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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감상]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엔딩을 봤습니다.(스토리 노스포)2016.02.05 AM 01:02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의 팬으로서,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구매해서 열심히 플레이한 결과 클리어에 성공했습니다.
평가를 내리자면 72/100 점 정도의 괜찮은 게임이었습니다.
장점으로는
발더스게이트1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일반 전투의 즐거움을 훨씬 잘 재현해 냈으며, 최종 전투까지 사용한 능력을 살펴보면 발더스 게이트2 챕터 3까지의 점차 고조되는 전투를 고민해가면서 풀어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난이도는 어려움이었습니다. 이 난이도에서는 등장하는 적들을 쓰러뜨리면서 저널에 해당 적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전열과 후열의 조합과 사용해야할 주문까지 잘 선택해야 클리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총! 이런류의 게임에서 총을 구현하기가 정말 힘든데 그래도 잘 구현해 냈습니다. 석궁과 화살의 유용성이 떨어지지도 않았고, 총 다운 데미지가 적에게 크리티컬로 박히는 순간은 정말 짜릿하더군요. 1번 무기에 검과 방패, 2번 무기에 권총을 장비한 여성 성기사... 아아 멋진것이다!
그리고 스토리 상에서 플레이어의 도덕적, 생활적 가치관을 물어보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여러모로 생각하게 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수 있도록 잘 짜여 있었지요.
게다가 먼치킨 플레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캐릭터라도 정신 공격에 약하다던지, 해서 동료들이 서로 잘 돕는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단점으로 보시던데 전투에 지구력과 체력의 개념을 나눠놓은 점은 신선했습니다.
전투중에 지구력이 0이 되면 기절하고, 체력이 0이 되어 사망하거나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로 장애가 남는 경우로 나뉘는데, 다 있을 법하다고 줄곧 생각해 왔거든요.
무조건 체력만 있어서 그것이 0이 되기 전까지는 전투효율이 그대로인것은 좀 이상하지 않나요?
그보다는 체력과 지구력이 연동되어, 체력이 낮아지면 다음 전투에 사용할 지구력도 함께 낮아지는. 아직은 멀었지만 좀 더 설득력 있는 모델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으로는
스토리의 발단과 전개 부분에서, '내가 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라는 동기가 약했습니다. 뒤로 갈 수록 모든 것의 의미가 풀리면서 점차 몰입도가 높아졌습니다만... 주인공의 매력이 조금 떨어진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군요.
그리고 동료들의 경우에는 선택의 폭이 한정적이었습니다.
저는 주인공의 직업을 여러가지로 선택해서 플레이해보았는데, 전사 직업군의 효율이 워낙 좋았습니다. 특히 어려운 난이도로 갈 수록 전위에서 잘 막아주는 것이 중요하더군요. 결과적으로 앞에서 탱킹을 하는 특정 동료는 거의 무조건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효율이 압도적으로 다릅니다.
그리고 아이템의 경우에는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유니크 무기와 인챈트 무기의 결정적인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결과적으로는 옵션 차이는 미미하게 느껴졌습니다. 획득한 아이템으로 깡 데미지만 올리면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되었죠. 물론 발더스 게이트2의 최종병기 대검이라는 해답도 저는 마음에 안들었습니다만... 게다가 결과적으로 도검제일주의는 정말... (전 총이 좋습니다. 하악하악)
그리고 단점이라기에는 애매한데, 전투로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요. 새로운 적을 쓰러뜨려서 백과사전을 완성할 때 정도만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허탈한 경우는 있는 자원 없는 자원 모아서 겨우 쓰러뜨린 적에게서 아이템 등의 보상 마저도 형편없을 때더군요.
또한... AI가 좀 모자랍니다. 전투를 하는데 길막하는 동료, 또는 빙빙 돌고 있는 적을 볼 때면 한심합니다. 이 부분은 꽤 개선이 되었다고 하는데 아직 나아갈 길이 멀지 않았나 싶어요. 옵시디안의 차기작을 기대할 수 밖에는 없겠군요.
결론은
40~5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이 소비되는 전투 중심형 게임. 발더스게이트보다는 아이스윈드데일에 좀 더 근접한 전략형 RPG였습니다. 그래픽의 화려함보다는 아기자기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겠군요.
정말 오랜만에 어떤 게임의 엔딩을 본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동안은 모바일 게임 기획이라는 회사 업무에 연동되는 게임만 했었는데, 역시 패키지 게임이 저에게는 훨씬 맞는데다가 기분이 좋군요. 엔딩은 명확하게 있는 편이 저에게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모바일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과 끊임없는 과금 유도는 결과적으로 시장을 망칠 뿐 아니라,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즐거움의 종류도 어찌보면...저급한 도박이 제공하는 그것과 다를 것이 무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이란 무엇인가? 게임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이제는 조금 라이트한 게임을 해보려 합니다.
댓글 : 2 개
- Durak
- 2016/02/05 AM 01:29
감상 잘 봤습니다. 저도 오랜 옵시디언, 그리고 바이오웨어의 팬으로 여유가 생기면 필라스 를 플레이 해보려고 했는데 리뷰가 많은 도움이 되네요. 개인적으론 커스터 마이징이 좀 더 성의 있었으면 바는 바람이 있지만 룩질하는 게임은 아니니 ㅎㅎ.
- cROmjKh
- 2016/02/05 AM 02:21
공감. 주인공이 전사가 아니고 커스텀 동료를 안쓴다면 유일한 전사인 그 이름이 머더라 그 냥반은 뺄수가 없죠.
그럴바엔 비슷한 역할의 엔피씨가 몇명 있어서 유저에게 선택권을 부여했어야 했는데 전사 힐러는 특정 엔피씨로 강요 될 수 밖에 없고
더불어 세대를 거스르는 로딩도 꽤 감점요인 일 수 있겠네요.
대신 엔피씨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수준 이상이고 흥미로운 퀘스트도 많고 메인스토리도 꽤나 시리어스하고 전투에서의 긴장감과 전략적인 해법을 찾아내는 재미 등 저도 꽤 즐겁게 한 게임이었습니다.
그럴바엔 비슷한 역할의 엔피씨가 몇명 있어서 유저에게 선택권을 부여했어야 했는데 전사 힐러는 특정 엔피씨로 강요 될 수 밖에 없고
더불어 세대를 거스르는 로딩도 꽤 감점요인 일 수 있겠네요.
대신 엔피씨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수준 이상이고 흥미로운 퀘스트도 많고 메인스토리도 꽤나 시리어스하고 전투에서의 긴장감과 전략적인 해법을 찾아내는 재미 등 저도 꽤 즐겁게 한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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