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덕밀덕] 전투식량에 대한 몇가지.-3부-2011.05.20 PM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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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의 경우 아예 통조림으로 밀어버린 미군과는 좀 더 이전 모습을 간직합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사단은 기본적으로 1인당 10일분의 식량을 저장하고 가지고 다녔죠.
이중 절반 이상은 군에서 지급된 것이며 나머지 분량은 주변 지역에서 재료 상태로
구입(혹은 다른 방법을 동원)된 것이었죠.

이걸로 밥을 해주는데 밥의 양이 어느 때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침은 적게 먹고 점심 많이 먹고 저녁은 아침보다는 많지만 점심보다는 적은 양이
지급됩니다. (이게 저 동네 식습관이라서요.)
가령 많은 경우 독일군 부대는 아침에 빵 2조각에 커피에 잼이나 버터를 발라 먹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식사량과 관련되어져 - 칼로리 - 그 양이 어떤 임무냐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져서 달라집니다.

전투부대를 위한 Verpflegungssatz I의 경우 양도 많고 칼로리도 3천이상을 넘어서죠.
(동부 전선의 경우는 칼로리가 더 높습니다.)
II는 전선 부근의 점령지내 혹은 대기 부대에 지급되며 III은 안전한 지역에 주둔한
부대에 지급됩니다.
IV 의 경우는 사무 업무보거나 병원 환자 정도에게 주던 수준이었다죠.

여튼 이들 4등급의 경우는 딴 것보다 빵과 고기의 양에서 크게 차이가 납니다. (더하여
담배도)
빵의 경우 IV가 600g정도인데 반해 나머지는 700g에 I정도면 상황에 따라 900g의 빵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고기는 I이 120g이상인데 비해 IV는 60g정도였죠.
담배도 I의 경우는 하루 7가치가 나오지만 IV는 2가치 정도였죠.

사용되는 재료야 빤하다면 빤하다고 빵, 고기나 생선, 치즈나 버터같은 유제품들,
야채에 소금, 설탕, 겨자, 식초, 후추가 기본인 조미료들과 커피나 담배, 술과 같은
기호품류로 구성됩니다.
요리는 흔히 빵과 빵에 바를 버터나 마말레이드에 한그릇의 고기와 야채 요리 - 흔히
스튜같은 - 에 커피와 운좋으면 달걀등으로 만든 부수적인 요리에 과일등으로
구성됩니다.


Marschverplegung은 영어로 하자면 marching ration정도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건 작전을 위해 투입된 경우에 지급되며 1일 기준으로 다음과 같았죠.

700 ~ 750g의 빵.
200 ~ 300g의 고기 혹은 생선류, 160g정도의 소시지나 치즈.
100 ~ 180g의 야채 혹은 50g가량의 건조 야채나 피클류.
15g의 잼이나 마가린, 버터, 벌꿀등등의 스프레드 종류.
5g의 커피.
5g의 설탕.
5g의 소금.
6개피가량의 담배.
100 ~ 200g가량의 감자와 콩 50g가량이 지급되기도 하오.

빵은 관급빵(Kommissbrot, 일본식으로 해석해봤죠)으로 불리며 가장 흔했던게
Graubrot(회색빵)이라 불린 호밀빵이죠. (독일인들은 호밀빵을 선호합니다. 단, 이건
선전에 의한 과장된 경향이 있는 이야기지 항상 그런건 아닙니다.)
그 외 Weissbrot(흰빵)이라 불린 밀빵이 지급되기도 하며 이들 빵들은 한덩어리가 700
~ 750g정도입니다.
생긴건 그냥 직육면체로 중량비로 70%의 호밀, 밀가루와 같은 곡물가루와 소금, 설탕,
효모, 물이 사용되며 사단의 제빵중대(Backereikompanie)가 구워내며 기름종이나
주석박으로 포장되어 병사들에게 지급됩니다.
독일군의 제빵용 장비를 살피는 미군 병사
우리도 빵굽는 차정도는 있지. - 미군의 예

어쩌면 이 관급빵은 대전기간내내 가장 원성을 들었던 물건일 겁니다.
이거야 지금까지도 많은 군대에서 자신들의 빵에 대해서는 서슴치 않고 쓰레기 정도로
치부하긴 하니 놀랄 일도 아니지만.
군용빵 자체가 맛이 없고 딱딱한데다 재료 부족에 이르면 감자(넣으면 빵이
눅눅해지죠)나 주변에서 구한 곡물가루가 들어가니 평소에 호밀이나 밀빵에 익숙한
병사들에겐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들었죠.

