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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화평:성룡은 똑똑한 사람이고 이연걸은 대가의 가깝다.2011.06.21 AM 11:05
글은 2008년 5월 8일 <외탄화보(外灘畵報)>에 올라온 원화평의 인터뷰를 http://kitchen.tistory.com/587의 小品林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外灘:이연걸의 영화는 늘 무술감독으로 당신을 편애하더라. 당신과 친해서인가 아니면 믿기 때문인가?
원화평 : 날 밥 먹게 해주려고 그러는 거지! (웃음) 함께 작업한 적이 많은데 늘 즐겁다. 그는 전국 무술 대회 우승자로, 무술 면에서 이미 일정한 경지까지 수련했다. 우리의 유쾌한 교류에서 생기는 상호 신뢰와 감정은 매우 얻기 힘든 경우다.
外灘:당신들이 예전《황비홍(黃飛鴻)》계열 영화를 찍었을 때가 대륙에서 온 스타 이연걸과 서로 막 알았을 때다. 언어와 문화 면에서 문제가 있었나?
원화평:작업 면에서 그는 다른 배우와 아무 차이가 없다. 전문가가 일단 출수하면 그가 아주 뛰어난 액션 재목이란 걸 알 수 있다. 우리의 직업에 대해 말해보자면 어떤 신비스런 점이 없다. 당신이 일단 출수하면, 수준이 어떤지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모두 알아차린다. 교류 방식 또한 무척 간단하다.
外灘: 최근 십 몇 년간 당신은 줄곧 이연걸과 작업했다. 매번 새로운 걸 하고자 희망하지만, 현재 이연걸에게 설계해준 액션의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 느끼지는 않나?
원화평:나는 그 점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본다. 왜냐면 우리는 단 한 번도 같은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각각의 영화 속에서 우리는 동일하지 않은 인물의 성격과 무공에 근거해 제각각 액션을 설계했다. 그 인물의 미래, 현재, 과거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런 종류의 부담이 나에겐 없고 근심은 촬영에 도움이 안된다. 사실 스토리와 인물에만 근거하면 기본적으로는 어떤 문제도 생길 수가 없다.
外灘: 이연걸은 현재 어느 수준까지 진보했나?
원화평:아주 많이. 특히 연기 면에서 동작의 과장이 아주 좋아졌다. 사람 또한 많이 성숙해졌는데, 싸울 때 일권(一拳) ․일각(一脚)의 기량을 전부 적절하게 제어하고 있다. 예전의 그는 힘을 너무 과하게 써서 그에게 얻어 맞는 배역을 맡은 사람들이 너무 고통스러워했다. 전형적인 힘쓰는 유형이었다니까. 지금 화면상으로 그의 동작은 여전히 맹렬하지만 진정한 힘을 제어하고 있다. 진짜 쿵푸와 영화의 결합 면에서 갈수록 융합하고 있다.
外灘: 오늘까지도 당신은 여전히 중국어권 영화계에서 제일 잘 싸우는 사람이라고 여기나? [여기서 싸우는 건 영화 속에서의 액션을 지칭]
원화평:여전히 최고다. 당연히 성룡과 이연걸이 현재 제일 잘 싸우는 두 사람이다. 두 사람의 풍격은 다르지만 쿵푸 실력은 모두 대단하다. 이연걸은 어릴 때부터 무술을 연마한 사람이고 무술 대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어떤 권(拳)이든 그는 전부 알아차리고 액션은 시원스럽다. 극단 출신인 성룡의 액션 역시 진짜 훌륭하다. 그러나 성룡은 좀 더 고난이도의 액션에 적합하다. 가령 번전( 翻轉)이나 도약은 아주 민첩하다.
外灘:이연걸은 최근 몇 년 심리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자선사업을 많이 했고 자신의 마지막 무술 영화를 찍었다. 이미 영화를 인생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 이런 변화를 당신은 어떻게 보나?
원화평:이연걸이 폭력을 싫어하는 건 옳다. 나와 이연걸의 영화에는 기본적으로 피비린내 나고 폭력적인 색채가 없다. 액션도 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고 폭력적인 색채는 없다. 이연걸은 이미 다른 상태에 도달했고 대가가 됐다. 그는 불가에 대한 이해가 무척 깊은데 불가와 쿵푸를 상호 융합해 점점 더 원만해지고 있다. 사람은 폭력을 위해 폭력을 휘두를 수 없다. 이런 점이 그의 연기에 도움이 됐다. 현재 그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한다. 인물의 발전을 생각하고 되는대로 폭력을 구사하지 않는다. 나까지도 생각이 갈수록 이연걸한테 근접해지고 있고……. (웃음)
外灘:《포비든 킹덤》의 성룡과 이연걸 모두 당신이 잘하는 쿵푸 고수이다. 액션에서 두 사람 각자의 특성을 어떻게 표현했나?
