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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유전자는 알고 있다2013.10.14 PM 08:31
갑자기 부모님 이야기하며 생각난 건데,
유전이란 게 신기방기하단 생각을 합니다.
저는 여동생이 있는데, 둘이 닮았습니다.
물론 동생이나 저나 부정하지만, 주변에선 닮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찬찬히 따져보면 여동생이나 저나 부모님의 한 부분을 각각 닮았어요.
예를 들어서, 어머니는 젊은 시절엔 꽤 미녀에 속하셨는데
골격이 좀 튼실하신 편이고 하체가 특히 통통하십니다.
반면 아버진 좀 마른 스타일인데 얼굴이 뭐랄까.... 딱 부러진 이목구비라고 하죠, 그런 스타일입니다.
대신 피부가 거칠고 모공이 크신 편입니다. 피부 트러블도 좀 많으시고.
여기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퓨전해서 두 갈래라 갈라집니다.
제 경우엔 얼굴 코나 눈이나, 특히 짙은 눈썹이 아버지를 닮았습니다.
하지만 살이 잘 찌고 잘 빠지는 고무줄 몸무게는 어머니를 닮았고
다행히 튼실한 하체는 제가 피해갔습니다. 대신 튼실한 상체를 가져갔죠.
결정적으로 어머니 얼굴이 작은 편인데 제가 작은 얼굴을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볼살은 피해가지 못했죠. 죽어도 안 빠지는 볼살.
거기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합쳐서 피해가지 못하는 결정적인 것. 단신. 170cm인 제가 저희 가족 중 최장신입니다.
여기에 여동생은
어머니의 온화한 얼굴상을 가져갔지만 아버지의 매서운 눈매 때문에 뭘 해도 날카로운 인상.
거기에 아버지의 잘 찌지 않는 체형을 가져갔지만 어머니의 튼실한 무다리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속상해하는 피부 트러블. 뾰루지 같은 게 자주 나서 좋은 피부 개선 화장품으로 커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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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뜯어서 보면 재밌습니다.
마치 100p 짜리 조각 퍼즐 두 개를 가져다 마구 뒤섞은 다음에 섞은 상태서 따로 맞춘 느낌.
부모님 모습을 둘이서 나눠서 가진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왜 나는 그걸 좀 더 일찍 깨닫고 키를 키우려 노력하지 않았나 싶고.
(유전자적 한계를 일찍 알았어야 하거늘. 난 고등학교 때까진 24살까지 175으로 자동으로 클 줄 알았는데;;;
고3에서 멈춰버릴 줄은 몰랐네....)
부모님 입장에선 저와 여동생을 보면 더 신기해하시겠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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