간혹 지휘관 재량에 따라 빵의 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좋은 예로 만약 야채와 감자, 콩종류를 지급받지 못한다면 대신 빵의 양이 100g이상
증가됐다 하니.

또 특수상황에서 빵은 건빵(츠비박 Zwieback, Hartbrot, Hartzwieback)종류로 대채될
수 있습니다.
어쩌건 건조된 상태니 오래가고 보통 빵으로 버티기 힘든 경우라면 이런걸 먹어야
할테니.

육류의 경우 가장 많이 먹은 것은 돼지고기입니다.
신선한 고기도 사용되지만 오래 저장이 가능한 건조 소시지가 더 자주 지급됐다죠.
육류는 사단내의 도살대(Schlachtereizug, 보통 소대급)에서 가축을 받아 도살하고
처리하여 지급합니다.
18세기 이후 유럽의 연대급 부대는 경리부서를 통해 할당된 예산 내에서 육류를 사들일
수 있었고 독일군도 마찬가지였죠.

뭐 그외에 주변에서 위치이동한 동물들이 식사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제일 선호되는건 아무래도 잡기도 좋고 이동도 쉬운 닭이나 거위같은
가금류겠죠.

치즈는 육류를 대신하여 지급될 때가 있었으며 큰 덩어리를 가져와 잘라서 지급했다
하죠.
흔히 생각하며 먹는 부드러운 것이 아니라 상당히 딱딱하고 짠 것이었다고 하며
가죽같다 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운이좋아 달걀이 나오면 2 ~ 3개로 육류와 치즈를 대채해버립니다.
그러나 달걀은 그 저장성과 보관성때문에 어딜가건 선호되진 못하죠.
이거야 급식상황이 좋은 기지에서도 곧잘 분말달걀을 먹었던 미군이 좋은 예일 겁니다.

버터나 마가린과 같은 지방류는 큰 통에 담겨져온걸 분배합니다.
야전에서 병사들은 받은 것을 잡낭에 넣는 베이클라이트제 버터통( Fettesbusche)에
담아뒀죠.
아프리카에서는 열대에서의 변질을 막기위해 올리브유가 든 것이 지급되기도 했다하죠.
독일군의 관급품 몇가지.
면도기, 면도크림 바르는 솔, 칫솔과 치약, 비누, 에스빗(고체 알코올)외에
아랫면 중간에 빨간통이 바로 버터등을 담아두는 통.


커피나 차(코코아같은 다른 차류)는 200ml정도 분량을 끓일 정도의 양을 지급받습니다.
커피의 경우는 전쟁중 대용 커피(Ersatz Kaffe)로 변합니다.
그전에는 커피 원두 분말이 봉지에 들어 있었고 물에 넣어서 끓여먹었는데 전쟁이
격화되며 커피를 암시장에서조차도 구할 수 없게되자 대용 커피가 등장한거죠.
대용 커피는 치커리와 다른 곡물을 볶아 가루낸 것이고 20g들이 봉지가 지급되면
4명이서 나눕니다.
혹은 1봉지 받아서 1일 혹은 2일간 먹는거죠.
커피는 흔히 설탕, 부가적인 탈지분유와 같이 먹었다 하죠.

야전에서도 병사들은 가능하다면 빵, 반합에 야채와 육류, 두류 등을 혼합해 요리한
따뜻한 죽 혹은 수프나 스튜(Eintopf라고 불린)종류를 먹었고 커피를 마십니다.
가능하다면 소대인원은 2개가량의 등에 질 수 있는 큰 보온 식관으로 2명의 병사가
추진한 식사를 받아먹을 수도 있었고.

담배는 히틀러가 별로 안좋아했던지 어떤지 모르지만 독일군 병사들은 담배에 굶주린
편입니다.
이미 전쟁전 히틀러는 홉연, 특히 여성 홉연에 대해 극도로 혐오감을 표현하죠.
담배도 다양한 회사에서 나온게 아니라 제국 연초회사(라고 해야 하려나)에서 나온
것만 유통됐죠.
그나마 국방군 병사들은 담배에 대해서는 나은 편입니다.
SS의 경우는 지휘관들이 담배피우는걸 기피한 경향이 많아서 하루 담배지급량이 뚝
떨어져버리는 상황도 발생했다하니.

