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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오딘 스피어 - 발키리 공주와 검은 검사 이야기.2010.02.18 AM 10:45
일단 이 글은 제 글이 언제나 그렇듯 스포일러입니다. 아직 플레이하지 못하신 분들은 주의를...
이번 방학 때 플레이 한 게임 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오딘 스피어.
이 게임에도 PS2 시절부터 상당히 관심은 많았는데 먼저 플레이해야 할 게임도 많았고, 무엇보다 난이도가 부담스럽다는 이야기 때문에 미뤄둔게 지금까지 왔네요.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액션 게임의 탈을 쓴 RPG'. 플레이 타임이 이를 말해줍니다.
특정 음식을 몇 번 이상 먹어야 얻을 수 있는 조리법을 다 못 모아서 마지막 별은 아직이네요.
하지만 뭐, 그거 말고는 비록 이지 난이도이긴 하지만 해 볼건 다 해봤군요.
종장도 4번을 돌면서 스토리 장면도 모조리 모으고...
종장을 처음 잡았을 땐 필드 전투도 없이 보스전만 다섯번 연속이길래 이미 개인 스토리 모드 클리어하느라 아이템을 대부분 소모한 캐릭터로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종장을 클리어한 캐릭터 데이터는 이어지지 않아서 아이템이 복구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끝장을 볼 수 있었네요.
솔직히 말해 조작감도 썩 좋지 않은데 난이도는 어지간한 액션 게임을 상회하는게 상당히 거슬리긴 했습니다만...
제 게임 스타일에 꼭 들어맞는 게임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스토리, (브리간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호감이 가는 캐릭터들 덕분에 끝까지 애정을 가지고 클리어할 수 있었지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역시 주인공인 그웬들린과 오스왈드, 그리고 이 둘의 이야기.
그웬들린 - 죽여라...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작정이지?
오스왈드 - 가시오. 전쟁은 끝났소. 더 이상의 희생은 무의미하니.
전장에서의 첫 대면이야 그다지 상쾌하지 않았지만...
- 난 네놈의 목숨이 필요하다.
- 바그너, 널 쓰러뜨리겠다. 네놈의 죽음이 내게 있어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 줄테니...
오스왈드는 그웬들린을 얻으려고 오딘의 부탁을 받아들여 용왕 바그너를 쳐죽이고 반지를 얻고...
- 그웬들린에게 손가락 하나만 대도 네놈이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잿더미로 만들어 주겠다.
그렇게 얻은 그웬들린이 납치되니 염왕 오닉스의 영지까지 단신으로 쳐들어가 오닉스를 쓰러뜨려 되찾아오고는...
- 잠에서 깨어나 날 본다면 그대는 무슨 생각을 할까?
- 날 미워할까... 떠나버리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 다 소용없는 생각이오. 난 다시는 예전의 나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없소.
- 그대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그래서 내게 돌아오는 것이 고통 뿐일지라도...
- 보고 싶소... 그대의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치는 것을...
또 듣고 싶소... 그대의 부드러운 입술이 내 이름을 말하는 것을...
- 그리곤 한 순간만이라도, 그대가 얼굴에 미소를 띠어 준다면...
- 난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소.
- 지금 난 아무에게도 속해있지 않은 몸. 이제부턴 나 스스로의 의지로... 그대만을 위해 살 것이오.
오닉스에게서 매혹의 마법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마침내 그웬들린을 키스로 깨웁니다. 참 나름대로 여러가지 고생을 하긴 했지요.
그리고 그렇게 깨운 그웬들린은...
- 오닉스님, 계속해서 제 남편을 모독한다면 제 창이 가만히 있지 않을겁니다.
- 그 목숨이 아깝다면, 제 앞에서 당장 사라지세요!
처음엔 오스왈드를 탐탁치 않게 여기지요. 오스왈드가 선물한 반지 티트렐을 아버지 오딘에게 줘버리기도 하고...
그러다 나중에 오스왈드가 자신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했고, 이번에도 자신을 위해 오닉스와 한 약속을 지키려고 싸운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마음을 엽니다.
오스왈드와 마찬가지로 오닉스의 영지에 단신으로 쳐들어가 아기 레반탄을 해치우고 찝쩍대는 오닉스까지 쫓아버린뒤 다친 오스왈드를 대리고 돌아옵니다.
