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텍스트] 소개팅 그녀.TXT2014.07.09 PM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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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홍대의 22시.
친구와 만날 약속을 잡고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며 다른 친구와 카톡 중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는 웅성거림 사이를 비집고 한마디가 귀에 걸렸다.

"남자 외모 안 따지신댔죠 ?"

소리의 근원을 찾아 시선을 바삐 놀렸다.
왠지 데면데면해 보이는 남녀 한쌍이 내 옆으로 찬찬히 비껴가고 있었고
평범하다못해 상점들 간판사이로 스며 사라져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무의미해보이는,
그러니까 누가 더 아쉽다거나 덜 아쉽다고 할 수 없는 아우라 아닌 아우라를 뿜고 있었다.
뭐, 그래 탁 까놓고 외모는 둘 다 평균이하였다.

질문으로 짐작컨데 이제 막 소개팅을 한 모양새였다.
'내 외모가 잘나지 않은 건 알고 있고 너에게 나의 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싶어!!!!!!!!!!!'
라는 남자의 물음에 깔린 뻔한 전제를 짐작한 여자는
언짢다는 기미를 감추지 않은 채 오른쪽 눈썹을 들썩이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네"

짤막한 공백이었음에도 여자의 대답이 끝나길 오매불망 기다렸다는듯
약간의 지체도 없이 한껏 업텐션된 톤으로 남자의 맹공격이 들어왔다.

"그럼 외모 말고 뭐 보세요?!"

그러자 그녀 역시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듯 빙긋이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얼굴요"

Aㅏ.....................................당신도 외모로 따질 깜냥은 아녔어 ^_^...

뭔가 시무룩했던 둘의 분위기도, 남 보기엔 둘 다 똑같은데 콧대세우는 것도
어쩐지 폭소가 쏟아져나와 친구에게 카톡으로 타이핑 할 정신머리도 챙기지못하고
평소 잘 하지도않는 전화까지 걸어 '실시간 신남'을 리얼하게 전했다.

세상은 재밌어 :0
댓글 : 24 개
ㅎㅎㅎㅎ 그래도 그렇게 시작할때가 참 좋을때죠
시작이자 끝이면 으앙
한숨만 나오네요
하고 Hㅏ..
전 외모안봄 헤헤
헤헿헤헿
그러고보니 여친 처음 만났을때 외모에 대해 일절 이야기 하지 않았군요..
근데 자주 볼 수록 더 예쁘거나 잘생겨보이긴 하는 거 같아요.
솔까 외모란게..........특정상황에서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 있음.

예를 들어서 대학 시절, 댄스스포츠 할때....
얼굴이 뭔가 별로 같아 보이는 사람이라도 움직이는 곡선이 살아있으면
파트너로서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음...

반면 얼굴은 멀쩡한데, 몸이 삐걱대는걸 계속 보고 있으면 -_-;
상당히 못나보임...
첫 만남에 외모 들먹이는건 안좋죠ㅋㅋ
한바탕 웃었으면 이제 모두 거울을 봅시다.
  • c431
  • 2014/07/09 PM 04:32
글 잘 쓰시네요.
ㅋㅋㅋㅋㅋㅋ 진짜 시작이자 끝이네 ㅋㅋㅋㅋㅋㅋ
내가 평균엔 못미쳐도 그냥 저냥 살아갈 인물이란 생각인데 홍대를 가면 사람들이 왜이리 이쁘고 잘생겼는지..
회사가 합정이라 자주 지나가는데 .. 정말 홍대는ㅠㅠ 자존감 떨어지게 만들어줌...
저렇게 새로운 한 커플이 시작되었습니다...
..는 꿈이려나?
소개팅 자체가 부럽다 ㅠ_ㅠ
소개팅 막상 많이 할 때는 그저 그랫는데 할 수가 없으니 하고싶다!!
어째든 만난다는게 부럽네요.이젠 소개팅할나이도아니고--;
소개팅은 두려워요
사진과 다른 실물을 접했을때의 그 두려움이란 무서워
  • Stowa
  • 2014/07/09 PM 05:22
잼있네요 ㅋ 사귀다보면 얼굴이 전부가 아니란걸 알게 되죠
얼굴이 전부는 아니고 외모가 전부..(?)
저도 희망이 있는 건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훈훈하네요..
난 그마저도....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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