원화평:성격적인 특성에 근거해서. 성룡은 술을 좋아하니 취권을 하게 했다. 조금씩 조금씩 술에 취한 상태가 됐고 이런 점이 그의 성격과 비교적 유사했다. 이연걸이 연기한 건 어떤 문파의 기술이던 모두 알고 있는 승려라 그의 액션은 비교적 다양했다.
外灘:당신이 성룡을 발탁해 《취권(醉拳)》《사형도수(蛇形 刁手)》를 찍었을 당시 성룡은 ‘박스 오피스의 독약’이었다. 왜 그를 선택했나?
원화평:나는 늘 그의 액션을 좋아했다. 그 작품들을 촬영할 때 몇 명의 훌륭한 배우를 찾았지만 최종에는 성룡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그의 쿵푸와 표현 방법이 쿵푸 코미디에 무척 어울렸기 때문이다. 이 두 작품을 찍은 후 그의 인기가 높아졌고 나도 덩달아 높아졌다. 당시 나도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 둘은 누가 인기가 높아질지 알 수 없었다.
外灘:당시 왜 성룡이 쿵푸 코미디의 길을 가게 할 생각을 했나?
원화평:당시 난 다른 쿵푸물의 노선을 개척하고 싶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때는 장철 감독의 무협물 시대였다. 어떤 쿵푸물이던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폭력적이었다. 이소룡의 타법(打法)은 무척 굳세고 무척 강해 일초(一招)이 동작이 늘 몹시 맹렬했다. 감독이 내게 어떤 방법으로 그들을 돌파할지 물었고 결국 쿵푸 코미디로 성공했다.
外灘:20년이 지나 성룡과 다시 일해보니 그에게 어떤 변화가 보이나?
원화평:변화는 확실히 있더라. 그는 연기면에서 엄청나게 진보했다. 액션 쪽으로는 이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건 무척 드문 상황이고 나는 여전히 그가 퇴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나이가 들어 만약 항상 수련하지 않으면 쿵푸는 반드시 퇴보한다. 나만 해도 이미 많이 퇴보했고 대신 머리가 나아졌다. 왜냐면 생각이 많고 액션 부분의 쓰임은 줄어들었으니까.
外灘:성룡과 이연걸 모두 액션물에 싫증이 났고 문예영화를 찍고 싶어한다. 당신도 질렸나?
원화평:질린 적 없다. 이건 내 일이고 쓸모없어질 때까지 해야하는 거니까. 그렇지만 그들의 심정은 이해한다. 그들은 액션에서 이미 커다란 성취감을 얻었고 연기면에서도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늘 액션물의 스타로 출연하느라 남우주연상도 탈 수 없었다. 관중들도 그들을 연기파 배우로 보질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문예물을 찍어 남우주연상을 타고 다른 쪽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거다. 예를 들어 이연걸의 쿵푸 실력은 예전에 무척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명장(投名狀)》의 훌륭한 연기로 그를 일개 쿵푸 스타가 아닌 진정한 배우로 당신들이 느끼게 만들었다.
外灘:성룡은 아직까지 쿵푸 코미디를 찍고 있다. 그가 앞으로 어떤 길로 발전하리라 보나?
원화평:그 역시 코미디 유형의 영화는 아니겠지. 내가 보기에 성룡은 연기 면으로 비교적 훌륭하게 발전했고 똑똑한 사람이라 다른 생존 방법을 반드시 찾아낼거다.
外灘:액션 스타의 연령이 그렇게 중요한가? 나이가 많으면 반드시 어려워지나?
원화평:액션물을 찍는 배우에 대해 말하자면 결국 어려워지는 날이 온다. 현재 나 역시 신인을 계승자로 키우는 훈련을 시작했다. 가령 견자단은 이미 괜찮아졌다. 난 다른 두 세 명의 젊은이를 뽑았지만 이 일에는 엄청 긴 시간이 요구된다. 오경(吳京) 역시 괜찮다. 오경의 연기와 액션은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아직 좋은 작품을 찍지 못해서 그를 데리고 나온 거다. 지금 그는 예전보다 많이 성숙했지만 배우가 되려면 운이 있어야 한다. 오경의 쿵푸는 훌륭하고 이연걸의 사제이기도 하다.
外灘:현재 당신에게는 몇 명의 제자가 있나? 계승자는 몇 명이나 나올 것 같나?
원화평:7, 8명 정도를 양성하고 있는데 그 중 한 두 명만 스타가 될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수많은 기회가 필요하다. 또 자신이 기회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몇 명이나 될지 쉽지 않다.
