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져온 괴담] 제 말 좀 들어 보십시오 ~ 4 ~2010.06.24 PM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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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이 밝았다.

새벽부터 일어나 문서를 뒤지던 기원이 영민을 깨웠다.


"영민아, 일어나봐 물어볼게 있어..."


"아.... 으.. 뭔데?"


영민이 실눈을 떴다.


"공식적으로 50년 동안 한달에 한명씩 죽었어... 맞지?"


"그래..."


살짝 뜬 실눈마저 감아버리는 영민이었다.


"근데 최근 한달 내에 15명이 죽었어..그것도 한 지역에서..맞지?"


"그래..."


"그래서 상부에서 지원을 해준 것이고.... 맞지?"


"그래...."


영민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나에게 한가지 방법이 있어..."


"그래.... 응? 뭐..뭐라고?"


영민이 벌떡 일어났다.


"붉은 사쿠라는 정부에게도 중요한 인물이야...."


"그렇지... 근데 그건 왜?"


"내가 생각한 방법은 정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


"뭔데.. 말해봐.."


영민의 입이 바짝 타올랐다.



"내가 생각한 방법은 바로........................."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양복 차림의 사내가 수사실을 방문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권상호 입니다..."


"오셨군요..."


서류를 보던 기원이 반색했다.


"요청하신 내용에 대해 각하께서 협조하라고 하셨습니다."


사내는 무뚝뚝하게 말하며 봉투를 내밀었다.


"요구하신 자금입니다.... 단 저희는 모르는 돈이죠.."


말을 마친 사내가 수사실을 빠져나갔다.


"와... 진짜로 반응이 왔네... 이거 대박인걸!!"


영민이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헛... 자금이라면 일전에 얘기하신 그거 말입니까?"


최경장과 조순경의 표정에도 놀람이 나타났다.


"그래... 자금을 얻었으니.. 이제 사람을 모아야지..."


기원이 봉투를 열자 수표 열장이 나왔다.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잠..잠깐 이게 얼마야?"


"억...억이 열개면 십..십억?"


수표를 보던 영민이 입을 딱 벌렸다.


"만져나 보자..."


"저두요..."


나머지 두 사람이 달려들자 기원이 수표를 집어 넣었다.


"내 예상으론 이것도 빠듯합니다..... "


"쩝.."


최경장이 입맛을 다시자 영민이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뭘 하지?"


기원이 미소를 지었다.



"뭘하긴... 광고해야지.."



5대 메이저 일간지....각종 스포츠 신문사... 전문 광고지까지...

그 날 하루 수사실의 전화기는 잠시도 쉬지 않았다.




저명한 문학비평가이자 독설가인 윤성호씨는 그 날도 때늦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

밥을 먹으며 습관처럼 신문을 펼쳤다.


"이런 개쌍노무 새끼들.."


일면에는 집단 난투극을 벌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있었다.


"저것들 땜에 소화가 안돼요 소화가..."


다시 한장을 넘기자 자신이 쓴 칼럼이 눈에 들어왔다.


"흐..."


흐뭇하게 웃고는 다시 한장을 넘기려는 찰나... 아래쪽에 이상한 문구가 시선을 잡았다.


"이건 또 뭐야?"


윤성호는 신문을 들어 자세히 읽어 갔다.


- 화술의 달인을 구합니다-


모집인원 : 100 명


일당 : 삼백만원



평소에 자신이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시는 분!!!


또는 그런 말을 많이 들어보신 분!!!


평소에 자신이 논리적이라고 생각하신분!!!


또는 그런 말을 많이 들어보신 분!!!


위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아래번호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Tel : 02- 783-695X

H.P : 010-2550-912X




"삼백만원?"


광고를 읽은 윤성호의 표정에 의심의 빛이 나타났다.


"이거 사기 아냐? 삼백만원이 얘 이름인 줄 아나보지?"


윤성호의 입에선 예의 그 독설이 쏟아졌지만, 손은 이미 핸드폰 폴더를 열고 있었다.




수사팀이 광고를 넣은 다음 날 새벽부터 전화통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광고보고 전화 했어요, 근데 무슨 일인지 먼저 여쭤봐도 될까요?"


"여보세요? 네... 광고봤습니다.. 300만원 짜리 일이란게 뭐죠?"


"구인광고 낸 데 맞죠? 뭘 하면 됩니까? 당장 갈께요..."


20대 청년을 시작으로 무한 통화 러쉬가 시작되었다.


