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이야기] 여자친구 병간호 14일차2014.12.11 PM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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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이 있고 나서..
술을 먹으면 안되긴 하지만
한잔햇네여...
맥주 피처 1병...
추워서
장판켜고
누워서 티비보다 잠들었는데
시끄러운 차 경적 소리에 눈을 떳네요
잠도 설잠을 잔거 같아 피곤하고
두 눈은 빨갛게 충혈됨


핸드폰 켜보니 여친 전화로
부재통화가 56건 옴
메시지 외 카톡 30건 정도 오고
하나 하나 살펴봄...
내용은 카톡이나 메세지나 동일함
"잘못했으니 이야기좀 하자"
등의 내용이었음

차도 여친집 주차장에 두고 왔고...
날은 춥고
약이 죄다 여친 집에 있어서
봉합부위에 통증이 오는데
약이 없어서 먹지 못하니
기분 상당히 안 좋고
갈까? 말까? 반복한 끝에...

"우리집으로 와"

라고 짤막하게 카톡 날리고
천장을 바라보며 멍하니 멍때리며
답장오길 기다리는데
"바로 갈게"
라는 메시지가 옴

일어나야겠다 생각하고는 씻고 옷갈아입고
그냥 화내지 말고 잘 타일러봐야지... 라는
다짐을 하며 핸드폰 만지작거리면서
좋은 글귀 없나 찾아보는 사이..
도착햇다고 메시지가 와서 나가보니
여친이 차에서 내려 운전석을 열어놓고 서성이고 있더군요...

나 : 안녕 누나...
여친 : 응..

하고는 눈길도 안주고 담배에 불붙이고는
쪼그려 앉아 멍하니 바닥만 쳐다봤음
그 사이 시동을 끄고는 옆에 다가와 쪼그려 앉더니

여친 : 화 많이 났지?
라면서 머리카락을 귀로 넘기며 저를 쳐다보려고 하더군요.

나 : 화가 나야할게 뭐가 있어 내가 부족하서 그런 건데...

라고 말하며 깊게 한숨 들이쉬니까

여친 : 아니야... 네가 줏대 없이 주책만 부려서...
나 : 앞으로 불만이 있으면 술에 힘을 빌리려 하지 말고 눈보고 이야기해... 얼마든지 들어줄 준비되어 있으니까...
여친 : 으...응,
나 : 그리고 같이 먹는 술 아니면 술 입에도 댈 생각 하지 마. 다음에도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도 그냥 누나 포기할래...
여친 : 알았어... 그렇게 할게...
나 : 나도 몸 상태 병신 같아서 따뜻하게 말 못 해준 거 같아서 미안하고...
여친 : 아니야..
나 : 앞으로 잘하려 노력할 테니... 너무 미워만 하지 마.
여친 : 야~ 왜 사람 미안하게 그런 말만 골라서 하냐...
라면서 훌쩍임...
나 : 솔직히 아팠을 때 조금 안일함이 있었던 건 사실이잖아 아파보니까 괜히 투정부리고 싶고... 괜히 성질내고 싶은 거... 알겠더라고 근데 그렇게 해놓고 내 맘 같지 않더라.. 누나 마음도 나랑 틀리지 않을 거라 생각해. 후회돼서 이렇게 와준거지??
여친 : ㅇ...어...흑...

말하고 쳐다보니 훌쩍이기 시작하더군요.

나 : 뭐 비록 내가 부르긴 했지만 아마 내가 부르지 않았어도 누나는 분명 와 줬을 거야 이건 믿어 의심치 않아... 누나도 나 사랑하니까 울어 주는 거잖아? 내 말이 맞지??

닭똥 같은 눈물을 연신 닦아내면서 고개를 연신 끄덕이기에 피식 웃었음

나 : 일어나자 춥다 차에 들어가 담배 한대 다 피고 갈 테니...

라고는 담배 하나 더 물고 불붙이고는 피는데.. 옆에 달싹 붙더니

여친 : 안 추워...

코가 빨개져서 콧물 훌쩍거리면서 안 춥다는데 그렇게 귀여워 보일 수 없더군요. 하하
서둘러 담배 꺼버리고 차에 탔음...
그리고 여친 집으러 출발...