- 그 반지, 티트렐은... 제가 선물받은 것입니다. 제겐 무척이나 소중한 물건이에요.
티트렐을 오딘에게 주었다는 이야기에 절망한 오스왈드를 위해 링포드에 단신으로 쳐들어가 여왕 메르세데스를 쓰러뜨려 반지를 되찾아오고...
- 오스왈드를... 제 남편을 돌려주세요.
- 발키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때가 오면 그를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오스왈드를 당신에게 잃는건 죽음보다도 더욱 견딜 수가 없어요.
절망에 빠진 오스왈드가 저승사자 할야에 의해 쓰러지자 오딘과의 거래를 통해 무려 저승까지 쳐들어가서 명계의 여왕 오데트를 '진짜로 쳐죽이고' 오스왈드를 되찾아옵니다.
...남편이 죽었다고 저승에 잠입해 들어가 염라대왕이 못살려준다니까 염라대왕을 쳐죽이고 남편 끌고 돌아온 상황...;
오스왈드보다 더 막나가는 부인입니다.
- 이 반지는 제게 있어 오스왈드의 사랑의 징표, 지금 제겐 제 전부나 다름없습니다.
- 아버지가 꼭 이 반지를 가져가셔야겠다면, 제 목숨도 가져가셔야 할 거에요.
그리고는 명계를 나오고선 약속대로 티트렐을 달라는 아버지 오딘에게까지 반지는 못주니 배째라고 합니다.
열받은 오딘이 그웬들린을 치려 하지만 오스왈드의 위협 한 마디에 바로 꼬리내리고 알아서 잘 해보라고 자리를 뜹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어진 둘은...
오스왈드 - 그웬들린... 그대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대를 내 곁에 둬야 한다는게 괴롭구려.
오스왈드 -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을 결코 멈출 수가 없소.
그웬들린 - 오스왈드... 비록 이 감정이 마법에 의해 생긴 것이라 할 지라도 전 상관없어요.
그웬들린 - 당신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이라도 참고 견딜거에요.
오스왈드 - 그대는 어둠속을 헤매이던 날 비추어 인도해주는 빛나는 별이오.
오스왈드 - 그대를 만나기 전까지 내 가슴은 공허했소.
오스왈드 -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오. 난 이제 기쁨과 두려움을 모두 겪어보았지.
오스왈드 - 그대의 사랑이란 빛을 접했을 때의 기쁨... 그리고 그 빛이 사라져버릴 때의 두려움을...
그웬들린 -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요. 제 사랑은 별처럼 영원히 빛날 거에요...
그웬들린 - 부탁해요... 절 놓지 말아줘요...
...음, 플레이할 때 보기엔 정말 흐뭇해지는 이벤트였는데... 막상 번역하려니 조금 괴롭군요.
오스왈드는 자기 스토리 모드 초반에 무지 음울한 척 하다가 상황이 바뀌니 아주...
결국은 태생이 태생이다보니 저런가 보군요.
두 사람은 최종장 '종말'에서도 살아남아 신세계의 목격자이자 재건자가 됩니다.
그야말로 동화스런 이야기속의 주인공과 여주인공다운 해피 엔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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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 스피어 속 세 커플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커플인 그웬들린과 오스왈드의 이야기입니다.
메르세데스와 잉웨이의 경우 처럼 뒷맛이 씁쓸하지도 않고, 코넬리우스와 벨벳의 경우 처럼 너무 무난하지도 않아서 무지 좋아하지요.
개인 스토리 모드 엔딩 두 개를 보고 있으면 짜증나는 게임 플레이를 잊어버릴 정도로 흐뭇해지더군요.
진엔딩에서 한 번 더 이렇게 놀아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진엔딩은 오히려 너무 무난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댓글 : 5 개
- ㅤㅅㅣㅋ
- 2010/02/18 AM 11:15
요고참 개념게임이더군요
- 거성민두래곤
- 2010/02/18 AM 11:35
이거 정발된 게임인데 한글화는 안되었나요?
- 차차마루
- 2010/02/18 AM 11:46
아.. 요즘 이런 미려한 2D게임이 잘 없어서.. 액박으로 나와주면 참 좋을탠데 :)
- CALORIE
- 2010/02/18 PM 12:05
정발이면서 꼭 한글화란 보장은없죠...
- 플라티넘
- 2010/02/19 AM 03:54
대박~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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