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관련 잡담] 반프레와 윙키와 슈로대2011.04.19 AM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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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최신작인 Z파계편 표지.


남들이 슈로대Z2하는걸 구경하다보니 모처에서 윙키를 무슨 부모의 원수보듯 하며 무조건적으로 비방하던게 생각나서 나름 조사해본 바를 재구성해서 적어본다.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이지만, 근거없이 윙키를 매도하는 것을 반박하려다 보니 약간 우호적인 어투가 되어있으므로 윙키라는 이름만 들어도 열불이 터지는 사람은 뒤로가기를 누를 것을 권한다.


1. 윙키의 개요

1983년 설립, 오사카 소재. 종업원수가 30명내외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확인된건 아니라서 참고만 바람. 주로 게임을 하청제작하고 있다. 흔히 슈퍼로봇대전으로 알려져있지만, 반프레스토의 하청으로 전신마괴를 개발한 바 있고 반프레스토 외에도

코나미의 테니스의 왕자(PS,PS2,GBA), 아이실드21 포터블(PSP), 유희왕 캡슐몬스터즈(PS2), 게게게의 키타로(PS2), 그루브 어드벤쳐(PS), 캡틴 츠바사(PS), ZOE 2173(GBA)

타카라의 신세기용자대전, 이누야샤(GBA), 트랜스포머(PS2), 도쿄 뮤뮤

오리지널 작품으로 성령기 라이블레이드

따위를 개발한 바 있다. 슈로대를 안만들게 되면서 망했다는건 명백히 편견에서 나온 오해이다. 특히 코나미는 익히 알려져있다시피 굉장히 민감한 기업이다.(사견이지만 지들도 베낀게임이나 표절작 존나 만들던주제에 자기밥그릇에만 민감하다) 윙키의 신뢰도가 정말 바닥이라면 코나미의 일을 수주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2. 윙키에 대한 불만들

첫째로 꼽히는게 원작재현에 관한 문제이다.

흔히 잘 알려져있다시피 1차 슈로대는 흑역사, 2차에서 어느정도 알려졌고(망했다고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10만장정도 판매고를 올렸고 패미컴미니시리즈에서 추천작에 오르기도 했음), 3차에 들어와서 슈로대는 메이져타이틀이 되었다. 다이나믹 프로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슈로대의 히트로 갑자기 관련상품의 판매가 증가했기때문에 알아서 자료를 제공하게 되었고, 나아가서 오리지널 메카닉(마징카이저)의 디자인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라고 한다.

요는, '슈로대의 판이 커져서 판권사들이 알아서(자사 상품 판매촉진을 위해) 자료를 제공하고 판권사의 입김이 작용하는 형국이 되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현 슈로대에선 터무니없이 약하거나 푸대접받는 타이틀이 없다. 윙키시절 원작재현이 일부작품만 성의있었던건 물론 제작진의 취향이 반영되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결정적으로 자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야 원작만 봐도 원작재현을 할수는 있겠지만 현 반프레 스탭들도 적극적으로 제공되어오는 판권사의 자료를 참고해서 만드는 것이지 원작을 다 보고만드는 것은 아니라서 필살기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원작과는 백만광년쯤 떨어진 오리지널 연출이 많다.

참고로 슈로대F까지 도감의 내용이 일부는 자세하고 일부는 짧은데 역시 자료가 없어서인 탓이 있겠지만, 아주 원작을 안본건 아닌것 같다. 예를 들어 피크드론같은 경우는 '그레이트타이푼으로 껍데기가 벗겨진 뒤 그레이트 부스터를 맞고 쓰러졌다'같은 식으로 적혀있다.


둘째로 꼽히는게 밸런스에 관한 문제.

글쎄, 슬슬 진행하면서 여캐 젖흔드는 구경이나 하다보면 클리어되는게 좋은 밸런스라고 생각하지는 않기때문에 윙키식 밸런스가 반프레식 밸런스에 비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상대적인 문제이지.

물론 반프레도 슬슬 진행하면 클리어되는 게임만 만든건 아니다. GBA용 슈로대D가 슈로대시리즈 사상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고(이유를 이야기하자면 길어지니 생략한다), GBA용 OG2역시 상당히 도전해볼만한 절묘한 밸런스로 되어있었다. 나름 타겟을 생각하고 밸런스를 조절하고 있는듯 보인다.(후술할 것이지만, 휴대기기용은 반프레와 에이아이가 함께 만들었다.)

윙키 시절의 불만점을 살펴보자면, 첫째로 뉴타입 파일럿들만이 너무 득세한다는 것과, 둘째로 후반으로 갈수록 적의 피통과 장갑이 엄청나져서 때려잡기 힘들어지고 슈퍼로봇도 쉽게 격추되어 버린다는 것이 있다. 하지만 이는 플레이 방법을 잘 파악하지 못한 탓이라 하겠다.