여친 : 손 줘봐
라고 하기에... 왼손 내밀었더니
자기 왼손으로는 운전대 잡고 오른손으로 제 손을 꼭 붙들고는 운전에 신경을 쓰더군요.
싫지 않았는데 뭔가 기분이 묘하길래
조금 빤히 쳐다보다가 그냥 전방을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네요.

나 : 오늘 밥 먹고 약 먹었지??
여친 : 아니 아직.. 나온다고 준비하느라 먹을 새가 없었어...
나 : 그냥 대충하고 나오지... 몸이 먼저 아니야?
여친 : 야...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여친이 예쁘게 하고 오면 너도 좋잖아...
나 : 뭐 그렇긴 한대... 그거 신경 쓸 상태가 아니잖아...
여친 : 잘못했어... 다음엔 꼭 챙겨 먹고 나올게.. 우리 집에 가서 약 챙겨 오고 아침 맛있는 거 가자...

라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집에 도착했어요.

여친 : 약 네 거랑 같이 챙겨올테니 차안에 있어

라고 말하고는 엘리베이터타고 올라가기에
간 거 확인 후 차에서 내려서 다시 담배피고 주차장 기둥에 기대어있었음...
그사이 여친이 내려왔고 "담배 좀 그만 펴 그러다 나보다 먼저 골로 가겠다"라면서
내 연약한 팔뚝을 손바닥으로 스파이크~!

여친 : 춥다 이거 입어....

라면서 점퍼주길래 입고는 차에 탔음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아침을 먹었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초밥....
아침이라 그런지 속이 안 좋은 건지
평소에 반도 못 먹고 배만 만지작거면서
열심히 먹는 여친 쳐다봄

나 : 누나 연어 진짜 좋아하나보네...?
여친 : 응.. 좋아해 맨날 삼시세끼 연어만 먹으면 좋겠다...
나 : 요즘 연어 통조림도 나오고 그러는데 오늘 저녁 연어로 풀코스 차려줄까?

여친 : 어? 진짜??

라기에 "요리를 일단 글로 배워야 해서 시간이 필요함" 이러니
여친 : 그럼 내가 점심 풀로 다 쏴야겠다.

라면서 웃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아침겸 점심을 먹은 덕분에 점심 건너뛰기로 하고
홍대에 아는 케이크전문점 있는데 가자고 해서 케이크 먹으러감

나 : 케이크 전문점 가면 막 잘생긴 남자들 있지 않나??
여친 : 왜?
나 : 보통 드라마나 애니 보면 그러잖아 ㅋㅋ
여친 : 여기는 남자종업원은 안 쓰는데..
나 : 그럼 다 여자야?!
여친 : 좋냐?!
나 : 어...

라니까 허벅지 꼬집으면서

여친 : 으이고 짐승...

라면서 "누가 남자 아니라고 할까봐"라면서 궁시렁 거림 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입성하니...

종업원들. : 어서오세여 뭐시기거시기입니다
하는데 와.... 외국인이 있어...엘프가 살아다니네? 헠헠 여친이 시퍼렇게 눈 뜨고 있으니 당연한 거지만..
내색은 안함 케이크 고르려고 쭉 둘러봄....
전문점이라 케이크도 종류도 많고 이름도 요상한 거 많고
가격도 한 조각에6,500원에서 12,000원등 다양함...
여친은 몇 번 와봤는지 아님 항상 먹는게 있는지 주문을 끝냈고...
전 멍하니 케이크 생긴 거로 맛을 구분하고 평가하는 초이스타임을 갖고 있는데...

여친 : 아직 못 골랐어??
나 : 응 종류도 많고 천차만별이라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어...
라고 대답하니
여친 : 크크 하긴 남자들은 이런 곳 잘 안 오니까.. 어여쁜 누님이 골라주도록 하지...
라면서 쿡쿡 웃더니 이것저것 물어보며 골라주더군요...
좋아하는 맛이나 과일과 씹는 감이라던가.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3개 고름
딸기 듬뿍 바나나 듬뿍 뭐시기 케이크 그리고 애니 보면 나오는 딸기가 중간에도 들어가고
위에도 덮여있는 딸기 케이크 그리고 여친이랑 같이 막으려고
이름 쓸데없이 길고 긴 치즈케이크 이렇게 3 조각 주문하고
각자 원하는 차 골라 주문하고는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니 잠시 후 주문한 케이크와 차가 나옴

여친 : 이거 먹어봐 되게 맛있어~

라면서 한입크기로 포크로 잘라낸 케이크 내밀 길래 받아먹었는데 그냥 달고 생크림 맛나 는 그냥 케이크....

