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95년에 성룡과 이연걸이 만났다면?[이연걸의탈출]2011.05.08 PM 07:35
-꿩 대신 닭-
-여자만 밝히고 실제로는 겁쟁이란 설정으로 성룡을 비난-
-성룡뿐 아니라 그의 주위사람까지 대상이 되었다-
원래 이 작품의 처음 계획은 이연걸과 성룡을 한 작품에 출연시키는 것이였다. 그러나 이 작품 바로 이전에 성룡은 이 작품의 감독 왕정과 함께 시티 헌터를 같이 만들었는데, 그 때 당시 성룡은 너무 바쁜 나머지 촬영장에 제대로 나오지 않던 왕정에 대해 상당히 안좋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리고 그의 작업스 타일도 맘에 안들었기에 촬영 당시 사이가 안 좋았었다. 그래서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그를 비난하기까지 했었다. 그 결과 왕정은 복수심 때문인지 각본을 수정해 장학우가 맡은 성룡의 캐릭터를 겁쟁이에 여자 밝히고 툭하면 몰래 스턴트맨을 고용하는 액션영화 배우로 수정하며 그를 우스꽝스럽게 비하했다.
자기와 작업을 거부하는 배우를 비난하는 모습을 왕정은 보였는데 '도신'으로 엄청난 흥행을 거두자 주윤발에게 속편을 제안하지만 당시 지칠대로 지친 주윤발을 잠정 휴식을 갖는데 게으른 은둔자라며 주윤발을 맹비난 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귀후 도신2로 당시 승승장구
하던 주성치와 성룡의 영화를 모두 물리치며 박스오피스를 초토화 시켜버린다)
다이하드의 홍콩개봉명이 호담룡위'虎膽龍威'다. 근엄한 용이 호랑이를 잡는다는 뜻인데, 이 작품의 원제가 서담룡위다. 근엄한 용이 쥐를 잡는다는 뜻인데, 한마디로 노골적인 홍콩판 다이하드를 만들겠다는 뜻 밖에 안되는 제목이다. 그래서 개봉 당시에도 이 작품은 이연걸 판 다이하드 식으로 소개됐었다. 이 시기 어떤 사람들은 홍콩영화가 너무나도 할리우드 영화를 따라한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은근히 있었는데, 내 경우에는 옆에서 욕하면 같이 그래~! 하는 식으로 같이 껴서 그 점에 대해서 몇번 비난을 한적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 나는 그렇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재미만 있으면 땡이였으니까 말이다.
나는 이 따라하는거라고 다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는다. 비록 남에 걸 따라한 걸지라도 그 것을 나름대로 재밌게 살린다면 나는 그 것을 좋게 평가한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이 부족해서 남에 걸 따와서 얄팍하게 이용하는 것은 질색이다. 예를 들자면 화소도란 작품이 그 예다. 이 영화에서 홍금보 캐릭터가 과거 폴 뉴먼이 주연한 영화 쿨 핸드 루크를 너무 따라해서 싫었다. 나는 따라하더라도 나름대로 자신 만의 해석을 가지거나 창조적으로 활용한다면 괜찮지만 이렇게 말그대로 훔쳐와서 허접하게 몰래 표절하는 것은 정말이지 질색이다.
이 작품은 비록 다이하드의 설정을 빌려오긴 했으나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다이하드의 장면들을 훔쳐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략적인 상황설정만 빌려와서 자기 나름대로 특성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그렇기에 같은 상황이지만 접근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하고 있다. 뭐, 비록 악당은 앨런 릭먼이 연기했던 한스 그루버 캐릭터와 상당히 유사한 한계점은 지니고 있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어느 것 하나 다이하드와 겹치는 부분이 없는 독창적인 것들로 다이하드는 곤경에 처한 주인공의 심리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가 전개된 반면, 이 작품은 그냥 소란스러운 상황의 전체적인 흥미로운 부분을 이곳저곳 누비면서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수학으로 치면 공식을 배꼈지 답을 배껴오진 않았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왕정은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지만, 그가 존경하고 그 뒤를 따르려는 감독은 노먼 쥬이슨이라고 한다. 물론 그가 그처럼 진지한 작품을 만들어 낼 일은 없겠지만, 그는 다양한 장르를 손대면서도 어정쩡한 작품 하나없이 모두 훌륭하게 만들어내는 그의 실력을 높이 산다고 한다. 그래서 왕정은 다양한 장르를 손대기는 하는데, 뭐 대체적으로 무난하긴 하지만 그가 손대는 다양한 장르란 현재 홍콩에서 인기가 높은 장르에만 한정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어쨌든 이 작품은 그의 다양한 장르에 손대는 재능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나오던 시기는 그의 경력에서 제일 잘나가던 시기로 영화 초반에 자신의 얼굴이 커버에 실린 타임지를 등장시킬 정도로 꽤나 많은 액수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완성시킨 작품이다.
