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져온 괴담] 한 여름밤의 이야기 - 7 -2010.06.20 PM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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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지만서도 밤의 병원은 기분 나쁘다.

아까 전까지『그 여자』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런가 ? 라고 생각하며 걷고 있는데............

응 ?

복도 끝에 누군가가 있다.

저건...........

청소부 아주머니..?

아니다,『중년 여자』......인가...........?

『중년 여자』로 보이는 여자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

틀림없다 !

『중년 여자』다 !

입구 쪽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

나는 조용히 몸을 숨기고,『중년 여자』의 행동을 보았다.

다행히도 나를 눈치채지 못한 듯,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허리를 숙이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나는 잠시동안 눈을 집중 시키고 그 모습을 관찰했다.

큰 봉투를 뒤적거리면서... 무언가를 나누고 있다 ?

『중년 여자』는 이곳은 신경도 쓰지 않고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



혹시 병원에서 걷은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는 건가 ?

(우리 동네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규칙으로 하고 있다)

그 때, 뒤에서

『아직도 있었니 ? 장난 하는 거 아니니까 정도껏 해라 !』

라며, 아까 쥰을 끌고 갔던 간호사가.

나는 깜짝 놀래서,

『아, 이제 돌아갈게요 ! 안녕히 계세요』

라고 말하고, 입구 쪽으로 눈을 돌리니 『중년 여자』가 나를 눈치채고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간호사는 이미 다시 순찰을 돌기 위해 어디론가 사라졌고...

어떻게 해야하지 ?

도망가야하나 ?

조금 전의 간호사를 찾아서 도와달라고 해야하나 ?

내 머리 속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고,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내가『중년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자,

『중년 여자』는 나에게서 눈을 떼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쓰레기를 다시 나누기 시작했다.

『응 ?』

나는 주저했다. 예상 외의 행동에...

내 머리속에는,

『덮쳐온다』

『나를 계속 쳐다본다』

『나를 보고 미소 짓는다』

라는, 저 사람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행동을 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동안 서서『중년 여자』를 보았지만, 쓰레기 분리만 하고 있고 나는 신경 쓰고 있지도 않는 것 같았다.

『작전인가 ?』

라고 의심했지만, 내 머리 속은 또 하나의 사고를 떠올렸다.

【중년 여자≠청소부 아주머니】?

역시 닮기만 했지, 다른 사람인가...........?!

나와 쥰이 너무 의심하고 있었나 ?!

역시『중년 여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인가 ?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저 여자』는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

나는 마음을 다 잡고 입구로 걷기 시작했다.

『저 여자』의 근처로.......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지만 상대방은 이 곳을 볼 생각도 않는다.

그래도 나는『저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않고 걸었다.

눈 깜짝할 새에 아무 일도 없이 나는『저 여자』의 등 뒤까지 걸어왔다.

여자는 열심히 쓰레기 분리를 하고 있다.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대량의 쓰레기를 분리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나는『역시 다른 사람인가...』

라고 생각을 했는데『그 여자』가 갑자기 나를 보더니,

『많이 컸네 ~』

라며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머릿 속이 하얘졌다.

【많이 컸네 ?】

저 사람은 내 과거를 알고 있다 ??

저 사람은 누구 ?

저 사람이『중년 여자』?

저 사람, 역시......

『중년 여자』였다 !!

그 여자는 작업을 멈추고 고무장갑을 벗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그 표정은 웃고 있었다.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거지 ??

분명히, 지금 나는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겠지...

여자는 내 눈 앞에까지 걸어와서는

『몰라보게 컸네... 몇 살이야 ? 고등학생인가 ?』

라고 묻기 시작했다.

나는『그 여자』의 발언에 대한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뭐야 ?

날 모자란 취급 하는 건가 ?

공포에 질린 날 바보 취급하는 건가 ?

뭐지 ?

내 반응을 즐기는 건가 ?

내가 계속 묵묵히 듣고만 있자

『친구도 많이 컸네.... 쥰군... 안타깝게도 다쳐서는.... 너도 조심해야 돼 !』

라고 말했다.

이젠 의미를 완전히 모르겠다.

몇 년 전, 우리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 지 벌써 잊어버린건가 ?

우리들한테『공포의 트라우마』를 심어준 장본인이 말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여자』는 계속해서 웃으며

『또 한 명 더 있었지.... 그 애는 건강하니 ? 까만 애 있었잖아』

!!

진의 얘기다 !

뭐야 이 녀석은 !

마치 오랜만에 만난 예전 친구 같이...

정상이 아니야.......

일부러 저러는 건가 ?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가 ?

나는『중년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 하고, 여자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였다.

【이 여자, 뭘 생각하고 있는 지 알고 있는 건가 ?】

『그 때는 미안했어... 용서해줄래 ?』

라고 중년 여자는 나에게 다가오며 말을 했다.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몰랐고,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원래 같았으면... 좀 더 빨리 사과 했어야 하는 건데......』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이 여자, 진심으로 사죄하는 건가.......?

아니면 무언가 꾸미고 있는 건가 ?

『중년 여자』는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3명한테 제대로 사과할 생각이었어...... 정말이야.....』

라고 말하면서 계속 다가온다 !

이젠 숨이 느껴질만한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하지만『그 때』와는 달리, 내 키가 20센치 정도 컸으니 체격적으로도 내가 이기고 있다.

그래서 나는『중년 여자』가 내 손가락이라도 건드리면 두들겨 패야지 !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중년 여자』는 나를 올려다 보는 식으로 내 눈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눈에서는『원망』, 『배신』, 『분노』가 느껴지지 않는다.

똑바로 내 눈만 보고 있다.

『그 때는 내가 어떻게 되서 나쁜 짓을 했지....』

라고『중년 여자』는 계속해서 사죄를 했다.

나는 그 곳의『긴장감』에 참지 못하고 그 곳을 뛰쳐 나왔다.

달리는 도중에도『만약에 쫒아 오면.......』이라는 생각에 뒤를 돌아봤지만『중년 여자』의 모습은 없었고,

내 모습은 어떻게 보면 맥이 빠져 있었다.


뛰던 걸 멈추고 서서 생각했다.

아까 그 말은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는 건가 ?

나는 중년 여자를 믿을 수가 없었다.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뭐,『그 사건』이 있었으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나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조금 전 병원 입구 쪽으로 돌아가 봤다.

그 곳에는 다시 고무장갑을 끼고 대량의 쓰레기를 분별하는『중년 여자』가 있었다.

저 녀석, 진짜로 뉘우친건가 ?

필사적으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니 예전의『중년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일단 그 날은 그렇게 집에 돌아갔다.

나는 내 방 침대에 누워서 다시 생각했다.

인간이 그 정도로 변할 수 있는 건가......?

옛날에는 귀신 같은 모습으로 해피와 터치를 죽이고,

나를, 진을, 쥰을 쫒아와서 방화까지 저지르려던 녀석이.......

미안하다면서 마음 속으로 사죄할 수 있는 건가........

아냐, 어쩌면【그 사건】을 계기로 내가 변해버린건가.......?

남을 의심하고 타인을 못 믿는『차가운 사람』이 되어버린건가......?

『중년 여자』의 사죄를 믿으면【그 사건】에 대한 정신적인 속박에서 해방되는 건가......?

다시 한 번『중년 여자』를 만나서 직접 얘기해 볼 일이다.......

나는『중년 여자』를 다시 한 번 만나는 일, 그리고 이번에는 도망가지 않기 ! 로 결심하고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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