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중국인] 중?미: 대립과 협력 2015.06.13 AM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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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미국 워싱톤에서 진행된 제5회 중미전략경제대화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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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Trans Pacific Partnership), 인도의 평화적 핵 이용 허용, 미일 안보동맹의 강화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허용, APEC과의 관계 강화 및 개별 국가들에 대한 원조 강화 등은 모두 미국이 대외정책의 중심을 아시아로 이동(pivot to Asia)하면서 진행되고 있는 조치들이다.

그리고 이런 정책들의 핵심 목표는 바로 미국의 유일 패권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이다.

1971년 7월 닉슨의 국가안보 보좌관 헨리 키신저가 중국을 방문해 중미관계의 전환이 시작된 후 이미 42년이 흘렀다.

때로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때로는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이 중국을 지원하면서 중미관계는 밀월관계를 유지했지만, 1990년대 이후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중국의 급속한 경제적 부상으로 중미간의 짧지만 달콤했던 밀월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21세기 들어서면서 중국은 독일, 일본 등을 제치고 미국의 턱밑까지 바짝 다가섰다.

더 나아가 중국은 아프리카, 남미 등 미국의 안방이나 다름없던 지역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미국의 신경을 거슬리고 있다.

결국 미국은 아시아로의 귀환을 선언하고 중국 봉쇄를 대외정책의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미국 단독으로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해 버렸고 따라서 미국은 일본, 필리핀 등 자신의 전통적인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와 중국과 불편한 관계인 인도, 베트남 등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 봉쇄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미국 정책의 기본은 바로 이런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대외정책, 특히 대미정책은 개혁개방 정책이 진행된 이래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장쩌민이 ‘해야 할 일은 하겠다-有所作爲’, 후진타오가 ‘평화적인 부상-和平?起’, 시진핑이 ‘강대국으로의 부상-中國夢’을 선언했지만 중심 기조는 여전히 떵샤오핑이 주창한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조용한 가운데 역량을 키우고 자연스럽게 때를 기다리는 정책이다.

사실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독일, 일본 등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여전히 1인당 국민소득은 이들 국가들의 1/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과 실질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중국의 최고 지도부와 정부 역시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장기적으로는 2050년까지 국내외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국가발전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중국의 대미정책이 과거처럼 미국과의 대결을 회피하거나 일방적인 양보의 형태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자신의 동맹국들과 중국과 관계가 불편한 국가들을 동원한 미국의 전 방위적인 중국봉쇄 정책은 중국 정부와 인민들의 자존심과 위기감을 촉발시키고 있다.

일본과의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 동남아 국가들과의 난샤군도(南沙群島) 분쟁에서의 미국의 입장과 호주, 일본(혹은 한국까지 포함한)과 협력한 중국봉쇄 정책은 공산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군부의 강경파들을 자극할 수 있으며, 국지적인 충돌의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북한의 도발위협을 빌미로 최근 서해상에서 빈번하게 진행되는 한/미/일의 합동군사 훈련은 상당한 휘발성을 내포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중국과 미국의 전략 및 경제 대화(U.S.-China Strategic and Economic Dialogue)는 중미간의 관계가 일방적인 대립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미국이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 역시 현 단계에서 미국과의 대결보다는 협력이 절실한 입장이다.

중국과 미국의 교역액은 2012년에 5,300억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중국의 미국국채 보유액은 1조 3000억 달러에 달해 일본을 제쳤다. 중미간의 전략 및 경제 대화는 양국이 두 나라간의 문제뿐 아니라 전지구적 차원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이익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신뢰와 협력을 쌓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7년 미국의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이 사용한 ‘차이메리카’(Chimerica)는 중국과 미국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미관계가 시작된 이래 사소한 마찰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관계는 협력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가 교차하는 현 시점에서도 마찰과 협력이 반복되겠지만 두 나라간의 충돌은 세계적 재앙을 초래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협력과 대화가 우선적인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정책의 지속 여부는 미국에 달려 있다.

중국은 여전히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주된 관심사이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안정적인 정치/경제적 관계유지가 관건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중국의 대외정책, 특히 대미정책은 적극적이고 주도적이기 보다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런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정책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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