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c] 군생활이 아무리 그지 같고 힘들어도2017.12.29 AM 11:22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확실한건 케바케라는 거임

분명 군대생활이라는게 뭘 어떻게 해도 그지 같고

어떻게 저렇게 인간이 쓰레기 같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사람들도 넘쳐나지만

거기도 사람 사는 동네고, 좋은 사람은 군대에서도 좋은 사람이죠

 

전 얼마 전에 10년차 전역자 모임 망년회 다녀왔습니다

제 선임부터 동기, 후임들까지

이번에는 사정상 못나오는 사람도 있어서 많지는 않았지만

광주에서 온 형도 있었고

전 춘천에서 올라갔고

결혼할 사람 데려와서 보여준 형도 있었고

여자친구 소개시켜준 다고 데려온 사람도 있었구요

 

남들이 들으면 되게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구요

어떻게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그렇게 모이고, 서로 좋아하냐고

그냥 좋은 사람들이라 그런거 같습니다

중대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서, 빱 안되는 소대장 아래에서 매일 타 중대 작업까지 불려다니고

근무도 짬 당해서 육군 복무 규정 한계선을 한참 넘는 야간근무에 (주 6일 야간 근무 있음. 투입철수가 2시간이라 하루 수면 4시간)

주특기 덕분에 뻔질나게 불려나가는 훈련 (정규훈련 외 육본에서 실험적으로 실시하는 훈련만도 몇번이나 끌려나감)

전방 근무 했던 분들 사이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티코 만한 멧돼지와 얼굴 만한 팅커벨을 볼 수 있는 군생활 ㅋㅋㅋ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들만큼 고된 생활이었지만

그랬기에 더더욱 서로 챙겨주고, 돈독하게 뭉쳤던 것 같습니다

 

군생활이 안좋은 기억으로 남으신 분들이 꽤 많으신 것 같습니다

뭐 대한민국 남자들의 공통적인 PTSD, 트라우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곳이긴 하죠

부조리도 많고, 사고도 많고, 평생 겪지 않았어도 될 일을 많이 당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좋은 사람도 분명히 있는 곳이죠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습니다만

전 운이 좋게도 참 좋은 사람들과 군생활 하다가 나와서

아직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네요

군대가 마냥 쓰레기 같고, 나쁜 기억으로만 남지 않았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인거 같음

 

 

 

댓글 : 20 개
  • Voden
  • 2017/12/29 AM 11:29
다치지 않고 나온것만으로도 군생활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친 1인
저도 차에 치여서 전역판정 떴는데
30년 넘게 군생활 하신 아버지한테 '다쳐서 전역하겠습니다' 말하기가 싫어서
이 악 물고 재활해서 만기전역 했습니다 ㅋㅋㅋ
군 병원 의사가 MRI 사진 보고 '너 왜 전역 안하냐?' 했을 정도 ㅋㅋㅋ
일단 군대 자체가 좆같죠
군대에 갖쳐 있는 것 자체가 그지 같긴 한데
전 아버지가 군인이셔서 어릴 때 부터 군대가 익숙해서 그런가
막 휴가 복귀하는게 지옥불 들어가는거 같고 그렇진 않았어요 ㅋㅋㅋ
심지어 훈련 힘들게 하고 복귀 할 때 쯤 되면 '아 이제 집에 가네;;' 라고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정도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런거 보면 우리 소대가 특이했나 싶기도 하고 ㅋㅋ
  • TM™
  • 2017/12/29 AM 11:39
전역한지 한달도 안됐지만 동기들이랑은 아직도 연락하면서 잘지내고 있습니다 같이 여행도 가기로했고.. 인생사 케바케인건 확실한것 같습니다 ㅋㅋ 주변도 보면 다들 이렇게 지내는 사람들 없더라구요
찾아보기 힘드실 겁니다 ㅋㅋ
제 주변에도 하나도 없어요 전역하고 만나는 사람들 ㅋㅋㅋ
저희는 선임 동기 후임 가릴거 없이 꾸준히들 만나고 있습니다 ㅋㅋ
어느 덧 10년이나 됬네요
케바케죠 ㅎㅎ 전 나름 편하게 했던거 같아요
사람들도 다 갠찮았고
물론 간부 하나가 절 미치도록 싫어해섴ㅋㅋ 상병전역했지만요..
전 편하진 않았습니다 ㅋㅋㅋ
오히려 군생활 자체는 스펙타클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죠
근데 힘드니까 오히려 똘똘 뭉치더라구요 사람끼리 ㅋㅋㅋ
그렇게 뭉칠 수 있었던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라 다행이었다고 생각함
전 나쁘진 않았는데 그렇게 친하지도 못해서

뭐 무난하게 군생활 한것으로 만족...