나 : 와 맛있네....

라고 나름 성의 있게 표현했지만

여친 : 너 얼굴 너무 달다 라고 쓰여 있다...

라고 말하기에....

나 : 어... 사실 이가 녹아내릴 거 같은 단맛이야 맛있기보다는 괴로워....

라고 사실대로 토로하니

여친 : 그래 사실대로이야기 해야지... 내 앞에선 구색 갖출 필요 없어 싫으면 싫은 거야

라면서 케이크를 입에 넣고는...

여친 : 난 맛만 좋구먼... 브랜디 들어간 거라 맛도 풍부하고…….

라면서 행복해함.... 그냥 달기만하던데... 라고 생각 하다가 술 들어갔다고 하기에...

나 : 어? 그럼 그거 술빵이내?

라고 가리키니까 먹다가 어의기 없는지

여친 : 야... 그거랑 이거랑은 갭이 틀려

라면서 케이크를 입에 다시 가져다됨...

나 : 질보다 양이지...

라면서 궁시렁대고는 엄청 큰 딸기가 탐스럽게 장식된...
흔히 애니에서만 보아오던 딸기 케이크를 먹기 시작함...
이것도 그냥 달겠거니 하며 생각 없이 입에 넣었는데...
이런 맛 처음이었음 달지 않고 담백한 생크림에 딸기의 맛이 퍼지는...
그래서 아껴가면서 위에 올려진 딸기 중심으로 야금야금 퍼먹는데...

여친 : 왜 올라가있는 딸기는 안 먹냐??
나 : 애니나 일드 보니까 이러기에 이럼 더 맛잇을거 같아서...

라고 답하니까 이내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큼지막한 딸기를 포크로 찍어서 먹어버림

나 : 아씨... 왜 먹어?
여친 : 네가 말한 대로 애니나 일드보니까 이러던데?? 뺏어먹으니까 이런 맛이 구나 ㅋㅋㅋㅋㅋㅋ

라면서 역 관광하는데 결국 끝에 먹어보는 딸기 케이크 맛은 못 느껴봄
케이크는 아직도 1개 반 남았는데 차를 다 마셔서 리필 해달라니까
아까 본 외국인 종업원이 옴

종업원 : 컵 주면 리필 해드립니다??

전형적인 외국인이 쓰는 한국말 같지 않은 한국말에 달라고 했던 컵? 찻잔? 을 통째로 주려니까

외국인 종업원 : 그거 아닙니다. 거기 컵 주면 됩니다.

라면서 가리킨 건 도자기로 된 차가 담긴 조그만 주전자 ㅋㅋㅋ 그래서 주전자 주면서

나 : 이거 컵 아니에요 주전자인데...
외국인 종업원 : 아 맞아요. 큰 컵... 아니..주정잔...

맞나?? 뭔가 주전자 발음이 이상했음 ㅋㅋ

잠시 후 차를 담은 주전자 가져온 외국인 종업원이... 와서는

외국인종업원 : 손님 착해서 내가 선물 줍니다? 이거 내가 만 든거 맛있어

라면서 준거는 먹음직스러운 마카롱 ㅋㅋ

한 개씩 받아서 "잘 먹을게요"하니까

외국인종업원 : 먹고 또 달라면 안 돼... 알았어? 먹고 싶음 사먹어 얼마 안한다.

라고 사라지는데 여친 자지러짐 ㅋㅋㅋ 웃겨 죽겠다고 테이블로 치면서 깔깔거림

뭐가 그리 웃기냐니까 눈물까지 흘리면서
그냥 웃기대요 마카롱에는 하트가 그려져 있어서 카와이 했음 ㅋㅋㅋ

그렇게 케이크 먹고 저녁에 말한 대로 연어들을 마트에서 왕창 사옴 연어통조림 연어 손질된 거...등등
여러 가지 막 구매함 이미지에 떠오르는 재료도 막 담고...

