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이럴 때 참 쓸쓸하다.2012.11.08 PM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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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일은 개인사업이라 휴일따위가 있을 수 없다.
4대보험 의무가입도 아니요 연차,월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조퇴따윈 아파서 쓰러지기 전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저 일주일 중 제일 장사가 안될 확률이 높은 월요일이 정기휴일일 뿐이다.
저번달만 해도 결혼식을 세 건이나 못갔는데
일찍 가서 늦게 마치니 축의금도 제때 못 줬다.
사정을 전화로 미리 이야기하고 미안하다고 그렇게 이야길 했는데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내 삶을 이해를 못했다.
다들 굉장히 실망했거나 삐친 눈치였다.
물론 내가 잘 처신을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한 명이라도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그래도 한 때나마 나를 좋아해주고 아낀 형들인데
차마 실망스럽다해서 돈도 안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
마치고 이리저리 계좌번호 보내준 은행들에 찾아가
축의금을 보냈다.

셋 다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뭐,어쩌겠누. 난 그 사람들이 내 결혼식 못와도 이해하고
축의금같은거 바라지도 않는데 그냥 성의를 표현했을 뿐이니까.

조금은 이기적이지만
이럴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건 참 슬프다.
아버지랑 언쟁하고 지칠 때도
이리저리 세상에 치일 때도
친구들로는 그 억하심정을 풀 길이 없을 그럴 때도
늘 혼자서 이겨내는 나를 보면
참 장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어쩔 때는 참 가엾게 산다는 생각도 해 본다.

나한테도 한 번쯤은
그런 사람 있으면 좋을텐데
'내 사랑이 오늘 마음고생 많이했구나
나랑 같이 있으면서 풀자'
빈말이라도 요런 말 한 마디 툭 던져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말이다.

더 잘 이겨내고 웃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좋은 생각과 좋은 에너지는
주변에 전달된다 하지 않는가.

그런 내 맘을 알아주는 사람이
언젠가는 내 옆에서 그렇게 있어주겠지.
그리고 내가 가진 모든 것,
다른 어떤 이에게도 주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누리고 가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겠지.

씁쓸한 건 자고 일어나면 그만인것이다.
아침해가 뜨면 사라지는 이슬이나 마찬가지다.
댓글 : 6 개
아는형집 나름 장사잘되는 식당이던데
장사가 잘되도 죽을맛이라더군요.자리비우기가 정말 힘들다고;;
딱 마이피쥔글내용과 같은맥락의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본점의 친척은 돈벌어도 돈쓸시간도없이 일에 매여산다거 -_-;;
자영업하는 입장에서 엄청나게 공감가는 말이네요...저도 요즘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데...힘내세요
외롭거나 힘들때는 샤워 후 잠자는게 정신회복이 빠르더군요
늦어도 얼굴 비추는게 얼마나 힘든건데!!!!
無念無想 // 돈을 열심히 벌어놓고 소소하게 시간 구애 안 받고 뭔가 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지금 열심히 배우고 최대한 젊은 시절에 돈을 벌어야겠기에 근성있게 포기 않고 하려구요 ㅎㅎㅎ

우.연 // 고맙습니다. 직장인과 다른 장단이 있는 일이니까요. 전 그래도 자영업이 절대 나쁘다는 생각은 않고 살려합니다.

구름 _ // 힘든 일인데,자기들이 사회생활의 전부를 아는 것처럼 구는 모습들을 보고 실망도 참 많이 했었지요. 뭐, 이해하고 살려구요.
저는 친구 잘못 사귄것 때문에 정말 크게 X된 적이 있어서 아직까지 후회중이죠
그 망할 종자 중 몇놈이 제 얼굴 아는 여자랑 그 근처 인맥들한테
말도 안되는 헛소문 내고 다니고 여자껴서 놀때마다 저만 빼고 놀고
이ㅈㄹ한게 아직까지도 타격이 있음요 ㅋㅋㅋㅋ
(대놓고 개젖밥에 모자란 놈 이란 식으로 소문을 냈다고 들음;;)

진짜 사람이 아무한테나 잘해주면 호구취급 당하고
대놓고 장난감 된다는걸 그때 알고 바로 인맥 정리 들어갔었습니다.

요새는 그나마 저를 많이 봤던 몇몇 친구들이 변호를 해줘서 많이 나아진편
wingmk3 // 윙님의 사연을 보면 참 가슴아플 때가 많습니다. 힘든 삶을 살아오신 거 같아 가끔은 보는 저도 분통이 터지고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뭐, 친한 사람이라도 언제나 내게 등을 돌린다던가 배신할 수는 있다 생각합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겠지요.

좋아하는 사람이 호구 취급하면 저야 뭐 기꺼이 호구 되주고 장난감 되어 주자는 그런 마인드기는 합니다만 자존심이 크게 상하셨다면 정리할수밖에 없었겠지요.

좋은 마음에 좋은 마음으로 답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은 그런 사람들을 찾아 나가는 여행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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