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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 대재앙 영화 302011.05.29 PM 07:07
할리우드를 이야기할 때 흥행의 역사만큼이나 흥미로운 건, '흥행 대재앙'을 맞이한 영화들의 고통스러운 발자취다. 1억 달러가 넘게 투여된 제작비가 고스란히 손해로 기록되기도 하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참사'의 현장. 누구나 흥행을 꿈꾸며 영화를 만들지만, 가끔은 그 참담한 결과 앞에서 망연자실해지기도 한다. 할리우드 역사에서 '박스오피스의 악몽'을 겪었던 30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전체 제작비 규모, 손실 금액, 손실률, 산업적 파장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한 순위다.
글 l 김형석(영화 저널리스트)
할리우드 최악의 실수들, 흥행 대재앙 영화 30
* 박스오피스모조(www.boxofficemojo.com)와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 참조했다. 2011년 기준의 인플레이션 환산은 미국 노동통계국의 계산법(www.bls.gov/data/
inflation_calculator.htm)에 의한 것이다.
* 제작비는 P & A 비용을 포함한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는 별도로 표기했다. 수익은 북미 지역을 포함,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금액이다.
30위 [엑스 대 세버](2002)
제작비 $70,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9,924,033 수익률 -71.5%
손실 $50,075,967 2011년 기준 손실 $62,603,588
태국 출신으로는 할리우드에서 최초로 메이저 장편영화를 연출했던 위치 캐오세이낸더 감독. 그의 애칭인 카오스(Kaos)처럼, [엑스 대 세버]는 말 그대로 카오스(chaos)의 상태였다. 홍콩 액션에서 영향 받은 게 분명한 이 영화는 흥행 실패는 물론 비평적으로도 심각한 재난을 맞이해 이후 '사상 최악의 영화'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렸으며(인터넷무비데이터베이스(www.imdb.com) 평점 3.5), 'Ballistic: Ecks vs. Sever'이라는 제목은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게 했다('Ballistic'은 '탄도학의'라는 형용사다).
숱한 폭파 신과 헤비 메탈 음악과 슬로 모션 액션 속에 쉬지 않고 사람이 죽어나가지만, 관객들은 이 영화를 지루하다고 평가했고 빈약한 상상력을 비난했다. 한참 잘나가던 라틴 스타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13번째 전사](1999)의 실패를 만회하려다가 다시 한 번 흥행 재난을 겪으며 급강하했다.
* 교훈 - 아무리 스펙터클을 전면에 내세운 액션 영화라 해도, 시나리오의 기본적인 완성도가 없다면 실패로 돌아간다. 신인 감독에게 거대 예산 상업영화를 맡길 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29위 [하드레인](1998)
제작비 $ 70,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9,870,567 수익률 -71.6%
손실 $50,129,433 2011년 기준 손실 $69,168,161
원래대로 오우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면 이 영화를 구원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덴마크의 촬영감독 출신(그는 제임스 캐머런의 [어비스](1989)의 카메라를 잡기도 했다)인 미카엘 살로몬의 연출 데뷔작인 [하드 레인]의 원래 제목은 'The Flood'(홍수). '호우'(hard rain)나 '홍수'나 크게 다른 것 같진 않지만, 제작자는 이 영화가 재난 영화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하드 레인'이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흥행 결과는? 제목을 바꾼 수고에도 불구하고, 실패였다.
장르 영화로서 그렇게 나쁘진 않았지만, 재난 영화가 쏟아지던 세기말 할리우드의 트렌드에서 이 영화도 그런 영화 중 한 편으로 치부되었고, [아마겟돈](1998)이나 [딥 임팩트](1998) 등의 재난 영화와 비교되면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었다. 영화에 쓰인 배경막은 당시까지 영화에 사용된 것들 중 최대 규모. 하지만 이런 스케일도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 비하면 초라하게 보일 뿐이었다. 한국에선 전국적인 홍수와 개봉 시기가 겹쳐 흥행에 실패했던 비운의 영화.
* 교훈 – 당대의 트렌드와 어정쩡한 관계를 맺는 건 실패의 지름길. 확실한 차별점을 두던가, 트렌드를 십분 이용해야 한다.
28위 [스텔스](2005)
제작비 $138,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76,932,872 수익률 -44.3%
손실 $61,067,128 2011년 기준 손실 $70,324,442
50%를 넘긴 수익률은 흥행 재난을 맞이한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훌륭한 수준이지만, 이 영화의 제작비가 1억3,8000만 달러라는 걸 감안하면(여기엔 P&A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아무리 적어도 4~5,000만 달러는 사용되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실제 손실은 엄청나다. '제2의 [탑 건]'을 노렸을지 모르지만 이 영화엔 결정적으로 톰 크루즈 같은 뜨거운 청춘 스타가 없었고, 전투기 액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제시카 비엘의 비키니 신을 꼽았다.
