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덕밀덕] 지뢰. -2부-2011.06.12 PM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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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핀란드어로 주석이 달린 S.Mi.Z.44 신관의 구조도
핀란드도 겨울전쟁과 계속 전쟁중 독일에서 S mine을 구입 혹은 지원받아 사용
합니다.

그 후의 단편적인 이야기들.
1. 대전중 각국은 지뢰를 열심히 뿌립니다.
   특히 방어적인 입장에 자주 섰던 독일군은 많은 지뢰를 매설합니다.
   그리고 이 지뢰들은 나중에 제거하는데 애를 먹이게 됩니다.
   그나마 서부 유럽의 경우는 미영불에 독일의 협조로 깨끗하게 처리가 됩니다만
   동구권과 러시아, 아프리카에서는 한동안 지뢰로 인한 인명 손실이 계속됐다 하죠.
   (지금도 러시아등에서는 대전중에 매설된 지뢰가 발굴되기도 합니다.)

2. 전쟁후 프랑스는 독일군 포로들을 한동안 억류하는데 그중 꽤많은 수가 지뢰 제거에
   동원되기도 합니다. (2만명 정도였다던가...)
   니들이 묻은건 니들이 수거하라는 조치였죠.

3. 대전중 병사들은 이런 도약식 지뢰가 눈밭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눈속에 지뢰를 매설할 때는 반드시 나무판 따위를 밑에 한번 더 받쳐주는
   방법을 써먹기도 합니다.
   지금도 이 방법은 여전히 활용중입니다.

4. 대전후 미육군은 자신들의 M2 지뢰가 부숴지고 불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M2를
   포기합니다.
   대신 독일의 s mine을 참고한 M16 대인지뢰를 개발합니다.
   우리 군에서도 여전히 사용중인 물건이며 대전후 미군 지뢰의 표준 역활을 하고
   있죠.
5. 미제 M2는 벨기에, 대만이나 파키스탄, 중동의 시리아와 같이 미제 무기를 가져간
   나라에서 최근까지 보유하거나 비슷한 것을 생산하기도 합니다.

6. 소련의 경우 지금도 여전히 사용중인 OZM 시리즈를 개발합니다.
   OZM은 동구권 국가 및 소련제 병기를 가져간 곳에서 생산되거나 자체 제작된 지뢰에
   참고되죠.
OZM-3 또는 4. 3과 4의 차이는 크기와 폭약량입니다.
OZM-72, 줄이 당겨지면 폭발하는 식입니다.

7. 도약식 지뢰중 미국제나 소련제등을 제외하고 꽤 팔린 물건이 이탈리아의
   발마라(Valmara) 69입니다.
   특히 이건 중동 국가에 많이 팔렸고 이라크 역시도 이 지뢰를 사가죠.
이탈리아가 나름 지뢰와 기뢰(둘다 mine이죠)에서 이름값이 높은 동네입니다.
지뢰겉부분의 사각형은 파편을 만들기위한 구조입니다.
미국제 M26  수류탄이나 40mm 유탄등에 사용된 방식과 유사하죠.

8. SMi35는 대전중 독일군의 전차에서도 발사됩니다.
   전차를 적보병에게서 보호하기위해 이 파편 지뢰를 발사하는 홀더를 만들어 붙인
   적이 있으니.
   구조는 요즘 전차의 연막탄 발사장치를 생각하면 될겁니다.
   단, 이 물건은 전차 외부에 달려있던터라 문제가 생기면 손쓰기가 뭐하다는 결점도
   존재하죠.
   결국 이 때문에 사라집니다만 대신 전차내에서 발사하는 일종의 유탄발사장치가
   대신 장착됩니다.


p.s:
torpedo는 어원상 번개 혹은 벼락과 연관이 있으며 지름은 그저 어뢰를 뜻하지만
초기에는 접촉하면 터지는 폭발물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기상 또 장소에 따라 이걸 구분해야하죠.
가령 1차대전 서부 전선에서 torpedo 어쩌고하면 그건 어뢰가 아니라 포탄과 같은
물건이라 생각하셔야 하며, 1860년대 남북전쟁중 해상에서 torpedo가 사용됐다면 그건
오늘날과 같이 자체 동력으로 추진되는 놈이 아니라 오늘날 기뢰에 해당하는 물건이란
것도 잡아내셔야 합니다.


p.s:
이미 지뢰에 대한 것은 1859년, 미육군의 교범에 소개가 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1차대전전 이미 이런 류의 폭발물이 개발됐고 독일등에서는 1910년경쯤 되면
지뢰를 생산하거나 테스트해보게 되죠.
덕분에 1차대전이 시작되자 지뢰가 조금씩 사용된데다 전차가 등장하자 땅에 폭발물
심던 버릇대로 탄약 상자에 가급적 많은 폭약을 담고 심어두고 터트리는 오늘날 대전차
지뢰의 조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여기에 영국같은 경우는 실전에서 쓴 기록은 없지만 지뢰에 가스를 넣고 분사해본다는
생각도 하게되죠.

