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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타트] 아무르타트 - ch1. 그림자 경주 (2)2014.10.08 PM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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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 넘실거린다. 무엇을 살라먹기 위해서인지 그 흉흉한 이빨을 들이밀며 입안에 들어온 쇠를 벌겋게 달군다. 마치 태양이라도 담은 듯 용광로는 한없이 뜨겁고 모루는 망치소리로 가득하다. 무기와 무기가 부딪치는 게 철의 대화라고? 철과 철이 만나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드는 이곳에서 그건 퍽 웃기는 농담이다.
깡. 깡. 깡.
마치 음악이라도 연주하듯 일정한 박자로 두들기는 망치소리에 리타는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가볍게 톡톡 두들기고 있었다. 거의 헐벗은 사내들과 강렬한 쇠냄새, 질식할 것만 같은 열기가 가득한 곳에서 그녀는 몹시 이질적이었다.
“여기 있네.”
조이스는 손질이 잘되다 못해 서늘하게까지 느껴지는 롱소드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것은 일반적인 롱소드보다 조금 가늘었지만 롱소드라는 틀에서 벗어날 정도는 아니었다. 리타는 잠깐 살펴보더니 두 손으로 조심스레 칼을 건네받고 바로 허리에 찬 검집에 넣었다.
“감사합니다. 대금은 어떻게 되나요?”
“됐다. 넣어둬. 그다지 날이 상하지 않아서 별로 손댈 것도 없었다. 얼마 전에 스마인타그씨께 얻어먹은 것도 있고 하니 그냥 들고 가.”
헬턴트 경비대장 센슨 퍼시발의 아버지이자, 성의 대장장이인 그는 가벼운 투로 이야기하며 손사래 쳤다. 그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족이 먹고살기에 충분할 만큼 돈이 있었으며, 아들의 친구에게는 잘해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을 가졌다.
“아니에요. 그래도 검이란 게 다루기 쉬운 물건이 아니잖아요. 거기다 조이스 아저씨의 솜씨는 대가 없이 가져갈 만큼 값싸지 않은걸요.”
“예끼. 어른을 놀리면 쓰나. 그냥 성에 납품할 것들 손보는 김에 같이 한거뿐이다. 뭐이 어려울 게 있다고. 그냥 가져가게나. 혹시라도 정 사레를 하고 싶다면 우리 아들놈과……”
“그럼 감사히 받죠. 잘 쓸게요.”
리타는 검집을 한 번 툭 치며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조이스는 자신의 말이 끊겼지만 애초에 별로 이어갈 생각도 없었던 듯 가볍게 웃고 대장간 안으로 들어갔다. 리타는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가 기억하기에 이 롱소드는 성에 납품하기엔 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저 얻은 것이다. 하지만 검의 기본적인 밸런스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데다, 여성이 다루기 쉽도록 무게를 가볍게 한 검이 그럴 리 없다는 건, 이제까지 사용한 본인이 더 잘 안다.
조이스의 아들인 샌슨과는 어릴 적부터 같이 놀며 자랐기에 지금도 격식 없이 지낸다. 거기다 부모님들도 꽤 친하다. 영주의 숲을 관리하는 숲지기와 영지의 대장장이다 보니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고, 결정적으로 조이스와 그녀의 아버지 모두 술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이어서 젊은 시절부터 자주 뭉쳤다고 하더라.
그러다보니 어릴 적부터 선물을 많이 받아왔는데, 오늘도 이렇게 하나 더 받게 되었다. 수리가 선물이라기엔 애매하지만 성의는 훌륭한 선물이다.
그녀가 회상을 접고 몸을 돌리려는 순간, 대장간에서 조이스와 닮았으면서도 젊은 목소리가 들렸다.
“리타, 왔다가 검만 찾고 바로 가기야?”
조이스의 둘째 아들인 허슨이다. 장남인 샌슨이 경비대장을 하고 있었기에 가업은 차남인 허슨이 잇게 되었다. 샌슨처럼 오거가 생각나는 체형은 아니었지만, 오랜 대장장이 경력답게 꽤 다부진 체형을 지닌 호남이다.
“오랜만이네, 허슨.”
“하하. 리타가 마을에 잘 안나오니까 그러지. 아, 오늘 시간 있어?”
“없어.”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 알아?”
“아니.”
