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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문화대통령이 아직도 서태지인 이유 3가지?2011.06.27 PM 02:59
문화대통령이 아직도 '서태지'인 이유 3가지
지난 29일, 한 서태지팬사이트에 시사프로그램 피디가 글을 올렸다.
서태지 8집 싱글앨범의 성공적 발매를 축하한다면서 여전히 건재한 서태지 팬덤을 진단하기 위해 팬들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다들 궁금해 한다.
왜 서태지 음반이 풀리는 날은 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그의 이름 석 자에 인터넷이 들썩들썩 하는지.
서태지가 뭐가 그리도 좋은지.
이에 대해 세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보앗다.
서태지 음악, 서태지 정신, 서태지 문화
[서태지 음악] 4년 8개월 만의 싱글앨범 '기쁘다 태지오셨네'
서태지는 뮤지션이다.
음악으로 말한다.
그런데 시류에 묻어가는 익숙한 음악이 아니라 일단 귀를 긴장하게 만드는 낯선 음악이다.
이번 8집 싱글앨범에도 '네이처 파운드(nature pound)'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다.
타이틀곡 'moai'를 비롯해 'human dream', 'T'ik T'ak', moai remix 까지 네 곡이 수록됐다.
곡마다 조금씩 분위기는 다르지만 풍부한 기타사운드와 일렉트로니카를 기본으로 한다.
동굴의 물 떨어지는 소리(모아이)부터 80년대 전자오락 '보글보글'을 연상시키는 8비트의 전자기계음(휴먼드림) 등 우주 만물의 갖가지 살아있는 소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유의 정교함으로 직조된 '서태지 록 사운드'는 군더더기 없이 산뜻하고 감성적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팬들은 '부드러운 깃털로 심장을 간질이는 것 같은 느낌'(프리스타일),
'여름날 호수에 쏟아지는 총천연색 음악'(호박엿),
이젠 음악에도 후광이 비친다'(가식과 냉소)며 핑크빛 언어로 환호했다.
'Take 1'처럼 강렬하고 완벽한 사운드를 기대했는데 예상 외로 너무 부드럽다는 의견(수시아)도 있다.
대체로 실험정신과 완성도가 뛰어난 '태지스러운 음악'이라는 의견이다.
일렉트로니카와 기타 '서태지 록' 팡팡 터진다.
'1집부터 8집까지 듣다보니 전 이런 생각이 들어요. 마치 은하가 만들어지듯이 처음엔 항성이 여러 물질과 결합하과 핵융합을 거쳐 점점 밀도가 높아지고 응축하여 결국엔 폭발을 하면서 수많은 행성과 별들을 만들어내며 아름다운 은하가 되듯이...
이번 8집 앨범은 그 항성이 여러 실험 과정과 노하우들로 응축되어 결국 폭발해 하나의 새로운 네이처 파운드란 은하가 만들어 진거 같은 느낌을 받았어'(jjim172)
단번에 의미파악이 안 되는 난해한 '서태지 가사'는 이번 앨범도 어김없다.
3집 '교실이데아'나 4집 '컴백홈' 노랫말의 '직접화법'은 '아이들'과 함께 사라 졋다.
서태지 첫 솔로앨범 5집은 가사도 현묘하고 제목도 없다.
제목이 곡에 선입견을 준다며 'take 1' take2' 등 테이크 시리즈로 제목을 달았다.
속지에 가사도 없었다.
기타사운드로 보컬을 뭉개버려 가사 파악도 어려웠다.
팬들이 듣고 올린 가사는 '10인 10색' 버전이 나오는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했다.
7집 도 속지에 가사 없기는 마찬가지.
'불친절한 태지씨'는 처음에는 '사운드'에 집중해 주십사 가사를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랫말과 제목의 의미연쇄를 쉽사리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6집 수록곡 '탱크'는 '텔리비전'의 은유엿다.
인간의 욕심, 거대 비밀 권력의 횡포 등 경고 메시지 담아
8집은 다행히 가사가 적혀있다.
'모아이'는 인간의 욕심
'휴먼드림'은 로봇
'틱탁'은 거대권력의 횡포가 키워드다.
응석, 별빛, 물결, 뇌파, 저항, 술책, 진실, 조롱 등의 단어들이 우주의 소리와 함께 떠돈다.