[분노의 질주](2001)와 [트리플 엑스](2002)로 승승장구하던 롭 코헨 감독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버린 영화. 제이미 폭스는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자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면적인 연기를 보여준다(시나리오의 밋밋한 캐릭터 설정은, 그도 극복하기 힘든 부분이었을 것이다).
* 교훈 – 전투기 영화라고 해서 전투기 자체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 '최고의 조종사'를 제목으로내건 [탑 건](1996)과 '최고의 전투기'를 제목으로 내건 [스텔스]. 그 차이는 의외로 컸다.
27위 [에브리씽 유브 갓](2010)
제작비 $120,000,000 수익 $48,650,704 수익률 -59.5%
손실 $71,349,296 2011년 기준 손실 $73,590,659
완벽해 보였다. 1980년대 [애정의 조건](1983)으로 오스카를 거머쥐었고, [브로드캐스트 뉴스](1987)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 같은 드라마에 엄청난 강점을 지녔으며, [빅](1988) [제리 맥과이어](1996) 등의 제작자인 제임스 L. 브룩스 감독. 그가 오랜 친구인 잭 니콜슨에 리즈 위더스푼, 오웬 윌슨, 폴 러드 등의 배우를 불러 모아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든다고 할 때, 업계에선 어느 정도 선방할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낡은 드라마라고 생각했는지 관객의 반응은 그저 그랬고, 수익률은 40%를 겨우 넘겼다. 더욱 절망스러운 건, 이 영화의 제작비 규모가 이야기 규모에 비해 너무 컸다는 것. 1억2,000만 달러의 제작비에서 7,000만 달러 이상으로 발생한 손실은, 제작사인 소니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 주었다. 이 정도의 손실 규모는 액션 블록버스터에서도 발생하기 힘든 수준.
* 교훈 –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완벽을 기하지 않은 느슨한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면서, 높은 개런티의 스타급 연기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는 건, 계란을 쌓아놓은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26위 [하트의 전쟁](2002)
제작비 $95,000,000 수익 $32,287,044 수익률 -66.0%
손실 $62,712,956 2011년 기준 손실 $78,400,751
존 카젠바흐의 베스트셀러 소설은 수많은 각색을 거치며 숱한 변형을 겪었다(그러면서 시나리오는 점점 산으로 갔다). 군인 역에 브루스 윌리스는 적역처럼 보였지만, 액션 히어로가 아닌 경우엔 그다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그레고리 호블릿 감독의 전공은 아무래도 스릴러 쪽이었다. 게다가 1억 달러 가까이 제작비를 투여한 할리우드 스타일의 엔터테인먼트 속에서 인종 문제라는 첨예한 이슈를 다룬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 교훈 – 아무리 좋은 원작이라도 할리우드의 거대 예산 상업영화 속에서 다룰 수 없는 경우가 있다.
25위 [애스트로넛](1999)
제작비 $75,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9,598,588 수익률 -73.9%
손실 $55,401,412 2011년 기준 손실 $74,790,575
랜디 래비치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는 문제가 많았고, 게다가 연출력은 더욱 문제가 많았다. 반전이라고 있긴 하지만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고, 영화는 SF와 스릴러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그렇게 끝난다. 조니 뎁과 샤를리즈 테론이라는 투 톱 캐스팅은 꽤 괜찮았지만, 영화는 제작비의 1/4 정도만 건지고 극장가에서 사라졌다.
* 교훈 – 조니 뎁도 실수한다.
24위 [바론의 대모험](1989)
제작비 $46,630,000(P&A 비용 제외) 수익 $8,083,123 수익률 -82.7%
손실 $38,546,877 2011년 기준 손실 $69,914,709
'상상력의 대가' 테리 길리엄의 비공식적인 3부작은 [시간 도둑들](1981) [브라질](1985)를 거쳐 [바론의 대모험]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 얘긴, 그 화려함만큼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의미. 원래 2,350만 달러였던 제작비는 결국 4,700만 달러 가까이 두 배로 치솟았고, 제작 기간은 계속 지연되었으며, 로마의 치네치타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촬영엔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했다.
더욱 큰 문제는 제작사인 콜럼비아에 있었다. [브라질]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프로듀서인 아논 밀챈이 [바론의 대모험]의 치솟는 제작비 때문에 해고되었고, 돈 스틸 사장은 영화를 아예 중단시킬 생각까지 했다. 결국 완성된 영화는, P&A 비용을 아낀다는 이유로 소규모로 개봉되었고(마케팅을 거의 안 했던 건 당연하다), 제작비가 5,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영화는 1,000만 달러도 안 되는 수익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하지만 판타지 관객들 사이에서 이 영화는 꾸준히 컬트로 추앙받았다.
