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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 '이스라엘-美, 하마스 축출 후 가자에 과도정부 수립 논의'2023.10.22 PM 04:18
블룸버그 "유엔·아랍국가 참여하 과도정부 수립 검토"
가자지구 장기점령·병합엔 이스라엘도 부담감
이스라엘 야당선 팔레스타인 임시정부에 이양 주장도
10월 2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서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고 있다.
Photographer: Islam Safwat/Bloomberg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과 미국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를 축출한 후 가자지구에 과도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미국이 유엔·아랍권이 참여하는 가자지구 과도정부 수립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은 논의가 초기 단계라며 과도정부 수립이 현실화하려면 주변 아랍국가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공격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가자지구의 미래를 고심하고 있다. 하마스는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실효지배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뜻대로 하마스가 축출된다면 이 지역에서 ‘힘의 공백’ 상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장기 점령하거나 일부를 병합한다면 아랍권 반발이 불보 듯 뻔하고 오랜 경제난에 시달린 팔레스타인인들을 부양하는 부담도 생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하마스의 군사·통치 역량을 완전히 파괴하고 가자지구에 ‘새로운 안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사람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책임’을 멈출 것이라고도 했는데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과 전후 가자지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과도정부 수립도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중동 담당 고위직을 지낸 윌리엄 어셔는 “다른 아랍 국가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이들 나라가 위험을 수용하고 서로 협력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이스라엘 정부도 (아랍 국가들에게) 큰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신뢰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제1야당인 예쉬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전날 언론과 만나 “가장 좋은 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타가 중심이 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하마스와의 내전 끝에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다. 역시 CIA에서 중동 업무를 담당했던 테드 싱어는 “가자지구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신뢰성이 부족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도 겨우 통치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파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부패와 무능으로 민심을 잃고 있는 걸 지적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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