결국 이런 지뢰에 대한 막가는 방법들은 냉전 시대에 절정에 치닫죠.
바로 덩치 큰 원폭을 트럭에 탑재해서 준비해놨다 소련군이 엘베강 넘고 어쩌고하면
주요 목표 지점에 그 트럭을 몰고가서 셋팅하고 튄다는 영국의 계획부터 시작해
핵지뢰까지 발전하죠.


p.s:
멜리나이트는 피크린산(picric acid)입니다.
트리니트로페놀(Trinitrophenol)이라고도 불리는 이 노란색 물질은 처음에는
염료정도로나 사용되며 그 지독한 쓴 맛 때문에 쓰다라는 그리스어 picros에서 파생된
이름을 얻게되죠.
그러다 1873년, 독일 출신의 영국화학 스프렝겔(Sprengel)에 의해 폭약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게 알려집니다.

문제는 이 피크린산이 사용하는데 만만찮은 성질을 가졌다는게 탈이었죠.
만약 가루 상태로 만들어 압착해놓으면 약간의 마찰에도 폭발해버릴 정도였고 반대로
열을 가해 녹여서 주조하면 이번에는 어지간한 방법으로 기폭이 안될 정도로
둔감해집니다.
1885년, 프랑스의 튀르펭(Turpin)이 피크린산 분말에 콜로디온을 가해 압착한걸
전폭약(booster)으로하고 주조한 피크린산 덩어리를 작약으로 하는 구조를 내놓습니다.
프랑스군은 튀르펭의 고안을 채용하면서 피크린산에다 멜리나이트(melinite)라는
이름을 붙여주죠.

영국도 이 사실을 알고 튀르펭에게 돈을 쥐어주고 멜리나이트의 기술을 가져와
켄트주의 리드(lydd)란 동네에서 피크린산에 니트로벤젠과 바셀린을 첨가한
리다이트(lyddite)를 만들게 되죠.
한편 이 기술은 저기 일본에까지 가게되며 러일전쟁 당시 사용된 시모세 폭약은
멜리나이트를 빼내온 리다이트를 다시 참조한 것이죠. (시모세는 일본판을 만들 때
주역을 한 해군의 기술 군속 시모세 마사치카 기사의 이름을 딴겁니다.)

이렇게 채택된 피크린산 포탄들은 1900년대까지 무엇보다 피크린산이 제조하기 쉽다는
점 덕분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러일전쟁에서는 일본 해군에 의해 위력을 발휘하지만 반면 그 전에 일어난 보어
전쟁에서 영국군은 자신들의 리다이트 충전 포탄이 제대로 폭발하지 않거나 폭약중
일부만 폭발하는 현상을 발견하기도 하죠.
그리고 좀 더 지나, 피크린산이 습기와 만나 금속을 부식시킨다는 점이 알려지고 TNT가
실용화되면서 피크린산은 덜 사용되게 됩니다.


p.s:
S mine의 제거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행해졌다고 하죠.
1. 칼이나 막대끝에 뾰족한 쇠송곳을 박은 지뢰 탐지봉으로 지면을 비스듬하게 찔러
   지뢰를 확인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지뢰 탐지봉을 말그대로 비스듬하게 찔러야지 잘못하면 신관을
   건드릴 수도 있었다 하죠. (압력 신관은 그나마 괜찮지만 인계선쪽의 경우는 잘못
   건드리면 터질 수 있었다 하죠.)

2. 지뢰위에 덮인 흙을 주의해서 걷어냅니다.

3. 인계철선을 끊어서 제거하고 가는 철사토막을 압력 신관의 안전핀 구멍으로
   찔러넣습니다.

4. 만약 완전히 제거하고 싶다면 신관을 풀어내고 지뢰 상부의 플러그들을 풀어서
   2개의 기폭제를 제거한 다음 TNT도 제거합니다.

당연하지만 이 작업은 시간을 잡아먹는데다 본격적으로 마음먹고 지뢰를 매설한
경우라면 매우 위험한 일이었죠.
S mine 주변에 그보다 더 작은 소형 대인지뢰 - 미군들이 shoe mine 이라 부른 - 나
부비트랩을 같이 놔둘 수 있었으니.
그래서 속편하게 폭약 뭉치를 던지고 터트리는 방법도 사용됩니다.
신관 옆에 걸린 인계철선을 절단중인 모습.
심봤다.
제거한 지뢰와 지뢰를 찾는데 사용된 파이팅 나이프가 잘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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