* 교훈 – 판타지 장르일수록 엄격한 제작비 관리가 필요하다.
23위 [80일간의 세계일주](2004)
제작비 $140,000,000 수익 $72,178,895 수익률 -48.4%
손실 $67,821,105 2011년 기준 손실 $80,748,404
줄 베른의 소설이 쓴 소설은 여러 차례 영화화되었지만, 2004년에 만들어진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줄 베른 소설의 '가장 어리석은 영화화'로 평가될 만하다. 그래도 제작비 절반은 건졌으니 그게 어디냐고 할 수도 있지만, 1억4,000만 달러에서 7,000만 달러 가까이 허공에 날렸음을 감안하면, 뼈 아픈 일. 1956년에 만들어져 오스카 작품상까지 수상했던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원작에 충실하려 했다면, 쿵푸 액션 스타 성룡을 캐스팅한 2004년 버전은 느슨한 각색 속에서 기묘한 어드벤처를 펼친다. 전 세계를 누빈다는 설정 자체가 큰 제작비를 필요로 하는, 흥행 재난의 징조였던 셈. 한편 그 해 디즈니는 [알라모], [킹 아더], [히달고], [카우 삼총사] 등 연달아 흥행 참패를 겪으며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 교훈 – 원작을 존중하라. 액션을 맹신하지 마라. 애매한 컨셉트의 가족 영화는 피해라.
22위 [비러브드](1998)
제작비 $80,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22,852,487 수익률 -71.4%
손실 $57,147,513 2011년 기준 손실 $78,846,128
오프라 윈프리가 토니 모리슨의 소설 [비러브드]의 판권을 확보한 건 1987년. 결국 그녀는 직접 프로듀서가 되어, 자신이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영화 [비러브드]를 완성한다. 감독은 조나단 드미. [양들의 침묵](1991) [필라델피아](1993)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는 이 영화로 휘청하게 된다. 시대극이라는 설정과 오프라 윈프리의 스타성 등을 토대로, 제작비는 P&A 비용을 제외하더라고 8,000만 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수익은 그 1/5 수준에 그쳤다.
* 교훈 – 야심은 야심에서 끝나야 한다. 오프라, 여주인공을 직접 하는 게 아니었다.
21위 [허드슨 호크](1991)
제작비 $65,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7,218,080 수익률 -73.5%
손실 $47,781,920 2011년 기준 손실 $78,901,913
브루스 윌리스와 [다이 하드] 1편과 2편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제작자 조엘 실버는 윌리스와 액션 코미디 한 편을 기획한다. 죽도록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흥분했는지, 윌리스는 직접 시나리오에 참여해 자신의 유머 감각을 과시했지만, 그의 참견(?)으로 시나리오는 끊임없이 재집필되었고, 영화는 마케팅 단계에서도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했다( '[다이 하드] 스타일의 액션 코미디'라... 말이 되나?).
히치콕의 [나는 결백하다](1956)와 제임스 본드 무비와 버스터 키튼의 슬랩스틱 코미디와 [총알탄 사나이](1988)을 섞은 것 같다는, 결국은 이도저도 아닌 영화라는 평가 속에서 최악의 영화를 뽑은 골든 래즈베리 시상식에서 좋은 먹잇감이 된 [허드슨 호크]. 결국 최악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휩쓰는 3관왕에 올랐고, 1990년대 최악의 영화 선정에서도 [쇼걸](1995)과 끝까지 경합을 벌였지만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 교훈 – 잘나갈 때 조심하자. 그리고 스타는 카메라 앞에서만 스타다. 웬만하면 시나리오엔 손 대지 말자.
20위 [레드 플래닛](2000)
제작비 $100,000,000 수익 $33,463,969 수익률 -67.5%
손실 $66,536,031 2011년 기준 손실 $86,901,002
지나치게 느린 페이스로 진행되는 영화는 결국 주제의식을 상실하고 말았고, 1억 달러의 제작비를 썼음에도 관객들에겐 B 무비처럼 여겨졌다. 나른한 철학적 대화는 영화를 더욱 심심하게 만들었던 요소. 개봉시엔 [미녀 삼총사](2000)와 붙어 처참히 무너졌다. 앤서니 호프먼 감독은 이 영화 한 편만을 남기고 영화계를 떠났다.
* 교훈 – SF 장르 속에서 철학을 논하는 건, 스탠리 큐브릭 정도가 되어야 가능하다.