군용 지급 담배는 흔히 4개피가 슬라이드 팩이나 종이봉투에 들어갑니다.
독일군이 지급받은 담배는 필터가 없는 것이며 간혹 엽궐련이나 파이프 담배(담배잎을
가늘고 길게 썬)도 지급되어 직접 종이로 담배를 말아서 피우기도 했다죠.
이건 파이프용 담배, 물론 그냥 종이에 말아서 피우기도 했죠.

비홉연자나 담배를 지급받지 못할 경우 담배대신 별도의 지급품이나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 비홉연자들중에는 그냥 담배를 받고 그걸로 장사를
하는 수완가들도 있었다죠.
담배 급한건 골초들이지 비홉연자는 아니었으므로 교환가치가 꽤 있었다나요.

여담이지만 대전말, 독일군내에선 필터가 달린 카멜이나 럭키 스트라이크같은 미제
담배가 인기를 끕니다.
벌지전투 당시 미국제 담배를 문 한 독일 병사.
혹자는 오른쪽의 담배갑이 카멜같다나...
이게 전리품외에 교환 수단으로도 사용됐으니. (전쟁이 끝나고 이들 미제 담배는 패전
독일의 화폐대용품으로 사용된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내가 한때 럭키 스트라이크와 함께 짱막던 때가 있었지.
1943년 카멜의 광고 포스터


술의 경우 화주(브랜디나 슈납스, 보드카같은)종류는 0.5리터 이하로 와인종류는
그보다 좀 더 많은 양이 지급됩니다.
크리스마스나 새해와 같은 명절때 지급되며 대전투를 앞두고 분배되어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기도 하죠.
병사들에게 계획에 없던 술의 지급(미군식으로 하자면 spirit ration)은 이전부터
전의고취와 공포감을 잊게하는 수단으로 곧잘 사용됐고 그래서 경험 많은 병사들이라면
갑작스런 술의 지급을 결코 반기지는 않았다고 하니.
그외 상황에서 술은 전투가 아예없고 통제가 거의 완벽하게 가능한 상황에서
지급되지만 병사들이 이걸 잘 따라줬다고는 못할 겁니다.

물론 이 술과 얽힌 사고 역시 독일군도 겪는 문제였죠.
술에 취해서 불복종은 기본이고 메탄올 따위를 마신다거나 특히 루프트바페등에서는
알코올을 지킨다고 머리 좀 아팠다하니. (알코올은 세척용으로도 사용됩니다.)

그외 특별한 것으로 100g가량의 무화과같은 건조 과일이나 쿠키같은 과자류, 사탕,
초컬릿, 과일등등이 특식(Sonderverpflegung)으로 지급되기도 하죠.

장거리 이동을 할 때도 특식은 지급됩니다.
가령 휴가를 받아 동부전선에서 독일로 기차 이동하는 병사들에게도 이런 특식들을
받을 수 있었고 반대로 동부전선으로 가는 병사들도 받을 수 있었죠.
전자의 경우는 매우 즐겁고 또 가족에게 주기위해 남겨간 병사도 있겠지만 후자는
목으로 넘어갔을지 모르겠습니다.


Eiserne Portion은 전투식량이면서도 비상식량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병사들은 지휘관의 명령없이는 이것을 손댈 수 없었죠.
이 점은 영국군이나 미군의 24 Hour ration이나 K ration같은 개인용 휴대식들과는 좀
다른 모습입니다.
장거리 정찰, 먼거리의 외각 근무, 공격등과 같이 2일이상 정상적 급식이 어려운
상황일때 지급됩니다.
내용물은 다음과 같죠.

200 ~ 250g의 통조림 혹은 포장된 건빵이나 비스킷.
200 ~ 300g의 육류 혹은 생선 통조림이나 160g의 간소세지(Leberwurst)페이스트.
10g의 커피.

