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근길 천원짜리 김밥 2010.11.14 PM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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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의 천원짜리 김밥




출근 시간이 빠듯한 바쁜 직장인에게는
천원김밥이 더없이 든든한 아침식사입니다.
저도 매일 역 앞 분식집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그 분식집에 경쟁자가 생겼습니다.
역 계단 앞에 작은 좌판을 벌이고
김밥을 파는 아주머니가 등장한 것입니다.

김밥을 담아 다니는 아이스박스도 초라하고,
못지않게 행색도 초라하고,
더구나 소아마비라도 앓으셨는지
다리를 저는 아주머니였습니다.

하루는 호기심으로 그 아주머니의 김밥을
아침으로 먹었는데 저 같이 맛에 둔한 사람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맛이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단골손님도 조금 생긴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의 출근길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아주머니 김밥을 사려는데
좌판만 있고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둘러보니 계단 구석에서 분식집 사장과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분식집에서 빤히 보이는 장소에서 그런 장사를
하고 있었으니 그 사장도 그만하면
오래 참은 셈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건장한 사장이 몸도 성치 않은 아주머니에게
완력이라도 쓸까 봐 조금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결국 아주머니의 좌판이 없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조금 씁쓸함을 느끼며 다시 분식집에서
김밥을 사던 도중 그만 크게 웃고 말았습니다.
글쎄 그 아주머니가 앞치마를 두르고
그 분식집에서 김밥을 말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이 일이 감동적인 미담인지,
아니면 분식집 사장의 비즈니스 전략인지
아직도 헷갈리고 있습니다.



- 스티유한규 (새벽편지 가족) -




댓글 : 14 개
요즘 천원짜리 김밥이 있나?

강남역 근처에도 1800원인가 2000원에 팔더만...길에서...
사장님이 멀리 보셨구만 ㅋㅋㅋ
감동적임 ㅠㅜ
전격 스카웃;
훈훈한 미담ㅠㅠ
매우 잘 한거지요. 좌판 아주머니는 생계를 위해 장사를 시작했는데 불안한 수입과 차가운 바닥,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시선등.. 여러 가지 악재가 많았을테니까요. 김밥집에서 일한다는 건 고정된 월급과 4대보험 처리가 가능할것이기에.. 아무래도 훨씬 낫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아주머니는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데....
1500원이던데 요새는.
좌판이 아마도 더 벌텐데
분식집 사장님이 협상을 잘하셨나보네요
뭐 김밥맛이 좋아지면 그거만으로도 분식집은 수입이 늘테니
사장님이 진짜 멀리보신듯싶네요 ㅎㅎ 저런분요즘엔 흔치가 않던데 말이죠 ㅎㅎ;; 훈훈해져갑니다~
와우~ ㅋㅋ
훈훈하네요 ㅎㅎ
근데 요즘김밥은 1500원 ㅠㅠ 뭐 추가로 넣은건 2500원까지..
시장가면 내용물 푸짐하게 옛가격으로 먹을수있긴 하지만요 =ㅁ=
저희 동네 김밥천하 였나 아직 원조김밥은 천원이에요.
맛도 좋음 ㅋㄷ
훈훈한 사연.. 근데 BGM이 좋네요. 어디 삽입된 시그널 곡 같은데 어시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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