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 역사] 진보와 보수의 본질 1부 – 2장. 동기화된 추론2020.11.04 PM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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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의 본질 1부 – 2장.  동기화된 추론

 
 
미리 알아둬야 할 사항 두 번째로 ‘동기화된 추론’을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이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이 시리즈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
 
 
 
■ 동기화된 추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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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된 추론 이론은 신경과학의 핵심 통찰에서 나왔다.
사고와 추론에는 감정이 얼룩진다.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
자극과 정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많은 부분 깊이 생각한 결과나 냉철한 판단이 아니며, 오히려 감정적이고 자동적이다.
우리의 반응은 의식적인 생각보다 먼저 나온다. (의식적 생각이 부재하는 상태로)
신경과학자들은 뇌 활동의 대부분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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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똑똑한 바보들] - 크리스 무니 - p.50
 
동기화된 추론은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순간적으로 작용하는 '무의식의 반응'에 맞춰
'의식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말한다.
무의식에서 반응이 먼저 생긴 뒤, 그 반응에 맞춰 의식에서 생각(추론)이 떠오른다는 뜻이다.
 
[바른 마음]의 저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걸
"직관이 먼저고, 전략적 추론은 그 다음이다."라고 정의하고,
'코끼리'와 '기수'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흔히 기수가 코끼리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 뇌의 반응은 그 반대다.
코끼리(무의식)가 먼저 움직이고, 기수(의식)는 코끼리가 움직이는 이유를 추론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이런 식으로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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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마음은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모습은 마치 기수(통제된 인지 과정)가
코끼리(자동적 인지 과정)의 등에 올라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기수는 코끼리의 시중을 들어주도록 진화했다.
 
- 기수가 코끼리를 시중드는 모습은, 사람들을 도덕적 당혹감에 빠뜨렸을 때 목격할 수 있다.
사람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강하게 직감하고,
그 느낌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사후 정당화의 근거를 만들어 낸다.
설령 하인(추론 능력)이 아무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와도,
주인(직관)은 자신이 내린 판단을 바꾸지 않는다.
출처: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p 109~110
이미지 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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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진보진영이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이 평화를 이끈다."고 하면,
보수진영은 이게 현시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논리라 해도, 마음에 안 든다고 느낀다.
(평소 진보진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무의식의 작용)
그러니 의식에서는 자동으로 까댈 이유를 만들어 낸다. (동기화된 추론)
그 결과로 나온 게 '저놈들은 빨갱이다! 종북이다!'라는 욕이다. (그래서 북한과 협력하려 든다는 뜻)
‘김대중이 빨갱이라서, 노무현이 빨갱이라서, ~ 한다.’라는 말도
진짜 그런게 아닌, 그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사후에 만들어낸 이유다.
 
욕할만한 그럴듯한 이유가 없어도 욕을 만들어 내고, 그 뜻을 바꾸지 않는다.
이것이 "하인이 아무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돌아와도, 주인은 판단을 바꾸지 않는다." 는 뜻이다.
흔히 '진영논리에 빠졌다.'고도 하는데, 의식이 무의식의 반응에 따라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인터넷에서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커뮤니티나 SNS 활동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가 생기면,
이후 그 사람의 글을 보면, 기분 나쁘거나 재수 없다는 느낌이 먼저 들고,
순간적으로 반박(공격)할 논리를 찾아낸다. (설사 쓸데없는 것일지라도)
상대를 까기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다.
 
또, 세상에 대한 불만이나 분노가 가득한 사람은, 계속 어그로를 끌거나 악플을 단다.
이 경우엔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다.
외부의 모든 정보가 ‘자기 안에 쌓인 분노’를 자극하기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고,
동기화된 추론은 기분 나쁜 이유와 반격(공격)할 꺼리를 찾아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관련 악플이다.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희생자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악담을 퍼부어 실형을 받은 적 있다.
즉, 이런 일은 대상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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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세월호 희생자 성적 모욕한 '일베' 회원 '징역 1년' 선고
http://www.hankookilbo.com/v/dbe34323af344f68b27b05e3adfbee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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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이성의 관계도 비슷하다.
감정이 먼저 생기고, 이성은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설명할 이유를 순식간에 찾아낸다.
‘만들어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유를 찾지 못해도 감정은 바뀌지 않는다.
이런 특성은 여성들에게 더 잘 나타난다.
한번쯤 겪어 봤겠지만, ‘감정이 상했다.’지만 왜 그런지 설명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냥 그렇다고 느낄 뿐이다.
(참고로 조너선 하이트는,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 감정이므로,
이성과 반대급부로 보는 건 의미 없다고 했다. 같은 연장선이라는 의미다.)
 