19위 [넛크래커](2010)
제작비 $90,000,000 수익 $14,679,294 수익률 -83.7%
손실 $75,320,706 2011년 기준 손실 $77,686,827
러시아(구 소련)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도 [탱고와 캐쉬](1989) 같은 흥행 영화를 만들곤 했던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 직접 쓴 시나리오로 판타지 가족영화 [넛크래커]는 원래는 2008년 크리스마스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해를 넘겼고, 결국은 2010년에 관객과 만났다. 한참 열풍인 3D로 전환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제작비만 올리는 결과를 낳았고, 9,000만 달러까지 치솟은 제작비는 1,500만 달러가 조금 안 되는 수익으로 돌아왔다.
* 교훈 – 제작이 지연되어 개봉이 밀릴수록, 흥행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확실한 원작이 없는 아동용 판타지는 흥행에 난점이 있다.
18위 [오스모시스 존스](2001)
제작비 $75,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4,026,418 수익률 -81.3%
손실 $60,973,582 2011년 기준 손실 $77,432,662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았다. 인체 안을 배경으로 세균과 백혈구 사이의 대결을 액션 영화 스타일로 보여준다? 여기서 '화장실 유머'의 대가 패럴리 형제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을 생각했고, 제작비는 예상 외로 올라갔다. 특유의 악취미가 드러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결국 영화는 아동용도 아닌, 성인용도 아닌, 어중간한 상업영화가 되고 말았다.
* 교훈 – 실험성도 좋지만 상업영화에서 타깃은 확실해야 한다.
17위 [사운드 오브 썬더](2005)
제작비 $80,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1,665,465 수익률 -85.4%
손실 $68,334,535 2011년 기준 손실 $78,693,533
흥행 재난사에서 가장 위험한 장르는 아마도 '액션 어드벤처'일 듯. [컷스로트 아이랜드](1995)처럼 코미디와 결합하든, [13번째 전사](1999)처럼 판타지와 결합하든, [사운드 오브 썬더]처럼 SF와 결합하든, 이 장르의 위험성은 그다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다.
원래는 2003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촬영지였던 프라하에 큰 홍수가 나면서, 그리고 제작사인 프랜차이즈 픽처스가 파산하면서, 2년의 지연 기간 끝에 영화는 개봉되었다. 이런 우여곡절만큼이나 [사운드 오브 썬더]는 관객의 외면과 평단의 공격에 시달렸는데, 조잡한 특수효과와 배우들의 발연기와 어설픈 과학적 지식이 기반이 된 대사와 뭔가 이상한 액션 타이밍은 결국 흥행 재난으로 나타났다. 영화 속엔 대형 홍수 장면이 있는데, 뉴올리언즈에 허리케인으로 인한 재난이 있던 바로 그 시기에 영화가 개봉되는 바람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 교훈 – 흥행 재난의 첫 걸음은 제작 지연이다.
16위 [사막 탈출](1987)
제작비 $55,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4,375,181 수익률 -75.9%
손실 $40,624,819 2011년 기준 손실 $80,429,274
기획서로는 완벽했다. 당대 A급 스타일 워렌 비티가 더스틴 호프먼과 함께, 코미디 영화의 대가인 엘레인 메이 감독과 만난다. 이 영화는 밥 호프와 빙 크로스비가 만난 것 같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로드 무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막의 영화 현장은 점점 수렁에 빠졌고 그에 따라 제작비는 급상승했다.
최악의 영화로 꼽히기도 했지만, 정작 영화 자체가 그렇게 망가진 건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인간 관계였다. 당시 콜럼비아 스튜디오엔 데이비드 퍼트냄이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했는데, 워렌 비티와 더스틴 호프먼은 퍼트냄에게 엄청난 개런티와 최종 편집권까지 요구했다. 여기에 앙심을 품은 퍼트냄은, 개봉 전에 언론에 영화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다녔고, 그 결과 형성된 입소문은 영화의 흥행에 치명적이었다.
* 교훈 – 스타와 제작자와의 관계가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
15위 [보물성](2002)
제작비 $180,000,000 수익 $109,578,115 수익률 -39.1%
손실 $70,421,885 2011년 기준 손실 $88,039,491
디즈니에게 [보물성]은 야심 찬 프로젝트였다. 소설 [보물섬]을 우주 버전으로 각색한 이 영화는 아이맥스와 일반 사이즈로 동시 개봉된 최초의 영화였으며, 디즈니 전통의 2차원 셀 애니메이션에 디지털 터크놀로지를 결합했다. 시각적으로 뛰어났고 평단의 호평이 쏟아졌지만, 이상하게도 관객들의 관심은 그저 그랬다. 이미 [토이 스토리](1995)나 [슈렉](2001)을 경험한 관객들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너무 낡아 보였던 걸까? 1년 전 [아틀란티스](2001)의 흥행 부진을 만회하려는 디즈니의 노력은 7,000만 달러가 넘는 손실로 돌아왔다.
* 교훈 –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트렌드의 흐름도 주시해야 한다. 특히 2억 달러에 가까운 제작비가 들어가는 영화일수록.
