 하면 일하시는 아주머니 욕을 해댄다.
나는 내 살길도 바빠 죽겠고, 엄마가 하는짓이 치사해서 이미 재산포기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는 상태인데, 전화와서 내 사정도 모른 채 난데없이 내 미래처사에 대한 간섭을 한다거나(회사 그냥 좀 다녀라 등) 서빙아줌마 욕을 한다.(그렇지 않으면 누나욕을 한다)
어머니의 불만 내용은 이러하다.
1. 아줌마가 허리가 아프다
2. 지역의 인건비가 비싸다.(하루 10시간, 주6일 서빙 기준 180만원이랜다)
3. 화장실 청소를 안해서 주인인 내가 한다.
4. 가게앞 재털이 청소를 안해서 매 시간 직접 청소와 정리를 한다.
5. 가게 현관이 좁은데, 신발정리도 안한다.
6. 아침마다 "손님 없어야 되는데"라며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7. 손님대응이 지시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자기 편의대로 바뀐다.
8. 게다가 까다로운 손님 요구에 은근슬쩍 욕설을 하기도 한다.
여기까지 들어주는데 시간으로 치면 5시간은 족히 넘을거다.(한번에 다 들은게 아니다.)
나로서는 재미도 없고, 말하는 엄마도 스트레스, 듣는 나도 스트레스인 이런 상황이 매우 피하고싶은 것이긴 했는데
여기까지 듣고나니까 답이 나오더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문제상황에 대한 솔류션" 즉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인데, 문제를 해결할만한 변수정보들이 거의 다 수집된 것이다.
"어머니,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어머니는 서빙비용 180만원/월 시세인 동네에서 170만원에 사람을 고용했어요"
"그래서 허리가 아프고, 늙은 할머니를 구할 수 밖에 없었지요"
"경험이 많으니, 교육없이 알아서 잘 했을텐데, 문제는 알아서 서빙을 잘 하는게 아니에요"
"우리 가게에서 서빙은 영업담당입니다. 손님 하나하나가 사장님이고 지역 유지들이고, 구매력이 장난이 아닌 사람들인데, 어디 좋은 가든같은곳을 가도 될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왔어요. 그 사람들을 상대하는겁니다."
"엄마와 이모의 사람부리는 방법에 문제가 있어요"
"엄마는 180만원 시세인데 170에 경험자를 구했으니 이익을 봤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차이는 식사손님 5팀이나, 가족손님 1팀 분 밖에 차이가 안납니다."
특히 돈 생각안하고 모인 단체손님이 술이나 고기를 요구하는데, 즉각 반응하지 않으면, 그 매출차이 만으로도 인건비 차이가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저같아도 몇번 불렀는데 제깍제깍 반응하지 않거나 불쾌한 태도를 보이면, 좋은 자리에서 굳이 기분나쁜 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있는것만 먹고 맙니다.
20~30명 단체에서 이런 분위기를 느끼는 사람이 10명만 되어도, 소주 10병과 고기 5인분의 추가가 사라지게 될 겁니다.
[사람을 바꾸세요]
180만원이 시세라면 190이나 200만원을 주세요
일하는 사람도 180짜리 자리는 많지만 190이나 200주는 곳은 없을 거에요
그게 한국놈들의 가장 나쁜 버릇입니다. 옆집 눈치 보면서 혹시 내가 저놈보다 돈 더주는거 아닌가 따지면서 배아파 하는것이요
그냥 눈치보지 말고,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월 200짜리 쓰세요
월 200에, 젊고 싹싹하고 말 잘듣는 건강한 사람을 뽑으세요
그리고 사람 부리는법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신발정리와 마당 담배꽁초 관리는, 시간표를 만들어서 지시서 처럼 건네주세요
새 서빙은 쪽지를 쳐다보면서 지시내용을 매일 체크하면서 잘 수행 할 것입니다.
서빙이 느리고 답답한것은 신경쓰지 마세요
우리 가게 특징상 중요한건 테이블을 빨리 치우는 능력이 아닙니다.
"영업"이에요. 손님에게 욕하지 않고, 더 많은 손님을 만족스럽게 대응하는것이 우선입니다.
월 200만원에, 하루 매출이 80만원이 넘으면 보너스로 2만원을 지급하세요
이후로 추가 20만원마다 1만원씩 얹어주세요
우리 가게 특성상 월 7~8회 정도는 매출 100만원이 넘는 것 같으니, 종업원은 200만원+20만원 정도를 더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 차이 때문에 종업원이 갑자기 바뀌거나 집안 사정이 있어서 그만둔다는 이야기는 반드시 나오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그만두어야 할 때는, 너무 좋은자리이기 때문에 부탁만 하면 반드시 자기만큼 좋은 사람을 소개해주게 됩니다. 그 때는 바로 자르지 말고, 1~2달정도 함께 일하게 하세요.