 
 
똑같지는 않지만,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는 개념도 있다.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시스템1과 시스템2를 이렇게 정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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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1: 거의 혹은 전혀 힘들이지 않고 자발적인 통제에 대한 감각 없이 자동적으로 빠르게 작동한다.
시스템 2: 복잡한 계산을 포함해서 관심이 요구되는 노력이 필요한 정신 활동에 관심을 할당한다.
활동 주체, 선택, 집중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과 연관되어 작동하는 경우도 잦다.
 
시스템 1은 자동으로 작동하고,
시스템 2는 편안한 보통 상태에서는 별 노력을 요하지 않고 역량의 일부만 가동한다.
시스템 1은 시스템 2를 위해서 인상, 직관, 의도 느낌 등을 지속적으로 제안한다.
시스템 2의 승인을 받으면 인상과 직관은 믿음으로 바뀌고, 충동은 자발적 행위로 변한다.
실제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때,
시스템 2는 거의, 혹은 전혀 수정 없이 시스템 1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한다.
출처: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김영사. p.33 p.39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 원제 Thinking Fast and Slow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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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마음(시스템 1)에서 어떤 느낌이 들면,
머리(시스템 2)는 그걸 그냥 받아들이고,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따져보진 않는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든 이유를 추론(합리화)해버리고 끝낸다.
이 때문에 우리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기 쉽다.
‘수학’과 같이 시스템1과 관계없이 생각할 일이 생겨야 시스템2가 제대로 일을 한다.
정보가 들어올 때마다 하나하나 따져가며 판단하면 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익숙한 것들은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발달한 것이다.
 
 
결국 동기화된 추론은 무의식이 먼저 반응하고,
의식에서는 그 반응을 합리화하기 위한 이유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이 이론을 처음 접하면 거북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내 생각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온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다. (일정부분 자유의지가 없다는 의미도 된다.)
 
무의식이 먼저 반응(직관)한 뒤, 떠오르는 생각(추론)이 있을 때,
내가 인지하는 건 후자인 '생각(자동 처리된 추론의 결과)' 밖에 없다.
전자의 작용은 인지하지 못하므로, 내 생각을 내 의지라고 인식한다.
동시에 내게 있어, 내가 가진 생각은 ‘당연한 것'이 된다. (이게 정말 중요한 개념이다.)
그러니 ‘이게 당연한 것 아냐?’ 라고 느낀다.
 
 
조너선 하이트가 주장한 6가지 도덕성도 무의식(직관의 영역)에 형성된 틀이다.
무의식에서 작용하는 만큼 '자신의 생각'이,
그 '도덕성을 기반으로 일어났다.'는 지각은 없다.
그러니 도덕기반이 다르면, 같은 정보가 들어와도 서로 다른 '결과 값(생각)만‘ 인식한다.
그게 '자신에게는 당연한 것'이므로, 상대가 다르게 이해하거나 행동하면,
상대가 잘못 되었다고 인식해 버린다.
이것이 '인지적 당연함'의 힘이다.
 
 
 
 
여기까지 이해가 되는가?
이해되었길 바란다. (안되면 천천히 다시 읽어 보시길...)
하지만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이렇게 무의식의 작용으로 의식이 만들어진다면,
그 무의식에 들어 있는 6가지 도덕 매트릭스, 혹은 그와 비슷한 것들은 어디서 왔을까?
이게 더 궁금하지 않은가?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 ‘무의식 속의 어떤 틀’들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것이 있고, (본능)
성장(양육)과정에서 형성되는(입력되는) 후천적인 것이 있다. (학습)
 
후천적인 것들은 자라는 환경 속에서 배우고 익힌 것들이다.
그럼 선천적인 건 무엇일까?
본능이 그런 종류지만, 본능은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아 알기가 쉽다.
(식욕이나 성욕 같은 것들은 쉽게 드러난다.)
그렇지만 6가지 도덕 매트릭스처럼 직접 드러나지 않는 무언가도 있다.
 
그 무언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무의식(잠재의식, 심층의식)보다,
더 깊은 곳에 위치하고, (심층의식의 바닥 - 그래서 아예 느끼질 못하는 채로)
더 많은 영향을 주는(대부분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다.
더 깊은 곳에서 작용할수록 '당연하다'는 정도가 강해지므로 영향력은 더 커진다.
본능을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그게 무엇인지 탐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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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무의식의 작용 사례
트라우마는, 강한 자극으로 무의식에 어떤 새로운 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은 그 영향으로 괴로워하면서, 그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무의식에서 의식에 영향을 주기만하고 직접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관심종자'라 불리는 사람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은 타인이 기분 나쁠 글을 쓰고 주의를 끈다. (‘어그로’라고 표현)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유를 모른 채, 단지 그렇게 하고 싶은 충동만 느낀다.
가끔 이유를 말해도 ‘동기화된 추론’으로 만들어 낸 이유일 뿐, 진짜 이유는 아니다.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본인이 왜 그러는지 모르는 것이다.
단지 그렇게 하고 싶은 충동만 생길 뿐이다. (충동에 휘둘리는 상태 = 무의식에 휘둘리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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