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상] [감상] 리코리스 리코일2023.02.10 PM 05:16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리코리스 리코일



집히는 대로 섞는다고 칵테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5/10



치사토와 타키나, 미즈키, 쿠루미.

실력은 있지만, 제 멋대로인 선배와 완고한 면이 있는 후배.

코믹을 담당하는 서포터, 정보, 전자전에 특화된 공돌이.

영화나 애니에서 흔히 보이는 캐릭터 조합이지만 외모도 성능이라고,

뻔해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데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초반부 전개처럼 시시콜콜한 의뢰를 해결하는

가벼운 느낌의 액션코미디물로 쭉 이어 갔으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마지마 라는 빌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 메시지가 지나치게 확대되고

세계가 커지다 보니 그럭저럭 넘어갔던 허점들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DA, 앨런 기관. 막후에서 정보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듯한 묘사와는 달리

작 중에서는 지나치게 무능한 부분도 거슬리고

월넛이나 로보코나 초일류 해커라고는 하나 데우스엑스마키나 같은 느낌으로 유능한 점도 거슬린다.

마지마도 뜯어볼수록 조커의 열화판 같다는 아쉬움만 남는다.

균형이 어쩌고저쩌고...말을 늘어놓을수록 매력이 떨어진다.

사상가라는 느낌보단 그냥 중2병 걸린 미친놈?


현실적인 묘사와 비현실적인 묘사.

가벼움과 진중함도 정돈되지 못 하고 뒤섞인 면도 아쉽다.

비교적 현실적인 총기 격투를 택하면서도 코앞에서 총알을 피하는 주인공이나,

비살상이라지만 총탄을 맞고도 멀쩡한 마지마라던가.

격렬한 총격전을 펼치면서도 스치지도 않는다던가.

또 막상 주연급 캐릭터를 죽이고 싶지는 않은지 리코리스가 습격 당했음에도 멀쩡히 복귀하는 부분이나

총상을 입고 다 죽어가는 것처럼 묘사했으면서 실은 살았습니다. 짜잔. 이라던가.

치사토도 죽어야만 서사가 완성되는 게 아닌가? 자기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이고 싶진 않다며

작 중 내내 말해놓고, 미카가 준 인공심장은 괜찮다는 건가. 그게 어떻게 온 것인지 뻔히 알면서도?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인지, 알면서도 합리화하는 것인지, 모른 척하는 것인지.

어느 쪽이든 캐릭터가 무너진다.

진중한 분위기도 잡고 싶고, 사회 비판도 하고 싶지만, 막상 주연급 캐릭터를 차마 죽이지는 못 했나?


아쉬운 작품이다. 가벼운 부분만 잘 갈무리하면 괜찮은 액션 코미디물일 텐데

너무 많은 것을 챙기려고 이것저것 넣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맛으로 끝나버렸다.

댓글 : 7 개
  • 0079
  • 2023/02/10 PM 05:33
그래도 요즘 작품치고는 밸런스 아슬아슬하게 잡은편...
더 망가지는 작품도 많아서...
그런 면에서 더 아쉬워요.
완전히 망가진건 그냥 망했구나 하고 마는데...
  • Pax
  • 2023/02/10 PM 05:44
원랜 건슬링거 걸처럼 다크하게 갈랬는데...
도저히 건슬링거 걸을 이길 자신이 없어서 방향을 쾌활하게 틀었댑니다.

아마 시나리오나 캐릭터들이 아귀가 안 맞는건 그게 원인일 겁니다.

그래서 리코리스 리코일을 보다 중간에 건슬링거 걸 보고 있습니다.
2003년 작이니 딱 20년 전 작품인데도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적절했다 싶네요.
  • Pax
  • 2023/02/10 PM 05:54
여담입니다만, 건슬링거 걸 1기 9화의 제목이
彼岸花(상사화) - Lycoris radiata Herb - 이더군요.
애니메이션의 독자적 에피소드였던 담당관을 살해하고 자살한 의체인 엘자의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DA대원의 호칭이 리코리스인걸 보면 대충 리코리스 리코일의 제작의도가 처음엔 건슬링거 걸의 정신적 리메이크였던 것 같네요.
리코리스 리코일의 이야기흐름을 보면 아마 원안도 대충 몰살 엔딩이었던 거 같긴 합니다.
듣고보니 DA는 건슬링거걸의 영향을 짙게 받은 면이 있네요.
좀 더 과감하게 틀라고 하기엔 신입 감독에겐 좀 과한 요구 같네요.
원래 초안은 진지한 분위기로 기획을 했다가
감독 특성이 더해져서 가벼워졌다더라구요.
기왕 엎은거 좀 더 과감하게 엎었어도...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