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져온 괴담] 캉, 캉2010.06.21 PM 02:54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초등학생인 나는 언니, 여동생, 엄마과 함께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언제나 밤이 되면 다다미가 깔린 방으로 온가족이 모여서 베개를 놓고 잠을 잤다.

하루는 엄마가 건강이 안좋아서 대신 내가 불을 끄게 되었다.욕실과 거실의 불을 끄고, TV도 끄고, 다다미 방으로 가서 엄마에게 불 다 껐다고 말씀드리고 나서나도 이불로 기어들어갔다.

곁의 여동생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잠자리에 든 시각이 평소보다 훨씬 빨라서 나는 한동안 잠들지 못하고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조용해진 방에서 갑자기「캉, 캉」하는 이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이불에서 벌떡 일어나 어두운 방을 둘러 보았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캉, 캉」


조그맣게 방금 전같은 소리가 다시 들렸다. 아무래도 거실에서 들린 것 같았다.

옆에 있던 언니가 「지금 들었어?」하고 물었다. 환청 같은 건 아니었다.

한번 더 방안을 둘러보았지만 여동생과 엄마가 자고 있을 뿐, 방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했다···확실히 금속성 소리가 상당히 가까이에서 들렸다.

언니도 방금 전 소리가 신경쓰였는지 「거실에 가보자」라고 했다.

나는 언니와 함께 침실에서 나와서 깜깜한 거실로 갔다.

그리고 싱크대쪽부터 살그머니 거실을 살펴보았다.

거기서 우리들은 봐 버렸다.

거실 가운데에 놓인 테이블. 언제나 우리들이 식사를 하거나 즐겁게 노는 곳.

그 테이블 위에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이쪽으로 등을 돌리고 있어서 얼굴까지는 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허리까지 내려온 길다란 머리카락, 호리호리한 체격,

입고 있는 하얀 유카타로 미뤄보아 여자인 것은 알 수 있었다.

나는 오싹해져서 언니를 쳐다 보았다.

언니는 내 시선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 여자만 주시하고 있었다.

그 여자는 깜깜한 거실안에서 등을 똑바로 편 채 테이블 위에서 정좌를 하듯이 앉아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무서운 나머지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

소리를 내선 안돼, 만약 소리를 내면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그 여자는 전혀 뒤돌아 보는 기색도 없고 단지 바로 앉은 채 우리들에게 그 하얀 등을 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우와─────!!」하고 크게 소리지르면서 침실로 뛰어들었다.

엄마를 흔들어 깨우며「거실에 사람이 있어!」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왜 그래, 이런 한밤중에」그런 엄마를 이끌고 거실로 데려갔다.

거실 불을 밝히니 언니가 테이블의 옆에 서있었다.

방금 전의 여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테이블 위를 다시 한번 제대로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거기 있던 언니의 눈이 멍해져 있었다.

지금도 분명히 그 때 언니의 표정을 기억하고 있다.

나와는 달리 언니는 뭔가 무서워하고 있는 모습은 조금도 없고 테이블 위만 가만히 보고 있었다.

엄마가 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 보았는데「저기 여자가 있었어」라고만 말했다.

어머니는 의아한 듯한 얼굴을 하며 테이블을 보다가 「빨리 자」라고 해서 셋이서 침실로 돌아왔다.

나는 이불 속에서 생각했다.

그것을 보고 소리치고 침실에 가서 엄마를 깨워 거실로 데려 온 잠시 동안 언니는 거실에서 쭉 그것을 보고 있었을까?

언니의 모습은 정상이 아니었다. 뭔가 무서운 것을 본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언니에게 물어 봤다.

「언니, 어제의 일 말인데···」

그렇게 물어도 언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래를 보며 침묵할 뿐. 나는 끈질기게 질문했다.

그러자 언니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네가 큰 소리를 내는 바람에···」

그 이후로 언니는 나에게 차가워졌다.

이야기를 하면 언제나 밝게 대해 주었는데 무시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 때의 사건을 다시 입에 올리는 일은 없었다.