"네.. 일단 오십시오.. 여기 위치가 어디냐면..........."


처음에 의심을 보이는 사람도 거진 절반가량은 되었지만, 이곳의 위치를 듣고난 후엔 의심을 거두었다.


"아니 무슨 경찰서에서 돈이 남아 돕니까? 이거 엄청 위험한 일 아닙니까?"


"직접 오셔서 들어보시고 결정하셔도 됩니......"


"일단 경찰청에 직접 문의 해 보겠습니다. 문제 없을 시 방문하도록 하죠"


전화를 건 사람들의 말은 논리적이었고, 걔 중에는 극히 신중한 사람도 제법 되었다.

기원을 제외한 세명이 교대로 전화를 받을 동안 기원은 문서에 파묻혀 있었다.


"이상한데..."


기원이 의문의 빛을 띄우며, 중얼거렸다.


"이상하다니, 뭐가?"


영민이 지친 표정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99년도 7월 달에는 자살자가 없어..."


"뭐? 너 그거 벌써 다 본거야?"


"날짜만 대강 훑었지...뭐.."


"혹시 네가 빠트린 거 아냐?"


"그럴리는 없어.."


기원이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헛... 이 많은걸...."


그곳에는 기원이 날짜별로 차곡차곡 정리한 파일들이 있었다.

영민이 놀라워하자 기원이 싱긋 웃었다.


"두가지 중 하나야... 99년도 7월달에 붉은 사쿠라가 움직이지 않았거나...."


"그리고?"


"그리고 누군가 죽었지만 단순 자살자로 처리 된 경우..."


"두번째 아냐? 그녀는 50년 전부터 규칙적으로 활동했어. 잘못 처리 된게 아닐까?.."


기원이 고개를 저었다.


"아냐.. 가능성이 높은 건 첫번 째야..."


"어째서지?"


"붉은 사쿠라가 죽인 사람들을 봐... 한가지 걸리는 거 없어?"


"글쎄... 모르겠는데.."


"그들은 모두 정부에게 발견됐어... 모두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서 자살했고.."


"..........."


"일반적인 자살자들의 통계를 떠 올려봐... 그들은 몇 날 며칠을 방치 될 수도 있어,

또 일부는 가스폭발 같은 걸로 완전히 으깨질 때도 있고 말야.."


"아..."


"하지만 붉은 사쿠라가 접근한 인물은 모두 하루안에 발견이 되지.."


"그들은 얼굴을 상하게 하지 않아... 마치 미소를 보존해야 할 것 처럼..."


"그..그럼"


영민이 큰 단서나 잡은 것 처럼 흥분했다.


"붉은 사쿠라는 소기의 목적을 가지고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야.."


"메시지?"


"그래... 자신이 규칙적으로 죽이고 있다고 알려 주고 있는거지.."


"뭣 때문에?"


"난 모르지... 하지만 99년도 7월에 분명 뭔가가 일어났어."


기원이 눈을 가늘게 떴다.


"김경사님, 교대 좀 해줘요... 갑자기 신호가 오네.."


최경장이 배를 움켜쥐고 소리를 질렀다.


"알았어."


영민이 가버리자 다시 기원이 혼자 남았다.


"분명 뭔가 있었어, 목적을 거스를 만큼의 절실한 뭔가가..."


기원의 으르릉 거리듯 중얼거렸다. 그리곤 벌떡 드러누웠다.

한참을 천장을 보던 기원이 별안간 벌떡 일어났다.


"이봐 김경사, 일본에도 수사팀이 있다고 했지?"


우렁찬 소리에 영민이 어리둥절해졌다.


"그래... 일본은 우리 보다 훨씬 오래 됐지..."


"전화걸어서 물어봐.. 지금 당장!!"


"뭘?"


"1999년도 7월달에 자살자가 발견 됐는지 물어봐.."


"아... 알았어"


영민이 컴퓨터로 뭔가를 두드리는 사이 기원이 밖으로 나가 버렸다.


두시간 쯤 후에 기원이 돌아왔는데, 누군가를 대동한 채 였다.


"누구야?"


기원의 옆에는 40대의 평범한 사내가 서 있었는데, 아주 커다란 시계를 차고 있었다.


"내 히든카드..."


기원이 대답하자 영민이 실실 웃었다.


"일본에 알아보니 니말이 맞았어.. 거기도 99년도 7월달에만 조용했다더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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