14위 [솔저](1998)
제작비 $75,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4,594,226 수익률 -80.5%
손실 $60,405,774 2011년 기준 손실 $83,347,368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포스트맨](1997)으로 6,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워너브러더스는, 그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 1년 후, 역시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배경인 [솔저]를 내놓았고, 이 영화는 역시 6,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아마도 워너브러더스가 믿었던 건 시나리오 작가인 데이비드 웹 피플스였던 듯. [블레이드 러너](1982), [용서받지 못한 자](1992) [12 몽키즈](1995)의 작가인데, 그는 [솔저]에서 주인공(커트 러셀)을 위해 단 79개의 단어만 대사로 쓰는(그 중 11개가 "Sir"다) 파격(!)을 보여준다.
* 교훈 –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또 다른 실패가 이어진다.
13위 [파이널 판타지](2001)
제작비 $167,000,000 수익 $85,131,830 수익률 -49%
손실 $81,868,170 2011년 기준 손실 $103,967,491
8,500만 달러를 넘어가는 수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10년 전 상황이라고 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4년 동안, 제작사를 파산지경에 이르게 하면서 만들어진 이 영화의 제작비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1억6,700만 달러의 제작비는 [슈렉]의 두 배 수준. [슈렉]의 제작 기간이 6년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파이널 판타지]의 제작 관리가 허술했던 건 사실이다.
* 교훈 –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위험하다. 특히 장기 프로젝트일 경우엔 더욱.
12위 [포스트맨](1997)
제작비 $80,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17,626,234 수익률 -78%
손실 $62,373,766 2100년 기준 손실 $87,403,328
1990년대 상반기만 해도 케빈 코스트너는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 배우였다. [늑대와 춤을](1990)으로 오스카를 거머쥔 그는 [JFK](1991), [로빈 훗](1991), [보디가드](1992), [퍼펙트 월드](1993), [와이어트 어프](1994) 등으로 승승장구 했다. [워터월드](1995)에서 삐끗한 것처럼 보였지만, 해외 시장을 통해 북미 지역의 손실을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맨]에서 막다른 골목에 대다른다. P&A 비용을 제외하고 8,000만 달러를 쓴 이 영화는, 북미를 포함 전 세계에서 2,000만 달러도 안 되는 수익을 거두며 코스트너를 수렁으로 밀어 넣었고, 그는 아직까지 그 수렁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 교훈 – 재난의 조짐이 보였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장기화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11위 [갱스터 러버](2003)
제작비 $74,000,000 손실 $7,266,209 수익률 -90.2%
손실 $66,733,791 2011년 기준 손실 $81,569,728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의 브란젤리나 커플이 영화를 마친 후에 연인이 되었다면, [갱스터 러버](2003)의 베니퍼(Bennifer) 커플, 즉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는 연인인 상태에서 영화 속 연인이 되었다. 작은 차이 아니냐고? 그 결과를 보면 그런 말 못한다.
7,4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갱스터 러버]가 개봉 첫 주 벌어들인 돈은 400만 달러. 개봉 2주차에 접어들자 80%의 관객수 드롭을 기록했고, 이 영화는 결국 개봉 3주 만에 미국의 모든 극장에서 사라졌다. 최종 수익은 7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 제작비의 10%도 못 건진, 엄청난 흥행 참패였다.
* 교훈 – 연인끼리 영화 찍으면, 영화도 망하고 커플도 깨진다.
10위 [스피드 레이서](2008)
제작비 $200,000,000 수익 $93,945,766 수익률 -53%
손실 $106,054,234 2011년 기준 손실 $110,784,500
순제작비 1억2,000만 달러에 P&A 비용 8,000만 달러를 쓴 [스피드 레이서]는 개봉 첫 주 3위라는 치욕적인 순위를 기록했고, [아이언맨](2008)과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2008)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전하다가 1억 달러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9,400만 달러의 수익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이 영화의 수익률이 -53%라는 걸 기억할 것. 들인 돈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 교훈 – 어린 시절에 봤던 만화 영화에 대한 향수로 영화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 향수는 향수에서 끝나야지, 집착이 되면 곤란하다.
9위 [인천](1982)
제작비 $160,000,000 수익 $61,698,899 수익률 -71.4%
손실 $98,301,101 2011년 기준 손실 $131,703,991
할리우드 전쟁 영화 중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망작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인천]이다. 인천 상륙 작전을 배경으로, 로렌스 올리비에가 맥아더 장군으로 등장하고 거대한 물량이 투입되었으며, 1,500명의 실제 미군이 엑스트라로 투입되었고, 007 시리즈의 테렌스 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전쟁 영화의 기본적인 관객층을 확보한 미국 시장에서 도저히 망하지 않을 프로젝트였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영화의 제작자는 통일교의 문선명. 영화에도 그의 입김이 작용했고, 이것은 영화의 전반적인 질적 저하로 연결되기도 했다.