'장난'을 '자유'만큼 좋아하는 그가 직접 지어낸 외계인 언어 '뿌짖뿌짖'(휴먼드림)도 재밌다.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8집 <모아이>에 담긴 서태지의 메시지를 살펴보자.
첫 번째 트랙 '모아이'는 인류의 욕심으로 파멸한 과거의 그 불행한 사건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모아이를 찾아가 자신의 욕심을 고백하고, 그 욕심을 해체시킨 후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내용을 여행자적 관점에서 담고 있다.
'휴먼드림'은 영생을 꿈꾸며 메카이식을 하게 되는 인간과 한 번이라도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 로봇이 서로 허가되지 않은 두뇌복사를 시도한다는 에피소드를 로봇의 관점에서 표현한 곡이다.
'틱탁'은 선택된 극소수의 권력이 다수의 의지를 제어하고 기록해 온 인류의 역사를 조명했다.
그 비밀스러운 거대한 세력의 실체를 우리는 거의 느끼지 못하며 그 사이 지구는 결국 거대한 실험장으로 변해가고 그들의 착오가 세상을 파멸로 이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그에 맞선 인물을 상정해 표현해냈다.
"최근 서태지 신보 관련 대다수 언론 보도가 말해주듯, 8집은 얼핏 초현실과 미스터리 SF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심층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본질문제에 대한 진지한 물음표를 던지고 동시대인으로서의 깊은 성찰과 나아가서는 그 해답을 제시하고자하는 한층 깊어지고 확대되어진 서태지의 시야를 느낄 수가 있다."(Mina)
오는 8월 발매될 나머지 두 장의 앨범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한층 크다.
서태지컴퍼니 관계자는 "각각의 티저 마케팅과 이벤트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 하나의 스토리를 구성한다"며 앨범과 앨범 속 가사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태지 정신] 매번 새로운 장르 개척, 수공업자 문화대통령
그렇다. 서태지는 시시하고 단조로운 건 못 참는다.
음반, 뮤직비디오, 공연, CF 등 매사 완벽주의로 임한다.
온갖 기계와 전자음에 능통한 그지만 작업 방식만큼은 철저한 수공업이다.
과거 주철환, 고재형 등 스타급 PD와 작업했고, 한 번이라도 같이 일해 본 사람은 철저하고 고집스러우면서도 '나댐'없고 겸손한 그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이번 MBC 컴백쇼도 고재형 CP가 책임을 맡았다.
그의 프로페셔널리즘은 개척자 정신에서 완결된다.
'난 알아요' 데뷔 이래 서태지는 적어도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삶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지 않았다.
미래를 끌어 왔다.
앨범마다 새로운 장르를 소개해 한국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혔고, 고품격 영상이 담긴 뮤직비디오로 눈을 호강시켜주엇다.
'모아이' 뮤직비디오 티저를 감상한 팬은 '태지 In 내셔널지오그래픽[이하 NGC]"(페로페로)이라며 엄지손가락 치켜세웠다.
삽십대 중반을 넘어선 그지만 날렵한 외모도 왕성한 호기심도 날선 정신도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 17년간 한결같은 그의 모습은 '서태지' 세 글자에 단단한 신뢰를 부여했다.
부빅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삶의 깊이를 바라는 법.
늘 쉽지 않은 길을 가는 서태지의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행보는 그래서 더욱 가치를 발한다.
[서태지 문화] 8년 앞서 '광고주 불매운동' 펼친 서태지팬덤
부창부수다.
서태지팬덤 역시 시대를 앞서갔다.
도전과 실험을 즐겼고 즐겁게 저항했다.
최근 촛불정국에서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지만, 서태지팬들은 이미 2000년도에 서태지에 대해 편파적인 보도를 일삼은 SBS<한밤의 TV연예>의 광고주에 항의해 광고를 내린 바 있다.
이는 막무가내성 항의가 아니었다.
<한밤>의 자그마치 6년간의 모니터 분석 자료를 내놓고 이 프로그램이 연예인들에 대한 정체성과 인권을 훼손하고 있다면서 프로그램 개선을 요구하는 시청자 운동을 전개했다.
이에 태평양, 농심, 크라운제과의 광고철회를 이끌고, 이틀에 걸쳐 방송되던 <한밤>을 하루로 축소시키는 가시적 성과를 얻기도 했다.
