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덕밀덕] 전투식량에 대한 몇가지.-2부-2011.05.20 PM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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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른바 보온 식관이라 불리는 바로 그 물건인데 미군이고 독일군이고 영국군이고
어디고 간에 2차대전때부터 지금까지도 곧잘 써온 유서깊은 물건입니다.
저 물건은 현재 미군이 사용중인거죠.

이게 만들어진 이유는 간단하게 추측이 되실 겁니다.

짬밥 만들어서 상황이 가능하다면 전투중인 인원들에게도 따뜻한 식사를 하게 해주려는
나름대로의 배려였던거죠.
밥하려면 주방도 이동해야 한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이런 취사 트레일러들.

물론 이와 같은 보기좋은 통은 아닙니다만 1차대전때도 겉은 나무로 만들고 속에

지푸라기를 채워 보온성을 높인 상자속에 식관을 담아 추진합니다.
혹시 서부전선 이상없다를 읽어보시면 이런 구절이 나오는게 보일 겁니다.

'식사 담당인 누구는 겁쟁이라 밥통을 저멀리 던져놓고 도망갔다.'
여기서 밥통이란게 바로 저 식관이 든 통입니다.

'식관에서는 항상 냄새가 났다.
 표백분(차아염소산칼슘)으로 씼고 세척하지만 항상 냄새가 났다.'
--- 1차대전중 회고에서.
      요기서 표백분은 쉽게 말해 수영장 소독하는 크로칼키니 뭐니 하는 그 물건입니다.
      염소계 표백제이자 물을 처리하는데 사용되죠.

이건 2차대전전의 프랑스군

역시 먹고 사는거 힘들죠.
2차대전중 독일군, 오른쪽 배나온 아저씨는 공군같은데...

1870년대 넘어서면서 이제 이런 체계가 어느정도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이 체계를 비교적 신속하게 실전에서 경험해본게 영구군이었죠.
식민지 전쟁 하느라 여기저기 간다고 바빴으니 말입니다.

이 시기, 영국군은 비상식량에 가까운 것을 병사에게 지급하게 됩니다.
이른바 secure ration이란 걸로 그저 1/2파운드의 건빵과 1/2온스의 소금이 든 봉지를
왁스처리된 종이로 감싼 작은 팩이었죠.
만약 급식을 못하는 상황에서 이거라도 먹고 버텨보라는 소리인데 좋아할리 없겠죠.

한편 1880년에 보브릴사(Bovril Co.)가 만든 비상식량이 영국군에 납품됩니다.
이건 금속 또는 왁스먹인 방수 마분지통에 든 '관'(프링글스 깡통 생각하세요)
모양이었고 속에는 Bovril Paste 또는 Johnston's Fluid Beef라고 불리는 고기스프
덩어리(오늘날의 인스턴트 부용bullion)와 코코아 혹은 초컬릿 덩어리가 들어있었죠.
이 보르빌 비상식량은 보어전쟁동안 병사들에게 지급되며 영국해군에서도 1900년대까지
사용합니다.

요기까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직 통조림과 같은 식품류가 정상적인 식사라기 보다는
비상식쪽에 가까운 대접을 받은 셈입니다.

여튼 저 보르빌 레이션정도로는 모자랐던지 몇종의 식품류가 이런 비상 식량에 더
추가가 됩니다.
깡통에 든 육포나 생선 통조림, 왁스먹인 종이로 감싸인 건빵, 차, 담배등이 들어가죠.

한편 이전처럼 염장 고기니 건빵말고 정규적인 식사를 위한 통조림류의 구매도 급속히
늘어납니다.
특히 이건 주변에서 식량을 구하기 힘든 보어 전쟁당시 더욱 증가되죠.
보어전쟁 당시의 비스킷과 쇠고기 통조림

이 시기 다음과 같은 통조림들이 급히 구매되어져 병사에게 지급되거나 요리에

활용됩니다.

1. 고기 통조림: 쇠고기(corned beef)만 아니라 돼지고기나 닭, 거위나 칠면조,
      정어리나 연어등이 지급되며 간혹 간 페이스트(liber paste)같은 것도 들어갔다
    하죠.


