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Cetera] 디아2 며칠 해본 소감.2011.11.17 PM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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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3 나올 날도 멀지 않았으니
디아2로 분위기나 다시 익혀보고 가려고 생각해서
블자드 홈피에서 디지털 다운로드로 구매해서 며칠 즐겨봤습니다.

결론은 '게임 자체는 재미있지만, 그 외의 면은 최악이다' 입니다.
평점을 주자면 10점 만점에 7점이네요.
게임성8/그래픽10/사운드10 점주고, 운영 0점 줘서 평균 7점. (10년전 기준으로)

10년 전에도 1년 정도 즐겼었고 그 향수도 나름 느껴보려고 했지만,
이제는 많이 힘들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 첫번째 이유는, 다들 아시는 좁은 인벤토리.
템 몇개 들고 다니면 갑옷 1개 들고 다닐 공간도 없어집니다.
필드에서 줍고 싶은 템들은 상점에 팔 것 포함해서 한 10개 나온다고 치면
그거 다 먹을려면 마을에 10번 왔다갔다 해야 된다는 거죠.
어차피 버릴 템이지만 돈을 모으면 마을에서 도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아쉽습니다.
내가 겜을 즐기는 것보다 인벤에 뭘 버려야 되나 하는 걱정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혼자서 보스만 몇번 돌면 모아둔 템 때문에 인벤이 가득 찹니다.
그럼 다른 부캐를 만들어서 그쪽 인벤에 템을 옮겨야 하죠.
거기서 이 겜을 하지 말아야 할 두번째 이유로 이어집니다.




두번째 이유는, 10년된 게임이라서 그런지 서버 운영을 아예 내팽개친 느낌이 듭니다.
구배틀넷은 원래 그렇다면서 다들 포기하는 분위기지만,
스타1과는 다르게 디아2는 서버가 불안정하면 힘들게 모아둔 아이템을 날려버릴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죠.

디아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방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템을 옮기기 위해서도 방을 만들어야죠.
그리고 그 방이 안정된 방인지 폭발할 방인지는 5분간 기다려 봐야 압니다.
그 시간 안에 템을 바닥에 떨구고 다른 캐릭으로 이동할 경우 방이 사라지고 아이템이 날아갑니다.
심지어는 인벤이 가득차서 잠시 땅에 템을 떨구는 순간 템과 함께 방이 날아가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어쨌든, 5분간 기다리면 방에 사람이 없어도 1-2분 정도는 방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그럼 부캐로 들어와서 템을 옮겨야 되는데, 게임을 많이도 아니고 조금 하다 보면
부캐에 부부캐에 부부부캐의 인벤마저도 꽉 찹니다.
그러면 이캐릭 저캐릭에 어떤 템이 있는지, 인벤이 얼마나 찼는지 확인하려고 여기저기 들어가게 되죠.
그 순간, 배틀넷은 자주 들락날락거리는 플레이어를 서버방해요소로 단정짓고 '개인섭다'를 해버립니다.
10분 정도 그 ip에서 디아 프로그램이 돌아가질 않습니다.
방의 유지는 길어야 3분 정도이기 때문에 방에 떨군 템들은 다 날아갑니다.

거기에다가, 더 짧은 기간동안 더 자주 템을 보기 위해 부캐를 들락날락하는 경우
그 ip에 '렐름제한'을 걸어서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이틀까지 블럭을 먹여버립니다.

이것 말고도 그냥 접속이 끊겨서 방이 날아가는 경우도 빈번하고,
배틀넷 섭다는 공지도 없고 언제까지인지 말도 안해 줍니다.

즉, 흔하디 흔한 국내 온라인게임 클로즈 베타에도 훨씬 못미치는게 디아2의 서버 운영입니다.
진짜.. 발로 해도 이것보다는 낫겠다 라는 말이 그대로 어울리는 수준입니다.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습니다. 물론 복구따위는 없습니다. 凸




세번째 이유는, 봇입니다.
디아2는 이제 하는 게임이 아니라 보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플레이어의 70% 이상은 봇입니다.
캐릭터 퀘 깨주는 것도 봇이고, 렙업도 봇입니다.
통계에 표시되는 래더 상위는 다 봇입니다.
방이름 제일 뒤에 두자리 번호가 붙은 곳은 99.9%가 봇입니다.
가장 큰 디아2 사이트에서는 봇 얘기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왜? 다 봇유저니까.

퀘보스 잡는데 사람이 하면 시작부터 해서 10분 이상 걸릴 것을 봇들은 20초면 합니다.
하루에 디아-바알 방을 200번 넘게 돌면서 드랍템을 먹고 돈을 모아서 도박템을 먹습니다.
그렇게 모은걸 봇유저는 하루에 한번씩 인벤토리 확인하고 시장에 내놓죠.