건빵(츠비박 Zwieback, Hartbrot, Hartzwieback)은 대항해 시대에 먹던 선원용
비스킷(영국식으로 하자면 hardtack)과 같은 것으로 정말 전통적인 겁니다.
곡물가루, 물, 소금을 반죽하여 약간의 유지류를 칠한 다음 오븐에서 한번 굽고 살짝
말린 뒤, 뒤집어서 다시 구워 만든 것이죠.
상당히 단단해서 보통 차나 수프등에 불려먹어야 했으며 초기에는 통조림이지만 통조림
깡통 자체가 무거워 셀로판이 입혀진 주석박으로 포장된 후 다시 방수지로 만들어진
봉지속에 넣어집니다.
개당 100g가량되는게 2봉지가 들어갔다죠.

육류 혹은 생선 통조림은 Fleischkonserve라 불렸고 처음에는 150 ~ 200g의 작은
통조림이었으나 후일 200g이상의 큰 것으로 변화합니다.
흔히 들어갔던 메뉴는 Schmalzfleisch라고 불린 스팸비슷하고 지방분이 더많이 들어가
끈적이는 돼지고기 통조림입니다.
그외 노르웨이나 프랑스등에서 생산된 정어리 통조림이나 양념된 쇠고기, 피가 들어간
소세지(Blutwurst)나 간소세지 페이스트등이 존재했다 하죠.

커피는 보통 탈지분유와 혼합된 형태로 들어갔고 전쟁중에는 대용 커피가 들어갑니다.
여기에 더해 별도로 150g가량의 농축 수프 캔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Halbeiserne Portion (Kleine Portion)은 Eiserne Portion의 축소형으로 Eiserne
Portion에서 딴걸 빼고 건빵과 고기 통조림만으로 구성됩니다.
지급과 사용은 Eiserne Portion과 비슷한 방식이었죠.
명령없이 손대면 안된다는.

Grosskampfpackung는 칼로리가 많은 초컬릿과 과자로 구성되며 전투직전 사기진작과
에너지 보충을 위해 혹은 추가적인 보충을 위해 지급됩니다.
예를 들어 장거리 행군을 했다거나 추운 날씨속에서 작전을 한다거나 하면 받을 수
있었다 하죠.
변동이 많지만 보통 다음과 같이 구성됐다 하죠.

100g의 초컬릿 (전쟁말에는 50g가량의 대용 초컬릿)
100g의 과자류 (쿠키나 플룻 바같은)
4 ~ 6개피의 담배.

초컬릿은 대전중반만해도 그런대로 제대로된 것이 나옵니다만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질이 요상해졌다 하죠.
대용 초컬릿이 그 좋은 예로 초컬릿이라 부르기엔 민망한 지경이었다고 하니.

Nahkampfpackung은 그 작은 크기로 인해 축소형 Nahkampfpackchen이란 단어로 곧잘
불렸다죠.
1944년부터 지급되며 감미품과 과자류로 구성됩니다.
추가적인 칼로리 보충, 전투후 성과급, 야전 병원의 특식이나 회복식등의 성격을
가졌다 하며 당연히 그 특징상 절대 표준화되기 힘든 것이었죠.

한편 독일군은 사탕 종류를 꽤 지급합니다.
흔히 20g으로 포장되며 가장 흔했던건 시트론맛이었다고 하죠.


영국군의 전투식량은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1. Food Service Ration
    주둔지 식사에 해당하며 되도록 신선한 재료로 막 만들어 지급.
이건 뉴질랜드군의 야전 제빵소.
떨어트리면 발등깨지니 조심하시지 말임다.

2. Field Service Ration

    행군식량이거나 소부대 급식이 가능한 저장식품들입니다.야전취사장에서 만든
    식사외에 전투식량으로 구분될 법도한 소부대 지급식(Composite Ration, 미군의
    10-in-1과 같은), 보조적인 품목들이 포함.
프랑스 어딘가에서 밥해먹는...

3. Field Operational Ration
    Field Service Ration보다 더욱 가볍고 휴대가 쉽게 만들어진 것으로 개인을 위한
    전투식량들.

4. Special Purpose Ration
    특수임무 수행, 장갑차량 탑승병, 극한지용등등 전혀 일반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휴대가능한 식량들.

5. Emergency Ration
    생존식이자 정상적인 급식이 곤란한 최후의 상황을 위해 지급.
    흔히 사용된 것은 General Purpose Emergency Ration이라 불린 것으로 12개의
    비스킷, 2개의 초컬릿 바, 12개의 비타민 포함 초컬릿맛 정제가 1개의 깡통에 들어간
    것입니다.

