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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연극] [뮤지컬 위키드 칼럼] 5장. 한국어 공연 캐스트를 비교해보자! (2)2014.07.12 PM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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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즈민 여러분!
벌써 제가 착한마녀와 나쁜마녀 이야기로 여러분을 만난지 5주가 되었네요.
5주동안 글을 쓰다보니 위키드에 대한 애정도 점점 늘어나는 것만 같아요 :)
저번주에는 엘파바와 글린다의 캐스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요,
오늘은 저번에 다루지 못한 나머지 배우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그래서 오늘의 제목은 착한마녀 나쁜마녀 - 5장. 한국어 공연 캐스트를 비교해보자! (2) 입니다.
오늘 다룰 내용은 피에로, 마법사, 모리블 학장, 딜라몬드 교수님, 네사로즈, 양철나무꾼이 되겠습니다.
자 그러면 피에로 부터 먼저 시작할게요!
1. 피에로
1) 이지훈 배우님
이지훈 배우님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오로지 위키드에서 본 피에로의 모습만으로 생각을 해도 이지훈 배우님의 피에로는 정말 좋았습니다. 글린다, 엘파바처럼 피에로가 보여주어야 하는 모습도 극의 전반과 후반에 걸쳐서 달라집니다. 피에로가 처음 Dancing Through Life에서 등장할 때는 놀기 좋아하는 카사노바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프로그램북에서는 위트 있는 바람둥이 왕자로 표현하더라구요) 하지만 나중에는 사랑하는 여자를 향한 열정을 가진 카리스마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지훈 배우님의 남자답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극중의 피에로를 상당히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경력과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노래와 춤 연기 모두 기대이상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As long as you're mine에서 그러한 피에로의 남자답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이 정말 잘 표현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옥주현 배우님과 이지훈 배우님이 보여준 호흡은 정말 그 감정이 제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정도로 감명깊었습니다. 카리스마와 남성미를 겸비한 피에로, 그게 바로 이지훈 배우님의 피에로입니다.
2. 조상웅 배우님
이지훈 배우님이 남자답고 카리스마 있는 피에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조상웅 배우님의 피에로는 섹시하고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피에로입니다. 섹시한 페로몬을 뿌리고 다니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조상웅 배우님의 피에로는 등장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등장할때 입는 하얀 쫄쫄이바지는 모두를 부담스럽게 만들지만 이내 신비롭게도 그러한 쫄쫄이마저 섹시해 보이게 만드는게 바로 조상웅 배우님의 매력입니다. 특히 조상웅 배우님이 처음 등장하면서 엘파바와 옥신각신 하다가 글린다와 만나는 장면을 정말 얄미울만큼 잘 표현해 내신답니다.
총평
피에로를 선택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글린다나 엘파바를 선택하는 일 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인것 같아요. 기본기 측면에서 이지훈 배우님이 조금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상웅 배우님의 피에로는 정말 자신만의 색을 가진 피에로를 표현해 주고 있기 때문에 선택이 정말 힘들 수 있습니다. 만약 탄탄한 연기력과 기본기를 갖춘 남자다운 모습의 피에로를 원한다면 이지훈 배우님을, 섹시하고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조상웅표 피에로를 원한다면 조상웅 배우님의 공연을 보러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마법사
1) 남경주 배우님
남경주 배우님은 말이 필요없는 뮤지컬계의 거목입니다. 그리고 마법사라는 역할을 정말 잘 만들어 내신 분이기도 하구요. 마법사의 비중이 엘파바, 글린다, 피에로보다는 적을지 몰라도 마법사가 위키드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마법사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함과 동시에 이중적인 면모를 가져야 합니다. 한때는 엘파바가 동경한 위대한 마법사였다가, 곧 아무런 능력이 없는 사기꾼이 되지만, 마지막에는 엘파바가 자신의 딸임을 알고 오열하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그와 동시에 겉과 속이 다른 그러한 모습까지도 소화해야하죠. 마법사가 부르는 넘버들의 무게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Sentimental man과 Wonderful 모두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서 불러야 하는 넘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법사를 남경주 배우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마법사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정말 잘 소화해 주셨습니다. 정말 오랜 내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오리지날 캐스트를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중 하나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 마법사의 성량이 너무 작았던 점이였어요. 마법사라는 위치가 오즈민들의 제일 위에 있는 위대한 사람인데 마법사가 노래를 잘 못부르니까 극에 대한 몰입이 좀 떨어지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남경주 배우님의 마법사를 한번 더 칭찬하고 싶습니다. 다른 배우들에게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로 마법사만의 무대를 만들었으니까요. 특히 Wonderful은 정말 압권이였습니다. Wonderful 이라는 넘버는 엘파바를 거짓으로 유혹하면서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설득의 이면에는 거짓과 기만이 들어있구요. 이런 이중적인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 줄 수 있는 마법사는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경주 배우님은 정말이지 최고의 마법사였습니다.
