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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16.2023.02.02 PM 08:15
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재의 단점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지난 번에 말했었습니다.
1부에서는 주로 독재의 장점을, 2부에서는 단점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보여주는 순서가 장점->단점 순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단점'에 좀 더 무게가 실립니다.
1부와 2부에서 조 원장은 같은 말을 합니다.
"당신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강제로라도 하고야 말겠다."
1부에서는 다행히 개혁의 방향을 잘 잡았기 때문에 조 원장의 이런 독선은 강한 추진력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2부에서는 잘못된 방향과 독선이 결합하면서 섬 사람들은 물론 육지인들, 도청 공무원들, 정치인들, 심지어 조 원장 자신까지 위험에 빠트리게 됩니다. 소록도 원장 한 사람 때문에 말이죠.
155 페이지에서 조 원장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장로들을 설득해볼 참이었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의 행동은 설득이라기보다는 협박에 가깝습니다.
'원장은 점심도 굶은 채'라는 언급이 나옵니다. 그럼 장로들은?
아마도 정확한 문장은 '원장은 점심도 굶은 채, 장로들도 점심을 굶긴 채'일 겁니다. 연로한 장로들은 극심한 배고픔과 피로감에 시달렸을 겁니다.
이렇게 지칠대로 지친 그들 앞에서 조 원장은 어떻게든 간척공사를 추진하고야 말겠다고 선언합니다.
또한 조 원장은 원생들에게 자꾸 '섬을 나가야 한다'라며 그들의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지만 사실 저것은 섬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섬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원생들이 원하는 것은 육지인들과의 '화해'를 통해 섬을 나가는 것인데도, 조 원장은 자꾸 육지인들과 '전쟁'을 벌이려고 합니다.
이것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는 계속 지켜 보도록 하죠.
2부의 첫 장의 제목이 '출소록기'입니다.
이건 아마도 성서의 '출애굽기'에서 따왔을 겁니다.
여기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조 원장이 스스로를 '모세'처럼 신의 의지를 실천하는 예언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간척공사가 어려움에 부딪질 때마다 자신의 상관인 도지사나 심지어 태풍에 대해서도 '이것은 나에 대한 배반이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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