2. 12 또는 478온스의 각종 스튜 통조림.
      내용물이야 고기에 당근이나 몇종의 야채정도가 들어간 겁니다.

3. 콩 통조림

4. 차와 연유: 차는 봉지에 연유는 보통 12온스 통조림으로 들어갔는데 둘다
      영국친구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죠.

그런데 이 보어전쟁 당시 약간의 이변이 있었던게 영국군 당국이 무슨 이유에선지
커피를 지급해본 적이 있답니다.
물론 이건 미국처럼 아예 통조림화시킨건 아니고 원두와 그걸 가는 그라인더를
지급했는데 인기가 꽤 좋았다죠.
이 커피는 그냥 마시는 것에만 사용된게 아니라 염색용으로도 사용됩니다.
맑은 아프리카의 날씨에선 영국군 군장의 하얀색 탄대라든지 표식 따위는 날 쏴주세요
라는 보기 좋은 표식이었으니 말입니다.
보어전쟁 당시의 부사관 복장, 조준하기 쉽게 생겼죠.

보어전쟁의 경험에 따라 영국군은 1903년 다음과 같은 '긴급식량(iron ration)'을

개인별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습니다.

1. 1개의 고기 통조림
    처음에는 12온스였으나 14온스로 양을 늘립니다.
    종류는 돼지고리(pork loaf)와 콘 비프(혹은 그저 bully beef)였죠.

    아, 아시겠지만 콘 비프는 속에 콘(곡물)이 들어간게 아니라 굵은 낱알 모양의
    소금을 써서 절인 고기란 의미입니다.
    콘이라면 옥수수를 생각하시면 안되고 주로먹는 곡식류로 보시면 됩니다.
    (미국친구들이야 옥수수를 꼽겠지만 영국친구들에겐 옥수수는 그저 maize죠.)

2. 12온스의 비스킷
    2개의 6온스 팩으로 구성됩니다.
    이 시기부터 왁스가 먹여진 종이외에 셀로판(cellophane)이 사용됩니다.

3. 고기 추출물(meat extract)
    뭐 딴건 없고 1온스짜리 고기국물 건조시킨 덩어리입니다.
    그러니 부용이죠.

4. 5/8 온스의 차와 2온스의 설탕

5. 1/2온스의 소금
    소금은 간과되기 쉽지만 반드시 필요한 물질입니다.
    특히 덥고 땀을 많이 흘리는 상황에서 이 정도 소금은 조미료가 아니라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죠.

그외에 3온스 정도의 치즈나 1온스 정도의 건포도라든지 뭐 이런 것들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이 긴급 식량은 정상적인 식량 보급이 중단될 때 먹는다라는 계획으로 지급되죠.

그런데 이게 참 뭐해진게 1차대전이 터지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원래 계획한 야전 취사장에서 만든 식사를 추진해서 보내준다라는 것이 생각보다
안쉽게 된거죠.
전선앞보다 그 직후방에 포탄이 더 자주 날아왔다는걸 보면 임무의 위험성은
빤해질겁니다.
서부전선 이상없다에서 나오는 멀찍히 던져놓고 도망가는게 이상한게 아니었고
오죽했으면 식관이 든 보온 상자(속에 밀짚이 든)와 그걸 실은 작은 수레를 끌고가다
죽는 - death by dixie라 부른 - 상황이 드문 일은 아니었죠.
1차대전중, 독일군의 야전 제빵소

이런 판인지라 곧잘 병사들은 참호속에서 비상식량에 손을 대야만 하는 사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나마 충분히 가져온 경우면 맛이 뭐같아도 참을만 했지만 사태가 나쁘면 이마저도
못먹고 후방에서 식사를 던져줄 때까지 견뎌야 할 상황도 생겼죠. (보통 3일치가
휴대됩니다.)
그럼에도 영국군이나 독일군이나 어디건 야전 취사해서 밥을 준다는 것은 전쟁말까지
꾸준히 지키긴 합니다.

여튼 1차대전중 비교적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다음과 같은 재료로 만든 3끼 식사가
제공됩니다.