“에이, 그러지 말고 드래곤이나 보러가자. 드래곤 중에 가장 아름답다는 화이트 드래곤이라잖아. 물론 너만큼 아름답진 않겠지만.”
“여성에게 파충류보다 예쁘단 말이 칭찬이 될 수 있을지, 한 번 목 위에 달려있는 장식품을 작동시킨 다음에 입 밖으로 꺼내는 게 어때?”
“……”
“그리고 드래곤은 이미 보고 왔어. 후치랑 같이.”
“후치이?”
사실은 제미니가 후치 따라서 쫄래쫄래 가는 걸 리타가 따라 갔을 뿐이지만.
리타는 굳이 사실을 밝히지 않으며 얼토당토 않는 표정을 짓는 허슨을 보고 웃었다. 평소엔 날카로운 얼굴도 웃음기가 드리워지는 순간 세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운 얼굴로 변한다. 허슨이 금세 멍한 표정으로 변하는 건 비단 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허슨.”
“으, 응?”
“입 닫아. 침 흘러.”
황급히 손등으로 입가를 훔치는 허슨. 애초에 침은 흐르지 않았으니 묻어날 게 있을 턱이 없다. 그제서야 그는 리타를 흘겨보았으나, 때마침 조이스의 호통 소리가 그의 귀를 때렸다.
“야 이놈아! 하라는 일은 안하고 무슨 수작질이냐. 땡땡이치지 말고 냉큼 들어와.”
“예……”
허슨은 순순히 대답은 하였지만 리타에게 아쉬운 눈빛을 보냈다. 미적거리면 조이스가 귀를 잡고 끌고 가리란 게 예상되지만, 지금 그에겐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오늘 저녁에 진짜 시간 없어?”
“애석하게도.”
리타는 그렇게 말하며 검집을 손으로 툭 쳐보였다. 허슨은 그 동작의 의미를 깨달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진 않았다.
“너도 참 대단하다. 여자의 몸으로 롱소드를 다 쓰고. 아무리 아버지가 여성용이랍시고 만든 거라고 해도, 여자가 쓰긴 꽤 힘들 건데 말이야.”
“어릴 때부터 잡아온 게 롱소드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다루는데 무리 없어.”
“하긴 네 솜씨는 우리 마을이 다 알지. 무식하게 힘만 센 우리 오거 형보다 검술은 네가 낫잖아.”
오거의 모습을 하고 인간 사회로 숨어들어 헬턴트 경비대장의 자리까지 거머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생긴 값을 제대로 하는 그 사람의 강함은 진짜배기만 남은 이곳 헬턴트에서도 제일 진짜배기다.
그녀의 오랜 친구는 동생이 이런 말을 한다는 걸 어떻게 생각할까?
“자이펀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어. 살기가 적을 꿰뚫으면 손에 쥔 것이 검이든 활이든 똑같다.”
검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꼬마아이는 힘 쌘 어른을 이길 수 없다. 몬스터가 검술을 할 줄 알아서 수많은 병사들과 기사를 상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먼 거리에서 쏘는 화살은 제아무리 검술의 고수라 하여도 속수무책이다.
“……”
벙어리와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허슨은 눈만 동그랗게 떴다.
“네 침묵은 훌륭한 대답이 되는구나.”
“그래. 그래서 무슨 소리야?”
“날 보고 있는 네 눈은 제 기능을 하고 있고, 내 목소리를 듣고 있는 네 귀도 제 기능을 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제일 중앙에 있고 가장 면적을 크게 차지하는 그곳은 어떤지 궁금해지는걸.”
“멍청하단 소리를 참 재밌게도 말한다.”
“쿡쿡. 검술만 잘해선 소용없다는 의미였어.”
리타는 가볍게 말아 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흔히 말하는 앵두 같다는 말로는 너무도 부족한 아름다운 입술 사이로 가지런하고 새하얀 치아가 살며시 드러난다. 웃느라 감겨진 눈 아래로 진하게 뻗은 속눈썹은 빗방울이 걸릴 것만 같다. 숲지기의 딸로 밖을 돌아다니는 일이 많을 게 분명함에도 저 뽀얀 도자기 같은 뺨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화폭처럼 새하얀 얼굴에는 잡티하나 없다. 날카로워 사납게 보이던 눈을 가진 주제에, 웃을 때는 어떻게 이렇게 순수하고 청초하게 웃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신이시여!