여기서 그는 코미디와 액션, 스릴러. 이 세가지를 아주 능숙하게 잘 다뤄냈다. 물론 그 특유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여전히 어쩌진 못하고 등장한다. 그 것은 싼티나는 화면이다. 꽤나 적잖은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그에 비해 영화 속 화면은 은근히 조잡하다. 그 것은 왕정 특유의 쌈마이 마인드 때문인데, 비록 촬영 감독이 나름대로 야심차게 간간히 화려하게 조명을 설치해보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용을 쓰긴 했지만 자꾸만 영화는 돈을 아끼려고 대충대충 만든 장면들이 눈에 거슬린다. 대표적인 예가 헬기 장면으로 그 것은 뭐 당시 홍콩 영화들의 대체적인 수준이긴 했지만, 어쨌든 우스꽝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연걸의 탈출은 아주 흥미진진한 이연걸 영화 중에 한편이다. 그리고 한가지 독특한 것은 이연걸 영화 중에서 막상 이연걸이 정식으로 무술액션을 펼치는 장면이 거의 안등장하는 특이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이연걸이 본격적으로 무술액션을 펼치는 것은 후반부에 단 한 번 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총싸움이다. 그럼에도 재밌는 점은 이연걸 영화의 팬들 중에서 그 누구도 이 점을 지적하면서 이 작품이 실망스럽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 것은 비록 이연걸이 무술은 안할지라도 영화 자체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연걸이 무술을 많이 안한다고 해서 영화의 재미에 그렇게 큰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았다. 아마 이 것이 이연걸의 성공요인이 아닐까 싶다. 이 시기에 나온 이연걸의 영화들은 그저 단순히 그의 무술 빼면 볼게 없는 그런 작품들이 아니였다. 무술 자체도 좋았지만 영화 그 자체도 나름대로 꽤 재밌었다. 그렇기에 이연걸의 영화들은 굳이 무술영화들의 팬이 아닌 사람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됐다.
이연걸은 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각본이라고 한다. 그는 영화에서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영화 산업에서는 탁월한 이야기가 첫번째고 적절한 캐스팅은 그 다음이라고 한다. 그는 절대 캐릭터를 먼저 떠올리고 이야기를 만들자고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물론 좋은 각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 것도 만드는 작품마다 매번 백발백중으로 찾아낸다는 것은 말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엄청난 분량의 각본을 읽어야하는 수고도 해야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연걸은 다른 배우들과 달리 매번 흥미진진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9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스스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영화사를 설립하기도 했는데, 그는 그 제작사를 통해서 직접 이후로 자신이 만드는 영화들의 제작을 맡았다. 그는 영화사 제작자와 함께 각본가를 고용해 방세옥, 태극권, 보디가드같은 작품들의 각본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는 각본에 투자를 상당히 많이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로인해 제작비가 많이 줄어들게 되기도 하는데, 그는 그 점은 전혀 중요치 않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저예산으로 완성됐던 풀몬티의 경우가 그렇다고 한다. 예산도 스타도 없지만, 모두가 좋아했는데, 그 것은 이야기가 매우 재밌기 때문이란 것이다.