1. 1파운드의 고기
    항상 고기보다 비계가 많다라고 불평을 산 물건이고 그나마 고기가 아니라 통조림
    고기 - bully beef - 로 대채될 때도 많았다고 하죠.
    여기에 4온스 정도의 베이컨이 지급되기도 하는데 이건 다른 고기나 고기
    통조림으로 대채되기도 하며 기름을 사용할 목적이었다면 버터나 라드등으로도
    대신됩니다.

2. 1과 1/4 파운드의 빵
    규정상 만든지 얼마안된 신선한 빵이라 했지만 보통은 적어도 만든지 1주 넘은
    물건이었죠.
    게다가 운나쁘면 예의 그 유서깊은 비스킷을 먹어야 했답니다.
    간혹 4온스 정도의 쌀이나 오트밀이 지급됐다고도 하죠.
    쌀의 경우는 흔히 뻥튀기처럼 볶아진 상태로 포리지(죽)에 들어갔다고도 하죠.

3. 8온스 정도의 야채
    생야채가 기본이고 2온스의 건조 야채가 추가됩니다.
    종류는 당근이나 양쪽 모든 병사들이 끔찍히도 싫어한 순무였다죠.

4. 3온스의 치즈 통조림
    호주나 뉴질랜드 산이었다죠.
    맛이 이전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질긴 가죽 같았다라는 평입니다.

5. 5/8온스의 차에 3온스 정도의 설탕
    병사들을 환장하게 만든 일중 하나는 도중에 일부에서는 이 차와 설탕이 서로
    혼합된 형태로 지급됐다라는 겁니다.
    물론 그냥 물만 부으면 한잔의 차가 나오는데 맛없는 밥, 좀 맛있게 먹으려고 설탕
    좀 치려면 차잎 때문에 환장하는거죠.

6. 소금은 여전히 1/2온스입니다.

7. 4온스의 잼
    이건 13.2온스의 통조림에 담겨져 나오는걸 3명이서 나누게 됩니다.
    꽤많은 양이 지급된 셈인데 병사들은 오직 유일한 상표, 티클러스 자두와 사과
    잼(Ticklers Plum and Apple)에 곧 질려버리죠.
    1917년말경에 딸기나 다른 맛이 추가되자 이걸 보고 병사들이 혁명이었다 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일상적이었다나요.
    한가지, 이 잼이 든 깡통은 철조망에 철사와 함께 달려져 경고용 종처럼 사용되기도
    했고 그보다 좀 더 위험한 목적으로도 사용됩니다.
    바로 잼 깡통에 포병대의 장약 자루에서 나온 무연화약을 채우고 심지를 붙인
    jam-tin bombs가 그것이죠.
    밀즈 수류탄같이 괜찮은 성능의 수류탄이 나오기전 곧잘 사용된 물건입니다.
  (1차대전초 영국군의 헤일즈 수류탄같은건 거의 안습 상황이라서요.)

그외에 지역 상황에 따라서는 주변의 에스타미네나 가족이 보내준 소포가 식사를
꾸리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한편 후일 M&V (Meat & Vegetable, 야채와 고기 스튜)로 통칭될 통조림들이 개인
사비로 구입되기도 합니다.
보통 20 ~ 24온스의 통조림에 든 물건들인데 이중 제일 유명했던게 바로 매커너키
형제(Maconochie Brothers)의 스튜였죠.
이들은 곧잘 고기에 순무, 양파와 양배추, 감자, 당근등을 넣고 끓인 스튜였는데
개중에는 저급한 고기를 써서 지방분이 더많은 것도 있었다 하죠.
어쩌건 이 통조림들은 그나마 따뜻할 때는 괜찮았지만 차가운건 이른바 사람잡는 - man
killing - 것이라 불렸죠.

그런데 이런 물건들이 위에서도 말했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지급될지 몰라도
전선으로 가는 도중 곧잘 망실되거나 - 누가 먹은게 아니라 무거워서 버린 경우가 많을
정도라죠 - 해서 제대로 지급 안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게다가 전쟁이 격화되면서 선적되는 물자가 증가되자 덜먹고 덜싸자 라는 직설적인

요구가 나올 정도가 되는데다 잠수함까지 설치면 더 괴로워지죠.
이런 여파 때문인지 1916년과 1917년에는 고기의 양이 약간 줄고 대신에 강남콩
통조림이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지급되기도 합니다.
이건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돼지고기로 맛을 더했고 마치 오늘날의 baked
beans의 조상쯤 된다고 하죠.
곧잘 빵이나 건빵위에 토핑처럼 올려져서 먹었다 하죠.