* 교훈 – 사이언톨로지에 의한 [배틀필드](2000)의 실패에서도 알 수 있듯, 종교와 영화제작의 결합은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8위 [13번째 전사](1999)
제작비 $46,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5,200,986 수익률 -79.7%
손실 $40,799,014 2011년 기준 손실 $95,087,493
촬영을 마치고 모니터링 시사를 했을 때, 그 결과는 정말 참담했다. 결국 재촬영을 해야 했고, 제작비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1억6,000만 달러에 달하게 되었으며, 개봉일도 변경해야 했다. 원작자인 마이클 크라이튼과 존 맥티어넌 감독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재편집과 재촬영을 거치며 서서히 김이 빠졌고, 그 틈새를 제리 골드스미스의 음악이 채워야 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마스크 오브 조로](1998)로 쌓아 올린 스타덤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으며, 이후 [엑스 대 세버]가 이어지면서 한 동안 그로기 상태가 되었다.
* 교훈 –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는, 벌면 크게 벌지 몰라도 매우 위험한 장르다.
7위 [화성은 엄마가 필요해](2011)
제작비 $150,000,000(P&A 비용 제외) 수익 $38,634,329 수익률 – 74.2%
손실 $111,365,671 2011년 기준 손실 $111,365,671
할리우드가 가장 최근에 저지른 실수는 바로 애니메이션인 [화성은 엄마가 필요해]다. 디즈니가 제작한 이 영화는 모션 캡쳐를 통한 3D 영화. [아바타](2009)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3D 사상 최악의 흥행을 거둔 작품 중 한 편이다. P&A 비용까지 합하면 2억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됐다고도 하는데 이 영화의 1억 달러 이상의 손실로 인해, 디즈니는 차기작이었던 [노란 잠수함](1969)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접어야 했다.
* 교훈 – 모방 이전에 크리에이티브를!
6위 [타운 앤 컨트리](2001)
제작비 $105,000,000 수익 $10,372,291 수익률 -90.1%
손실 $94,627,709 2011년 기준 손실 $120,171,313
일단 이 영화의 짱짱한 캐스팅 라인을 한 번 살펴보자. 워렌 비티, 나스타샤 킨스키, 다이앤 키튼, 골디 혼, 조쉬 하트넷, 앤디 맥도웰 게다가 전설의 명배우 찰턴 헤스턴까지! 잘하면 앙상블 드라마의 수준작으로도 남을 수 있엇던 [타운 앤 컨트리]는 결국 흥행 대참패의 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엄청난 액션 신도,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도, 대규모 군중 신도 없는 로맨틱 코미디가 어떻게 해서 제작비 1억 달러를 넘기게 된 걸까? 문제는 제작 관리였다. 4,400만 달러의 제작비는 촬영 기간이 3년을 넘어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그 과정에서 시나리오는 여러 차례 수정되었으며 숱한 재촬영이 있었다(워렌 비티가 특히 재촬영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 제라드 드파르듀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른 배우로 다시 캐스팅되면서 추가 촬영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래저래 늘어난 제작 기간 때문에 몇몇 배우는 이미 계약된 다른 영화를 찍고 돌아와야 했다. 그러면서 소문은 점점 흉흉해지고, 개봉일은 총 13번이나 바뀌었으며, 영화의 완성도는 점점 떨어졌다. 개봉 결과는? 제작비의 1/10도 거둬들이지 못했다.
* 교훈 – 화려한 캐스팅도 좋지만 확실한 리더십이 없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 제대로 된 시나리오가 없으면 촬영에 들어가선 안 된다. 그리고, 워렌 비티를 조심하라.
5위 [사하라](2005)
제작비 $241,000,000 수익 $119,269,486 수익률 -50.5%
손실 $121,730,514 2011년 기준 손실 $140,183,940
개봉 첫 주 1위에 올랐고, 1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고도 '흥행 재난 영화' 순위의 상위권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 영화의 슬픈 운명은, 지나치게 많이 쓴 제작비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까지 합해 2억4,000만 달러를 가볍게 넘긴 [사하라]는, 번 돈의 두 배를 벌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었다.
* 교훈 – 돈을 너무 많이 쓰지 마라.