또 한가지 이연걸의 액션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폼을 엄청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연걸의 우상은 알려진 바와 같이 이소룡이다. 이연걸은 항상 그의 우상인 이소룡을 닮으려고 했는데 그렇다고 그가 절권도를 하는 식으로 그의 우상을 따라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기가 나름대로 그 동안 배워온 무술을 통해서 이소룡과 같은 느낌을 주길 원했다. 이연걸이 이소룡으로부터 따라한 것은 바로 폼잡으면서 싸우는 것이였다.
성룡을 예로 들자면 성룡은 싸울 때 자신도 한낮 인간 임을 강조하는 특징이 있다. 그가 제일 강한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그는 늘 악전고투하면서 힘들게 적들을 물리친다. 하지만 이연걸은 그렇지 않다. 대체적으로 이연걸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 한낱 흐트러짐이 없다. 그는 늘 자신의 캐릭터가 강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막무가내로 싸우기보다는 마치 한방을 노리듯이 적의 빈틈을 노리면서 싸운다.
이 작품에서도 이연걸은 대체적으로 늘 그래왔듯이 가장 강한 캐릭터다. 싸울 때 보면 왠만해서는 쉽게 꿀리지 않고 적을 제압한다. 이런 천하무적의 캐릭터들은 영화를 맥빠지고 싱겁게 만들 위험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영화를 호쾌하고 통쾌하게 만드는 특성도 있다. 슈왈츠제네거가 터미네이터2에서 무적이였다고 그 영화가 싱겁다고 말하는 이들은 없었다. 무적인 캐릭터가 등장해서 영화가 싱거운 것은 위기상황을 너무나도 무성의하게 해결하고 넘어갈 때이다. 적을 물리칠 때 강력하고 통쾌하게 물리친다면 그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그래서 이연걸의 영화들은 액션이 시원시원한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이연걸과 성룡이 서로 적대적인 관계여서 대결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생각해보면 굳이 그들이 한 작품에 나와야하는 것에 집착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수도 있다. 그냥 두사람이 만든 걸작들 번갈아보는 것과 별반차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배우의 서로 다른 스타일의 액션을 한 작품에서 번갈아가며 계속 체험할 수 있는 영화의 액션의 질이란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특히 두 거물이 한 작품에 등장하게 되면 경쟁이 붙게되기 때문에 그냥 혼자 출연할 때보다는 그 결과물의 완성도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결국에는 성룡 대신 무술의 무자도 모르는 장학우가 캐스팅됐고 왕정은 성룡을 무진장 씹었다는 것이다. 그 것도 비윤리적일 정도로 말이다. 그는 단순히 성룡만 비하시킨 것이 아니라 그의 측근들도 형편없는 인물로 묘사했는데, 대표적인 예가 성룡과 수십년을 함께 해온 그의 매니저 윌리 챈에 대한 묘사이다. 왕정은 노골적으로 그를 노리고 분장시킨 배우를 배우를 등장시켜 그를 인격적으로 무시했다. 테러리스트가 등장하자 그를 비열한 기회주의자처럼 묘사했는데, 오죽했으면 이연걸 자신도 나중에 영화를 보고 왕정이 이정도로 심하게한 것에 놀라 성룡에게 직접 사과까지 했겠는가
어쨌든 그로인해서 액션은 특별해질 수는 없었는데 대신에 왕정이 좋아하는 코미디적 요소는 영화에서 대폭 증대되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스릴러적인 요소는 약하지만 코미디 적인 요소는 상당히 강해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의 공백을 이 코미디 적인 요소가 꽤나 잘 채워줬다. 특히 장학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성룡을 비하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염두하지 않고 영화 그 자체로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캐릭터라서 이런 엉터리같은 인물이 다이하드 적인 상황에 처해서 엉망으로 비겁하게 굴면서 활개치는 내용도 꽤나 재밌었다.
이 작품의 내용은 대체적으로 반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은 타락한 액션영화 배우의 방탕한 삶과 그 것을 스캔들화하려는 방송국 기자 간의 이야기로 이 부분의 분량이 단순히 캐릭터를 소개하는 것치고는 의외로 많은데 그 것은 아무래도 그만큼 감독이 성룡에게 많이 삐쳐있다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가 제일 좋아하는 분야라는 코미디를 충분히 펼쳐보이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초반은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장학우와 그 것을 몰래 공개해 큰 화재거리를 만들어 보려는 방송국 기자와 그 것을 막으려는 장학우의 보디가드 이연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왕정이 무슨 의도를 품고 있던 장학우는 성룡을 노리고 연기를 하지 않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만든 캐릭터로 웃기려하고 있다. 사실 그가 벤치마킹한 캐릭터는 성룡보다는 이소룡에 가까운 편이다.