그외에 담배라든지 초컬릿같은 것이 지급되기도 하며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경우
민간의 선물이 보내지기도 합니다.
이미 이 때 백화점들은 우편을 통한 통신판매를 하고 있었고 직접 혹은 가족에게 부탁
해서 뭔가 받아볼 수 있었죠.
보통은 담배와 초컬릿, 위스키등이었는데 이런 선물중 유명한건 1914년의 Princess
Mary Christmas Gift 일겁니다.
여기에는 카드와 총알 모양의 연필, 편지지, 초컬릿과 담배가 들어있었다 하죠.

이런 영국군의 방식은 그 당시 다른 군대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사용됩니다.
단, 나라에 따라 좋아하는 것이 좀 달라지는게 차이였죠.
가령 독일군은 돼지고기와 라드를 선호했고 잼대신에 인조벌꿀을 지급했죠.
프랑스군의 경우는 닭과 같은 고기를 좀 더 좋아했다나요.
재미있는건 프랑스군의 겨우 통조림에 대해 다른 곳보다 좀 더 거부감이 심했다고
합니다.
영양가가 못하다라고 믿었다나요. (지금도 이건 여전하다곤 합니다.)

그리고 식량 부족 현상은 다른 곳도 겪었던 일이었고 특히 독일군은 이른바
1916년초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결국 1916 ~ 1917년의 이른바 '순무의 겨울'을
경험하죠.
빵조차도 톱밥에 순무 가루가 들어가더니 거기 발라먹을 것도 으깬 순무였고 스튜는
쐐기풀과 순무로 만들어 졌으니 말입니다.

그러다 연합군의 경우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참전하며 이젠 이야기가 달라져 버립니다.
총잘쏘고 명령에 잘 복종하는데다 뻔뻔스러울 정도로 애국심이 강한 병사와 허풍잘치고
형편없지만 열정적인 장교들외에 아주 많은 미국의 밀과 육류가 전선으로 쏟아져
들어갑니다.
이미 세계 경제의 축을 쥐고있던 미국으로서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었겠죠. (미국
참전전 독일도 벨기에를 통해 미국산 밀을 빼냄으로 한숨 돌릴 정도였죠.)
그런 나라의 성질을 제대로 건드린 침머만은 확실히 미친게 맞겠죠.
이게 그 침머만 전보.
봉쇄당한 독일을 위해 웨스턴 유니언의 전선을 열어주며 호의를 보였더니
영국에서도 저걸 풀어보고 깜짝 놀랐더라는...
멕시코와 일본을 꼬셔 미국을 공격, 미국이 전쟁에 참전 못하게 막아주면
멕시코가 잃었던 땅을 주겠다는 내용이었으니.

어이, 멕시코 친구들,
우리 편에 붙어서 미국을 함 치자고.


여튼 굴다리밑으로 올 필요도 읎따 기둘려라 개쉑들 하고 참전한 미군도
영국군과 비슷한 식의 전투 식량을 지급하지만 그 양이 더 많았었죠.

좀 다른 점이라면 이들은 감자를 식단에 넣었다는 점이고 차고 넘칠만큼의 콘 비프
통조림과 많은 양의 커피도 가져옵니다.

