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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 도광양회 vs 일대일로2023.08.15 AM 10:54
출처 : 『사색하는 투자자』 님 블로그
필립 피셔가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에서 말하는 15가지 포인트의 두번째 항목에는 "최고 경영진은 현재의 매력적인 제품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워 졌을 때에도 회사의 전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있는가?"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훌륭한 경영자의 덕목으로 "현재의 풍요로움에 만족하지 않고, 어려운 시절을 앞서 준비할 수 있어야 함" 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자로서 우리 기업들을 바라볼 때 늘 아쉬운 점 중의 하나가, "우리에겐 스타 CEO 가 없다" 는 것입니다. 훌륭한 경영성과를 지속적으로 일궈내는 경영자를 스타 CEO 라고 한다면, 그런 존재는 이따금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스타 CEO" 는 경영성과 만이 아니라,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팀쿡, 마소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같이 대중 앞에 나서 Face to Face로 소통하며 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몸소 보여주며, 시장과 소통하는 그런 존재를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테슬라 주주들은 일론 머스크의 돌출행동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지만, 그의 존재가 거대한 광고 채널이자 테슬라 라는 브랜드의 큰 부분을 이루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할 겁니다. 젠슨 황은 대만 출신이지만 분기마다 직접 미디어 앞에 나서 회사의 성과와 비젼을 제시하고 시장과 소통하며 스스로 엔비디아라는 기업 가치의 표상이 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에 그와 같은 스타 CEO 가 나타나기 힘든 것은 능력과 상관없는 혈통의 후계자가 CEO가 되는 지배구조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또 정치와 경제를 연결하는 현대사의 질곡과도 깊은 연관이 있을 겁니다. 기업가가 정치인보다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중적 스타가 되는 것은, 우리의 현대사에서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고, 지금도 허락되기 쉬운 환경이 아니라고 보입니다.
단순히 해외의 그런 풍토가 부럽다는 차원에서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투자자로서 위대한 기업을 찾아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경영자의 자질과 능력과 그 철학이라고 할 것인데, 대한민국에서는 경영자에게 그러한 덕목이 있는지를 확인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 위에 나열한 그러한 배경들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테슬라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계속할 때 시장 일각에서는 수요 감소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행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일론 머스크는 직접,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로드맵을 향한 적극적 행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미디어와 대중 앞에 설파하였고 그것은 상당부분 효과를 발휘했는데, 대한민국 기업과 경영자들에게서이런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지도자가 중요한 것은 비단 기업 뿐이 아닙니다. 국가의 경우, 거대한 시스템이 체계화 되어 있어 한 사람의 인물이 미칠 영향은 기업의 그것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많은 역사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도광양회 -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실력을 길러라..는 뜻의 한자성어로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라 불리는 덩샤오핑이 생전 중국의 대외정책을 말하며 자주 인용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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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이 마침내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22일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시 주석이 3연임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정치권력의 핵심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을 자신과 자신의 측근들로 채웠다. 이 과정에서 후진타오 전 주석을 회의장에서 끌어내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로써 중국은 권력 내에 견제 세력이 없는 시 주석 1인 체제를 확립한 것이다. 시진핑의 1인 체제는 공산주의의 권력은 나누기를 혐오하고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성향을 또 한 번 보여주었다.
시 주석은 국내적으로는 경제 발전으로 샤오캉 즉 중산층 사회를 실현하고, 국제적으로 '중국제조 2025'와 같은 과학 및 기술의 굴기에 의해 경제력과 기술력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일등국가로 부상하겠다는 이른바 '중국몽'을 내세웠다. 이와 함께 외교적으로는 미국과 대결적인 자세를 취하고, 비우호적인 나라들에 대해서는 전랑외교를 구사하며, 대만의 무력 통일을 불사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일국양제를 버리고 홍콩을 통합했다.