6. Supplemental ration
    음료나 차와 같은 보조적인 것들로 구성됩니다.
    이것은 소부대 지급식이나 외국산 전투식량(미군의 K나 D ration 같은)을 사용할 때
    영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지급된 것이라 하죠.

24 Hour Ration은 1인 1일분의 식량으로 일반적으로 작전시 2개가 지급됩니다. (현재의
영국군도 비슷한 체계의 것을 사용중이고 명칭도 같습니다.)
야전식사(Field Service Ration, 행군식사에 준하는)이나 소부대 전투식량(Composite
Rations)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인에게 지급되죠.
구두상자만한 마분지 상자속에 다음 품목들이 들어갑니다.

1봉지의 비스킷(Service Biscuits, Plain)
1봉지의 단맛나는 비스킷(Service Biscuits, Sweet)
2개의 건조고기나 고기통조림 혹은 정어리 통조림.
2개의 건포도나 땅콩 초컬릿 바.
1개의 비타민 첨가 초컬릿.
2묶음의 츄잉검(묶음 하나당 츄잉검 4개 포함).
2봉지의 인스턴트 오트밀
2개의 건조 고기 스프(meat broth).
2개의 건조차 블럭(tea block)
1봉지의 소금
4개의 각설탕이나 2봉지의 설탕.
2봉지의 분유 혹은 1개의 연유 통조림.

그외 과일 푸딩이나 잼, 치즈 통조림, 건조 과일, 단단한 사탕(boiled sweet)등등.

악세서리: 오프너, 성냥, 4장의 화장지.1장의 사용설명서.

병사들은 이들 품목을 분해해서 각기 편한 곳에 보관합니다.

비스킷은 그냥 건빵이고 그나마 이전보다 나아진 점이라면 덜 단단해졌다는 점입니다.
플레인 비스킷은 별맛도 없고 짠맛만 나는 것으로 가로 5cm, 세로 2cm, 두께 1cm정도,
스위트 비스킷은 가당 연유맛으로 곧잘 차와 함께 먹었다고 하죠.

육류는 흔히 쇠고기였죠.
영국인들은 beef-eater란 별명답게 쇠고기를 선호하며 그래서 돼지고기를 찾는게
쉬운건 아니었답니다.
동결건조 육포 통조림, 비프 스튜 통조림(영국군들은 흔히 M&V, Meat & Vegetable이라
부르오.), 불리 비프(bully beef)가 주종이었다 하죠.

건조고기스프는 부용(bouillon)을 동결건조시킨 것이고 오트밀과 흔히 아침과
저녁식사때 먹었다고 하죠.

건조차 블럭은 보통 각설탕 2개를 세로로 세운듯한 크기입니다.
병사들은 전형적인 영국식으로 차에 분유와 설탕을 같이 넣어 먹었고 전쟁중반부터는
아예 홍차잎, 분유, 설탕이 혼합된 것을 압축하여 굳힌 것을 지급합니다.
이 블럭을 뜨거운 물에 풀어서 먹었다 하죠.
차와 설탕, 분유 혼합물의 통조림.
차, 설탕과 우유(혹은 분유)는 영국과 영연방군에겐 중요한 것이었죠.

단, 이 차마시기는 1차대전때도 그랬지만 2차대전때도 물 때문에 불만이 많았답니다.
소독된 물에 차를 타면 분유가 석회분과 함께 침전하며 희안한 맛을 가진 것이
만들어졌고 아프리카에서는 염분까지 더해져 더 희안한 맛이 났다 하죠.

한편 병사들에게 가장 불만이 많았던 것은 우습게도 화장지였다 합니다.
4장이 들어가는데 용변용으로 쓰기엔 양이 부족해서 여분을 더들고 다니거나 아예
두루마리 화장지를 더 들고 다녔다고 하죠.


Composite Ration은 그저 Compo Ration이나 14 Man Ration이라 불립니다.
개인 지급인 24 Hour Ration과 조리후 단체지급인 Field Service Ration의 중간쯤에
위치한 것으로 영국군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형태입니다.
A ~ G까지 7개 메뉴로 구성된 14인분이 나무상자에 포장되죠.