이 작품은 액션 못지않게 코미디의 비중도 상당히 높지만 초반부에는 예전처럼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유머는 없다. 개인적으로 왕정의 코미디 영화 중에 최가손우를 참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그 영화처럼 재치있는 유머는 없는 편이다. 그보다는 형편없는 인물들의 뻔뻔한 행위를 노골적으로 보여줘 바보스럽게 보이는 것을 통해 웃음을 유발시키고 있다. 좀 저질스럽고 유치한 개그가 특징인데 요즘 나오는 왕정의 코미디처럼 그렇게 크게 억지스럽지는 않고 이 때는 나름대로 먹어줄 정도로 만들어 낼 줄 알았다.
또 영화는 중간 중간 액션을 짤막하게 삽입해 액션성을 유지해주고 있는데, 크게 이야기를 박진감 또는 긴박감을 유지해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액션 영화로서의 일관성을 잃어버리지는 않고 있다.
이 작품의 장점으로 나는 빈틈없는 각본을 꼽고 싶다. 이 작품에서 어느 것 하나 평이한 장면같은 것은 없다. 모두 하나같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기에 이 작품은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다수의 훌륭한 액션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액션씬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도 아주 흥미진진하게 구성되어 있다. 일단 영화는 매 장면마다 흥미로운 상황을 조성했다. 일단 테러리스트들이 빌딩을 장악하고부터 영화는 매순간 억지스럽지 않게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꾸준히 주인공들에게 위기상황을 주어줬다.
그리고 영화는 그 것을 주인공들이 격렬하게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개했다. 이 때 영화는 두가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를 보여주는데, 이연걸이 보여주는 첫번째 방식은 전형적인 액션영화 속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지하게 화려한 액션을 펼쳐보이며 상황을 진압시켜나갔고, 장학우가 보여주는 두번째 방식은 위기상황으로 인해 장학우가 자존심이 상할정도로 챙피하게 망가진 뒤, 우스꽝스럽거나 또는 재치있게 이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언 뜻 들어만 봐서는 이연걸의 화려한 액션에 비해 장학우의 바보짓 에피소드가 많이 꿀리는 것 같지만 의외로 장학우의 에피소드가 나름 재기넘치는 유머들이 많았다.
다이하드에서 브루스 윌리스는 테러리스트들의 갑작스러운 급습으로 인해 시종일관 난방차림에 맨발로 빌딩을 활보하며 활약했었다. 이 작품 탈출에서도 거기서 어느 정도 아이디어를 채택하는데 모냥빠지게 여기선 엉뚱하게도 장학우의 바지가 벗겨진 상태에서 건물을 활보하고 다닌다. 영화는 대체적으로 노골적인 유머를 쓰는 유치한 편에 속하지만, 나는 유치한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사실 우리고 놀 때 진지하게 놀면 재미가 없는 게 일반적이다. 어느 정도 적당히 유치해져야 재밌듯이 영화도 너무 진지한 것보다는 적당히 유치한 게 대중적으로 더 흡입력이 있는 것 같다. 가끔 저렇게 유치한 영화가 왜 이렇게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거지라고 의문을 품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이유가 아마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어떻게보면 이연걸의 무술영화 배우적 이미지를 좀 탈피하려는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기서 그는 보편적인 액션영화들에서 등장하는 액션을 펼쳐보이고 있다. 심지어 그는 마지막 장면에서 적을 무술로 쓰러트리지 않고 있기까지 하고 있다. 아마 이 작품은 이연걸 영화들 중에서 막판을 거창한 무술대결로 끝맺지 않는 거의 유일한 이연걸 영화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비록 이연걸이 이 작품에서 총을 집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만의 색체를 잃어버리진 않았다. 여전히 긴장감이 도는 상황 설정 아래 그는 현란한 액션을 펼쳐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연걸이 총을 잡았기에 그는 평범하게 총을 쏘기보다는 기발한 동작으로 총을 쏴야만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얼토당토않는 동작으로 그가 총을 쏜다면 멋지기보다는 우스꽝스러울 것이다. 왜냐면 무술동작으로 총격전을 펼친다는 것은 너무도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는 사람입장에서 지나치게 터무니없어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술 동작을 총격씬에 도입한 것치고 멋졌던 영화는 손에 꼽힐정도로 적다. 대표적인 게 매트릭스가 들어갈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이 작품에서 이연걸은 단순히 총을 화려한 동작을 이용해 쏘기보다는 그의 빠른 몸놀림으로 적의 움직임을 압질러서 이들을 제압하는 식의 총격전을 보여줬다. 그래서 그의 탁월한 신체적 능력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굳이 과장된 그의 기교를 펼쳐보여 액션 씬에 흐르는 심각한 분위기를 망칠 일도 없었다.