시 주석의 이런 자세와 행위들은 등소평의 외교 방침 가운데 도광양회(韜光養晦·몸을 낮추어 상대의 경계심을 낮춘 뒤 몰래 힘을 기른다) 하라는 당부를 어기고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높이고 존재를 과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을 경제 파트너로 간주해 오던 서방세계는, 특히 패권국인 미국은 중국을 경계하고 견제하게 되었다. 만일 중국이 등소평의 말대로 계속 도광양회를 했더라면 서방의 견제가 없거나 약했을 것이기에 어쩌면 머지않아 경제와 기술에서 미국을 앞서는 '중국몽'의 실현이 가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중국몽의 실현은 쉽지 않게 되었다. 그 까닭은 미국과 서방의 견제 때문만은 아니다. 시진핑이 구축한 1인 독재체제가 무엇보다 중국몽의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중진국 수준이 되었다. 이제부터 중국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효율적인 정치권력보다는 기업과 시장의 자율성과 창의성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과 시장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에 대한 당과 국가의 개입과 간섭을 줄여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시진핑은 공동부유론을 주장하며 모든 기업에 공산당원을 배치하는 등으로 기업과 시장에 대한 개입을 더 강화해 왔다. 중국 인민들의 사회 신용 등급제 강화, 코로나19 방역을 빙자한 가혹한 봉쇄정책 등에서 보듯, 국민들의 삶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시진핑의 1인 독재체제는 인민들에 대한 감시와 기업과 시장에 대한 간섭을 더욱더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시진핑은 앞으로 중국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자율성과 창의성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중국 발전의 최대 리스크는 시진핑인 셈이다."
2022.10. 30. <아시아투데이>에 실린 '이효성 칼럼"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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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공산당이 발표하는 20%대가 아니라 실제로는 거의 50%에 육박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잘 나갈 때 <도광양회> 대신 <일대일로> 라는 패권적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내었던 배경에는, 중국민들에게 한껏 자부심과 자존감을 고양시키며 그 일등 공신으로서의 자신에게 절대 패권을 쥐어줄 것을 강요하려 했던 시진핑의 권력욕이 있었습니다.
부동산 거품을 보다 일찍 제어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던 배경에도, 당장 눈앞의 풍요를 중국민들에게 안겨주어야 했던 시진핑 일인 독재체제 구축이라는 과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의도한 대로 시진핑과 그를 중심으로 한 지배 세력들의 공고한 일인 독재 체제는 완성되었지만, 중국은 미국이라는 슈퍼파워의 강력한 억압에 직면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거품에 발목이 잡힌 채 "디플레" 와 "중진국 함정" 에 빠져 어마어마한 청년실업률을 걱정하는 지경에 내몰려 있습니다.
이것이 결코 "남의 나라 일" 일 수 없는 것이,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중국의 몰락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펜데믹이 끝나면 환율이 평년 수준인 1,000 ~1,100 원대로 돌아갈 줄 알았지만,
원/달러 환율 장기 차트
오늘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35원.
1300원을 넘는 환율은 IMF 금융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외에는 기록한 적이 없던 수준인데, 글로벌 팬데믹 위기가 사실상 끝났음에도, 이 수준의 환율이 1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것에는 다음의 두 가지 원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모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1. 역대 최고치를 넘고 있는 한미간 기준 금리 차이.
2. 부양책도 먹히지 않고 있는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바닥권 헤매기 - 위안화 약세는 곧 원화의 약세.
그런데 1. 번과 2. 번의 문제를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로는 바로 "부동산 문제" 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1. 한은이 일찌감치 금리를 동결하고 미연준이 금리 인상을 계속하는데도 금리동결을 계속해 온 것에는 부동산 시장 붕괴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이고,
2. 부양책이 먹히지 않고 있는 중국의 현재 모습에도, 헝다 사태를 잇는 컨트리 가든 사태 등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문제가 있는 것.
<부동산에 발목 잡히고 있는 중국의 모습> 이 우리에게는 과연 "남의 나라 불구경일까" 라는 걱정이 앞서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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