이 시기, 미군의 전투 식량은 크게 예비(reserve), 참호(trench), 비상(emergency)으로
구분됩니다.
이들은 모두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할 때를 대비해 휴대됐고 내용이 약간씩 다릅니다.

trench ration은 25명분의 하루 3끼가 하나에 들어있습니다.
2개 분대정도가 먹을 수 있는 양이었고 고체 알코올 연료까지 포함한데다 가스전에
대비, 아연 도금까지 한 통속에 들어갑니다.
문제는 너무 크고 너무 무거웠다는 점이죠.
참호에서도 각종 통조림류를 따뜻하게 데워서 먹는다는 생각은 좋았지만 들고 다니는
입장에서는 싫은 물건인거죠.

reserve ration의 경우 1일치가 1파운드의 콘 비프, 2개의 8온스 건빵 통조림, 1온스의
커피 가루와 2.4온스의 설탕, 0.16온스의 소금으로 구성되죠.
보통 이건 미군만 아니라 연합군 부대에도 꽤 뿌려집니다.
덕분에 저 1파운드 콘 비프 통조림은 전선에서 꽤 유명세를 타게 되죠.
독일군조차도 찾을 정도였으니.

emergency ration은 그저 iron이나 armor ration이란 별칭으로도 불립니다.
보통 다른 군대의 것과 달리 둥근 깡통에 3온스의 고기 분말과 마치 시리얼처럼 요리한
밀을 혼합한 덩어리와 1온스의 초컬릿 바로 이뤄집니다.

어쩌건 1차대전이 끝나면서 각국은 자신들이 가진 전투식량을 좀 더 개선합니다.
전투지역에서 바로 먹을 수 있고 이동시키기 쉬운 간편함, 영양의 배분, 사기를 위한
맛과 양이 지켜져야 한다는 교훈이 다시 항상 강조됐으니.

여기서 전투식량은 지급할 병력들의 범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다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부대 급양(unit feeding)
정상적인 식재료로 준비된 취사장 설비를 사용하여 부대 규모의 병력에 정규적인
경로를 통해 급식.

소부대 급양(small detachment feeding)
독립된 적은 수의 병력들에게 소규모 취사설비를 사용하거나 혹은 간략화된 취사과정을
거쳐 급식.
예: 1개 분대를 위한 10-in-1이나 취사 트레일러로 만든 급식.

개인 급양(individual feeding)
개인 휴대식으로 취사과정은 데우는 정도로 한정되며 아예 그냥 먹을 수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위의 분류를 좀 더 보충하며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도 있죠,

대량 지급을 위한 신선한 식재료들.
흔히 알려진 미군식 구분에 따르면 Field Ration A라 불리는 것들.
신선한 육류, 어류, 야채와 과일, 낙농품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본토에서 가져온 것외에
인근 지역에서 얻어지는 재료들도 포함됩니다.
보통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이런 재료들은 그 지역에서 할당된 자금으로 대량
구매되죠.
또 흔히 부대 급양을 상정하여 100인분 단위로 계획됩니다.

대량 지급을 위한 저장가능한 식재료.
미군식 구분으로는 Field Ration B.
각종 통조림이나 2차대전이후 본격화된 냉동식품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소부대용 전투식량
보통 1일 10명 내외의 인원을 기준으로 합니다.
전차병등을 위한 5인용 1일분이나 분대원들을 위한 10인용 1일분 식사등이 포함되며
취사 트레일러등에서 만든 것도 여기에 포함되죠.
휴대가능하고 장기 저장이 가능한 형태와 대량 지급식과 다를 바 없는 막 만든 것이
모두 포함된다는 겁니다.
화장실 휴지나 정수제같은 부가적인 품목(accessory items)이 포함되기도 하죠.

개인 휴대형 전투식량
조리과정없이 먹을 수 있어야 하며 적어도 최소한의 조리과정만을 거쳐 먹을 수 있는.

축소된 형태의 개인휴대 전투식량(assault)
개인 휴대형 전투식량에 비해 가장 기본적인 품목만으로 최소화시키고 더욱 작고
가볍게 만들어진 겁니다.

비상식(emergency)
고립과 같이 정상적인 급식이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전투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으며 몇 개를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지죠.

생존식(survival)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게 최소한의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장기 저장이 가능하며 비상식보다 더 적은 부피와 무게가 요구되죠.

첨가 품목들(supplements)
여기에는 각종 음료나 분말음료, 차, 감미품과 같은 보조적인 식품(supplementary
food)과 기호품들, 조미료들, 비누나 면도기, 화장지같은 잡화(sundries)들도
포함됩니다.

