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 역사] (FT) 새로운 중동 질서를 꿈꾸는 이스라엘2024.09.30 PM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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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분쟁 확대 시 지역 혼란 가능성 커져

 

 


© James Ferguson



Gideon Rachman Yesterday

 

하산 나스랄라의 암살은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1주년이 되기 며칠 전에 일어났다. 이스라엘 정부는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제거함으로써, 지역 내 적들과의 싸움에서 마침내 주도권을 잡았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더 이상 분쟁을 확대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현재의 상황을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는 듯하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헤즈볼라뿐만 아니라 이란과, 하마스, 헤즈볼라, 이라크 및 시리아의 민병대, 예멘의 후티를 포함하는 ‘저항 축(axis of resistance)’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스랄라의 죽음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역의 힘의 균형을 수년간 바꿀 기회”에 대해 언급했다. 만약 이스라엘이 ‘저항 축’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면, 이란을 두려워하고 후티와의 전쟁을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이를 조용히 환영할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전히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이 중동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사우디 정부는 야심 찬 개발 계획을 위협할 수 있는 지역적 갈등의 확산을 두려워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 힘의 균형을 변화시키는 것은 10월 7일 이후 패배와 혼란의 국가적 내러티브를 뒤집는 것도 포함된다. 하마스의 공격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굴욕을 안겼다. 적들보다 항상 한 발 앞서 나가는 이스라엘의 평판은 억지 전략의 핵심 요소였다. 그 명성은 지난해 단 하루 만에 사라졌고,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철저히 능가했다.


그 이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전쟁은 이스라엘의 자존심이나 안보를 회복하지 못했다. 대규모 민간인 사망자를 발생시킨 작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을 구출하는 데 실패했다. 또한 국제 여론전에서도 패배하고 있으며,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집단학살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삐삐 폭탄 공격으로 수많은 헤즈볼라 병사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면서 시작된 일련의 헤즈볼라 공격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명성과 이스라엘 국민의 사기를 회복시켰다. 헤즈볼라가 많은 레바논 국민들, 그리고 일부 아랍권 사람들에게도 혐오의 대상이라는 사실은 이스라엘에 대한 통상적인 비난을 복잡하게 만든다.


헤즈볼라에 가해진 타격은 이란 정부를 수십 년 만에 가장 위험한 국제적 상황에 처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북부 국경 바로 근처에 로켓을 다수 보유한 강력한 이란 지원 무장 세력이 존재하는 것은 항상 이란의 대이스라엘 억지력의 핵심으로 여겨졌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피한 이유 중 하나는 테헤란이 헤즈볼라를 동원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란의 동맹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이란은 딜레마에 처해 있다. 하마스를 돕지 않은 이란이 헤즈볼라 또한 방치할 경우, 그 동맹들은 배신감을 느낄 것이고, 이스라엘은 더욱 급진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조치에는 이스라엘이 수십 년간 위협해온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포함될 수도 있다.


반면,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직접 개입한다면, 이란 정권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이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론상 더 이상의 중동 전쟁을 포기했지만, 이스라엘 방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중동에서 정권 교체를 이룬 경험도 있다. 이라크 전쟁의 피비린내 나는 혼란스러운 후유증은 여전히 워싱턴의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에 매우 가까워진 상황은 이스라엘이 지금 타격을 가하고자 하는 유혹을 증가시킬 것이다.





이스라엘의 열성적인 지지자들 중 일부는 현재 상황을 1967년 6일 전쟁과 비교하며, 이스라엘의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승리가 중동의 힘의 균형을 바꿨던 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이스라엘에게 분명 기회가 있는 반면, 막대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헤즈볼라는 타격을 받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미사일 무기를 활용해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를 연달아 공격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지상 침공 위협을 실행에 옮긴다면, 가자지구에서 이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수년간 이어질 수 있는 진창 같은 분쟁에 빠질 위험이 있다.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레바논의 죽음과 파괴는 새로운 헤즈볼라 병사 세대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하마스 전투원의 약 60%가 이전 분쟁에서 부모를 잃은 고아인 것으로 추정된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전쟁이 끝난 후 가자를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레바논의 약한 임시 정부가 헤즈볼라가 떠난 후 생길 힘의 공백을 메울 수 없을 가능성이 크며, 그럴 경우 이스라엘은 국경에 실패한 국가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네타냐후는 중동에 새로운 지역 질서를 세우기를 꿈꿀지 모르지만, 그보다는 지역적 혼란, 그리고 그로 인한 모든 위험이 더 현실적인 결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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