이 작품에서 성룡 대신 장학우가 들어오다보니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마지막 액션도 장학우가 장식을 해야했다는 거다. 하지만 이 것도 지나치게 성룡에 집착해서 그렇지 나름대로 재밌었다. 마지막에 이연걸이 무술액션을 안하다보니 장학우가 대신 마지막을 무술 액션으로 장식하고 있는데, 아무리 장학우가 무술에 대해 전혀 아는 것도 없고, 또 그 만이 가진 장기나 스타일이 없을지언정 무술감독이 원규와 원덕이다보니 이 마지막 대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볼만했다.
특히 앞에 극적인 분위기를 조성에 액션씬에 열을 올린 상태라 액션에 드라마틱한 흥분감이 이부분에서 상당히 잘 고조되어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게 액션을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중간 장학우가 코믹하게 적을 조롱하거나, 무기를 든 적에게 우스꽝스럽게 얻어맞게 되는 식으로 동작구성도 구성이지만 액션을 드라마틱하게 잘 구성해놔서 단순히 화려한 동작을 감상하는 정도가 아니라 격투상황에 처한 주인공에게 감정을 몰입해서 흥미진진하게 싸움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연걸의 꿈 중에 하나가 액션이 없는 짜임새있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자신도 그 것이 말그대로 꿈이란 것을 안다고 한다. 사람들이 이연걸 영화를 돈주고 보려고하는 것은 그의 영화에 그 만의 특성과 무술이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그가 얼마나 고난이도의 무술을,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을 보기위해 돈을 주고 극장에 오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에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해서 그의 역할을 소화할 수 없듯이 그가 로버트 드니로 영화에 출연해 그의 역할을 할 수는 없는거다. 그렇게했다간 관객들의 실망만 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매력도 그 점인 것 같다. 비록 다이하드의 아류작이지만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와는 다르다. 다이하드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보여줄 수 없는 액션을 이연걸은 이 작품에서 보여준다. 물론 브루스 윌리스의 멋진 캐릭터와 존 맥티어넌 특유의 심리전은 이 작품에서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각자의 특성과 그들이 잘하는 재능을 이 작품에서 제대로 펼쳐보였기에 나는 이 작품도 괜찮은 걸작이라고 생각된다. 이들은 자신들 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볼거리를 창조했기 때문이다.
성룡과 이연걸은 모두 알다시피 '포비든 킹덤'으로 드디어 같이 작업을 하지만 김구라의 말대로 다 늙어서 만나면 무슨 소용있나..
댓글 : 3 개
- 파판6가최고
- 2011/05/08 PM 07:45
개인적으로는 장학우가 진자 최고의 배우중에 하나라고 생각
- 셋져 가비아니
- 2011/05/08 PM 07:57
ㄴ 님 아이디 맘에드네요.
- 충격선생
- 2011/05/08 PM 07:59
개인적으로는 이연걸보단 성룡이 좋더군요...먼 훗날 두 배우의 영화를 볼 선택권이 있다면 주저없이 성룡의 영화를 고르겠음....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