툭수한 경우(special)
가령 극한지 전용 식단처럼 고칼로리 식단도 존재하며 항공기나 기차등으로 이동시
지급하는 도시락이나 특식류등이 여기에 속하죠.

1920년대말 미육군은 전투식량에 4가지 구분을 하게 되죠.
1. Garrison Ration
    주둔지 급식으로 대부분 신선한 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 지죠.

2. Travel Ration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 지급되며 저장성이 좋은 식품들로 구성.
    통조림과 냉동식품들.

3. Reserve Ration
    저장-비축용 식량으로 의외로 들릴지 모르지만 개인휴대용 비상식량들도 여기에
    속합니다.

4. Field Ration
    야전상황의 전투식량들로 Reserve Ration과 Field Ration이 통합되는 분위기로
    가게되죠.
    가령 비상식량의 성격이 강했던 D ration은 개발 초만해도 Reserve Ration에
    속하지만 곧 Field Ration으로 구분됩니다.

1937년, 식품연구소의 W.R. McReynolds소령이 표준화된 다양한 메뉴, 개인지급을
기준으로한 새로운 거의 통조림화된 전투식량을 개발합니다.
그는 새로운 전투식량은 일상적인 식사를 기준으로 모두 통조림화하는 것을 생각했다
하죠.

1938년, 이 새로운 전투식량이 완성되어 combat ration이란 별칭으로 시험되고
영양학적인 보강을 거칩니다.
최초의 것들은 3개의 고기 요리와 3개의 빵종류를 12온스 직육면체 깡통(작은
스팸깡통을 생각하시길)속에 넣은 것이었으나 곧 메뉴가 더욱 보강되며 16온스 육면체
깡통도 내부용적이 더 증가됐으며 보관과 운송, 제조등이 더 쉬운 원통형 깡통으로
교체됩니다.
그 후 계속된 실험과 평가를 거쳐 1939년 11월 1일, 미군의 야전용 전투식량으로
채용되죠.

1940년에 들어서며 16온스 깡통은 너무 크고 무거우며 내용물이 그리 충실하지 않다는
평이 나와 12온스 원통형 깡통에 되도록 많은 양의 음식을 넣고 초컬릿과 커피같은
부가적인 품목들이 더욱 보강됩니다.
이렇게 등장한 U.S. Army Field Ration C는 야전 취사설비가 전혀 필요없이도 먹을만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호평속에 Ration, Type C, Assembly, Packaging and
Packing로 개칭되어 실전에 투입됩니다.
바로 C 레이션의 등장이죠.

C 레이션의 구성은 1일분 6개의 주식 통조림이 기본입니다.
3개의 B unit.
3개의 M unit.
1개의 악세서리 팩(accessory packet).

M unit은 고기 요리로 깡통 3개로 구성됩니다.

B unit은 빵이나 시리얼종류로 비스킷, 압축 시리얼이 기본이고 사탕입힌 땅콩이나
건포도, 사탕, 잼, 인스턴트 커피, 설탕, 레몬이나 오렌지 분말 쥬스, 코코아 분말,
캐라멜등이 들어갔다 하죠.
전쟁 후반기에는 보관성이 좋지 못한 땅콩과 건포도, 사탕이 사라지며 대신 퍼지
브라우니나 쿠키종류가 들어갑니다.
이 때쯤되면 사탕이나 땅콩같은 것은 그냥 PX에서 별도로 구매해서 휴대하는 경향이
커졌다 하죠.
C 레이션의 식단중 하나.
안딴 통조림은 고기와 콩 요리고 딴게 바로 B 유닛.
비스킷과 설탕, 퍼지가 들어있죠.


악세서리 팩은 담배(주로 민간회사의 것), 할로존 정수제(halazone water purification
tablet), 종이 성냥, 화장지, 츄잉검, 깡통따개, 나무 숫가락이 들어갑니다.
전쟁말에는 소금정제도 포함되죠.
담배와 성냥의 경우 그저 short 혹은 cigarette pack이라 불렸고 9개피의 담배가
통채로 포장되거나 혹은 3개피씩 3개의 포장으로 들어갑니다.