윙키시절 중요했던 요소는 '기력'과 '저력'(지금과는 달리 크리티컬+50%라는 효과였음)이었다. 지금에야 저력정도는 아무나 달고있는 특수기능이고, 기력은 필살기를 쓰기위해서 채워야하는 물건이 되었지만, 윙키시절 공식으로는 기력 100과 기력 150의 전투력 차이는 1.5배 이상급이었다.(장갑, 공격력등 모든 면에서) 또한, 열혈이나 혼과 크리티컬이 병행되는 것도 윙키시절의 특징인데, 사실 열혈에서 크리티컬을 겹쳐봐야 보스급을 한방에 보낼정도의 파워는 절대 나오지 않았다. 대신, 4방씩 때려넣어야 했던 공격을 3방정도로 줄일수 있는 전략적 메리트가 있었고,(그만큼 다른 유닛을 더 활용할수 있으니까) 특히 체력 일정이하에서 퇴각하는 놈들을 해치우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저력발동이 필수요소였다.

뉴타입대전이라는 것도 별로 동의를 못하겠는데, 어디까지나 팀의 연계가 중요한 요소였기때문에 향간에서 떠드는것처럼 뉴타입 파일럿만 투입해서는 쉽게 클리어하기 힘들었다. 뉴건담, 양산형 뉴건담의 판넬은 베어내기에 당하기때문에 리셋에 의존해야하고, F-91과 비기너기너의 베스바와 빔런처는 5~6방쓰면 EN이 바닥난다. 빔라이플역시 파워가 약한데다 탄수가 10발내외라는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쉽게 클리어하는 방법은 떡밥투입(장갑이 강한 유닛이 철벽을 걸어도 되고, 뉴타입이나 성전사를 던져도 된다)->맵병기로 자금회수나, 맵병기로 체력을 많이 줄임->필중걸고 막타를 쳐서 기력획득->필살기로 보스격파 와 같은 식이다. 뉴타입하나만 달랑 던져가지고는 그렇게 쉽고 빠르게 클리어되진 않는다. 간혹 뉴타입의 최고 공격력(2회이동+각성으로 3회이동에 혼)이 슈퍼로봇을 능가한다는 의미없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뉴타입파일럿들은 SP가 낮은편이라 막판에도 혼 2번쓰면 SP가 바닥난다. 그야말로 탁상공론.

밸런스에서 문제점이 전혀 없는건 아닌데, 가장 대표적인게 운동성이 명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슈퍼로봇은 대개 운동성이 후지고, 그렇다고 운동성을 개조한다고 회피할만큼 회피율이 나오는것도 아니라서 뒤로갈수록 필중에 의존해야 했다.(운동성에 돈을 투자하기엔 효율이 안좋고 돈이 아까우니까) 이런점에 착안해서 알파외전부터는 명중이 운동성과 관계없게 되었고, 강화파츠에 명중률을 올리는 아이템이 생기는 등 변화가 생겼다. 윙키 이후의 좋은 변경점이라 생각하는 부분.

현재의 슈로대는 자금과 파일럿 육성이 널럴하며 누구나가 전열에 설수 있고 한방이 있다. SRPG라는 장르는 마지막 맵까지 한정되어있는 적 자원(돈+경험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입수하고 분배해서 클리어하느냐로 요약할수 있다.(택틱스 오거처럼 반복전투가능한 작품도 있지만 이 역시 성장상한이란건 존재하므로 입수자원이 무한정하지는 않다) 그런데 현 슈로대는 그부분이 너무 널럴하기때문에 srpg로서의 게임성은 오히려 윙키시절보다 퇴보하지 않았나 싶다.

윙키시절 돌을 맞아도 싸다고 여기는 부분은 역시 뉴타입만이 너무 득세하는 풍조를 만든것이다. 우주괴수 아무로니 제리드가 불쌍하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윙키 슈로대의 영향이 매우 크다. 원작에서는 아무로, 카미유, 크와트로가 적 잡졸하나도 그렇게 쉽게 격추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카미유는 제리드에게 따일뻔한 적도 두어번 있다.

운동성과 한계반응 개념, 강화파츠(마그넷 코팅부터 시작해서 거의 전부 건담관련) 등을 보면 윙키스탭들이 건담을 아주 좋아하거나 혹은 건담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수 있다. 윙키이후에도 슈로대 내에서 건담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었는데(아무로, 브라이트 등이 항상 주도적인 역활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원작에서 아무로는 절대 리더쉽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최근에와서야 그런 점이 많이 희석되었다.


3. 윙키가 슈로대 제작에서 물러난 이유

모처에서는 'F에서 발매연기를 거듭하다 전편과 완결편을 나눠서 내는 만행을 저질러 신용을 잃고 강판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모처에서는 반프레가 직접 제작을 하면서 메이져타이틀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새턴판 F/F완결 합계 누계가 110만장이었다. 전편을 산사람만이 완결을 샀다고 치고 F전체를 한작품으로 묶어도 적어도 50만장은 넘겼다는 소리. 덧붙여 PS판 F/F완결의 합계 누계는 60만장이다. 참고로 2차, 3차알파나 Z의 판매량도 50만장 내외이다.

