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각사각] [일기] 꽃비2015.04.13 AM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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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Amber - Love run)






녹음이 짙게 물들 즈음이면 혼자서 늘 찾았더랬다

금강이라는 이름의 식물원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을 굳이 찾는이는 드물었고
꼼꼼히 관리되지않은 덕에 인위적인 가꿈과는 거리가 멀었다
적당히 닳은 벤치와 닦여지지않은 산책로,
산중에 삼켜진 듯한 울창한 나무숲

초등학생 무렵 사생대회로 그곳을 처음 찾았다
너르고 웅숭깊었던 못은 시야가 넓어지는 탓에
내가 한 해씩 클 때마다 한 해씩 작아지곤 했다
못 곁에 앉은 정각에 누우면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갈라졌다
낡은 정각만큼 오래된 아버지의 필름카메라를 꺼내들고 새필름을 넣을 때면
모든 피사체가 설렘이 되어 나풀거리다 두 눈에 안겼다

밖으로 나서면 지나는 차마저 드문 넓고 조용한 찻길 양가로 벚꽃길이 나립한 끝에
새하이얀 육교 하나가 구름 위로 떠오른 듯했다

녹음이 짙게 물들 즈음이면 꽃길을 늘 걸었더랬다
쏟아지는 꽃비에 머리가 흠뻑 젖을 것 같았더랬다












댓글 : 3 개
(^ _^)b
엠버 보컬로 뽑혔었단 얘기도 들엇던거 같은데...

괜찮네요.
금강 식물원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나저나 이참에 글작가로 데뷔를 하심이.
잘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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