제가 10년전에 할때는 봇이 없었습니다.
복사는 있었지만 그건 아시아섭이었고 저는 유럽쪽에서 해서 완전 클린한 게임을 했었죠.
따라서, 이번에 잠시 즐겨본 디아2의 경제는 완전히 개판으로 보입니다.

물론, 템을 구하기는 쉽습니다. 살 돈이 있다면요.
봇의 필수템이 아니면 비싸지도 않아요. 몇십원 몇백원 이럽니다.
고맙긴 하죠. 디아2의 템드랍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낮거든요.
상위 룬 드랍율은 로또보다도 낮습니다. 1억분의 7 이런 수준.
1년간 잠만 자고 게임해도 아마 저런건 못 볼테지만,
뭐 이런 것도 천원이면 삽니다. 게다가 하루하루 더 싸집니다.

디아2의 목적 자체가 캐릭 키우고 템 모으는건데,
이렇게 되면 게임을 오래할 이유가 없게 되죠.

90까지는 봇따라다니면서 옆에 영화 두세편 보면 됩니다.
템 줍기 귀찮으면 몇백원만 쓰면 적당한 풀셋 됩니다.




디아3 나오면 서버랑 인벤, 봇의 문제는 해결되고, 거기에 경매장 시스템까지 도입이 되니
게임성만 잘 계승해준다면 최고의 게임이 될 것은 자명합니다만,
옛날 향수에 지금 디아2를 다시 해보려는 분들은 극구 말리고 싶습니다.

지금 이 글 적는 것도 템 옮기다가 그동안 모은거 다 날아가서 잠시 쓰는 겁니다 ㅋㅋㅋ
사실 매일 모은거 정리하다가 절반은 날립니다. 그래서 이제는 좀 해탈은 했어요. ㅡ_ㅡ


p.s. 텔레포트 사기네요. 디아3에서는 이 정도로 의존성이 큰 기술은 칼질좀 했으면 좋겠네요.
댓글 : 10 개
가끔 그냥 맨땅에 혼자서 스토리나 다시 즐기면서 혼자 하면 꽤 재미있습니다 ㅋㅋ
디아1이 갑이제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는 소감입니다.
아이템 소지의 제한은 또다른 게임의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UI가 불편하다면 이해가 가는데 인벤터리가 좁다라는 이유는 좀
디아블로2가 나온지 언 10년이 넘었으니..그리고
디아를 재미있게 즐길려면.. 비슷한 레벨사람들하고 같이 퀘스트해야 재미가 있는대. 무조건 다른 사람한테 도움 받아서 광속으로 퀘스트 클리어 하고. 봇 도웅으로 레업하시면 디아 재미가 90% 떨어지는거니.. 서버 환경은 어쩔수 없는듯 ㅎ
글쓴이입니다.
첫번째 캐릭은 솔플에 맨땅으로 헬 바알까지 잡았습니다.
그때가 제일 재미있었구요.

그 뒤에는 그냥 봇버스타는거, 템 옮기다 날리는거.
이 두개밖에 없군요.

PVP 들어가면 심오하다고는 하지만
10년전에 충분히 그쪽은 즐겼으니 지금은 관심이 안가고요.
전 지금 디아1,2를 해도 둘 다 잼있음

매년 했다가 접었다를 반복함;;
디아1때는 진짜 내 혓바닥이 가루가 되도록 진짜 미칠듯이 빨았는데 2편은 그때당시 할게임이없어서 다들 최고라고 했지만 글쎄올시다였습니다.
전 디아1,2 중에 하나 뽑으라면 진짜 1편이 최고라고 생각듭니다
1편 진짜 잊질 못하겠어요.

고3때 -ㅅ- 미쿡 꼬마애랑 둘이 배틀넷에서 두시간동안

게임하면서 좋은거 나오면 복사해서 서로 주고 -_-ㅋ


디2나왔을땐 사실 리니지를 더 많이했음 ㅋ
디아3현거래 발표했을때 게임을 하는거냐 알바를 하는거냐 라며 까던사람들은 과연 디아2를 해봤을까 하는 부분이 바로 시세죠.. 물론 봇의 역활이 컷지만 봇이 없었다 하더라도 시세는 그리 안비쌀겁니다. 저기에 10배한다해도 얼마 안되죠.. 그치만 글쓰신데로 저렴한 값에 구할 수 있어서 아이템 수집에 대한 목적의식을 떨어뜨리지 않을까하는게 우려되는점입니다. 지금 디아2를 레더 초기화 되고 다시 잡고있지만 모든부분에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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