다이나믹 프로 관계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4차 슈로대를 기해서 슈로대의 가치를 알게된 판권사들이 앞다투어 자료를 제공하고 완구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반프레스토는 이 시기를 즈음하여 게임개발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는데,(이때쯤 반프레가 직접개발한 숨겨진 명작 성전사 단바인 등이 나옴) 이렇게 판이 커진바에는 윙키에 하청을 주기보다는 직접 개발하는 쪽이 훨씬 돈벌이가 되리라고 판단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두번째 이유는 그냥 윙키가 만들던 시리즈가 완결되었기 때문이다.

슈로대는 사실 윙키 외에도 많은 회사가 하청으로 만들고 있다. 지금도 반프레가 다 만드는 것은 아니다. Z는 반다이남코게임즈(레이블은 반프레라고 되어있다), 원더스완용은 토세, 닌텐도 휴대기용은 반프레+에이아이, GC도 에이아이, 스크램블코맨더는 벡(기렌의 야망만든곳)과 엔케이시스템, NEO는 유한회사 사자나미.

즉, 윙키는 여러 하청회사중에 가장 메이져한 슈로대 시리즈를 만들어낸 곳이고, 강판이 아니라 그냥 DC전쟁 시리즈가 끝났기 때문에 물러난 것이다.


4. 그 뒤의 윙키와 반프레의 관계

윙키와 반프레의 관계가 원수지간이 되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다. 증거로 바로 알파에서 마장기신이 나왔고, 알파외전에서는 최종보스가 슈우일 뿐 스토리상 큰 비중도 없는데 마장기신4대+프레시아에 곁다리로 세니아까지 나왔다. 단지 과거의 주인공적 역할에서 '참전작'으로 지위가 낮아졌을 뿐. 2차 3차에서는 그냥 참전작이 아니었던 것이고. 신슈퍼나 휴대용시리즈에서도 마장기신이 안나왔던 걸 생각하면 특별할 것도 없다. 알파에서 나왔던 V건담이 2차에 안나오는것 같은 현상일 뿐. 이렇게 부분적으로만 참전을 하니 반프레와 윙키의 사이가 나빠졌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많지만, '참전작'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간단하다. 겟타Q 용마제국 백귀제국 지옥대원수도 제대로 나온적은 별로 없다.

또한, 반프레스토의 주도로 마장기신이 리메이크되었고, 슈로대Z에서 마사키와 사이바스타를 오마쥬한 아사킴과 슈로우가(윙키의 오리지널 기획안중 하나가 슈로우'야'였다. 사이바스타, 그랑존, 슈로우야. 그중 슈로우야만 폐기되고 사이바스타와 그랑존이 한작품으로 통합)가 나오기도 했다.


5. 잡지식. 최근 F를 하면서 연재하고있는 고로 F에 관련된 사항만 짤막하게.

F가 2개를 따로 낸것은 개발기일을 못맞춘 탓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자금회수'가 목적인 것도 있다. 증거는 완결까지 나온뒤 나온 PS판도 전편과 완결편을 따로 발매했다는 점이다.(판매량이 제법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합본같은것도 따로 내지않았다. 베스트판도 전편, 완결편 따로 발매)

F와 F완결의 차이점은 F완결쪽이 로딩이 미묘하게 길어지고(표정그래픽같은게 더 많아져서 그런듯), 스테이터스창의 색이 약간 탁해졌고, 리셋시간이 길어졌다는 점이 있다. 어째 완결쪽이 퇴보된 점.

윙키시절작품들도 디렉터가 사카타 마사히코였을뿐, 프로듀서는 테라다 타카노부였다.
댓글 : 2 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만 제 기억과는 약간 다른 부분이 있어서...
윙키 시절에도 열혈과 크리티컬이 병행해서 사용되는 것은 F 시리즈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요. 제 기억에는 F에서는 열혈이 대미지 2배, 크리티컬이 대미지 1.5배의 효과로 열혈 걸고 크리티컬이 터질 경우 3배 대미지가 나왔지만 그 전에는 크리티컬이 대미지 2배였고 열혈의 효과가 '무조건 크리티컬 발동'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잘못 기억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윙키 시절의 슈로대가 더 마음에 들어서 윙키가 대차게 까이고 있는 분위기가 조금 서러웠는데 이런 글을 읽으니 좀 풀리네요. ^_^
ㄴ맞게 기억하시는것 맞습니다. 신슈퍼때도 동일 효과였고. F가 특히 혹평이 많아서 F에 포인트를 맞춰서 적다보니 예를 그렇게 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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