"서태지 복귀 후 비판적인 가사가 적지 않았는데 자신들이 유독 <한밤의 TV 연예>만 문제 삼은 까닭을 헤아려 보라고 주문한다.
아울러 이 프로그램이 공정성과 신뢰도 면에서 평판이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광고주의 양심에 호소한, 정당한 주권 행사라는 것이다. (2000.11. 시사저널 노순동 기자)
즐거운 저항, 자유로운 소통, 십년지기 팬심
이 외에도 '순위프로 폐지운동' '컴백홈 저작권 운동' '방송심의 개정운동' 등 팬들은 서태지 개인의 보호가 아닌 우리나라의 낙후되고 불합리한 제도에 도전장을 내고 질긴 싸움을 전개해왔다.
일상 투쟁을 통한 '서태지 정신'의 구현은 팬들 간의 결속력을 강화했고,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서태지팬답게'는 그들의 삶 전반에 주술과도 같은 뭉근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서태지 팬덤의 또 다른 특징은 자발성이다.
6집 활동 때는 공연 시 팬들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태지수호대', 음악방송 '서태지캐스트', 자원봉사모임 '아이들의 눈으로' 등이 결성돼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일부 팬사이트 중심으로 해외 유명 웹진에 서태지리뷰팩 보내기 등 해외에 서태지 알리기에도 앞장섰다.
이 모든 활동은 '마음 동하는 사람'이 게시판에 의견을 내면 뜻에 동조하는 이들이 리플을 달아 일사천리로 추진됐다.
돈, 시간, 정열, 전문성 등 각자 여력이 닿는 부분에서 자원했다.
서태지팬들은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으로 유명하다.
또 PC통신의 파란화면부터 음악을 듣고 대화를 나누어온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세대다.
동일한 아이디로 오래 활동하는 팬들도 많다.
학생이던 팬이 결혼하고 아이낳고 몇 년 만에 다시 돌아오거나, 유학을 다녀오고 취업 후 사회인이 되어 찾아와도 팬들의 둥지는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이자 인생의 황금기인 20~30대에 그의 음악으로 감수성을 키우고 한 시절 진하게 위로받은 팬들은 십년지기 이상의 돈독한 사이버 우정을 나누고 있다.
"참, 얼마 전에 태지팬들 모임에 갔었는데 그 중에 시나위 때부터 좋아했던 20년 지기 매냐가 있었어요...
늘 빨리 질리고 쉽게 포기해버리는 제 성격에 한 사람을 이렇게 오래도록 좋아할 수 믿을 수 있다는 게 저 스스로 너무 놀랍고 대견스러워요.
저 역시 그동안 조금 시크해진 마음이었는데 막상 뮤비에 얼굴 보이니까 가슴이 다시 두근두근 거립니다."(어바웃태지)
한편, 서태지 팬들의 충성도는 매우 높은 반면 간섭이나 구속은 거부한다.
팬들의 소통은 공식홈페이지 '서태지닷컴'보다 익명성이 보장된 재야 팬사이트에서 더 활발하다.
태지존 - 태지매니아 - 제로태지 - 위드태지 등 앨범발매기에 따라 팬사이트의 구심점이 달라지는 것도 이채로운 현상이다.
이들 팬사이트는 '서포터즈'를 모집해 십시일반 자체 모금으로 서버운영비를 충당한다.
서태지닷컴과 위드태지를 중심으로 최근엔 촛불집회 참가, 독도 모금 등 시사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그리고......
대장이 우리에게 보내는....
댓글 : 4 개
- 정지하겠습니다
- 2011/06/27 PM 03:08
종이뱅기 150개에 다썼나 ㄷㄷ
- 사바백작
- 2011/06/27 PM 03:11
진짜 철학적이면서 대중과 친화적인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죠.
- 最後まで..TAIJI
- 2011/06/27 PM 03:12
태지 팬으로서 반가운 글이네요. ^ㅡ^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그나저나 대장!!! 9집 좀 빨리!!! 쫌!!!)
(그나저나 대장!!! 9집 좀 빨리!!! 쫌!!!)
- 마리니1
- 2011/06/27 PM 03:13
마지막 편지에 그려진 그림. 지금 보니까 저것도 이지아의 그림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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