4위 [알라모](2004)
제작비 $145,000,000 수익 $25,819,961 수익률 -82.2%
손실 $119,180,039 2011년 기준 손실 $141,896,800
[알라모]의 헤드 카피는 "당신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You will never forget). 하지만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건 이 영화의 처참한 흥행 성적표뿐이다. 지나치게 평범한 시나리오에 평면적인 캐릭터는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존 포드의 [알라모](1960)에 비해 역사적 사실에 더 가깝게 다가갔지만, 영화적 재미는 훨씬 더 떨어지며, 영화음악은 필요 이상으로 시끄럽고, 편집은 초점을 잃었으며, 액션 신도 그저 그렇다는 평가를 받았다. 겨울 시즌 개봉을 미뤄 다음 해 부활절 기간에 개봉한 것도 큰 패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와 맞붙어야 했다. 그 결과는 1억 달러를 훨씬 넘기는 손실. 디즈니 사상 최악의 흥행 실패였다.
* 교훈 –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다룬다는 이유로, 영화적 재미를 감소시켜선 안 된다.
3위 [플루토 내쉬](2002)
제작비 $120,000,000 수익 $7,103,973 수익률 -94.1%
손실 $112,896,027 2011년 기준 손실 $141,139,490
1억2,000만 달러를 들여 700만 달러 조금 넘는 수익을 거두었다면, 그건 비즈니스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그 무엇일 듯. 바로 [플루토 내쉬]의 흥행 성적으로, 제작비의 6퍼센트 정도만 회수했다. 흥행 실패작이 대부분 그렇듯, 이 영화도 모니터링 시사 결과 최악의 반응을 얻었고, 황급히 시나리오를 고치고 재촬영을 한 케이스. 이 시나리오가 처음 쓰여졌던 시점이 1985년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늦은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완성된 후에도 2년 동안 개봉을 미루다가 극장에 걸렸지만, 아니나 다를까! 영화사에 기록될 흥행 참패를 맞이하고 말았다.
여기서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영화들의 목록을 잠시 살펴보면. 비교적 최근작으로 [델고](2008)가 있다. 4,000만 달러가 든 이 영화는 7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8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5,000만 달러를 쓴 [아웃랜더](2009)의 수익은 125만 달러. 수익률은 자그마치 -97.5%. 제작비의 2.5%만 회수한 셈이다. 가이 리치 감독이 당시 아내인 마돈나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스웹트 어웨이](2002)는 1,000만 달러를 쓰고 60만 달러를 벌어들인, 수익률 -94%의 영화다. 머라이어 캐리의 [글리터](2001)도 만만치 않은데, 2,200만 달러짜리인 이 영화는 43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수익률 -80.5%다.
이안 감독도 만만치 않은데 [라이드 위드 데블](1999)은 3,500만 달러짜리 서부극이었는데 63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제작비의 2%도 못 거둬들인, 수익률 -90.2%의 영화다. 코폴라의 [마음의 저편](1982)은 2,600만 달러에서 64만 달러를,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나오는 [죠르지오의 사랑](1982)은, 1,90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를, 알 파치노 주연의 [혁명](1985)은 2,800만 달러에서 36만 달러를 거둬들인 영화들. 최강자는 [알란 스미시 영화](1997)로 1,000만 달러를 들여 4만6천 달러를 벌었다. 회수율이 1%도 안 되는 셈. 하지만 더욱 강력한 영화가 있으니 바로 [지직스 로드 Zyzzyx Road ](2006). 인디펜던트 영화라고는 하지만, 캐서린 헤이글과 톰 사이즈모어 같은 이름 있는 배우가 등장하는 이 영화는, 단 한 군데서 개봉되어 20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제작비는 200만 달러. 수익률 -99.999%다.
* 교훈 – 오랜 기간 동안 창고에서 썩고 있는 시나리오는, 다 이유가 있다.
2위 [컷스로트 아일랜드](1995)
제작비 $115,000,000 수익 $10,017,322 손실률 -92.3%
손실 $104,982,678 2011년 기준 손실 $154,929,360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 펄의 저주](2003)을 기획할 때,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와 감독인 고어 버빈스키가 가장 참조로 삼았던 영화는 무엇일까? 아마도 [컷스로트 아일랜드]일 것이다. 같은 해적 영화 장르 속에서, 이 영화가 저질렀던 실수와 과오는 감히(!) 새로운 해적 영화를 기획하는 용감한 그들에게 가장 큰 길잡이였을 것이다.
2011년 화폐 가치로 환산했을 때 영화사상 가장 많은 손실(약 1억5,493만 달러)을 기록한 영화인 [컷스로트 아일랜드]는 16년 전이었음에도 1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여된 대작이면서, 16년 전에 이미 1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흥행 참패작이기도 하다. 벌어들인 돈은 1,0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 제작비의 10%가 안 된다.