그 때 내가 큰 소리로 내서 그 여자는 아마도 언니쪽을 돌아 보았을 것이다.

언니는 그 여자와 시선이 마주쳐 버렸다.

틀림없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무서운 것을 봐 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그것도 잊혀졌다.

중학교에 올라가 수험생이 된 나는 매일 내방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언니는 현외의 고등학교로 진학해서 기숙사에서 생활했고 집에 돌아오는 일은 드물었다.

어느 날 밤에 늦게까지 책상앞에 앉아 있는데 문쪽에서 노크와는 다른 뭔가의 소리가 들렸다.

「캉, 캉」

상당히 희미한 소리다.

금속성의 소리.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낸 나는 전신에 식은 땀이 쫙 흘렀다.

바로 그것이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감기에 걸려서 내가 대신하고 불을 껐을 때의···

「캉, 캉」

또 들렸다. 문의 저 편에서 들려오는 완전한 금속성의 소리.

나는 마침내 무서워져서 여동생 방의 벽을 두드리며 「어서 일어나!」하고 외쳤다.

하지만 여동생은 이미 잠들어버렸는지 아무 반응도 없다.

엄마는 요새 계속 일찍 잠자리에 들고 있다.

그렇다면 집안에서 이 소리를 깨닫고 있는 것은 나 혼자뿐···.

혼자만 남겨진 듯한 기분이 되었다.

그리고 한번 더 그 소리가.「캉, 캉」

나는 마침내 그 소리가 어디서 울리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가만히 방문을 열었다.

깜깜한 짧은 복도의 저쪽 편에 있는 거실.거기는 커튼에서 새어드는 창백한 빛으로 어렴풋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거실 싱크대쪽을 바라 보니 테이블 위에 그 여자가 있었다.

어릴 적 언니와 함께 본 기억이 급격히 되살아났다.

그 때와 같은 모습으로 여자는 하얀 옷을 입고 등을 팍 세운 채테이블 위에 제대로 앉아서 뒷모습만 내게 보이고 있었다.

「캉, 캉」

이번에는 분명히 그 여자에게서 들렸다.

그 때 나는 소리를 내 버렸다.뭐라고 말했는가는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다시 또 소리를 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여자는 나를 되돌아 보았다.

여자의 얼굴과 마주한 순간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 여자의 두 눈에는 정확히 눈 안에 딱 들어가는 크기의 쇠못이 박혀 있었다.

잘 보면 양손에는 둔기같은 것을 들고 있다. 그리고 입으로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도···당신 가족도 끝이군요. 후후후」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내방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나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나서 엄마에게거실에서 자고 있던 나를 방까지 옮겨 주었는지 물어 보았지만 그런 일 없었다고 했다.

여동생에게 물어도 똑같았고「어차피 푹 잠들어 있었으니까」하며 깔깔 웃었다.

내가 방의 벽을 두드렸을 때 여동생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럴리 없다.

나는 확실히 거실에서 그것을 보고 거기서 의식을 잃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거실에서 넘어져있는 나를 발견하고 침대로 옮겼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그렇지만 재차 생각해 내려고 해도 머릿속이 흐리멍텅해져 버렸다.

단 마지막 그 무서운 표정과 씨익 웃던 입으로부터 나온 말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나와 가족이 끝이라고 하던.

이변은 그 날 집에서 일어났다.

내가 저녁 무렵 학교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었을 때였다.

평상시라면 거실에 엄마가 있고 싱크대쪽에서 저녁 식사를 만들고 있을 것인데거실은 깜깜했다.

불이 꺼져 있었다.

「엄마, 어디 있어─?」

나는 현관에 서서 그렇게 말했지만 집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하고 전혀 인기척이 없었다.

열쇠는 열려 있는데···깜빡 잊고 쇼핑이라도 나간 걸까.

태평한 엄마라서 이따금 그런 일도 있었다.

이런이런하고 생각하며 구두를 벗고 집으로 들어가려고 한 그 순간.