내용물은 고기 요리와 빵종류의 주식에 부가적 품목들, 악세서리로 구성됩니다.
한가지 색다른 점은 이건 모두 꺼내서 나눠먹는 계념이었다는 겁니다.
미군의 10 in 1은 개인에게 분배 지급을 중점으로 하지만 영국군의 14 in 1은 전체를
꺼내어 모두 앉아서 나눠먹게 되어있어져 있었던 거죠.

보통 내용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6온스 고기요리 통조림 10개.
16온스 베이컨 통조림 3개.
16온스 정어리 통조림 8개.
7파운드 50온스 비스킷 깡통 1개.
30온스 농축 스프 2개.
16온스 마가린 1통.
2온스 사탕 깡통 2개.
14 혹은 28온스 푸딩 통조림 2개.
차, 설탕, 분유가 든 15온스 통조림 3개.
건조 야채 10온스 또는 18온스 통조림 2개.
비타민 첨가 초컬릿 14개.
담배 50개피 1상자.
성냥 1통.
소금
비누
화장지 84장.
상황이 좋다면 막구운 신선한 빵이 추가적으로 지급됐다고도 하죠.


소련군은 독일군이나 다른 연합군들처럼 딱히 정해진 전투식량이란게 없었습니다.
많은 소련군 병사들은 이전 시대의 병사들처럼 빵덩어리와 버터나 지방덩어리로 식사를
했으며 야전취사장에서 끓인 곡물 죽이나 스프종류를 받아먹을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하죠.
또한 주변 민간지역에서 구한 식품이나 노획된 적의 식품류의 이용도 많았던 편입니다.
덕분에 전쟁중 소련군 병사의 군장에서 독일군의 식량이나 그저 종이에 싸인 빵 한
덩어리와 소시지 조각만 나온다해도 놀랄 일은 아니었던 것이죠.
전쟁 내 소련군은 식량의 질보다는 식량 공급 자체에 상당히 노력하며 덕분에 독일군
지역의 파르티잔들에게도 식량을 공급하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항상 쉽지는 않았고 특히 전선부근의 부대들은 그저 빵과 소금,
버터나 지방, 물이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다면 다행이었으며 현지 징발(자발적이거나
강제적인)이나 노획은 결코 무시되지 못했다 합니다.

보통 하루 급식량은 다음과 같았죠.

빵은 호밀빵이 주종으로 주변의 곡물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여름에는 800g가량,
겨울에는 900g가량이 지급됩니다.
육류 150g가량.
곡물가루 100g가량.
마카로니와 같은 가공품 30g가량.
야채 50g이상.
날생선 혹은 저장된 생선류 100g가량.
지방분 30g.
설탕 30g.
차 5g.
소금 32g.
담배 20g.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아침과 저녁에 따뜻한 요리를 받아먹을 수 있었다 하죠.
가장 흔히 먹었던 요리는 지방분을 가급적 듬뿍 넣은 곡물죽인 카샤나 감자와 양파,
마카로니, 육류등이 들어간 스프(시치)류였다 하죠.
그외 현지에서 구하거나 공급받은 보리, 해바리기씨, 과일과 감자, 가급적 건조시킨
소시지나 베이컨같은 저장육류, 생선(보통 정어리)통조림이나 생선포들이 휴대됐고
때때로 이런 표준화되지 못한 식단은 중대한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했다 하죠.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오랜 기간 저장되거나 혹은 잘못 저장된 곡물이나 식품류가 원인인
맥각중독이나 식중독이었다 하니.

담배는 궐련은 보기힘들었고 흔히 담배잎으로 지급받았다 합니다.
병사들은 직접 담배를 말아서 피웠으며 화장실용 휴지겸 담배종이가 되어줄
신문조각이나 삐라 뭉치등이 항상 휴대되죠. (정치장교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안들겠지만서도.)
또 많은 소련군 병사들이 담배맛은 인쇄물의 잉크에 따라 달라진다는 믿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어느 신문으로 싸니 맛이있더라 뭐 이런)

차의 경우 역시 잎상태의 것이 그대로 휴대되며 설탕을 구할 수 있다면 그건 운이
좋았던 것이었다 하죠.