이 영화를 만들 당시 레니 할린 감독과 여주인공인 지나 데이비스는 부부 관계. 할린은 시나리오를 만지며 데이비스의 비중은 조금씩 늘렸고, 상대역으로 예정되었던 마이클 더글러스는 출연을 거부했다. 이후 키아누 리브스, 톰 크루즈, 대니얼 데이 루이스 등 할리우드의 웬만한 남자 배우에게 모두 제안이 갔지만 모두 거절했고, 결국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지나 데이비스를 잘 받쳐줄 수 있는 매튜 모딘이 출연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영화는 조금씩 문제를 드러냈다. 문제는 시나리오였다. 1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쓰면서도 현장에선 그날그날 쪽대본으로 촬영해야 했다. 촬영 지연으로 제작비가 늘어나자 레니 할린은 돈 많이 드는 장면을 삭제해가며 현장을 이끌었다. 결국 영화는 해양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12월 크리스마스에 개봉되는 상황에 처했다.
제작사 캐롤코는 한때 [터미네이터 2](1991)나 [토탈 리콜](1990) 같은 흥행작을 내놓았던 영화사지만, [컷스로트 아일랜드]와 [쇼걸](1995)의 잇따른 실패로 결국 파산했고, 20세기 폭스에 모든 자산을 5,000달러에 매각했다.
* 교훈 – 남편이 감독을 하고 아내가 여주인공을 할 땐, 반드시 저예산 영화로!
1위 [천국의 문](1980)
제작비 $55,000,000 수익 $3,484,331 수익률 -95.7%
손실 $51,515,669 2011년 기준 손실 $140,609,018
할리우드에서 '천국의 문'(Heaven's Gate)는 더 이상 고유명사가 아니라, 흥행 대재난을 맞이한 영화를 일컫는 보통명사가 되어 버렸다. 유나이티드 아티스츠를 MGM에 매각시켜 버린 장본인인 [천국의 문]은,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영화사에 길이 기록될 흥행 낭패작이었다.
[디어 헌터](1978)로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 마이클 치미노 감독은 할리우드 내에서 입지가 급상승했고, 오랜 동안 가지고 있었던 비장의 프로젝트를 꺼내든다. [존슨 카운티 전쟁 The Johnson County War]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로, 그는 이것을 [마이클 치미노의 천국의 문]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 생각이었다.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크리스토퍼 워큰, 존 허트, 제프 브리지스, 이자벨 위페르 같은 배우들을 모은 이 영화에서 감독의 야심은 대단했다. 그것은 마을 하나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에서 잘 드러났고, 그는 만족할 때까지 계속 테이크를 갔다. 수많은 엑스트라 사이에 질병이 돌았고, 동물 학대로 비난을 당하기도 했던 현장에서 그가 찍어낸 필름은 220시간 분량. 하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프롤로그를 보강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더 썼고, 에필로그가 심심하다며 100만 달러를 더 들여 보충 촬영을 했다. 애초에 예상했던 750만 달러의 제작비는 6배로 늘어났고, P&A 비용은 1,100만 달러에 달했다. 198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큰 금액이었다.
첫 편집본은 5시간 25분. 총 500시간의 촬영 분량에서 거의 1/100로 압축한 것이었다. 이 버전은 3시간 39분 버전으로 압축되어 시사회를 가졌고, 악랄한 리뷰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후 여러 차례 재편집이 이뤄졌고 2시간 29분까지 러닝타임이 줄어들었다. 결과는 참담했고, D.W 그리피스, 채플린, 메리 픽포드, 더글러스 페어뱅크스 등 무성영화 시대의 굵직한 영화인들이 모여 1919년에 설립한 영화사 유나이티드 아티스츠는 60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1979년에 MGM에 매각되었다.
* 교훈 – 감독의 야심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반 세기 이상을 버틴 영화사도 넘어질 수 있다.
댓글 : 5 개
- tony montana
- 2011/05/29 PM 07:27
워터월드가 빠졌네요
대 성공 배우에서 나락에 배우로 만든 케빈 코스트너 출연 참여
작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처음 이해한 영화입니
다
대 성공 배우에서 나락에 배우로 만든 케빈 코스트너 출연 참여
작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처음 이해한 영화입니
다
- 난다로
- 2011/05/29 PM 07:28
ㄴㄴ 많은 분들이 워터월드를 망한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해외흥행까지 해서 정확히 본전은 뽑은 영화입니다
해외흥행까지 해서 정확히 본전은 뽑은 영화입니다
- 남자는레프트
- 2011/05/29 PM 07:33
허드슨호크 정말재미있게본영화중에 하나였는데... 간만에 또보고 싶네요
- tony montana
- 2011/05/29 PM 07:33
난다로//그랬군요 최악의 영화라고 입소문이 나서
- 타유유
- 2011/05/29 PM 07:43
허드슨호크 재미있는데...
유머코드가 시대를 잘못만나지 않았나싶네요.
요즘 개봉하면 꽤 흥행했을 영화
유머코드가 시대를 잘못만나지 않았나싶네요.
요즘 개봉하면 꽤 흥행했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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