허슨은 침을 꿀떡 삼켰다. 그리고 결심한 듯 리타를 향해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하였다.
“리타. 역시 형보단 나랑…… 악!”
“이놈 자식이. 빨리 오라니까. 대답만 하고 들어올 생각은 없지?”
과연 아버지는 위대하여라.
조이스는 들어오란 호통을 치면서 밖으로 나온 모양이다. 뭔가 말하려는 그 사이에 그의 귀를 잡고 들어간 것을 보면 말이다. 허슨이 대답만 하고 안 들어올 것이란 사실을 미리 예견 했으리라.
허슨은 끌려가는 와중에도 손으로 무엇인가 신호를 보냈다. 그에 리타는 고개를 갸웃하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신호로 화답하며, 절망으로 물들어 가는 얼굴을 구경했다.
대장간에서 몸을 돌린 리타는 어머니에게 부탁받은 심부름을 마저 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탁받은 게 많았기 때문에 꽤 시간이 지체돼서, 어느덧 태양대신 셀레나와 루미너스, 두 달이 자리를 차지하였다.
*
리타는 집에 돌아온 후 저녁을 해결하고 어머니를 도와 부엌일을 끝냈다. 그리곤 잘 손질된 하드레더를 입으며 롱소드를 허리에 찼다. 대장간에 맡기는 동안 몸에서 떼어 두었더니 그사이에 없는 것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허리에 무엇인가가 달려 있다는 게 퍽 어색하다.
그녀가 무장을 챙기는 것을 보며 어머니는 근심어린 표정이 되었다.
“시집갈 때가 다 된 말만한 처녀가 이렇게 무식한 모습이 말이니. 어휴. 엄마가 네 나이 때는 꽃같이 예쁘게 꾸미고만 다녔어. 마을 남자들이 한시도 가만히 안 내버려 뒀지. 네 아빠도 얼마나 끈질기게 쫓아 다녔는지……”
세상 모든 어머니는 예뻤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불변의 진리가 있고, 리타는 진리를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았다.
“아버지가 눈이 높잖아요. 지금 제미니 큰 걸 보면 어머니 닮아서 충분히 예쁜걸요.”
"말도마라. 제미니 고 계집애가 날 닮았다니. 지 나이가 몇 개인데 봄날 망아지마냥 아직도 뛰어 놀고 다니는 걸 한 번 봐라. 매일 후치, 후치 하면서 후치 뒤만 졸졸 따라다니고 있잖니. 후치야 애가 야무져서 괜찮지만, 그래도 여자가 남자를 따라다니는 게 아니지. 나처럼 줄 세워서 끌고 다니진 못하더라도 남자가 졸졸 따라와야 정상인데. 얼굴은 그래도 날 조금이라도 닮은 덕에 귀여운 맛이라도 있지. 그러면 뭐하니. 꾸미는 데 관심은 많은 주제에 꾸밀 줄 몰라서 촌스럽게 다니고. 에휴…… 아니, 근데 이놈의 계집애는 뭘 하기에 저녁때가 지나도 안 오는 거야?“
리타는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제미니 성격에 아마 후치와 계속 붙어 있으려고 할 테니까 계속 같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음…… 아마 어머니가 방금 말한 그대로지 않을까요?”
“또 후치구나.”
“낮에 광장에서 같이 드래곤 구경했으니까, 아마 별 일 없으면 지금도 후치랑 있을 거예요. 그리고 별 일은 당연히 없을 테고요.”
“하긴 후치가 별 일 벌일 만큼 담은 못 되지. 그래도 남자란 게 언제 늑대로 변할 줄 모르는 거야. 너는 제발 멀쩡한 남자 하나가 늑대가 돼서 잡아가 주면 좋겠다만.”
리타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마 늑대가 되지 전에 끝나지 않을까요?”
“그럴 땐 그냥 못이기는 척 해야 하는 거야. 남자가 늑대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용기를 내는지 내가 이야기 해줬잖니. 너희 아빠도 연애 때만 생각하면 내가 답답해서 얼마나 신호를 보냈는지 원.”
“에취. 크흡. 흠.”
때마침 들려오는 기침 소리에 두 모녀는 서로를 바라보고 킥킥거리며 웃었다. 아버지는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면서 ‘왜 이리 귀가 가려워’ 따위의 말을 했지만, 모녀는 잠시 웃은 후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괜찮은 사람 있으면 한 번 시도해 볼게요.”