2) 이상준 배우님
사실 이상준 배우님은 상당히 개성있는 외모를 가지고 계시고 그 덕에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좋은 인상을 가지신 분입니다. 남경주 배우님과 비교를 하자면, 앞서서 적었던 피에로의 비교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남경주 배우님이 연기한 마법사는 위키드 속의 마법사 그 자체입니다. 반명 이상준 배우님의 마법사는 조금 더 이중성이 극대화된 그런 모습입니다. 앞으로는 웃고 칭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뒤로는 다른 일들을 기획하고 있는 뒤통수꾼의 모습을 잘 연기해주셨다고 해야할까요? 프로그램 북을 보면 "긴장과 이완, 유머와 드라마를 오가며 무대를 지킨 배우 이상준이 표현하는 천재이자 기인인 독특한 마법사를 <위키드>에서 만날 수 있다" 라고 되어 있는데요. 이 처럼 굉장히 마법사의 케릭터의 독특함을 잘 살리신 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남경주씨의 마법사를 조금 더 선호합니다. 네임밸류나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 극중에 몰입하기에는 남경주 배우님의 마법사가 조금 더 좋은 것 같아서 그렇답니다!
3. 모리블 학장 : 김영주 배우님
여러 수식어 없이 정말 "최고" 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모리블 학장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열연을 최고 말고 제가 감히 어떤 말로 표현을 할 수 있을까요? 대사 하나하나에 정말 혼이 실려있는 느낌이였습니다. 그 절정은 바로 글린다가 혹시 모리블 학장님이 회오리바람을 만든게 아니냐고 물어보는 씬이였죠. 모리블 학장은 글린다의 질문을 능청스럽게 받아 넘기다가 글린다가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자 애송이, 입을 닥치고 있으라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씬은 저는 김영주 배우님에게 완전히 빠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디렉션에 맞춰 목소리 톤까지 바꾸는 천생 배우"라는 말처럼 김영주 배우님은 위키드에서 모리블 학장 그 자체였습니다. 센세이셔널한 경험이였습니다. 매번 볼때마다 정말 최고다 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할 정도로요.정말 위키드는 모든 배우님들이 연기도 노래도 정말 최고로 잘 하시는것 같아요.
4. 딜라몬드 교수 : 조정근 배우님
사실 딜라몬드 교수님은 극 전체에 걸쳐서 딱 두 번 나옵니다. 처음으로 딜라몬드 교수님이 나오는 씬은 아이들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씬입니다. Something Bad를 부르면서 동물들이 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지만 이내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의지를 다집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잡혀서 어디론가 가 버립니다. 엘파바가 딜라몬드 교수님을 다시 만나게 되는 건 Wonderful이 끝난 뒤 입니다. 그러나 엘파바와 다시 조우한 딜라몬드 교수님은 말을 하는 법을 잃어버린 염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딜라몬드 교수님의 역할중에 인상깊었던 건 종이를 먹는 장면입니다. 엘파바와 딜라몬드 교수님이 서로 밥을 먹는데 엘파바는 음식을 먹는 반면에 딜라몬드 교수님은 음식을 싸고 있던 종이를 먹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종이가 먹을 수 있는 것인데 종이 모양으로 만든건지 정말 종이를 그냥 먹더라구요. 관객들도 여기저기서 '뭐야? 진짜 먹어?' 라는 반응들을 보이시더라구요. 그리고 두 번째로 Something Bad에서 메에에에에에에에~ 하는 부분을 정말 생동감 있게 불러 주셨습니다. 딜라몬드 교수 역이 유일하게 혼신을 담아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이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
5. 보크와 네사로즈 : 김동현 배우님과 이예은 배우님
보크와 네사로즈를 함께 다룬건 극중에서의 둘의 재미있는 관계 때문입니다. 비극적으로 아름다운 소녀와 먼치킨 보크의 만남은 글린다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글린다를 좋아하는 보크는 글린다를 위해서 네사로즈를 파티에 초대합니다. 난생 처음 파티에 초대받은 네사로즈는 보크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렇게 보크와 네사로즈의 관계가 시작이 됩니다. 네사로즈는 보크를 좋아하지만 보크는 글린다를 좋아하는 상황인겁니다. 보크는 파티에 가서 네사로즈에게 솔직히 말하려고 했지만 피에로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네사로즈에게 춤추자! 라고 말해버립니다. 이 때부터 둘의 관계는 돌아가기 힘들 정도로 복잡해집니다.