그리해서. 연어 샐러드와 연어 초밥...
연어 스테이크 및 연어 알하고 연어 뱃살 들어간 덮밥?? 만들어서 먹음...
맛이 괜찮았는지 그릇을 싹 비워버리고는 다음에도 해달라내요 ㅋㅋㅋ

댓글 : 42 개
잘 풀리셨네요 ^_^

잘 풀리셨킬유 ^_^

잘 풀리킬유요 ^_^

잘 풀킬유네요 ^_^

잘 킬유셨네요 ^_^
감사해요

감사해유

감시킬요
... 킬유....
헤헤 차라리 이게 낫내요..

여친이랑 싸우는거보다 ㅋㅋ
킬유킬유 하니까 장난같죠? 헤헤...과연 장난일까요? :D
ㅋㅋㅋ

긔엽긔님 ㅋㅋㅋ
자 이제 병간호 이야기를 들려주시죠?
병간호 제가 받고 있음죠 ㅋㅋㅋ
인생이 한편의 드라마네요..벌써 14일차라니
앞으로도 쭉....
힘내서 사랑하시니 너무 보기 좋네요.^^
항상 행복하시고 힘내세요.
영어로 이런 행복한 상황을 표현하는 속담이 있어요.^^




킬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속담임? ㅋㅋ
제가 쭉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정말 죄송한데 실화 맞으세요?
자꾸 소설같은 느낌이나서..
일 생기는게 소설같은 느낌도 있는데 문장같은게 소설같고..
저렇게 상황이나 대화 등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묘사하는게....
전 좀전에 한말도 기억이 안나는데..

실화라면 죄송합니다..
일부분은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죠 ㅎㅎ

조금 재미있게 써보려다 보니..

그렇게 보일수 있겟네요...

그냥 쓰면 좀 밋밋해서 ㅎㅎ
전여친에서 어느샌가 여친으로 되어있네요. 헤어지지마시고 쭉 잘지내세요
감사합니다...

와이파이님이 될수있도록 노력을....
사람의 도리상 덕담을 해야 하는데 이유없이 짜증이 납니다
ㅋㅋㅋㅋ
자 이제 그 케이크 집을 알려주시면 됩니다...
종업원은 제가= _=b
저도 몰라요 그냥 홍대라는거 밖에 ㅋㅋ
너무 재밌게 보고 있어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자주 올리도록 할게요 ㅎ
음...덕담..할필요가 없어보이킬유군요

잘해결되셔서 그닥보기좋지않...(..)

은건 아닌거 아니킬유 -ㅠ-)
근데..이건 뭔얘기지 내가썼는데 내가멘붕와서 뭔글인지모르곘네요 껄껄껄
ㅋㅋㅋ 이해합니다....

그것은 솔로의 분노죠 ㅋㅋ

저도 솔로였기에 ㅠㅠ
그 케익 전문점 주소 좀...
저도 잘 몰라요 ㅋㅋ

그냥 홍대에 있는거라고...

참한 외국인 처자분 보러가실라고요? ㅋㅋ
작가님 다음화는 언제 나와요??

후... 곧 크리스마스고 연말인데 난 뭐하는거지
↑아바타가 내 표정을 말해주는것같아서 더 우울하다

이 아바타도 →
작가라닠ㅋㅋㅋ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ㅋㅋ

일부 내용은 다소 과장이 있을수 있습니다?? ㅋㅋ
오~ 잘 풀리셨네요 ㅎㅎ

그리고 다시 킬유
감사합니다 ㅎ
솔직한 느낌은..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독자들의 감정에 호소해 흥미를 갖게 하는 자작글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일부분 그런 부분이 없지않아 있어요

솔직히 저도 읽으면서 그래요...

읽을 수록 제가 연애하는 기분이 막막 나네요.

이쁜 사랑하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 alex1
  • 2014/12/11 PM 09:50
힘내여! 이번에피는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가지더군요 !
고맙습니다 ㅎㅎ

식사는 하셧어요? ㅎㅎ
아 부러워서 못오겠네요
어제는 위로 해주시더니

이제는 못 오겠다니요 ㅋㅋㅋ

어찌 하라는 겁니까 ㅋㅋ
점점 쾌차하시고, 여친님도 완쾌했으면 좋겠네요.

킬유
감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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