「캉, 캉」

거실쪽에서 뭔가 소리가 났다.

나는 온몸의 피라고 하는 피가 단번에 얼어붙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몇년 전, 그리고 어제 들었던 바로 그 소리.안돼. 더 이상 여기에 있으면 안돼.공포를 느끼는 본능이 이성을 싹 지웠다.

문을 난폭하게 열고 무의식적으로 아파트 계단을 달려 내려갔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엄마는 어디 있는 거야? 여동생은?

가족을 생각하며 방금 전의 소리를 어떻게든 잊으려고 했다.

더 이상 그것을 생각하고 있으면 미쳐버릴지도 몰랐다.

완전히 어두워진 골목을 달리고 달린 결과 나는 가까운 슈퍼에 와 있었다.

「엄마, 틀림없이 쇼핑중일 거야」혼자서 중얼거리고 가빠진 숨을 고르며 안으로 들어갔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가게안에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나와 비슷한 정도의 중학생과 저녁식사 재료를 준비하러 온 듯한 주부가 있었다.

그런 일상적인 광경을 보고 약간 기분이 안정되어서 나는 방금전 집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했다.

깜깜한 거실, 열려 있던 열쇠, 그리고 그 금속음.집안에는 아무도 없었을 테지.

그것 이외에는.

내가 현관앞에서 엄마를 불렀을 때 집의 이상한 적막. 그 상태를 봐선 사람이 있었을 리가 없다···.

그렇지만 만약 있었다면? 나는 현관까지만 들어갔기 때문에 제대로 안을 보지 않았다.

단지 불만 꺼진 것일 수도 있어.

어쩌면 엄마는 어딘가 방에서 자고 있고 내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 뿐일지도 몰라.

어떻게든 확인하고 싶어.그렇게 생각한 나는 집에 전화를 걸어 보기로 했다.

슈퍼 구석에 있는 공중 전화.동전을 넣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신중하게 번호를 눌렀다.

수화기를 들고있는 손의 흔들림이 멈추지 않는다.

1회, 2회, 3회····신호음이 머리속까지 울린다.

「딸깍」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숨을 삼켰다. 견디기 힘든 순간.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그 목소리는 엄마였다.

그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 나는 조금 안심했다···

하지만 이 때 한순간이라도 안심해버린 나는 어리석었다.

「여보세요, 엄마?」

「어머 어찌 된 거야. 오늘은 꽤 늦었잖니. 무슨 일 있어?」

내손은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손만이 아니다.

다리도 부들부들 떨려서 서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너무 이상하다. 아무리 냉정함을 잃고 있던 나라도 이것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째서···엄마···」

「응? 어째서라니 뭐가···지금 괜찮아? 정말 어찌 된 거야?」

엄마가, 지금, 이렇게 전화를 받을 리가 없다.우리집에는 거실에만 전화가 있었다.

방금 전 거실에 있던 것은 엄마가 아니고 그 괴물이었는데.

그런데 어찌 된 건지 이 사람은 태연하게 전화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오늘은 꽤 늦었잖니 라고. 마치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집에 있던 것 같은 말투.

나는 전화 저 편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인물의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바싹 마른 입으로 어떻게든 쥐어 짜 낸 말이 이것이었다.

「당신은 누구야?」

「응? 누구라니···」

조금 사이를 두고 대답이 들려왔다.




「당신의 엄마야. 후후후」
댓글 : 5 개
이야기가 긴데; 끝은 앞얘기랑 별로 상관이 없네요 ㅎㅎ;;;
언니는 어떻게 된거?;
  • HBH
  • 2010/06/21 PM 03:17
??;; 뭔 말이지;;
전에 봤을때도 느꼈지만... 좀 헷갈리는 괴담...
언니는 기숙사에서 따로 나가 살고있고...그냥 가족 다 죽었다는 거네요.
앞뒤얘기가 매끄럽지 않아서..
ㅡ_ㅡ???
이해가 안가네요...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