外灘:《포비든 킹덤》의 무술감독을 수락한 이유는 뭔가?
원화평:당연히 이연걸 성룡과의 인연 때문이지. 그들 본인 모두 진짜 대단한 쿵푸 실력을 지니고 있고 전세계 절정의 고수들이다. 몇 년 전 이 영화의 프로듀서가 미국에서 날 찾아왔다. 무술 감독을 맡아달라고 했고 이 삼일 고민하다가 수락했다.
外灘:이렇게 중국 고전에서 소재를 뽑아 뒤섞은 영화가 개인적으로 언짢나?
원화평: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의 무술영화를 찍을 때처럼 내가 반드시 해야하는 거다. 우리 중국의 액션물은 해외에서 존경받고 있고, 우리는 반드시 그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도 우리 전통문화의 일부분이라는 걸. 물론 외국인이 쓴 각본이니 그들이 시각이지. 주인공인 미국 아이가 꾼 중국꿈이라는 걸 감안하면 꿈 속의 이야기가 터무니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다.
外灘:외국 감독들과 작업을 많이 했지 않나, 당신이 보기에 그들의 쿵푸의 내포된 점을 이해하는 것 같나?
원화평:아니. 그들은 과거의 수많은 홍콩 쿵푸영화를 봤고 쿵푸의 매력을 알고 있다. 해외에 쿵푸물의 시장이 있고 관중 역시 좋아한다. 그러나 그런 쿵푸에 어떤 내포된 점이 있는지 그들은 전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점이 영화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왜냐면 유럽과 아메리카의 관객은 그런 류의 타법(打法)을 본 적이 없고 그렇게 많은 초수(招數)를 본 적이 없어서 좋아하는 거다. 그 순간에 내포된 점에 대한 이해는 중요치 않다. 시장의 가치에 대해 인식만 하면 된다. 그러나 현재 외국 감독들은 쿵푸의 내포된 점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外灘:현재 대량의 액션물이 특수 효과와 액션을 결합하고 있다. 당신은 액션을 설계할 때 특수효과를 고려하나?
원화평:나는 특수효과가 너무 과장되지 않아야 한다고 여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믿지 않으니까. 특수효과는 액션의 미감(美感)을 연장할 수 있지만, 과장하지 않으면서 변형해야 한다.
外灘:현재 중국의 쿵푸를 모방하는 외국인이 무척 많다. 킥복싱 등 기타 지역의 액션이 흥성하고 있는데 이런 점이 중국 쿵푸에 압박으로 작용할까?
원화평:외국과의 이런 경쟁을 진짜 생각지도 못했고 너무 심각할 것도 없다. 난 전력을 다해 자신만의 새로운 액션 영화로 다른 정상에 도달하면 그만이다.
外灘:고룡과 김용의 소설을 보며 액션 설계의 영감을 받나?
원화평:전혀 아니다. 고룡 소설의 액션은 표현하기 너무 어렵다. 그들이 쓴 그 많은 액션은 읽기야 좋지만 찍기는 어렵다. 지금이야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표현의 영역이 넓어졌지만 예전에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가령 검화(劍花)가 날린다는 구절……이걸 어떻게 찍나? 문자야 무궁무진하지만 스크린은 실제하는 거니까 진짜 어렵다. 우연히 보긴 하지만 모방할 수가 없다.
外灘:홍콩 액션물의 흐름은 여러 차례 변했다. 당신은 이 흐름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리라 보나?
원화평:홍콩 액션물의 흐름은 늘 변화했다. 시작은 장철의 폭력 무협물이었고 이소룡은 필사적으로 싸우는 쿵푸였다. 나중에는 코미디로 발전했고 제복물로, 이안의 《와호장룡(臥虎藏龍)》같은 무협물까지. 지금은 《명장》、《칠검(七劍)》처럼 진짜같이 싸우는 액션물이 더 인기 있다.
댓글 : 5 개
- 마루코는 삼겹살
- 2011/06/21 AM 11:25
근데 성룡이 문맹 이라는 소리가 있던데..사실일까요?
- mans0n
- 2011/06/21 AM 11:30
오래전에 러시아워 나올 때 즈음에 문맹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은 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네요.
- 똥빼구이
- 2011/06/21 AM 11:30
예전에는 몰라도 지금은 아닐껄요.. 문맹이 영어하고 대본보고
그러는데..아닐꺼임
그러는데..아닐꺼임
- catharsiswing
- 2011/06/21 AM 11:31
성룡은 난독증입니다. 글을 읽을 줄은 아나 어려움을 겪는 것이지요.
지금은 없다고 합니다.
지금은 없다고 합니다.
- rulikel
- 2011/06/21 AM 11:33
오경 좋아하는데 잘 되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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