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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몽골 사람과 술약속을 잡아버렸다... 2018.08.02 AM 12:38
알바 하는 가게 건물에 있는 오피스텔에 거주 하는 몽골 사람이 몇명 있는데, 그 중 최고 연장자로 보이는 양반은 내가 여기 일 하고나서부터 쭉 봐온 사람이니 거진 1년 조금 넘게 얼굴 보며 지낸 사이라고 할 수 있을듯.
한국말을 하긴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가끔 그가 구사 하는 한국어가 무슨 소린지 알아먹지 못 할 때가 있을 정도의 실력이다.
전 점장님 말씀으로는 전에는 김해에 살았으며 인간극장 비슷한 프로그램에도 나온 적이 있고 나보다 한 살 어릴거라고 하셨다(이 나이 부분이 제일 충격이었다. 그는 나보다 적어도 열살은 많아 보였으니까).
그런 그가 어제는 술에 잔뜩 취해서 가게에 맥주를 사러 왔는데, 테라스에 앉아서 한 캔 다 먹고는 다시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가게 안에 들어와서는 테라스에 앉은 다른 손님 욕을 마구 하길래 많이 취한 것 같으니 일찍 들어가서 쉬라고 했다.
그는 내게 마시라면서 커피를 하나 사주고는 다음에 술 한 잔 하자는 것이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인줄 알았는데, 전화 번호를 가르쳐 달라며 자기 폰을 내밀었고, "나는 친구(나를 지칭 함)가 좋으니까 우리 꼭 술 한 잔 하자" 면서 자기 이름과 전화 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고는 "우리 몽골 사람, 한국 사람 좋아해요" 이 말을 수십번 반복 하고는 약속 꼭 지키라면서 그러는데, 마지 못 해 나는 더우니까 당분간은 무리고, 날이 좀 시원해지면 내가 쉬는 날에 같이 한 잔 합시다" 라고 답했다.
이십대 때의 나는 몽골에 대해 약간의 관심과 환상 같은 것도 갖고 있었던지라 언제 기회가 되면 몽골사람과 친해지고 싶긴 했었다만, 일이 이렇게 풀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다. 다만 걱정 되는 게, 말술인 몽골사람을 상대로 과연 술자리를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거.
나는 그가 소주 먹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약속 잡히면 다찌집이나 데리고 가야 할 것 같다능.
- morekool
- 2018/08/02 AM 01:37
- ☆잉여인간☆
- 2018/08/02 AM 02:34
- 벨톨
- 2018/08/02 AM 05:01
- ☆잉여인간☆
- 2018/08/02 AM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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