한편 1932년까지 미군은 '한통에 영양을 모두 담은 밥(a balanced meal in a can)'을
모토로 하는 휴대가 대단히 쉬운 저장 식량을 연구합니다.
뭐 이게 쉽게 될리는 없겠습니다만 다른 길이 열리게 되죠.
1933 ~ 1937년동안 Paul P. Logan 대령은 기병대를 위해 개발한 비상식량이 눈에
띈겁니다.
처음에는 야채와 고기류가 혼합된 스튜를 통조림화한다는 것이었으나 단단하고
보관성이 좋은 초컬릿 바로 결정됩니다.
곧 이 요청은 초컬릿의 제오아 허쉬사에 요청됐고 허쉬는 12온스짜리 초컬릿 바를
만들게 되죠.
그러다 1935년에 개량을 거치며 은박지와 방수포장됐으며 4온스 짜리 초컬릿 바 3개로
구성되게 됩니다.
이건 그저 Logan bar라 불렸고 초컬릿 바 하나에 600칼로리와 무기물, 비타민을
공급합니다.

1940년 6월부터 표준화된 성분(초컬릿, 귀리 분말, 카카오 지방, 설탕, 탈지분유를
혼합)으로 대량생산에 돌입하게 되며 전쟁중 연간 천만 개 이상이 생산됩니다.
전쟁중 병사들은 이 D ration의 초컬릿 바를 그저 D bar라 부르며 보통
3개(3일분)가량을 휴대했다 하죠.
맛은...
끔찍할 정도였다곤 합니다.
원래 허쉬사에서 만들 때는 그렇게까지 형편없지는 않았지만 너무 맛있으면 밥안먹고
이것만 먹는다고 맛을 없게 해달라고 했다죠.
딱 감자 으깬 것 수준으로.
결국 허쉬는 맛을 없게 하는데 성공하면서 겸사겸사 녹는점도 더 올리게 됩니다.
병사들은 마지못해 먹었고 그래도 저기 태평양 전선에서는 나름 인기를 끈 곳도 있긴
했답니다.
변질이 덜되는데다 어쩌건 삼킬 수 있는 부상자용 식량으로 말입니다.

한편 공수부대원, 기갑부대원, 오토바이부대원등을 위해 C ration보다 더욱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전투식량이 개발됩니다.
미네소타 대학의 생리-건강학 연구소의 Ancel Keys박사가 개발하며 그의 머릿글자를
따서 K ration이라 부르게 되죠.
동시기 비슷한 크기의 전투식량으로선 칼로리와 영양의 균형이 잘 맞춰진 편입니다.

K ration은 개발이후 공수부대원들의 주머니속에 들어갈만한 전투식량(pocket ration
for paratrooper)으로 테스트됩니다.
개발 당시에는 페미컨 비스킷(pemmican biscuit)과 건포도, 땅콩 초컬릿 바, 건조
스프(bouillon paste), 분말 음료, 커피등등이 들어간 것으로 비상식량에 가까웠다
하죠.
(패미컨은 쇠고기와 지방분, 곡물등이 포함된 압축 건조 식품이오.)
그러다 C ration처럼 좀더 제대로된 통조림 식품들이 들어가고 하루 3끼분으로
구분됩니다.

이렇게 개량된 것은 그 휴대성과 효율성에서 미육군의 관심을 끌게 되고 결국 1942년
Field Ration, Type K 로 전 병과에 지급되게 됐다 하죠. (심지어 소형 함정을 타는
해군에게도 지급됩니다.)
그리고 대전내내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K 레이션은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보통 다음과 같이 구성됐다 하죠.
아침식사 팩(breakfast packet)은 고기 통조림, 압축 시리얼 바, 인스턴트 커피,
플룻바, 츄잉검, 설탕, 4개피의 담배, 정수제, 화장지와 나무 숫가락.
포장 색깔은 빨간색으로 구분됩니다.
점식식사 팩(dinner packet)은 치즈 통조림, 비스킷, 사탕, 츄잉검, 분말음료,소금,
4개피의 담배, 나무 숫가락이 들어가며.
포장 색깔은 파란색으로 구분됩니다.
저녁식사 팩(supper packet)은 고기 통조림, 비스킷, 건조 스프, 과자나 츄잉검,
커피와 설탕, 4개피의 담배, 나무 스푼이 들어갔죠.
포장 색깔은 녹색으로 구분됩니다.