보크 역시도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이미지가 계속 변해갑니다. 엘파바에게 밤새 기다릴테니 춤을 한번만 춰 달라는 비굴한 보크, 글린다를 위해 네사로즈를 파티에 초대했지만 피에로와 함께하는 글린다를 보고네사로즈에게 춤을 추자고 말하는 보크, 네사로즈에게 고용되어서는 똑 부러지게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보크, 네사로즈가 걸을 수 있게 되자 글린다에게 바로 가버리는 보크. (사실 보크는 우리시대에 보기 드문 순정남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Kill Her!을 외치는 보크까지 말입니다. 정말 위키드의 모든 배역은 단 하나도 정적인 배역이 없습니다. 모든 케릭터들이 극의 시작과 끝을 거치면서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건 위키드의 매력이기도 하구요 :)
이런 상황에서 김동현 배우님은 정말 제가 생각하는 보크 그 이상을 보여주셨습니다. 초반에 바지가 상의를 먹는 파란색 옷을 입고 글린다와 피에로 사이를 방해하는 눈치없는 보크부터 엘파바에 대한 분노로 사람들에게 소리치는 보크까지 김동현 배우님의 보크는 전천후였습니다. 저는 김동현 배우님의 연기가 제가 오리지널 팀에서 보았던 보크보다 더 좋았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연구하고 준비해 오신 느낌이 물씬 들었습니다.
네사로즈 역의 이예은 배우님은 정말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님입니다. 이예은 배우님의 얼굴은 아름답지만 표정과 각도에 따라 정말 못생겼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을 지을 줄 아시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화난 모습과 절규하는 표정역시 지으실 수 있습니다. 글린다와 모리블 총장이 비극적으로 아름답다고 할때의 네사로즈는 정말 처절한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보크가 춤추자고 말할때는 어리둥절함과 행복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얼굴을 보여주십니다. 하지만 나중에 보크에게 "넌 나를 사랑해야해 명령이야"라고 말할때는 정말 광기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위키드에서 보여준 모습은 앞으로 정말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P.S : 캐스트 케미스트레 대한 개인적인 느낌
1. Lindsay Mendez / Alli Mauzey
제가 위키드를 처음 접하게 된 캐스트이자 위키드에 이렇게 빠지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Lindsay Mendez의 노래는 너무 압도적이고 파워풀해서 다른 모든 출연진들을 유치원생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입니다. 향후 어느 뮤지컬이든 Lindsay Mendez의 공연을 접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꼭 보시기 바랍니다.
2. 옥주현 / 김보경
생각보다 옥주현 배우님과 김보경 배우님의 케미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엘파바와 글린다가 서로 정 반대의 이미지와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차츰 서로를 알아가며 이해해 가는 과정이 그려져야하는데 옥주현 배우님과 김보경 배우님의 이미지가 약간 겹친다고 해야할까요? 개인적으로 옥주현 배우님과 정선아 배우님이 더 케미가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3. 박혜나 / 정선아
위와 같은 맥락에서 박혜나 배우님은 김보경 배우님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게 좋아 보입니다. 제가 정선아 배우님에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글린다보다는 엘파바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선아 배우님은 오히려 글린다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옥주현 배우님과 함께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반면 박혜나 배우님은 특유의 걸걸함이 매력인 배우님인데 김보경 배우님과 함께 한다면 그 시너지가 더욱 올라갈 것 같습니다 :)
4. 김선영 / 김소현
제가 본 캐스트중에 가장 케미스트리가 좋았던 조합입니다. 두분이 오랜 경력을 가지고 계시고 또 나이도 비슷해서 그럴까요? 서로의 감정교류도 좋았고 듀엣의 완성도 또한 상당했습니다. 두 분이 무대경험을 더 쌓고 보여줄 엘파바와 글린다의 모습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그래서 제가 앞으로 보고 싶은 캐스트는...
?1. 박혜나 / 김보경
가장 큰 시너지가 기대되는 조합입니다. 조만간 보러갈 예정이에요!
2. 옥주현 / 정선아
아쉽게도 지금은 볼 수 없는 캐스트 입니다. 박혜나 배우님과 김보경 배우님이 만들어낼 모습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우정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라면 옥주현 배우님과 정선아 배우님은 조금 더 은밀하고 그러면서도 친밀한 관계를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아쉬워요 ㅠ_ㅠ
3. 김선영 / 김보경
여왕의 엘파바와 김보경 배우님의 글린다의 조합도 상당히 기대됩니다. 김선영 / 김보경 배우님의 캐스트도 위키드가 막을 내리기 전에 꼭 한번 보러가고 싶어요.
이렇게 이번주로 한국어 공연에서의 캐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위키드를 만들어 나가고 계신 배우님들은 정말 한분한분이 소중합니다.
그리고 위키드의 조연들은 어느 누구보다 훌륭한 배우님들입니다.
정말 돈만 있으면 위키드를 매일 매일 보러 다니고 싶네요 :)
다음주에는 브로드웨이에서 본 위키드와 한국에서 본 위키드가 어떻게 달랐는지 이야기 해보려 해요.
OST에서 잠깐 다루었던 영어적인 측면도 있고 관객매너의 측면이나 문화같은 요소도 함께 다루려 합니다.
다음주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제 칼럼을 봐 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은 두배로 감사드려요.
항상 누군가 제 글을 읽어준다는게 정말 행복하답니다.
그럼 다음 주까지 좋은 한 주 보내세요! 함께해요 위키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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