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XT창고] 논란2015.11.06 AM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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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Ze의 가사 내용으로 여기저기 얘기가 많다
아주 간단히 축약하자면 표현의 자유 vs 도를 넘은 소아성애라는 의견이 양립한다
후자의 의견에 많은 사람들이 무게감을 싣고 있고 그래서인지 며칠 내내 구설이 식을 줄 모른다

전자에 손을 드는 사람 대부분은 그런 사람이니 그리 해석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진을 조금이라도 찍어 본, 혹은 글을 조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곳곳에 놓여진 오브제와 비유가 허투루 폼만 잡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 소아성애적 뉘앙스를 감히 NO라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유의 제제는 밍기뉴와 제제의 어떤 연대적 관계 형성보다
성적 매커니즘을 불러일으키는 상징과 비유가 난무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실제 어른의 성관계를 묘사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어오던
호기심을 살짝 건드려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냈을 뿐
나에게는 그 이상의 가학적 변태상을 심어주진 못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에 좀 더 손을 얹고 싶은 것이
영화 로리타가 그래왔고, 레옹이 그래왔듯 로리타(혹은 쇼타)는 문화예술적 관점에서 수없이 그려져왔다
당시에는 어떤 도덕적 비난을 들었을지 모르나 현재는 소아성애 변태적기질의 발로보다는
상업적 예술에 한 단계 앞선 실로 예술 그 자체로 논해지는 거 보면 아이러니한 거다

남녀의 성별을 바꿨으면 과연 지금처럼 의견이 분분히 나뉘었을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글쎄, 실제로 백설공주는 여러 매체를 통해 충분히 성적 노리개로 삼아지고 있지않았던가
각종 출판물과 영상물에서 백설공주는 이미 일곱 광부에게 몸을 바치고 숙식을 해결하는,
흔히 '성노예'라고 불리어지는 존재로 그려진 전례가 많으며
1 대 다수의 혼음을 빙자한 섹슈얼리즘의 대명사처럼 떠오르곤 한다
그런 백설공주는 미성년자가 아니었나하는 말이다
5살 유아와 청소년이 같느냐고 얘기를 꺼낸다면 그건 정말 말꼬리잡기에 지나지않는다
차이라면 그나마 백설공주는 2차 성징이 나타날 즈음이라는 정도의 차이일까
도덕적 관점에서 성적 대상으로 삼을 게 아니라는 건
5세의 제제든 12세의 마틸다든 16세 가량의 백설공주든 미성년자임에 똑같다

아무리 2차 창작자로서의 재해석이라고 하나 원작자의 의미를 상실한 해석이 무어 의미가 있으며
더군다나 자전적 소설임을 알면 그리 해석할 수 없다고 하는데, 결론적으로 제제는 가상의 인물이다
자전적이라 함은 말 그대로 자전'적'이라는 것이고 또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에세이와는 성격이 다르다
'적(的)'이라는 단어는 그런 성질을 내포하는 것이지 등호로 표현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그를 이유로 원작자든 수용자든 또 다른 수용자의 해석을 방해할 근거 역시 없다

아이유의 섹시하다는 표현 역시 언어의 유연성을 무시한 채
곧이 곧대로 직역해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문화권에서 유아에게 섹시하다는 표현을 하면 성범죄라고 하는데
이미 우리 나라에서 얘기하는 섹시하다는 표현과 그쪽 문화권에서 쓰는 섹시하다는 표현의 무게감은 엄연히 다르다
괜히 뇌섹남이니 요섹남이니하는 게 아니듯이 섹시하다는 표현은 우리 사회에서 꽤 중론적이지않나
맹랑함에 드는 반감, 그렇기에 생기는 이면의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이 관점이라면
나는 주저없이 그 역시 섹시함이라고 칭할 것이다

어쩌면 꽤나 어린시절부터 전세계적 추천도서로 각광받았던지라
감히 손댈 수 없는 불가침영역의 범주 안에 들어버린 건 아닌지 싶기도 하다

당연히도 내가 이해는 하지만 소아성애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듯
논란의 중심에 선 아이유 역시 소아성애를 옹호한다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한 바운더리 안,
예를 들면 영화 로리타와 레옹처럼 감히 꿈꾸거나 입에 담기 어려운 그래서 더 문제시 되는
아슬아슬한 경계의 발칙한 묘사 그 언저리에 지나지않는다 생각한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이고
아주 반대의 입장에 서서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얘기도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가사라는 것도 너르게보면 문학의 한 장르인지라 해석의 관점은 누구에게나 자유로운 법이다
얄미운 그 상상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는 개인마다 다르고 허들이 높든 낮든 무엇이 옳고 그른 건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글을 쓰는 이유는 그냥 잠이 안 와서.
댓글 : 7 개
보고 듣기 '불편한' 느낌은 있긴 한데,
과도하게 '확대해석' 하는 느낌도 있고...

수정, 삭제가 없는 원작과 후속작들부터 좀 읽어 봐야 할 것만 같네요.
원래 잠이 안오면 이렇게 훌륭한 글이 나오죠.

아인슈타인도 분명히 불면증이었을꺼야
상업지나 BL물도 있는 마당에 그정도 재해석도 용납 못하는 게 좀 어이가 없는 논란이었네요.
뭐 딱히 문제 될건가 싶더라구요.
이번 제제 사건의 문제는, 단순히 '소아성애적 코드'에 국한된 것 만이 아니라는게 문제 인 것 같습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자전적 소설이며, 소설 속 제제라는 인물은 '학대받는 소녀'입니다. 그런 학대의 피해자인 인물을 성애적 대상의 늬앙스를 풍기면서, 그로인해 학대의 책임이 제제 본인에게도 있다는 식의 해석이 가능해지면서, 이와같은 논란이 일어난 것 으로 보여집니다.
이는 단순히 대상이 아동이 아니더라도 문제의식을 가질만한 부분 입니다. 이를테면 소설이나 기타 서사적인 매체에서, 가상의 인물로 위안부 캐릭터를 만들어, 이를 관능적으로 표현한다면, 아무리 '소설 속 가상의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분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겁니다.
그리고 소아성애적 코드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묘사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관능적 요소의 주체가 누구이냐는 부분 말입니다. 그 주체가 소아 본인에게 있다면 문제가 없습니다만, 소아 본인이 아닌, 성인/타인에 의해 소비되고 부여되는 관능성 이라면, 그것은 일종의 폭력이기에 문제가 됩니다.
아름다운 꽃을 꺾으려는 행위와, 그저 꽃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이니까요.
노래의 주체가 학대를 행하던 어른들이 아니라 그를 품어주던 밍기뉴이기때문에 인과의 관계가 성립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도 발칙해서 넌 맞아도 싸다는 표현은 없으니까요 작금의 논란 자체가 지나친 비약 혹은 확대해석이 아닌가 싶어요
아.. 진짜 몰입해서 읽었다.. 글로써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멋지게 표현해내는 건
정말 섹시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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