이와 함께 소부대 급식용 전투 식량도 개발됩니다.
하나는 1942년에 등장한 5 in 1 ration으로 사막지역의 기동부대들을 위해 개발됩니다.
보통 장갑차량에 탑승하는 사람들이 5명가량이었다는걸 보면 이 물건의 용도가 대략
감이 잡힐 겁니다.
소규모 부대원들이 조리를 안하거나 약간의 조리과정을 거쳐 급식 가능하게 계획되며
말그대로 1일 5인분의 식사가 들어갔죠.
상당부분 통조림화된 B ration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육류와 야채 요리, 분유, 음료,
건조스프, 시리얼, 비스킷, 사탕, 소금, 설탕, 화장지등이 들어갑니다.
보통 저들 메뉴는 뭉치로 들어가며 뜯어서 분배하는 스타일이었죠.

그러다 1943년, 더 큰 10 in 1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건 소부대 급양을 기준으로 B ration과 유사하게 구성될 것을 목표로 1941년초부터
개발이 시작되며 북아프리카에서 영국군 전투식량인 14 in 1 (Comp ration)의 성공에
따라 기존의 5 in 1을 대채하는 식으로 다시 개량되어 1943년부터 사용됩니다.
50파운드가량의 무게를 가지며 충분한 영양학적 배려와 취사가능성을 어느정도
살려뒀다 하죠.
튼튼한 나무상자속에 철저하게 방수처리된 포장을 도입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잘
견뎌줬다 하죠.
덕분에 사막, 산악, 열대, 극한지등에서도 사용됐고 이런 목적을 위해 개발된 특별한
전투식량들을 대체해버리기까지 했다죠.

병사들에게 호평받은 부분은 메뉴가 좀 더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합니다.
C ration등에 사용된 품목외에 각종 과일 통조림(파인애플이나 프루츠 칵테일등)이나
과자류, 다른 통조림들, 담배들은 전투식량에 질린 병사들의 입맛을 끌기에 충분했다고
하니.

한편 Assault Lunch라고 전투직전의 부대에 지급되는 도시락 개념의 물건도
존재합니다.
태평양에서 주로 사용되며 상륙작전이나 전투지역으로의 이동 중에 흔히 지급됐고
사탕, 초컬릿, 땅콩, 건조 과일, 츄잉검, 커피, 담배, 설탕, 소금, 정수제, 성냥등이
방수 주머니 속에 들어갑니다.

한편 당시 공군이 아니라 미육군 항공대를 위한 전투 식량도 개발됩니다.
이런 물건들은 흔히 조종사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나중에는 Food Pocket,
AAF라고도 불렸다 하죠.
전투기 조종사 혹은 조리시설이 없는 전투용 항공기(폭격기 같은)의 경우 흔히
샌드위치, 사탕, 음료, 초컬릿등이 들어간 봉지를 받았다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낙하산 탈출시 비상식이 있는데 이건 탑승자들이 휴대하는 작은
비상식량 꾸러미입니다.
패미컨과 초컬릿으로 구성됐는데 맛은 뭐 그냥 그렇다죠.

한가지 미군 식량중 별난게 Red Cross Food Package입니다.
추축군에게 잡힌 포로(POW, Prisoner Of War)들을 위해 포로수용소로 보내진 것입니다.
고기 통조림, 초컬릿, 분유, 담배, 커피등이 주종이며 독일의 경우 이를 잘 전달했던
편이라죠. (일본은 거부)
물품중 담배는 포로수용소내에서 교환단위로 화폐 역활을 하기도 했으며 재미있는 것은
흔히 고기 통조림에는 스팸이 포함됐고 나중에 석방된 사람들은 스팸이라면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질려버렸다고 하죠.


댓글 : 2 개
언제나 이런거 보면 느끼는 거지만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ㅎㅎ 한국 전투 식량은 조미밥, 팥밥 밖에 못 먹어본듯..;;
잘봤습니다. 재미있게봤네요 ㅎ

중간에 오타있습니다. <툭수한> 경우(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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