“너야 제미니랑 다르게 얼굴이며 몸매며 빠지는 게 없으니, 가만히 있어도 남자들이 줄을 설 텐데. 왜 지난번에 보니 양조장 첫째랑 대장간 둘째 같은 애들이 쫓아다니는 거 같더니만.”
“터너랑 허슨은 그냥 친구지요. 그리고 생각해보니 늑대는 아니지만 오거가 되는 친구는 하나 있네요.”
리타의 말에 어머니는 바로 순박한 웃음을 짓는 샌슨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모습이 퍽 웃겨서 어머니의 입가는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여하튼 너도 이제 그만 아버지일 도와드리는 거 그만두고, 여자애답게 다니렴. 네가 저 양반 도와서 숲지기 일 하는 게 우리에겐 고맙고 기특하지만, 네가 도와주지 않아도 저 양반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단다.”
“일단 아버지 허리 나을 때 까진 어쩔 수 없잖아요.”
스마인타그 여사가 남편을 노려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저 양반은 뭐하다가 허리를 삐어서 귀한 딸내미 고생을 시키는 건지. 하는 것도 없는 양반이 다치는 일은 알아서 잘한단 말이야.”
자칭 애처가이자 타칭 공처가인 스마인타그씨는 아내의 바가지에 점잖게 자신만의 대응책을 펼쳤다. 사랑스러운 아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른다거나 화를 내는 건 필부나 하는 일이다. 자신의 잘못을 이르는 말에 발끈하는 것은 가장으로서 보일 모습도 아니다. 무릇 자신의 허물은 자신이 돌볼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니 내면에만 집중하자.
“어이구, 이젠 허리로 모자라서 귀까지 문제가 생겼수?”
무시하자. 무시하자. 무시하자.
아무것도 못 들은 척 파이프에 담뱃잎을 채워 넣으며 스마인타그씨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꼼짝없이 귀머거리 행세를 하는 남편을 보고 아내는 한숨을, 딸은 웃음을 지었다. 딸의 웃음을 본 어머니는 무엇인가 불만스러워졌다.
“저 양반 때문에 이렇게 예쁜 딸내미가 시집도 제대로 못 가게 생겼네. 너도 제대로 한 번 생각해보렴. 엄마는 네가 어찌되었든 이런 험한 일 대신 얌전한 일 하면서, 좋은 남자 만나 아들 딸 순풍순풍 낳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푸훗. 아, 네, 그럴게요.”
“웃기는 원.”
그녀는 싱겁다는 듯 웃으며 다시 한 번 큰 딸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얼굴은 두 말할 필요 없는 미인상이다. 이런 촌구석에서 있을 법한 얼굴도 아니거니와 그녀 생각에 도시에서도 웬만큼 예쁜 아가씨도 한 수 접어야 할 거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는 적당히 길고 가지런하게 빗어져 뒤로 한 번 묶고 있다. 다소 머리카락이 억세게 보이고 실재로 굵기도 하지만 그런 것도 탐스럽게 보이도록 만들어줄 뿐이다.
몸에는 검은 셔츠 위에 라이트레더를 걸치고 있었는데, 라이트레더라 하여도 그녀의 볼륨을 완전히 감출 수 없었다. 라이트레더 위로도 충분히 느껴지는 도담한 가슴 아래로, 가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얇은 허리가 위치했다. 군살 하는 없는 허리는 어느 여성이라도 부러움을 자아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골반은 허리가 더욱 강조해줘서 그런지 튼실하다. 튼실하다는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마을의 노인네들이 항상 애 잘 낳겠다며 추파를 던지는 엉덩이니 말해봐야 입만 아프지. 골반에서 이어지는 다리는 다른 인종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길쭉하게 뻗어있다. 북방의 헤게모니아 쪽 여성들이 다리가 길다는데, 딸은 거기서도 본인보다 긴 다리를 찾기 어려울 게 확실하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은 키가 꽤 크다는 점이다. 어지간한 남자보다 큰 키는 완벽하게 까지 보이는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너무 돋보여서 그 어지간한 남자들이 압도당한다는 게 문제지.
“그럼 이만 나갔다올게요.”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딸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남편과 주변 남자들의 어리석음에 한숨쉬고, 그녀는 딸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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