전쟁중반부터는 랜드리스(Lend-Lease)에 의해 영국과 미국에서 지원된 식품류도
공급됩니다.
고기와 생선 통조림, 초컬릿, 사탕, 비스킷, 건조 스프, 차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특기할 사항은 이들 지원 식품들은 러시아어로 품명을 적은 레이블이 거의 반드시
붙여졌다고 합니다.

1944년부터는 소련내의 식품공업도 어느정도 갈피가 잡히기 시작되어 소련제
통조림등이 대량생산되죠.
이때부터 소련군의 군장속에는 소련제 고기 통조림이나 생선 통조림이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이탈리아군의 경우는 알려진 것만큼 잘먹었다 와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물론 아프리카에서 영국군이나 독일군이 보기 힘들던 신선한 야채가 있다든지 오렌지가
있다든지 하는 것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잘먹었다거나 동결건조를 개발할
정도로까지 가지는 않았더라는 거죠.

먼저 식품류는 독일군이나 다른 곳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빵과 고기, 채소류에 한가지 특징이라면 파스타나 올리브 오일이 버터등을 대신해서
사용된다는 정도였죠.

가령 통상적인 이탈리아군의 1끼 식단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200g정도의 빵이나 그정도 양에 해당하는 파스타 혹은 쌀
200 ~ 250g정도의 고기
100g정도의 토마토나 감자가 포함된 야채류.
설탕과 커피.
소금과 식초.
와인 200ml정도
여기에 올리브 오일 약간과 라드, 토마토 페이스트에 치즈등이 포함됩니다.

양으로 보나 내용면으로 보나 거기서 거기죠.
단, 확실한건 적어도 독일친구들보다는 좀 더 잘먹은 면이 있습니다.

가령 아침에 빵하고 커피 한잔정도로 때우던 독일군에 대해 이탈리아군은 시리얼
종류나 오트밀에 빵과 버터가 나오거나 햄과 치즈가 든 샌드위치가 나왔었으니.
그외 다른 식단의 경우는 파스타나 감자 요리, 수프나 스튜종류, 빵, 후식으로 커피와
단 과자류가 나왔죠.

단, 장교 식단의 경우는 더 호화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나름 현대화된 면도 있었지만 이런 쪽에서는 근대적인 면을 벗어나진 못한거죠.

이건 장교용 테이블 셋입니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고 이거저거 각종 요리 기구가 달려있죠.
반면 병사들의 경우는 그냥 다른 동네처럼 반합이 전부입니다.

한편 전투중에는 저 위의 주둔지에서 먹던 메뉴보다 아주 단순한 것을 먹습니다.
그 전설적인 파스타조차도 전투지역에서라면 수프와 치즈로 범벅이 된 채로 빵과 함께
지급되버립니다. (시간나면 빵에 올리브유를 약간 적셔서 주긴 했답니다)
한마디로 수프와 파스타를 섞어서 잡탕을 만들어서 준거죠.
여기에 운좋으면 통조림 올리브나 말린 무화과나 대추야자등이 지급됩니다.

포도주조차도 그냥 주지는 않았고 곧잘 1/3 정도의 물을 타서 준데다 오히려 더
자주 준건 커피였습니다.
단, 커피도 아프리카에서는 더 쉽게 만들 수 있고 갈증을 덜 유발하는 차로 변경되기도
했죠. (이탈리아 커피가 진한 편이죠.)

한편 이와 달리 저장 식품으로 구성된 것들도 존재합니다.
거의 영국군의 14 Compo와 비슷한 형태의 단체 급식용이 있으며 이건 10인분 1일치에
해당하는 것이 들어갑니다.
보통 30여개의 고기와 생선 통조림 (개당 200g정도), 건조 수프 블럭, 건빵, 단맛나는
비스킷에 커피와 설탕, 소금이 들어간 형태입니다.
여기에 담배나 비교적 큰 - 800g정도 - 과일 통조림이 하나 들어가며 1인분 100g가량의
파스타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파스타 지급은 상황에 따라서)

한편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도 존재합니다.
1개의 스팸 비슷한 고기 통조림 (200g)이나 생선 통조림.
1봉지에 2개가 들어간 건조 수프
2봉지의 건빵
1봉지의 단맛 나는 비스킷과 커피, 설탕, 소금이 지급됩니다.

이중 고기 통조림의 경우는 그게 어떤 것이건 인기가 없었다고 하며 그래서 독일군들은
이걸 늙다리라고 부른데다 이탈리아군은 무솔리니의 엉덩이라 불렀다고 하죠.