본래 친한 두사람은, 정말 성의껏 자신의 업무를 그대로 인수인계 할거고, 어머니는 종업원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충격없이 본래 업무효율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단지 멀리서 팔짱끼고 편하게 구경만 하면 알아서 교육이 될거에요
그러면 종업원의 태도때문에 어머니/아버지 손님들이 자꾸 더 찾아와야 할 이유가 생기고
나아가서는 종업원의 가족이나 지인들 까지 우리 가게의 단골이 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하지만 170만원을 주면서 사람을 다그치고 "내 일처럼 안한다"고 아쉬워 하면
그 사람은 엄마 눈치를 보면서 보일때만 일하고, 욕먹지 않을만큼만 하며, 손님이 많을수록 허리도 아픈 자기는 고생만 하고 몸만 망치고, 그 망치는 건강을 돌보아 주지도 않는 악덕 주인년들이 늙은 나를 고생시키다가 자르고 말았다고 악소문만 퍼뜨릴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며,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감히 창피하게 자기 가족이나 지인을 데려와 우리 가게의 음식을 먹게 할리 만무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장사가 잘되는 이유를 따져보면, 어머니의 자비롭고 부지런한 봉사활동
이모의 맛깔스럽고 거짓없는 음식차림과 정성을 다하는 손님대응
아버지의 원만한 인간관계가 빚어내는 것으로, 모두 하나같이 [덕]이 쌓여 돌아오는 것인데
어찌 내 집에서 일하는 종업원에게만 냉대한단 말입니까??
나는 어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도와드리고 싶은데
항상 3마디 이상 가기전에 말이 끊기고 어머니의 욕설을 들어들어야만 한다.
젠장
댓글 : 6 개
- 그라우쉐라
- 2014/03/03 PM 11:03
편지로 보내보세요
때론 말보다 글자가 더 잘먹힐때도 있습니다
때론 말보다 글자가 더 잘먹힐때도 있습니다
- chimbang
- 2014/03/03 PM 11:18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씀을 잘 하시는 분이네요.
- 퐄샄
- 2014/03/03 PM 11:23
엄마 스트레스 받고 힘들게하는 사람보다 십만원 더주고 일 못해도 엄마 속 안썩히고 성실한 사람 써! 어차피 일은 하다보면 익으니까 그거나 그거나야!
라고 말하고싶네요. 우리엄마라면..
라고 말하고싶네요. 우리엄마라면..
- 로맨스닭
- 2014/03/03 PM 11:28
기본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참 잘 안한단 말이죠... 같이 좋으면 다 좋은 일이거늘 순간의 돈 때문에 잘 안되더라고 하더군요. 일이 잘 풀려서 좋게좋게 되었으면 합니다.
- 몸값올리기
- 2014/03/03 PM 11:31
이 건은 신경 안쓰고 가려고 합니다.
엄마와 이모가 대판 싸우는 시기가 있을거에요
엄마는 자신이 없고, 이모는 용기가 없지요.
아버지도 은퇴생각을 하시는데, 이 가게가 자기 영업빨로 대박기운이 보이자, 드디어 제가 개업전에 분석했던 말들에 대해서 믿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이미 200평 정도 부지에 건물올릴 계획까지 다 세워두시고, 가게 이전을 제안하고 있는데, 두 여자들의 성질머리 때문에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요
저는 두 사람이 반드시 싸움이 날 것이라 예상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사람을 바꾸기는 힘드니 이용하자는 것이지요
엄마와 이모가 대판 싸우는 시기가 있을거에요
엄마는 자신이 없고, 이모는 용기가 없지요.
아버지도 은퇴생각을 하시는데, 이 가게가 자기 영업빨로 대박기운이 보이자, 드디어 제가 개업전에 분석했던 말들에 대해서 믿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이미 200평 정도 부지에 건물올릴 계획까지 다 세워두시고, 가게 이전을 제안하고 있는데, 두 여자들의 성질머리 때문에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요
저는 두 사람이 반드시 싸움이 날 것이라 예상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사람을 바꾸기는 힘드니 이용하자는 것이지요
- 아틴
- 2014/03/03 PM 11: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몸값 님이라도 여자(어머니도 어쨌든 여자)와의 대화법은 아직 ㅋ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