맞선임은 개새끼였지만 시벌놈
소금퍼먹인 쓰레기새끼
다 좋은 사람만 있진 않죠 ㅋㅋㅋ
전역자 모임에 한번도 참여 안하다가
결혼하는 해에만 쓱 나타나서 청첩장 주고 그 다음부터 연락 씹는 사람도 있고
아예 여기에는 얼굴도 못내밀 정도의 짓을 해서 스스로 연락을 안받는 인간도 분명 있습니다
그래도 훨씬 높은 비율로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에 감사하네요 ㅋㅋ
별별 쓰레기같은 인간들과 암담한 현실을 맛본 곳이기도 하지만 또 제 인생에서 제일 선하고 의로운 사람을 만난 곳도 군대네요. 고난과 역경은 인간의 밑바닥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하죠. 다시 가고픈 곳은 아니고 또한 남에게 권할 이유도 없습니다만 밖에서 2년 보내면서 쉽사리 보고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볼 수 있긴 했었습니다.
극한까지 가면 인간의 본성이 나오는 법이지요
그래서 얇팍한 관계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덕분에 더더욱 돈독해 질 수 있기도 하죠
저도 군대 사람들이랑 아직두 친해요!
친한 사람들 보면, 틀안에서 그 틀의 규칙대로 지냈냐 안지냈냐로 구분되는 것 같아요.
나중에라도 군대의 틀을 버리고 그냥 친하게 지낸 사람들은 나와서도 계속 친하고
마지막 까지도 상하관계 깍듯이 유지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냥 전역하면서 그 관계도 끝났네요
동반입대한 대학동기친구두명이있습니다. 소대까지 같았는데 군대이야기하다보면
A는 군생활널널했고 재밌는사람들많았다 그러고, B는 지옥이따로없었다고 선임
이며후임이며 쓰레기천지였다고 하더군요. 둘이 직장생활이야기도 마찬가지로
둘다 같은업계(중공업쪽) 입사했는데 A는 뭐그냥다니는거지ㅋㅋ 하는반면,
B는 좆같은회사 언제나올지 계획중이란말밖엔ㅎㅎ 저도그러고 친구들이항상
네거티브라고 놀리지만 본인도알고있다그러고, 재밌는친구입니다 이친구욕이
매우 찰져서ㅋㅋㅋ
세상사 뭐든 본인 생각하기나름아닐까요
저는 이등병때 분대장님이 제일 기억남네요. 절 보호해줬어요 친구처럼 고참 1-2명빼고는 진짜 좋은분들이였네요.군대생활은 만족했어요.훈련이 많은부대였지만. 제대하고 연락하기로 했지만 연락을 안해서 ㅠ
저도 뭐 좋았다가 나빳다가 그랬습니다.
우선 최전방들어가서 비리같은 걸 많이 겪고 사회불만이나 보는 시선이 더 안좋아졌고
군대도 가는 것 반대? 가서 갈굼도 초반에 못참고 정말 선임이랑 멱살잡고 많이 싸웠습니다.
물론 뭐 상병쯤되고 술먹고 하니 사이가 도리어 좋아진 선임도 있었고 관계 끊은 사람도 있었죠.
저는 이유없는 갈굼자체를 싫어해서 저때는 아예없애고 나니 선.후임들과도 관계도 좋아서 전역 한지 지금
까지도 가끔 모여서 술먹고 놉니다. 어쨋든 군대는 안가는 게 젤 좋다고 생각합니다.(물론 비리때문에)
저는 구타도 없었고 괜찮은 선후임들이랑 꽤 편하게 군생활한 축에 속하지만
그래도 다시 하라그러면 안할래요
저는 기억도 하기 싫은 인생 최악의 시기네요 단 한명도 길에서 마주치기 싫네요
그건 Ecarus님 아버님이 직업군인이셔서 그러신거 같아요.
(애초에 부모님 직업조사도 들어가기전에 다하니)

군복무 하신 대부분의 분들은 다 좋지 않은 기억이 많죠.
루리웹만 봐도 복무중에 다쳐서 평생 약(진통)드시는 분도 계시고요.
뭐 심하게 다친 분들은 수두룩 하고.

간부는 뭐 그렇다치고 복무중에 좋은 선후임 만나는 것만 해도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몸 건강히 나온 것만해도 정말 대단한거죠.
2003년 전역했는데 아직도 3년에 한번 정도는 가끔 모임을 합니다.
갈수록 참여자도 적어지긴 하지만 2년 2개월의 생활이 나쁘지만은 않았으니 아직도 서로 얼굴보는 거겠죠? ㅎㅎ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