한편 저것과 달리 이탈리아군 식사에서 나쁜 점이 또 있습니다.
충분한 양을 운반하지 못해서 또 비축조차 못해 해당 지역에서 적당히 사거나 징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하죠.
잘먹었다는 것과는 좀 거리가 먼겁니다.




p.s:
만약에 어느 누구든지 병사들이 대부분 만족할만한 밥을 만들 수 있다면 그건 대단한
일입니다.
심지어 적군이 이 정도면 최고라고 감탄한 밥이라 해도 해당 군대에서는 맛없다고
불평한 경우가 허다하죠.

'MRE에 대해 불평하는 친구들을 모두 모아서 바르샤바 동맹의 전투식량을 1달만 먹이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 MRE가 처음 나올 때, 한 미군 보급장교의 말.

가령 전형적인 소련군 전투식량의 1끼분 구성은 다음과 같았죠.
건빵.
고기 혹은 생선 통조림.
카샤(지방분 들어간 죽) 통조림.
분말 홍차와 설탕(비타민 함유).


p.s:
나폴레옹 시대 전후로 조리 도구로 곧잘 활용된 의외의 물건이 바로 총검입니다.
총검은 고기를 꿰서 불에 굽기도 좋았고 반죽을 꼽고 빵을 굽는데도 쓰였는데다 못쓰는
것을 굽히면 훌륭한 냄비 걸이로 변신했으니.


p.s:
우리가 아는 건빵 - 2개의 구멍이 난 조그마하고 단맛나는 - 은 일본에서 나온
놈입니다.
일본은 개화하며 메이지 시대에 건빵을 군용식으로 줘볼 생각을 했고 이미 영국물을
먹던 해군에서는 영국의 쉽 비스킷을 도입해보기도 하죠.
당연히 인기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러일전쟁때 지휘관들이 보기에는 물만 있으면 일단 배는 불릴 수 있는 부피적은
야전식량으로 인식, 본격적인 보급에 들어갑니다.
병사들이야 당연히 질색을 했고 이걸 완화하기 위해 단맛과 열량등이 강화된 건빵을
개발합니다.
밀가루외에 쌀가루를 넣은데다 효모와 탄산수소나트륨(중조, 중탄산소다)을 넣고
부풀어올려 식감을 좋게 만든데다 달걀 분말과 설탕 함량등이 증가된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 건빵과 비슷한걸 만들게 되죠. (이것보다 크래커에 가까운 더 큰 것도
존재합니다)
여기에 별사탕까지도 넣죠. (별사탕도 일본거죠. 지금도 개업한지 백몇년된 별사탕
가게가 일본에 있을 정도이니.)

이런 배경 덕분에 우리가 아는 건빵과 거의 비슷한걸 일본 자위대에서도 전투식량으로
씁니다.
다만 별사탕 대신 오렌지맛이 나는 튜브에든 스프레드가 들어있었지만.
그리고 긴급구호식품 -지진등이 난 경우 지원되는 - 에도 건빵이 들어갑니다.


p.s:
건빵 나온 김에.
우리도 한 때 전투식량으로 건빵을 사용합니다.
1980년대 기준으로 노란색 알루미늄 증착된 마일라 필름이 입혀진 종이 봉투속에
400그램 정도 되는 건빵과 비숫가루가 든 작은 봉지가 들어간 놈이었죠.
그런데 이건 1980년대 넘어서며 없어집니다. (밥이 들어간 전투식량 1형부터 3형이
나오며 완전히 빠진거죠.)
대신에 간식용으로 이해하면 되는 증식(增食)용 건빵이 나옵니다.
우리가 아는 지금의 군대 건빵은 바로 이 증식용 건빵이며 단맛과 향미를 더 강화한
과자에 가까운 물건이죠.


p.s:
갖 구운 빵하니...
영국의 전투 전후로 부인부대원(여군)들이 가능한 곳에서는 야외에서 병사들에게 빵과
차를 대접했다 하죠.
그런데 병사들은 이 빵을 기피했다 합니다.
이유인 즉, 빵에 성욕감퇴제가 들어있다고 헛소문이 도는 바람에.
남자란 동물은 때때로 거세 공포증 때문에 환장하는 경향이 있다는게 맞는 말인거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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