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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져온 괴담
] 껌 ~ 14 ~
2010.06.22 PM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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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L : //mypi.ruliweb.com/m/mypi.htm?nid=1084161&num=896
“그래서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나요?”
“당연히 사람들에게 원망을 샀지. 오죽했으면 그를 죽이기 위해 사람들이 결사대까지 만들 정도였네.”
“용케 죽지는 않은 모양이죠? 버젓이 가게도 차렸으니.”
“그는 영악한 사람이었네.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소문이 돌자 그는 재빨리 잠적을 해 버렸다네. 하나 뿐인 어린 딸을 데리고 말이야.”
“그렇다면...”
“그래, 그 잠적한 곳이 자네가 갔다던 그 곳일 걸세. 사람의 발길이 없는 외진 곳. 그 곳에 있는 낡은 기와집 말일세.”
나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이야기를 듣느라, 남은 닭갈비가 점점 식어가는 줄도 잊는다.
그만큼 나는 이 이야기에 푹 빠져있다.
“하지만 아예 못 찾을만한 곳은 아니던데요. 약도를 보긴 했지만 저도 어렵지 않게 찾아갔으니까요.”
사장이 고기 하나를 입에 넣는다.
“맞네. 시간은 걸렸지만 여기저기서 그를 찾았다는 소문이 들려왔었지.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가 이제야 죽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해.”
“그런데 왜 죽지 않은 거죠?”
“그건, 마을에 갑자기 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네.”
......
......
그렇게 늦은 시각도 아닌데 주의가 온통 컴컴했다.
익숙하지 않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탓이다.
가뜩이나 낯 선 곳에서 시야까지 좁아지니 그다지 심기가 좋지 않았다.
물론 심기가 불편한 데는 거래처 사장의 거북한 이야기도 한 몫 했지만 말이다.
이왕이면 오늘 서울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야 할 두 가지 일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첫 번째는 지사에 들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제 한 개 밖에 안 남은 껌을 충원하는 것이다.
우선 지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주임이 껌을 잔뜩 얻어놨으면 좋겠다.
웬만하면 그 기와집에는 가고 싶지 않으니까.
방금 입에 넣은 껌에서 넘치도록 단물이 흘러나온다.
......
......
낡은 건물.
우리 지사의 건물이었다.
아까 전에 봤던 거래처 건물이 워낙 새건물이라 그런지,
유난히 낡고 허름해 보인다.
“사장은 돈 벌어서 어디다가 쓰는지 모르겠네.”
혼자 말로 중얼 거렸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7시 30분.
서울에서 출장 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퇴근 했을 시간이다.
고개를 올려 보니,
역시나 4층만 불이 켜져 있고 나머지는 꺼져 있다.
야식으로 산 보쌈과 족발의 양이 많지 않았는데 다행이었다.
손에 쥔 봉지를 열어 젓가락 개수는 충분한지 다시 한 번 세어 보았다.
열한 개.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끼이익
문을 열었다.
온통 컴컴하다.
1층 현관 정도는 불을 켜 놓는 게 좋을 텐데 말이다.
불 키는 곳이 어딘가에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하며 현관문 근처를 더듬기 시작했다.
하지만 손에 닿는 것은 울퉁불퉁한 벽면뿐이었다.
그냥 핸드폰에서 나오는 빛을 이용하기로 했다.
-딸칵
핸드폰 액정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너무 컴컴한 탓이었는지 생각보다 많이 밝게 느껴졌다.
벽면을 비춰 1층의 전등 스위치를 찾을 생각이었는데,
그냥 이것만으로도 4층까지는 그럭저럭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발 앞으로 핸드폰을 비추고 천천히 걸음을 움직였다.
발에 툭툭하고 살짝 걸리는 것들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었다.
현관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 끝에 계단이 있었는데,
나는 오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두운 가운데 보폭을 좁게 움직이니 꽤나 길게 느껴지는 거리였다.
혹시라도 넘어지진 않을까 한 손으로는 벽면을 짚어가며 걸었다.
그렇게 한 발, 두 발...
-뚜벅, 뚜벅
얼마나 걸었을까.
정적 속에서 발걸음 소리만이 도드라지고 있다.
그러던 중,
-물컹
벽면을 짚은 손에 뭔가 이질적인 게 만져졌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웠지만, 뜨끈하고 끈적거리는 느낌이 났다.
뜨거운 설탕물에 담가 놓은 찰흙 같다고 할까?
핸드폰을 그 쪽으로 비춰보았다.
밀가루 반죽 같은 둥그런 흰 덩어리가 보인다.
찰흙은 아닌 것 같았다.
그보다는,
껌에 더 가까워 보였다.
댓글 : 1 개
수덕쿠
2010/06/22 PM 05:49
껌으로;;세계를 정복할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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